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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뒷담화에도 품격이 있다

by 썬도그 200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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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이런적이 있습니다. 

대학시절때 후배들끼리 이야기하는 뒷담화를 우연히 들은적이 있었습니다.
사진동아리이다 보니 암실이 있었구  그 암실에서 인화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여후배 둘이서
다른 선배를 씹고 있더군요.  뭐 뒷담화를 할수 있습니다. 그게 인간의 본능이고 저도 즐겨 하니까요


그런데 이 여후배둘이 제가 암실에 있는지 몰랐는지 계속 하더군요. 뒷담화를 몰래듣는것도 색다른
묘미더군요. 하지만 그 뒷담화의 대상이 나랑 가장 친한 녀석이라서 듣기는 거북하더군요.
그래도 틀린소린 아니였습니다. 내가 평소에 느끼고 있던 그 동기녀석의 단점이 거의다 나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불끈하고 올라왔던것이  제 동기를 그 두 여후배가 반말로 부르는 것입니다.

영훈이 걔 왜 그러냐~~ 종나 재수없지 않니.   어제는 나에게 껄떡되는데 죽는줄 알았다.
영훈이 증말 짜증나.


암실작업이 끝나고 나가봐야 하는데
뒷담화는 20분이상 계속되었구 더 있다가는 좁은 암실에서 질식할것 같더군요.
그래서 인기척을 냈습니다. 알아서 행동하라는 무언의 암시죠.  그 후배둘은  후다닥 나가버리더군요
뭐 나가도 목소리 들으면 다 아는데 순간적인 모면을 택한것이죠.

그렇다고 나중에 두 여후배들을 불러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동기녀석에게 너 후배들이
씹더라라고 하는 말도 안했구요.

회사생활을 하다보거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뒷담화를 할때가 많습니다.  술자리는 뒷담화의 메이저리그구요.
하지만 뒷담화도 품격이 있는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 흉을 보더라도 그 사람의 호칭을 깍듯하게 써주면서 흉을 보고 비판을 하는것과
마치 자기 친구인양 혹은 친구보다 못한 새끼라는 단어가 호칭이 되면서 하는 뒷담화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뒷담화에 무슨 품격이 있냐고 하실수도 있는데요.  이상하게 저는 그게 상당히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한번은 동아리 동기녀석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치훈이 쟤 왜 저러냐 하면서  고개로 치훈선배를 가르치더군요
응?  순간 당황스럽더군요.  아무리 선배욕을 한다고 해도 친구부르듯 하는 모습에 몹시 거북스럽덕누요
뭐 안보는데 반말하면 어떠냐라고 할수도 있지만  반대로 후배나  밑에 직원이 내 이름을 자기친구부르듯이
하면서 하는 모습을 상상을 하니 그렇게 못부르겠더군요.

뭐 고지식한 모습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격이 떨어져 보이더군요.
상사나 선배를 반말로 부르면서 자신의 위신이 그들과 똑같이 되는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의 인격을 깍아
내리는건데  왜 반말을 쓸까 모르겠네요.

또 그런 사람들이 정작 씹어댄 사람 앞에서 더 머리를 숙이고 굽신거립니다.
마치 난 저 놈 싫지만 살기위해서 굽신거리는거야라고 말하는 것 처럼요. 이런게 사회생활이고 인맥관리
아니겠어?? 라고 말하는것 같기도 하구요


뭐 사람마다 다를것입니다.
모든 상사나 선배를 반말로 부르지는 않겠죠.  재수없는 상사는 그 새끼고
좋아하는 상사는  과장님 부장님이죠.  이게 보편적인 정서일듯 합니다.

하지만 100명의 사람중에 50명이 좋아하고 50명이 싫어하는  A라는 상사를 씹을때
먼저 아군인지 적군인지 물어도 안보고 그냥 그새끼라고 하는 모습은 좀 문제가 있어 보일떄가 있습니다.
먼저 아군이세요?  당신도 그 상사 싫어하죠?  네 라고 하면 그새끼가 호칭이 될듯 합니다.
그전에 싫어해도 그 강도를 측정하는 몇가지의 간보는 이야기가 있어야 겠지만요.
싫어해도 강도가 다르면 새끼와 누구누구 부장의 거리차이가 있을듯 합니다.

하지만 다짜고짜  그새끼는 왜그러냐? 누구말이예요?  걔 그 김부장새끼... 이런 모습은 좀 문제가 있죠


한번은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회사 직원들끼리  사장욕을 한참 했었죠.  내 평생 극악무도의 사장이었습니다.  최저임금에 근접하는 월급에
매일 야근 그리고도  자기는 직원들에게 잘해준다고 생각하는 사장. 
복도에서 담배피면서 모였다하면 사장욕이었죠.  저는 그새끼라도 사장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대화를
했고  다른 직원들은 돼지새끼라고 하면서 말을 했는데  그 복도에  신입사원이 그걸 다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신입사원이 이 사실을 쪼르르 다 사장에게 말했습니다. 누구누구는 돼지새끼라고 했다고 고자질을
한거죠.  그 신입직원 알고 봤더니 낙하산이었더군요.   그걸 모르고 그냥 떠든거죠

다 사장실에 불려 들어갔습니다.  참으로 쪼잔한 사장이죠. 뒷담화했다고 화나서 불러들이다니
그리고 옆에 있는 직원에게  너 나보고 돼지새끼라고 했다면서?  하하하
뭐 그담은 묘사하지 않겠습니다.

뭐 이런 황당한 에피소드가 아니더라도 뒷담화 할떄도 호칭정도는 써주면서 했으면 합니다.
누구 들을걸 예상하고 호칭쓰라는 말은 아닙니다.  또한 사장님까지 깍뜻하게 부르라는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사장, 부장, 과장까지 정도는 괜찮겠지만  그새끼, 이름등은 좀 자제했으면 하네요.
모두가 그새끼라고 할때  나 혼자만 김부장님이라고 하는것도 무리가 있지만  만인의 악인이 아닌
그냥 좋은점과 싫은점이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구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보통의 상사라면
존칭은 아니더라도 비하의 언어적폭력은 좀 사라져야 하지않을까 합니다.

뒷담화의 시간은 넥타이를 풀어해친 널부러진 공간과 시간이지만 내 품격도 챙기면서 씹고 비판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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