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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젓가락질 못하는 사람들을 보는 우리들의 시선

by 썬도그 2008.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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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때  여자후배 둘에게 밥을 사주고 있었습니다.
선배에게 빌붙기하는 여자후배의 귀여움에 넘어간것이죠.  그떄 유부국수인가를 먹는데  두  여자후배
모두 젓가락질을 못하더군요. 그 크로스로 하는 젓가락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으면 크로스로 하게 되는데
두 후배모두  젓가락질을 제대로 안배웠거나 배우다가 포기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제 어렸을떄 풍경이 떠 오르구요.   한 7실인가 8살로 기억되는데  외가댁에 갔다가
엄청 혼났습니다. 다 큰녀석이 젓가락질 못한다구요. 삼촌3명에게 둘러 쌓여서 개인레슨까지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젓가락질을 배웠다면  누구나 다했겠지요. 포크질이나 숟가락질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한번보고 따라할수 있지만 젓가락은 그런 수준의 스킬을 요구하는게 아닙니다.

그렇게 1주일동안 혹독하게 젓가락질 수업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스트레스로 밥도 먹기 싫더군요.
제가 손이 남들보다 좀 작아서 악력이 상당이 약합니다.  뭐 손으로 하는것은 무조건 남들보다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잘 배워지지가 않더군요.  하다하다 삼촌들이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혼자 해봤지만 잘 안되더군요. 그래도 계속 노력을 했습니다. 노력을 하면 되긴 되는데  제대로 삼지법으로
되는건 아니고 비슷하게 되더군요.   언뜻보면 제대로 하는 것이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 다릅니다.
그 모습을 다시 외가댁에 가서 보여줬더니  그냥 통과 시키더군요. 

그 이후로 계속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처럼 삼지법도 이제 할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더군요.
하지만 습관이란것이 무서워서 그냥 약간틀린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플래쉬백되었던 기억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앞에 있는 여자후배들의 크로스 젓가락질을 보면서
이 후배들은 어려서 부모님들이 회초리들고 안가르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정도 방임을 하거나
자유로운 집안분위기에서 살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구요.

뭐 별것도 아닌것 가지고  생각의 가지를 펼친것은 있습니다.
회사생활할때도 젓가락질 못하는  신입여자직원을 봤을때도  물끄러미 쳐다본적이 있습니다.
어느누구하나 젓가락질을 가지고 뭐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들어서 젓가락질 못하다니
하는 시선은 있는듯 합니다.   그런것을 가지고 말하기는 그렇고  그냥 속으로만 판단하는 단계이죠.


DJ DOC의  노래가사중에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잘먹나요? 라고 하는 가사가 있는데  밥이야 손으로
퍼먹어도 잘먹을수 있습니다. 다만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서 격이 다른것이죠.  인도같은 나라에서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에서 손으로 퍼먹으면 거지냐~~ 라는 핀잔이 바로 귀에 꼳히죠.

 크로스젓가락법도  오랜세월 하다보면  정석과 버금가는  능수능란을 보일수
있습니다. 다만 큰 반찬을 집을떄가 문제죠.  어르신과 함께 식사를 한다면  어르신이 다 큰 녀석이
젓가락질도 못하냐~~ 하고 큰소리를 들을만합니다.  어려서 이 젓가락 배우기의 단계가 저에게 각인이
된것은 내가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테스트를 받던 모습이기에 기억에 오래 아주 아프게남아 있습니다.
오냐오냐 하면서 내 맘대로 하고 살았는데  이걸 통과해야 한다는 급작스런 사회적응테스트에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이걸  통과하지 못하면  형노릇 오빠노릇 못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같이 시작한 테스트기간에 사촌동생과  동생이 먼저 통과하고 나만 남았을떄의 당혹감도 함꼐 하네요

그렇게 어렵게 해서 살짝통과한 그 젓가락질이 내 앞의 두 후배에게는  아무런것이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머 지 멋대로 하면 좀 어때..  반찬만 잘 집으면 되지 ..라는 생각하는 분들도 많더군요.
그런데 저는 어렸을떄 그 기억때문인지  좀 보수적으로 그 젓가락질 못하는 분들을 봅니다.




혹시 주변에서 젓가락질 못하는 분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나이들어서 젓가락질도 못하나~~ 하는 생각을 하시나요.  아니면  뭐 어때 자기가 편한대로 먹음되지
라고 생각이 드나요.

점점 나이들어가면서 젓가락질 못하는  동년배의 분들이 적어지는것을 보면  사회적인 관념과 질타어린 시선에
스스로들 많이 배우고  젓가락질을 고치는듯 합니다.

젓가락질 참 오묘한 스킬입니다.  스킬장착하고 레벨업된 기분.   그떄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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