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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나의 현대문화유산 답사기 서울편같은 책 서울사용 설명서 2084

by 썬도그 2008.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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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읽었던 서울관련책들이 서울의 역사와  서울의 과거 그리고 잊혀져 가는 것들에 대한 촛점이 맞추어졌다면

서울사용 설명서 2084는 현재의 내가 살고 있는 서울에 관한  자세하고 세세한  매뉴얼을 담고 있습니다.

책을 처음 접하면 상당히 두꺼움에 놀랄 것입니다. 엄청난 페이지수가 압박을 하나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고 뛰어난
사진들이 삽화처럼 삽입이 되어 있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읽지 않아도 됩니다. 그림책 읽듯 슬슬슬 읽다 보면
어느새 다 읽고 책장을 덮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다 보니 책 속의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는데 이 책은 사진들이 상당히 뛰어나더군요
이현수 교수가 직접 찍은 건지 아님 제자들이나 지인들에게 부탁한 건지 모르겠지만 맘에 들더군요.

이현수 교수는 제1회 대한민국 건축대전에서 대상을 받은 교수입니다. 건축학도답게 이 책에서 상당히 만은 부분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느 공간을 설명하고 분위기를 설명하려면 건축이 빠질 수가 없죠

서울사용 설명서 2084는 서울 사람들도 자세히 모르는 서울을 읽고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서울 사람이 오히려 63 빌딩에 올라가 본 적 없고   유람선을 안 탄다고 하잖아요. 저도 63 빌딩은 5년 전에 올라가 봤지만
업무상 간 것이고  유람선은 아직도 타본 적이 없습니다.

서울의 구석구석의 사용설명서가 아닌 종로와 강남을  중요한 축으로 설명합니다.
과거의 서울의 중심인 종로 전통과 역사가 숨 쉬는 종로와   젊음과 세련됨 그리고 소비의 중심지 강남을 정밀묘사
합니다.  유럽의 도시로 말하자면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 책은 이게 단점입니다. 서울의
구석구석에 대한 설명이 없이 두꺼운 책 전체를  종로와 강남을 이야기합니다.  그게 현실이고  강남과 종로에
살지 않더라도 약속 장소가 가장 많은 강남과 종로  유동인구가 가장 많고  누구나 한 번쯤은 가게 되는 곳이죠
하지만 종로와 강남을 제외하고 거론된 곳은 이태원 정도뿐인데 나머지 동네는 기타 등등으로 보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책은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글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것, 모르고 살고 있었던 것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들려줍니다. 서울을 명품도시로 가꾸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향제시도 따끔 하게 합니다.
하지만 따끔함은 별로 없습니다.
저자가 디자인서울에 참여하는 교수로 알고 있는데 서울에 대한 찬양 서가 아닐까 할 정도로  너무나 달콤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빅 히트하던 90년대 초  그 책이 이전의 문화재 소개 책과
달랐던 점은  온갖 미사여구를 총동원해서 우리나라 문화재를 극찬 양했던 유일한 책이 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책을 읽고 전국의 문화유산 답사를 떠나볼까 군대에서 꿈꾸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그건 환상이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성공은 했지만 그 책의 표현대로  우리 문화재를 대하기엔  평가절하를 해야할것도 많습니다.  그 나의문화유산 답사기에서는 우리 문화재를  이탈리아의 두오모 대성당보다 더 훌륭하고 아름답다는 식으로
이런 게 한국의 미라고 우기는 것도 많죠.  그렇다고 외국문화, 문화재를 찬양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유흥준 전 문화재청장의 주관적인 한국문화재에 대한 찬양 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중심을 잡지
못했다고 할까요.  이 책이 닥 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비슷합니다. 다만 현대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죠.
책을 읽다 보면  이거 너무 찬양 일색이네 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울시의 고문 역할을 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죠.
이 이현수 교수는 내가 사는 금천구 아름다운 거리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이런 흠이 있지만
책 전체로 보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책의 매력이 책 두께만큼 풍부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기분이 유쾌해집니다.  내가 자주 가는 종로의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서울이라는  1천만 명이 만들어가는 동화 그 동화책을  구술 동화로 읽어주는 친절한 책입니다.

서울을 사랑하시나요?  종로와 강남을 사랑하시나요?  서울을 어떻게 사용할 줄 모르시나요?
일상이 매일 똑같다고 짜증 나시 나요? 매일 똑같은 거리를 걷지만  어제의 거리와 오늘의 거리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은
그 거리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명한 아포리즘같이  서울도 아는만큼 보이나 봅니다.  내가 서울을 보는 삐딱한 시선이 원각도로 가는데 도움이 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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