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보면서 웃음을 잃어버렸다고 할 정도로 넷플릭스 드라마들은 총과 피가 난무합니다. 너무나도 자극적인 불닭 맛 드라마와 영화가 가득합니다. 재미있기는 한데 한껏 웃기는 콘텐츠가 거의 없네요. 그러나 오랜만에 웃으면서 본 드라마가 <닭강정>입니다.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연출한 10부작 드라마 <닭강정>
오늘 오픈한 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은 네이버 웹툰 원작의 10부작 코믹드라마입니다. 닭강정처럼 한 번에 보기 좋은 1화에 약 30분 정도의 짧은 분량입니다. 오픈하자마다 한 자리에서 10화까지 다 봤네요. 서두에 말하면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꽤 재미난 드라마이자 꽤 많이 웃었던 드라마입니다.
보면서 내가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면서 웃은 적이 있나 할 정도로 크게 웃으면서 봤습니다. 다만 눈물은 보는 사람들의 공감을 바탕으로 하기에 같은 구간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인종, 성별, 국가 상관없이 같은 구간에서 울지만 웃음은 문화와 경험과 따라서 웃음 구간도 강도도 다릅니다. 따라서 전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후한 점수를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영화 <극한직업>을 재미있게 본 분들이라면 <극한직업>의 웃음 재미의 80% 정도 이상을 뽑아냈네요. 이병헌 감독 드라마와 영화 특유의 말맛이 잘 살아 있고 상황도 흥미로워서 시종일관 웃으면서 봤네요.
<닭강정>의 줄거리
<극한직업>의 시놉시스는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하기 위해서 치킨집을 인수했는데 그 치킨집이 대박이 난다는 이 한줄로한 줄로 대박을 낸 영화입니다. <닭강정>은 누가 보냈는지 모를 기계 속에 들어간 딸이 닭강정이 되었다는 단 한 줄로 웃기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는 직원 1명, 인턴 1명 '모든 기계'라는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회사 앞에 배달 온 기계가 하나 보입니다.
인턴인 고백중(안재홍)은 이걸 들고 회사 안에 넣습니다. 마침 회사 사장의 딸인 민아(김유정 분)가 기계에 관심을 보입니다.
캐비닛 같이 생긴 기계에 대해서 물어보자 고백중 인턴은 피로 회복 기계라고 말합니다. 민아는 자기가 해보겠다고 이 기계에 들어갑니다. 작동 버튼을 누르다가 고백중이 떨어뜨린 닭강정을 보고 닭강정을 외칩니다. 기계가 작동을 멈추고 기계를 열어보니 민아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닭강정만 남아 있었습니다.
민아가 닭강정이 되었습니다. 말도 안 된다고요. 저도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풀어갈까 고민을 조금했지만 일단 웃었습니다. 상황이 웃기잖아요. 그렇게 인턴과 사장은 닭강정이 된 딸을 되돌리기 위해서 배달온 기계의 송장을 찾아봤지만 송장이 없습니다. 누가 배달한 것인지 CCTV를 돌려보면서 서서히 기계의 정체를 찾아갑니다.
2019년 네이버 지상 최대 공모전에서 수상을 한 박지독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닭강정>은 초반에는 황당한 이야기로 시작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주 재미있게 풀어갑니다. 보다가 정신없이 웃었던 장면이 많네요. 정말 오랜만에 활짝 웃으면서 본 드라마네요.
이병헌 감독의 말맛과 코믹한 상황과 엉뚱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추천드라마 <닭강정>
이병헌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감독입니다. 이병헌 감독에 대한 호오는 꽤 강한데 이는 이병헌 감독 영화나 드라마에 이병헌 감독식의 대사가 사람에 따라서 평가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극한직업>에서 테드 창과 이무배의 대화 장면은 대사 하나의 맛이 잘 살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이런식의 대화는 약간 인위적인 느낌이 강해서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영화 <드림>에서는 이런 웃기지만 평상시에는 사용하지 않는 순발력 넘치는 대사들은 재미가 아닌 거북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게 이병헌 감독 드라마와 영화의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입니다. 따라서 대사 말맛을 남발하면 안 되고 적당하게 쓰면 좋습니다.
드라마 <닭강정> 초반은 좀 남발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3명의 모든 기계 직원이 모두 말을 재미있게 하다 보니 거북함도 살짝 올라오기도 합니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다양한 캐릭터가 투입이 되고 말맛 좋은 대사들이 잘 묻히면서 재미는 계속 오르고 호기심도 동시에 오릅니다.
<닭강정>은 닭강정이 된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캐비닛 같이 생긴 이 정체 모를 기계가 왜 모든 기계 앞에 배달이 되었고 이게 무슨 물건인지 찾아가는 여정을 아주 맛깔스럽고 유머러스하게 잘 담고 있습니다. 특히 후반 3개의 세력이 다툼을 하는 장면은 박장대소하면서 봤네요.
여기에 드라마 속에서 간간히 여러 인기 영화와 심지어 감독이 연출한 <멜로는 체질>을 패러디하고 홍보하는 모습은 재간둥이 감독임을 확실하게 보여주네요. 여기에 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듯한 메시지도 맛 좋습니다.
배우들의 힘을 소개 안 할 수 없네요. 이제는 닭집 전문 배우가 된 류승룡과 <멜로는 체질>에서 이병헌 사단에 입단한 안재홍 배우의 능청스럽고 뛰어난 코믹 연기가 시종일관 드라마를 웃음바다로 만드네요. 여기에 맛집 블로거로 등장하는 오징어 게임의 정호연이나 왕종근 등등 깜짝 등장인물들이 잔재미를 주네요.
초반의 적응하는 시간만 지나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B급 코믹 드라마 <닭강정>입니다. 제가 90점을 준 이유는 드라마 10화에서 선을 넘은 오버스러운 모습이 너무 과한 느낌이 들어서 점수를 좀 낮췄습니다.
별점 : ★ ★ ★ ★
40자 평 : 맵고 짠 콘텐츠 바다 넷플릭스에 떨어진 달콤 소스 닭강정이라는 코믹 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