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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폐관을 통해 본 공무원들의 소극적 행정

by 썬도그 2024.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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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영화와 드라마들이 대박을 낸 바탕에는 웹툰이 아주 큰 역할을 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네이버와 다음 웹툰에 켜켜이 쌓여 있던 뛰어난 스토리의 웹툰 만화들이 드라마로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죠. 다만 쌓아 놓았던 검증받은 인기 웹툰 창고가 점점 비어 가는 느낌도 듭니다. 

 

그럼에도 웹툰 작가를 꿈꾸는 창작자들이 꾸준히 생긴다면 꾸준히 영상 제작 시장에 웹툰은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만화가 꿈을 꾸던 아이들의 놀이터가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사라지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폐관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남산 리라 초등학교와 지금은 안산으로 이전한 서울예대 옆에 있었습니다. 이름을 보면 문체부 소속 또는 서울시 산하 예술관련된 곳에서 운영하는 곳 같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맞고요. 그런데 놀랍게도 SBA 서울경제진흥원에서 운영을 합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폐관

월드IT쇼라는 IT전시회에서 sba를 만났습니다. 이게 맞죠. 경제 쪽을 담당하는 서울경제진흥원, 서울의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곳에서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운영하는 자체가 웹툰이나 만화를 문화가 아닌 경제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네요. 천박한 서울시의 시선입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폐관

이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만화의 집이라는 무료 만화 카페 같은 곳을 운영했었습니다. 원래는 남산 자락에 있다가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을 통해서 좀 더 큰 규모의 문화 허브를 만들겠다고 선언을 했고 공사 기간 동안 운영을 중단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남산 밑 명동 우리 금융 건물 1~3층 자리에 임시 거주를 하게 됩니다. 

 

1층은 만화의 집으로 수만 권 이상의 최신 국내외 종이 만화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고 2층은 음식점으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여기는 주말에 사람이 미어 터질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립니다. 특히 아이들 손잡고 만화가게를 가듯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습니다. 

 

전 그냥 좀 둘러보고 나왔고 만화책 읽는 나이도 아니라서 자주 갈 곳이 아니지만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만 봐도 여기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중요한 공간인 줄 알겠더라고요. 일본 만화도 꽤 많고 종류도 다양해서 만화가나 웹툰 작가가 꿈인 아이들의 만화 자양분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들이 여기를 무척 선호한다고 하죠. 

 

하루 종일 만화책을 무료로 볼 수 있으니까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폐관

그런데 여기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2024년 3월 31일로 종료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하나? 했는데 놀랍게도 2027년 개관하는 서울창조산업허브가 완공 될 때까지 그냥 종료입니다. 무려 3년 이상 운영을 안 한다는 겁니다. 이에 많은 언론들이 이에 관련된 기사를 썼습니다. 

 

서울경제진흥원 직원과 통화를 해보고 느낀 점은 적극적 행정 의지 부족

서울경제진흥원이 왜 갑자기 3년 동안 서울애니메이션 센터를 일방적으로 운영 종료를 했는지에 대한 기사를 쭉 보면 대체적으로 임대료 및 운영비 상승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전해도 기존의 만화책 중 4~5천 권만 이전하겠다고 하네요.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폐관

그런데 기사와 현실은 또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직원과 통화를 해봤습니다. 

먼저 기사 내용과 다른 점을 적어보면 지금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합니다. 2027년 개관하는 서울창조산업허브를 어떻게 활용하고 만화책을 어떻게 소개할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합니다. 

 

이점은 틀렸다고 하네요. 또한 예산이 부족해서 떠나는 것도 있지만 우리금융에서 자기들이 쓰고 싶어 해서 나가는 것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너무 무책임 한 행동 같아서 매섭게 물어봤습니다. 

 

이 중요한 공간이 사라진 것에 대한 질타를 시작으로 이 결정이 무려 6개월 전에 이루어졌으면 대체 부지를 찾아서 이전을 해야 하는데 6개월 동안 뭐 했냐고 물어보니 먼저 대체부지를 찾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변명 같이 들리지만 새로 이전해서 자리 잡고 공간 세팅하다가 3년 후에 다시 이전을 하면 이전한 시설을 이용하던 주변 시민들이 또 항의하고 원성을 하는 것도 예상되고 그냥 저 예산을 웹툰 작가들 지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서울시의원이나 여기저기서 항의성 민원이 들어와서 지금 논의중이라고 합니다. 
이에 제가 한 소리 했습니다. 이전을 하고 또 이전을 하는 것이 번거롭겠지만 이게 뭐 엄청난 시설을 필요로 하는 공간도 아니고 3년 임시적인 공간이라고 해도 없던 것이 새로 생겨서 좋은 건데 그게 떠난다고 누가 항의한다는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했네요. 예를 들어 제가 사는 서울 변두리 동네에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생기면 너무나도 좋은 일이죠. 그런데 그게 임시라고 해도 3년 동안 이용할 수 있으면 좋은 것이지 2027년 떠난다고 바지끄덩이 잡고 못나게 한다는 생각을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걸 다 떠나서 왜 6개월 동안 대체 공간을 찾지 못했냐고 물어보면서 혹시나 서울의 중심인 종로, 중구 뭐 이쪽에 있어야 해서 이쪽만 찾아 보신 것 아니냐고 물으니 맞다고 하네요. 이해는 합니다. 이런 서울을 대표하는 공간은 서울시민이 공평하게 찾아올 수 있는 서울의 서울인 종로구 중구가 좋긴 하죠. 어디서든 1시간 안에 갈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제가 사는 서울 서남부에서 저 동북부 북서울 미술관 가려면 전철 타고 무려 2시간이나 걸립니다. 그래서 잘 안 갑니다. 

 

그럼에도 볼만한 사진전이나 전시회는 시간이 걸려도 갑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에 빈 거대한 공간이 엄청 많습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의 대형 아파트 단지 상가 1층 전체가 3년 째 빈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공간은 아주 싼 임대료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서울 중심은 빈 상가도 특히 큰 공간은 거의 없죠. 유동인구가 많으니까요. 따라서 서울 전체를 놓고 찾았다면 저렴한 가격 특히 인테리어 비용을 빼고도 남을 공간들이 있고 쉽게 찾았을 겁니다. 그냥마냥 서울 종로구 중구만 놓고 찾으려고 하니 찾아지겠습니까? 하다 못해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잡던지요. 요즘 대형 상가들 한층을 넘어서 2~3층이 텅 빈 곳들이 엄청 많습니다. 찾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이네요. 

이런 지적을 했더니 그건 맞다고 하네요. 공무원 분들의 적극적인 행정이 좀 아쉽다고 느껴지네요. 그럼에도 공무원 분들이 아쉽지만 노력은 꽤 했고 현재 이 문제 그러니까 많은 서울시민들이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다시 운영하라는 시선은 잘 알고 는 있네요. 그래서 논의 결과가 나오냐고 물어봐도 확답을 못하네요. 그리고 논의 해보겠다라는 공무원 분들의 말은 안 하겠다는 정중한 대답인 경우가 많아서 기대는 안 하고 안 되네요. 

2011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본 '무한도전 사진전' 사진을 보면서 다들 먹고 살려고 열심히 노력들을 하는데 많은 지적과 시선에도 너무 무사안일하고 자기 행정 편의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이게 공무원 분들의 생리라고 해도 아쉽고 아쉽네요. 천상 공무원들 움직이게 하려면 서울시의회나 서울시에 민원을 넣어야 변하지 그 전엔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적극적 행정을 했다가 책임을 질 수 있지만 위에서 시켜서 하면 잘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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