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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웅본색에 흠뻑 취했던 80년대 청춘들

by 썬도그 2008.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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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이런적이 있었어요.  지금은 없어진걸로 아는 고등학교 교련시간에  친구녀석이
고무로된  M16을  몰래 훔쳤습니다.  그리고  그 총을 집에 몰래 숨겨서 가지고 갔죠.

그리고 아버지가 입던  긴 바바리코트를 입고  집앞에서  M16으로 다른 친구들에게 한껏 폼을 잡았구요.
그리고 동네주민의 신고가 들어왔구 그 친구는 경찰서에 끌려가서  고무총 뺕기고  진술서 까지 써야
했습니다.  뭐가 이 친구를  저렇게 만들었을까요?

바로  영웅본색의 주윤발 때문입니다.  저는  영웅본색 개봉할때 보지 모했어요.  대부분 사람들이
이 영화를  개봉관이 명화, 화양, 대지극장에서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홍콩영화= 성룡영화라는
인식이 많았떤 80년대 중반에  오우삼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는 감독의 홍콩 갱스터 영화가
수입이 되었는데  배우들도 그당시에 유명한 배우도 아니였지요.

주윤발 프로필을 보면  놀라운게  그 어떤 배우보다 영화를 많이 찍었습니다. 많이 찍었어도 알려지지
않은게 국내에 수입된게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영웅본색한편으로  대스타가 됩니다.
장국영도 마찬가지고  적룡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명배우도 아니고 익숙하지 않은 홍콩갱영화라  필패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구 그렇게 조용히 간판을
내릴것 같던 이 영화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주윤발의 성냥개비 물면서 라이방 썬그라스를
쓴 미소와  청포도같이  뽀얀 피부의  여학생들의 우상이된  장국영,

입소문은 방송계까지 알려지고  개그코너에서도 소재로 쓰입니다. 지금도 기억나네요.
유재석이 영웅본색2에서 장국영이 총맞고 아내에게 아기 이름 지어주던  그 장면을 패러디해서
웃기던 모습이요.

이 놀라운 영화에 대한 소문은 이미 삽시간에 퍼졌고  영웅본색을 본 녀석들은  형이나 아버지 바바리코트
입고 동네앞을 어슬렁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유행했던 BB탄총으로 실전을 방불케했다가는 신고받기에
공터에서 조용히 총싸움을 했던 풍경도 있었구요.  저도 그때 베레타 BB탄권총으로 수시로 만지작
거리면서 살았었죠.

대박이 난 이 영화는  중고등학생 책받침에 남자들은 주윤발 여자들은 장국영 사진이 코딩되기 시작했구요
그리고 이 영화를 못본 저 같은 얘들은 손가락만 빨고 있었습니다.
그때 친구녀석이  노량진 동시개봉관에  영웅본색이 왔다고 하더군요. 이미 한번 동시상영관까지 상영을
했던 영화인데 개봉한지 한 2년이 지나서 뒤늦게 1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노량진 극장 참 후질근 했죠. 몇몇 성인관객은 담배를 피고 있었구요
영화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습니다.  화질은 엉망이고 음향도 들렸다 안들렸다.
그래도  봐야겠더군요. 안보면 후회스러울것 같아서.. 그리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뭔가가 울컥하더군요. 특히  주윤발이 당당한 킬러에서 부상으로 인해
막장인생이 되었을떄는  눈에 촉촉히 눈물도 맺히구요.

거기에  장국영을 봤을떄는 질투심도 무척 나더군요.
저 놈이  여학생들 대부분을 데리고 갔다는 이상한 복수심 마져도 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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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봐도 장국영 같은 미소년 마스크의 소유자는 보기 힘든듯 합니다.  그런데 이젠 볼수 없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영화는  얼마전 개봉한  위 오운 더 나잇과 내용이 비슷합니다.  형과 형 친구 소마(주윤발)
는 위조화폐를 만드는 암흑가의 갱단이었구 동생은   경찰사관학교에 입학한 미래의 경찰관이었죠




위 오운 더 나잇




 형은 동생에게 철저히 자신의 신분을 숨깁니다. 그러다 형이 조직에서 배신을 당합니다.
동생이 형이 갱이라는것을 알게되고  나중엔 형과 동생 그리고 소마가 의기투합하여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인데요.

참 영화 보면서  의리란 뭔지 확실하게 심어주더군요.  허리우드 영화가 액션을 한국영화가 에로를
주요코드로 영화시장을 주도했다면   홍콩영화의 전성기인 80년대 90년대 초반에는  의리라는 우정보다
진한 코드로 청소년들 특히 남자 청소년들에게 가슴에 불을 질러 버립니다.  이성에만 눈이 가던 그 청춘들
에게 사랑보다 우정이 더 진하고 가치있다는  흐름을 만들죠.

고등학교때 이 영화보고 나오면서 비오던 그 노량진 거리를 친구와 한 10분동안 아무말 없이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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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이 압권이었죠. 형제란~~~~ 

이 영화에 대한 광적인 열광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영웅본색에서  구창모씨의 희나리라는 노래가
사용되었다고 호들갑을 떨었죠. 


이 장면인데요.  희나리가 나올때 박수치고 난리였는데  구창모씨 노래가 아니라 중국가수가 부른거더군요.
거기에 노래도 작게 나와요. 마치 다방에서 레코드판 틀어준것 처럼

그리고  영웅본색의 대박성공에 힘입어 영웅본색2가 국내에 개봉됩니다
그런데 영웅본색은 1편에 성공에 힘입고 급조된듯한 시나리오로 실망스러운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편에서 죽은 소마를 쌍둥이동생이 있다는 설정으로 가는 억지가 좀 무리였다고
보는데요.  미국에서 주방장을 하던 쌍둥이 동생이 왜 그리 총질을 더 잘하는지
폭탄은 달걀 까듯이 쉽게 까시고 ...

영웅본색2는 액션은 대폭 강화됩니다. 1편에서 보지 못하는 화려한 액션이 대단하죠.
그리고 오우삼식 과장된 발레액션과  총알을 수발을 몸에 박히고도 좀비처럼 걸어다니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놀라움을 넘어서 저건 넘 심했다라는 유치함도 묻어 나옵니다.

총맞아도 아야야~~ 하고 일어나고 5분후엔 총맞은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구요.
하지만 바바리코트 액션은 대단했죠. 스타일리쉬한 주인공들  그런 액션쾌감을 영웅본색2에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영웅본색3가 개봉되지만 별 성공을 하지 못합니다.  배트맨 비긴스 처럼  주인공 소마의
갱이 되기전의 모습을 다루는데  갱영화라기보단 베트남전을 다룬 이상한 영화가 만들어 집니다.
거기에 관객을 몰고다니는 장국영이 빠진점과  감독이 오우삼에서 서극으로 교체된것도 문제였죠

감히 장국영을 빼다니 큰 실수중에 실수입니다.
장국영의 당연정같은 주제가도 못듣게 되니 관객들은 별 호응을 해주지 않습니다.
주윤발 혼자로 끌고가기 힘든 모습이기도 하구요.  주윤발과 장국영이란 두 캐릭터의 상이함때문에
팬들이 갈리고는 했었죠.


영웅본색으로 시작된 홍콩느와르 전성시대는  복제의 복제 아류에 아류가 흘러 넘치면서 자멸하고 맙니다.
첩혈쌍웅의 2편이  서로 자기라고 우기는 우스운꼴도 보였구요. (수입업자의 농간이지만요)
주윤발이 스스로 밝혔듯이  주윤발은 인기스타가 되었지만 자기스스로 영화출연을 하고 안하고 결정을
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당시 홍콩영화제작을  홍콩의 갱단이  점령하고 있어서  갱단이 출연하라고 하면
출연해야 했다고 합니다.  아이러니 하네요.갱단이 갱영화를 만드니 그래서 갱영화를 미화시켰을지도
모르죠. 갱들에게 의리가 별로 있지도 않은데 말이죠

이 영웅본색이 25일부터 재개봉한다고 합니다.  옛친구들 데리고 가볼 생각입니다.
대신 가까운 멀티플렉스관에서는 상영을 안하고 찾아가야 합니다.

겨울이면 바바리코트라고 입고 갈텐데 여름이라서  썬그라스와 성냥좀 챙겨가야 하나..

지폐로 담배피던 주윤발이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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