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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일제가 새운 건물이라고 무조건 다 없애야 하나?

by 썬도그 2008.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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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철거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의견이 분분하네요. 문화재로써 보존해야 한다와  일제가 세운 건물이라고 허물어야 한다고 하는 글도 보이네요.  허물고 철거하자는 분들의 주장을 들여다 보면 북악산(大)과  예전 중앙청(日) 그리고 시청(本)을 위에서 보면 대일본(大日本) 글씨가 보인다고 합니다.

대일본(大日本)(?)

라는 글을 보면 알수 있듯이 대일본은  호사가들이 만들어낸  지어낸 이야기라는게  학계나 일반 적인 정설입니다.
매직아이도 아니고 말이죠.  시청이 무슨 본짜로 보입니다.  궁(弓)이 라면 이해가 가도요.

또한 SBS의 기자가 쓴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라는 책에서 그 자세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서울시청을 설계한 일본인 건축학자는  그게 본(本)자가 아니라고 지적까지 했더군요.  아마  김영삼 정부때 중앙청 허물려는 구실로 만들어낸 괴담인듯 합니다.  사실 중앙청 허물때도 논란이 많았죠. 김영삼정부는  역사청산을 어느정권보다 심하고 과격하게 했습니다.  5,6공 세력을 심판한것도 김영상이었구요. 이점은 높이 평가합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정권이 할수는 없었습니다.  만약 김대중정권이 5,6공 정권 심판할려고 한다면 오히려 보수세력들이  정치보복이라고 들고일어나 제대로 청산을 하지 못했겟죠.  김영삼대통령은  일본역사 청산에도 앞장섰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경복궁을 가로막고 있는 중앙청 해체작업이었습니다.

중앙청 좀 생뚱맞기는 했습니다.  고궁안에 석조건물이 있다니  하지만 우린 그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중앙청은 일제가 조선총독부로 사용하긴 했지만 설계자는 독일인이었습니다.  또한 건축양식도 대부분 19세기 독일식 건물들이었구요.
서울안에 있는 한국은행, 서울역, 시청등등 대부분의 건물들이  건축양식으로는 독일식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일제가  갑자기 부국강병이 된것에 큰 영향을 준 나라가 바로 독일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 당시 일본이 만든 건물들은 하늘에서 보면 日자로 보이는게 많았죠. 그게 건축양식이니까요.  중앙청을 허물기 보다는
보존해서 후세에게 두고두고 일제시대를 기억하게 하는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당시에 저는 했었습니다.  그냥 둬도 될텐데 저거 없앤다고  민족정기가 되살아나는것도 아니고  아무리 일본이 밉지만  보존하는것도 괜찮을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역사교육이며 살아있는  역사교과서니까요.   그래도 뭐 고궁안에 또아리를 튼 모습은 마냥 찬성할수만 없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역, 시청, 한국은행등의 일제가 만든 건물들은  경관을 해치는것도 아니고  역사교육도 되고  일제시대지만  근현대사의 건축물로써 가치가 있습니다.  무조건 일제시대를 부정할수만 없죠.  다만 그런 일제시대 건물들을 찬양이 아닌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여유로운 시선이 좀 필요한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서울시청은  몇일전에 허물어 버렸네요.  너무나 안타깝더군요.

스페인에는 알람브라 궁전이라는 세계최고의 아름다움을 가진 궁전이 있습니다

이 궁전은  무어인들이 스페인의 그라나 지방에 만든 궁전입니다.  무어인들은 아랍지역 사람들이라서  이슬람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슬람왕조인 나스르 왕조의 무하마드 1세 알 갈리브가 13세기 후반에 창립하기 시작하여 만들어진 알람브라궁전은 이슬람건축의 백미라고 꼽힐정도로 멋진 궁전입니다.  스페인지방에 있던 이슬람 왕국은 쇠락하고 결국 멸망하고 마는데
금화 3만냥과 궁전을 기독교세력에게 바치고  시민들을 살려주는 조건으로 거래를 하지만
이사벨 1세와 페르난도 5세의 가톨릭 부부는 그 약속을 저버리고  이슬람인들을 학살합니다. 

그리고 이슬람 색채를 없애기 위해 궁전을 하얀색을 칠하고 종교화를 걸어놓습니다.  하지만 궁전이 너무 아름다워 파괴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기독교세력들이  이슬람 문화라면서 파괴했다면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사자의 정원은 지금 볼수 없었을것 입니다

반대로 터키에 있는 아야 소피아 성당은 기독교인들이 만든 성당이지만 이슬람인들이 파괴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보존하면서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합니다.  기독교인들의 건축술에 자격지심이었는지 부러움이었는지 거의 똑같이 생긴 블루모스크를 이슬람인들이 만들어 놓습니다.

정말 미운놈들이 만들어 놓은 건축물이라고 파괴하지 않은 모습이 세계적인 건축물로 지금까지 우리가 볼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관광수입도 대단하죠.   반대로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은 이교도의 종교라고  세계적인 문화재인 바미안 불상을 탱크와 로켓포로 파괴합니다. 세계최대인 38미터높이의 입불상은 한줌의 흙으로 변합니다.



물론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건물이 세계적인 건축물이라고 하지는 못합니다.  또한 미적으로나 건축학적으로도 뛰어난 건물도 아닙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서울안에 보존된 옛건축물이 없는 이 시대에 일제가 만들었다고 포크레인으로 허문다면  서울안에서 지난 역사의 향기를 느낄수 있는게 있을까 합니다. 아무리 한국전쟁때 쑥대밭이 되었다고 해도  한국전쟁후에 개발논리에 의해 파괴된 화신백화점이나 동양극장, 단성사, 스카라극장같은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안정성에 위험이 있으면 개보수 하면 됩니다.  유럽의 건물들이 너무 튼튼하게 지여져서 지금까지 사람이 그 안에 살고  그 형태를 유지할까요?  그 사람들 알게 모르게 고통을 많이 받습니다. 19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은 엘레베이터 이전에 만들어진 건물들이라 엘레베이터 놓기도 힘들죠.  전화선이나 인터넷선 전기배선하기도 골치 아픕니다.  우리같이 새로 지으면 간단하게 해결되지만 그렇게 안합니다.   불편하더라도  그런 오래된 건축양식을 지켜가는게  그들이 그나라 문화를 가꾸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유럽은 전체가 박물관이 되어서 전세계에서 유럽으로 관광을 많이 갑니다. 앉아서 돈 버는것이죠.
유럽인들이 우리같이  문화재고 뭐고  불편해 죽겠다면서 옛건물들 다 허물고 거기에 대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지었다면 누가 유럽으로  관광을 갈까요? 마찬가지로 한국으로 관광하러 오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식도락관광이나 쇼핑하러 오면 왔지 뭘 관람하고 한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접하러 오는것은 대부분 아닙니다.


작년인가  송파구 택지개발지역에서 백제시대 유물들이 발굴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주민들이  문화재발굴하는 사람에게  욕을 하고  피켓시위도 하면서 문화재 발굴을 방해하고 훼방했다고 합니다.  또한 얼마전에는 

문화재 발굴현장 중장비로 파괴 물의(종합) 미디어다음  2008.04.30 (수) 오후 7:21 때 문에 공장설립이 늦어진다며 시행업체 측이 중장비를 동원, 발굴조사 현장을 무단으로 파괴해 문제가 되고있다. 시행업체 측은 이...2시께 충남 당진군 신평면 한정리 공장예정지의 문화재 발굴현장에서 대형 굴착기 1대를 동원해 고려시대...

중장비로 문화재를 파괴했다고 하구요.  그 나라 국민수준이 나라의 모습을 만드는듯 합니다. 자기 잇속때문에 돈으로 살수 없는 문화재를 파괴하는 나라.  참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서울시청이 안전문제가 있다면 형태를 보전하면서  보수할 생각은 안하고  다 허물고 똑같이 만들어 놓으면 되는것 아니냐는 서울시장의 생각이 참 저질도시 서울을 만드는듯 합니다.  문화재가 그런식으로 허물고 다시 만들면 똑같지 않냐고 한다면 왜 석굴암은 그 난리를 쳐가면서  보존할까요? 그냥  석굴암 파괴시키고 다시 방습,방진설계하여서 만들면 될텐데요.

문화재를 관리하는 문화재청은  서울안에 있는 중요한 고택을 허물고 나서 거기에 주차장을 만들어 버리는 짓도 했습니다.
문화재청이 관리를 안한다는 것이죠.  이런 의식수준에서 무슨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길 바랄까요?

100년이 지난후 서울안에 올곧이 남아있는 건물이 몇개나 될까요?   국민의식과 공무원의식 모두의 문제네요.  총체적인문제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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