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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1986년 세상과 2024년 세상을 직접 비교하는 드라마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by 썬도그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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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하면 미드, 일드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막장과 재벌 2세, 기승전 로맨스와 부적절한 PPL 덩어리였던 시절에는 한드 보다 일드, 미드였죠. 한드보다 좋았던 점은 이런 소재로도 드라마가 만들어지나? 할 정도로 정말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가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넷플릭스 버프를 받은 한국 드라마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일본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서 꾸준히 소개되고 있지만 드라마 수준이 20년 전 한국 드라마 수준의 드라마가 참 많습니다. 이 드라마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소재가 아주 아주 좋네요. 그래서 어설픈 구석이 많지만 꾸준히 보고 있습니다. 

 

1986년 vs 2024년 시대 대결을 다룬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넷플릭스에 추천 드라마로 올라온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은 제목 자체가 범상치 않습니다. 그러나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시선이 독특하네요. TBS 드라마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는 1986년에 사는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중학교 체육교사 오가와가 시내버스를 타고 미래로 또는 과거로 왔다 갔다 하는 시간 여행물입니다. 

 

시내버스가 타임머신이라는 다소 성의 없는 설정이 있고 뜬금없이 발리우드 영화도 아닌데 매화 뮤지컬 장면을 넣어서 오그라들게 하지만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참 좋습니다. 그 주제란 1986년 야만과 낭만의 시대와 2024년 정론과 상식을 내세우면서 현미경 비판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너무나도 많아진 현재와 비교를 하는 시선이 아주 좋습니다. 

 

1986년 야만과 낭만의 시대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오가와 이치로는 50살의 체육 교사입니다. 1986년에 사는 오가와는 시내버스를 타고 2024년에 도착합니다. 몰랐는데 일본에서도 1986년에 시내버스에서 담배를 피웠나 봅니다. 정말 80년대는 담배의 시대가 아닐까 할 정도로 상상하지 못할 곳에서 담배를 폈습니다. 

 

한국에서도 70년대 까지는 버스에서 담배 피는 사람들 꽤 봤고 80년대 넘어서는 보지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기차에서는 칸과 칸 사이에서 엄청 폈죠. 심지어 지하철 칸 사이에서도 피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그 시절은 그랬습니다. 지금도 유튜브에 80년대 카메라 출동 영상들 보면 제가 봐도 놀랄 정도입니다. 

 

무법천지라고 할 정도로 공중도덕이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음담패설입니다. 지금은 고소당할 수도 있지만 당시는 여자 앞에서 음담패설하는 남자들 엄청나게 많았어요. 같은 남자인 내가 들어서 심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지금 했다가는 성희롱으로 퇴사까지 각오해야 합니다. 정말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는데도 아랫사람이라고 참고 견뎌야 했던 야만의 시대였죠. 

 

그러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시절은 그 시절만의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으니까요. 남존여비, 한국과 일본은 남존여비가 심했던 사회였습니다. 이 오가와 이치로는 그렇게 담배를 피우고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그리고 버스가 정차하자 다들 버스에서 내려서 도망칩니다. 

 

오가와가 도착한 곳은 2024년 현재입니다. 버스에서 담배 피는 것은 야만인이나 하는 짓이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각종 신기한 물건들을 봅니다. 술자리에서 옆 테이블의 이야기를 귀동냥하다가 깜짝 놀랍니다. 여직원에게 힘내라고 응원했다고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하면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선배 직원의 조언에 오가와는 뭔 이런 시대가 다 있냐며 항의를 합니다. 

 

1986년을 정통으로 사는 다혈질 성향의 50살 중년 남자가 2024년의 패기 없고 연애도 가성비가 떨어진다면서 안 하는 20대 남자를 보고 혀를 찹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오가와는 준코라는 고등학생 딸이 있는데 1986년 일본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지금은 안 보이지만 만화로 일본을 배운 저는 일본 사회가 상당히 개방적이고 성에 대한 개방도가 높은 나라라고 인식했습니다.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에서도 나오지만 공중파에서 여자가 가슴 노출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하죠. 지금은 그러지 못하나 보네요. 활력 넘치는 일본 사회를 그대로 묘사하는 듯한 오가와와 딸 준코를 통해서 1986년 시대 풍경을 보여줍니다. 

 

2024년 페미니즘의 시대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

반대로 2024년에 살다가 남편이 만든 버스 형태의 타임머신을 타고 1986년에 도착한 사카에는 페미니즘의 대표 기수입니다. 아들 키요시와 함께 1986년으로 시간 여행을 옵니다. 사카에는 오가와가 교무실에서 담배를 피고 성적인 농담까지 하는 모습에 기겁을 합니다. 

 

현재를 사는 10대들이 1986년에 시간 여행을 가면  가장 놀라는 것은 흡연 문화와 빠따 문화일 겁니다. 지금은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하지만 제가 학교를 다녔던 80년대는 학교에서 엄청 맞았습니다. 선생님들이 체벌은 '사랑의 매'라면서 엄청 때렸죠. 말이 '사랑의 매'지 그냥 폭력이죠. 

 

지금도 때려야 한다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때리지 않고 가르치는데도 선진국이 된 나라들을 보면 폭력이 좋은 수단은 아닌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아무튼 2024년에 사는 사카에가 1986년에 살고 1986년에 살던 오가와가  2024년에 살면서 벌어지는 세대와 시대 간의 차이점을 보여주면서 어떤 점이 좋고 나쁘고 다른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수 김태원의 명언처럼 세월이 흐르면 건물과 거리 풍경이 변하지 사람은 안 변한다고 말처럼 사람이 변한 것 같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사람의 특징을 두 시대를 살아가면서 보여줄 듯 하네요. 

 

유치하지만 가끔 웃기고 나름 볼만합니다. 나 때는 말이야!가 무슨 욕으로 변질된 요즘이지만 그때가 틀리고 지금이 맞는 것이 아닌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드라마네요. 볼만한 드라마 <부적절한 것도 정도가 있어!>입니다. 

 

별점 : ★ ★ ★
40자 평 :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 사회와 건물과 물건들만 변할뿐 사람은 안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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