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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카메라

판매 1위 카메라가 캐논 소니 니콘이 아닌 코닥 10만원 대 카메라라고?

by 썬도그 2024.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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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하면 소니, 니콘, 캐논이죠.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라이카도 하나의 선택지입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일본 카메라를 주로 삽니다. 그런데 지금 일본에서 인기 1위 카메라가 소니, 니콘, 캐논이 아닌 코닥 카메라가 인기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BCN 소매 판매 순위

1 코닥 픽스프로 FZ55 11%
2 소니 ZV-E10 8.2%
3 코닥 픽스프로 FZ45 6.0%
4 인스탁스 미니 에보 5.5%
5 코닥 픽스프로 WPZ2 5.1%
6 캐논 아이비 650 4.9%
7 캐논 EOS R50 4.0%
8 켄코 토키나 KC-03TY 2.7%
9 캐논 EOS R10 2.4%
10 니콘 Z30 2.3%

 

2024년 일본 BCN Retail에서 카메라 판매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이 일본 BCN Retail은 일본 카메라 소매상에 있는 카운터라고 하는 입출금 포스 단말기의 데이터를 이용하기에 실제 판매량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위가 놀랍게도 코닥 픽스 프로 FZ55입니다. 더 놀라운 건  코닥 픽스 프로 FZ45, 코닥 픽스 프로 WPZ2도 각각 3위, 5위에 올랐습니다. 어떤 카메라인데 판매량 1위를 찍었을까요? 예측하시겠지만 순위에 보면 우리가 아는 카메라는 소니 ZV-E10, 캐논 R50, 니콘 Z30으로 크롭 미러리스들입니다. 즉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카메라들이 순위에 올랐습니다. 

 

1600만 화소 5배 광학줌의 10만원 대 카메라 코닥 픽스프로 FZ55

코닥 픽스프로 FZ55

코닥은 필름 회사로 유명하고 한국에서는 라이선스를 받아서 의류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추억의 브랜드 코닥. 이 코닥은 현재 이름만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예전 같은 명성은 사라졌습니다. 이 코닥에서도 디카가 그것도 컴팩트 디카가 나옵니다.  2024년에 5배 광학줌의 1600만 화소 FHD 동영상 촬영만 가능한 코닥 픽스프로 FZ55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후면은 2.7인치 붙박이 LCD가 달려 있습니다. 15년 전 컴팩트 카메라 스펙이죠. 
그런데 이 카메라는 스펙이 아닌 가격을 봐야 합니다. 

 

코닥 픽스프로 FZ55코닥 픽스프로 FZ55

 

가격이 119.99달러로 16만 원 정도합니다. 가격이 아주 저렴해서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코닥 픽스프로 FZ55

위 이미지에 담긴 샘플 사진인데 저거 저 카메라로 찍은 게 아닐 겁니다. 전형적인 DSLR이나 미러리스로 촬영한 사진이네요. 샘플 사진들을 보니까 폰카가 더  낫다고 할 정도로 품질은 좋지 못합니다. 

코닥 픽스프로 FZ45

 

코닥 픽스프로 FZ45도 있는데 가격이 더 저렴한 99.99달러입니다.  이 제품 말고 방수 기능이 있는 코닥 픽스프로 WPZ2도 잘 팔리고 있네요. 이렇게 갑자기 컴팩트 카메라 열풍이 부는 이유는 뭘까요?

 

경험하지 못한 복고에 대한 향수 아네모이아(Anemoia)가 만든 컴팩트 카메라 인기 

컴팩트 카메라 인기

사람이 성장하면 그런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그리움 또는 향수입니다. 전 1960년대에 태어나지 않았지만 이 시절의 영상과 노래를 들으면서 이 60년대는 얼마나 멋졌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2000년에 태어난 MZ 세대가 1980,90년대의 물건과 영상과 노래를 들으면서 느끼는 묘한 향수 같은 것이죠. 

 

한 번도 살아보거나 경험해 보지 못한 것에 대한 향수를 Anemoia(아네모이아)라고 합니다. 
저에게는 비틀스와 카펜터스가 아네모이아입니다. 

 

얼마 전에 세운상가 2층에 갔는데 오래된 컴팩트 카메라와 DSLR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와 캠코더를 판매하더라고요. 딱 봐도 2010년 전후로 나온 컴팩트 카메라들이네요. 이 당시에 디카 구입한 분들 참 많을 겁니다. 그러다 2011년 아이폰이 한국에 상륙하고 2015년 경에는 컴팩트 카메라 화질과 비슷한 폰카가 나오면서 컴팩트 카메라 시장은 멸종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20대 분들이 태어나보니 컴퓨터가 있고 스마트폰이 있어서 이 카메라라는 것을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뮤직 비디오나 여러 매체에서 컴팩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이나 오래된 캠코더로 촬영한 영상이 늘다 보니 이 올드 카메라에 대한 묘한 향수가 있습니다. 

 

세운상가 앞에서 카메라를 보면서 가격을 물어보려고 했는데 20대 여성 2분이 구매하려는지 5분이 넘도록 이야기를 나누기에 그냥 나왔습니다. 저희 집에도 니콘 컴팩트 카메라 하나 있는데 이거 언제 들고나가봐야겠네요. 

 

컴팩트 카메라의 인기는 전 세대에게 인기 있는 건 아닙니다. 전 필름 카메라, 컴팩트 카메라, DSLR, 미러리스 다 경험했지만 필름 카메라와 컴팩트 카메라를 다시 사용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레트로 열풍이라고 해도 조악한 사진 품질이 향수를 불러올 수 있다고는 해도 굳이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이 낭만을 찾죠. 

 

컴팩트 카메라 인기

물론 추억은 항상 좋은 것만 떠오르고 안 좋은 기억은 침전됩니다. 그래서 추억은 항상 옳고 사랑스럽고 아름답다고 말하잖아요. 이걸 무드셀라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대한 향수도 거품이 가득합니다. 제가 느낀 1988년도는 야만과 정글의 시대였습니다. 물론 지금보다 밝은 미래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지 삶 자체는 지금보다 더 살벌했습니다. 

 

학교와 사회 곳곳에서 폭력이 만연했고 상명하복이 국가 기조라고 할 정도로 잘못된 유교와 군대식 훈육이 가득했죠. 
말이 좀 샜지만 정리하면 저는 컴팩트 카메라를 경험했기에 컴팩트 카메라를 다시 꺼내드는 일은 호기심으로 한 두 번 찍는 것 말고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 컴팩트 카메라에 대한 색다름을 찾는 세대가 20대들입니다. 화질이 떨어지는 게 오히려 좋아! 색달라로 다가오죠. 그래서 인기가 높습니다. 그리고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20대들이니 저렴한 카메라 찾는 것도 있죠. 

카메라 평균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어서 카메라 수요가 줄어들다

10년 전만 해도 캐논 EOS 450D, 550D, 750D 등등은 출시한 후 6개월이 지나면 대략 6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캐논의 베스트셀러 캐논 EOS M50도 64만 원에 번들렌즈까지 살 수 있었죠. 그런데 2024년 현재 캐논 R50 엔트리 크롭 미러리스가 바디만 80만 원입니다. 번들렌즈 끼면 무려 100만 원이나 합니다. 

 

현재 카메라 평균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고 싶은 분들이 크롭 미러리스를 찾아보는데 가격도 비싸고 종류도 많지 않습니다. 풀프레임 미러리스만 많은데 가격들이 대부분 200만원이 넘습니다. 후지필름 X100VI는 크롭 미러리스인데 가격이 250만 원이나 합니다. 

 

이렇게 가격이 높으면 사람들은 구매를 포기하게 됩니다. 그냥 쓰던 스마트폰을 새것으로 바꾸죠. 실제로 저도 앞으로는 카메라 살 생각이 없습니다. 카메라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처럼 실시간 후보정과 SNS 공유 기능이 들어가면서도 작고 가벼운 카메라 만들면 모를까 그런 카메라가 아니면 지금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런 걸 카메라 제조사들도 모르는 건 아닙니다. 시그마 CEO는 카메라와 렌즈 평균 구입가가 크게 올랐다면서 이 높아진 구입 가격으로 인해 카메라와 렌즈 구입 고객이 줄었다고 합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시작하고 여전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MZ 세대들이 카메라를 사볼까 하고 카메라 시장을 기웃거리면 가격이 가장 저렴한 크롭 미러리스가 100만 원 정도 하니 구매를 포기한다는 겁니다. 

 

컴팩트 카메라 인기

코닥의 1600만 화소의 10만원 대 컴팩트 카메라가 일본 카메라 판매 1위를 차지한 이유는 일본 카메라 제조사들에게 큰 울림을 줬으면 하네요. 뭐 그렇다고 새로운 컴팩트 카메라가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미 기존에 엄청나게 판매했던 카메라들 중고 시장에 널렸거든요. 

 

그러나 고객들이 원하는 카메라가 있는데 소니, 캐논, 니콘 모두 이런 카메라가 없네요. 
고객이 원하는 카메라는 3배 줌에 크롭 미러리스 화질에 작고 가벼워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좋으면서도 바로 SNS에 올릴 수 있고 카메라에서 후보정도 할 수 있는 그런 카메라죠. 파나소닉 S9가 이런 점을 잘 파악한 카메라인데 풀프레임으로 나온 것은 아쉽네요.  리코 GR III와 후지 XV100 시리즈가 그래서 대박이 나는 것 같네오. 

그러나 메이저 3사는 아직도 얼레벌레 하고 있네요. 고객의 의견은 듣지 않는 건지 가격 높고 마진도 좋은 풀프레임 미러리스만 카메라들만 내놓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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