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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한국은 가장 우울한 나라라는 마크 맨슨의 지적을 곱씹어 보다

by 썬도그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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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끄기의 기술>이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작가이자 블로거이자 유튜버인 '마크 맨슨'이 8일 전에 올린 영상 하나가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24분 짜리 영상은 한국 사회를 차분하고 날카롭게 분석하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어로 되어 있지만 자막을 켜면 한국어로도 볼 수 있습니다. 전 이 영상 속에서 단주 몇 주 동안 한국을 체험하고 한국이 왜 우울한 나라인지 분석한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보고 제가 느낀 점을 같이 소개하겠습니다. 

 

한국의 높은 자살율에 대해서 들여다보다 

영상 제목이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좀처럼 우울한 기분이 들지 않았던 지난 20년인데 요즘 들어서 저도 신체적 변화인지 나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수시로 우울한 기분이 듭니다. 이 우울함은 20대에서는 쉽게 털어 낼 수 있었지만 50대가 되니 쉽게 떨어지지 않네요. 문제는 이 우울함을 그냥 두면 더 우울하게 되고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전 그 단계는 아니지만 가끔 이러다 모든 걸 포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처럼 들지 않았던 생각이라서 깜짝깜짝 놀랍니다.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은 우울입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체념하게 되면 삶에 대한 미련이 사라지죠.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25.2명이 자살을 하는 자살률이 OECD 국가중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이 순위는 수십 년째 깨지지 않고 있죠. 10대 사망 원인 5위가 자살이고 노인 자살율도 아주 높습니다. 

 

노인 자살율이 높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60세 이상 노인 75%가 소일거리가 아닌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한다는 점입니다. '마크 맨슨'은 한국의 두 정신과 의사로부터 듣고 노인 자살률을 살펴보는데 한국의 자살률은 나이 들수록 높아지는데 70살이 넘으면 급격하게 오릅니다. 

 

우리는 낮은 출생율에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높은 자살률을 너무 간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낮은 출생율과 높은 자살률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로 깊은 우울입니다. 

 

한국인을 우울하게 만드는 강력한 원인 무한 경쟁의 배틀 로얄의 국가

한국은 가장 우울한 나라

한국은 어려서부터 경쟁을 미덕으로 생각합니다. 반 친구가 아닌 경쟁의 대상으로 여기고 저 친구를 넘어서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마치 태어나자마자 대학으로 가는 긴 마라톤을 뛰어야 합니다. 내가 원하고 배우고 싶은 학문과 지식을 쌓는 과정이 아닌 그냥 유명 대학 입학이 목표입니다. 그나마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지방대, 인 서울대, SKY 명문대 출신을 사회적으로 차별 대우를 하죠. 

한국은 가장 우울한 나라

오로지 한 가지 목표를 향해서 수십만 명의 아이들이 매년 경쟁을 하는 극렬한 배틀로얄의 국가입니다.  삶의 다른 방향이 있다는 걸 가르치지 않습니다. 마치 어른들이 모두 탈레반인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장래의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백이면 백 다 탈레반이라고 하는 말처럼 아이들은 성공한 어른들의 직업을 대면서 꿈을 말합니다.

 

꿈은 내가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지 직업이 아님에도 우리는 꿈 = 직업 그것도 돈 잘 버는 의사, 변호사, 판사 같은 사짜 돌림 직업을 말합니다. 그나마 달라진 점은 유튜버가 돈을 매년 수억 씩 번다고 하니 유튜버가 꿈인 세상이 되었죠. 더 놀라운 건 아이들의 꿈이 정규직이라는 소리도 나옵니다. 이게 제대로 돌아가는 국가일까요?

 

더 우울한 건 그렇게 사짜 돌림 전문 직업인들의 도덕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더 우울학 만듭니다. 기득권들끼리 똘똘 뭉쳐서 자신들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인 것을 보면 한국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다양성은 무시하고 오로지 경쟁을 통해서 살아 남은 강한 자만이 인정받는 국가가 한국이고 그래서 한국은 평온함은 나태함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경쟁하고 뛸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러니 유행 단어가 힐링이죠. 스트레스가 없으면 힐링이 왜 필요하겠습니까? 항상 스트레스를 받으니 힐링을 외치죠. 

한국인들의 가장 높은 바람은 돈 

한국은 가장 우울한 나라

 

슈카월드에서도 지적하고 '마크 맨슨' 영상에서도 지적하지만 한국인들이 삶의 행복을 위한 중요한 키워드 1위가 경제적 풍요, 2위가 건강, 3위가 관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위가 건강, 2위가 관계, 3위가 경제적 풍요입니다 

 

OECD 국가 중에 돈이 가장 중요한 삶의 요소라고 말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습니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입니다. 그래서 너도나도 경제적 자유를 외칩니다. 한 마디로 물질 만능주의가 만연한 나라라는 소리입니다. 다른 나라라고 돈이 안 중요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순위가 1위는 아니고 돈 보다 가정이 더 중요하고 건강을 더 중요시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돈만 외치죠. 

 

그래서 성공학개론이 가장 인기 있는 과목입니다. 수십년 째 인기 도서에 차지하는 경제 및 자기개발서가 인기가 높습니다. 마치 내가 성공했는데 너희들도 나를 따라 하면 똑같이 돈을 벌 수 있다는 강의가 인기 높습니다. 그런데 그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의 이면을 자세히 보면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운이 더 큽니다. 운칠기삼이지만 우리는 노력만 강조하죠. 

 

노력은 어떤 노력이냐 남들보다 더 일하고 더 많은 시간을 돈 버는데 써야 한다고 말하죠. 즉 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남들처럼 나태하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더 노오오력을 하라고 어른들은 강요하죠. 이러니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먹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은 실패와 함께 깊은 우울과 스트레스를 매일 받고 삽니다. 한국과 비슷한 나라가 중국으로 중국도 점점 한국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은 가장 우울한 나라

 '마크 맨슨'은 5성급 호텔 옆에 허름한 세운상가와 시장 골목을 돌아보면서 어떻게 같은 공간에서 가장 누추한 공간과 화려한 공간이 공존하는지 신기해합니다. 즉 쉽게 빈부 격차를 느낄 수 있는 나라가 한국이기도 하죠. 이는 천민자본주의의 최첨단 국가가 한국이라는 소리이고 극심한 빈구 격차를 보이는 국가가 한국이기도 합니다. 

 

롤모델을 따라하던 한국이 선진국 문턱에서 자꾸 넘어지는 이유

한국은 가장 우울한 나라

 

한국은 근대화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압축 성장을 했습니다. 6.25 전쟁 이후 세계 최빈국 수준에서 세계 경제 10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이 짧은 시간에 급속하게 경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 성장 롤모델이 있었습니다. 바로 일본과 미국입니다. 

 

돌아보면 한국의 잘 나가는 산업 대부분이 선진국이 만든 기술들입니다. 이걸 좀 더 저렴하게 만들어서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죠. 즉 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요즘 K컬처라고 해서 K드라마, K팝을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사실 이것도 들여다보면 적은 자본으로 고퀄리티 드라마와 음악을 만들기에 잘 팔리는 것도 있죠. 즉 미국 문화를 보다 저렴하게 잘 만드니 미국 넷플릭스도 한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남의 만든 길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따라가는 건 잘합니다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만드는 건 잘 못합니다. 삼성전자가 빠른 추격자로 성공했지만 새로운 분야를 창출하지 못해서 덜컹거리는 것도 다 이 때문입니다. 창의를 그렇게 외치지만 한국은 창의성에서 무척 약한 나라입니다. 문제는 이런 한국식 빠른 추격자 전략을 중국이 따라 하고 있게 이게 현재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위태로운 건 중국이 중간재 수입을 많이 해서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을 줬지만 이제는 중간재와 부품까지 중국의 막대한 자본과 저렴한 임금으로 더 이상 한국이 필요 없게 되자 한국의 중간재 수입을 줄이고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한국의 성공 방식은 남들이 닦아 놓은 길을 보다 빠르게 이동하는 방식인 남이 만든 길을 빠르게 따라가는 방정식이고 이 성공 방정식을 너도나도 따라하니 경쟁이 극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의 길이 많지 않다 보니 좁은 길에서 서로 치고받고 경쟁하면서 성공한 소수만 달콤한 성공의 열매를 먹을 수 있습니다. 사실 성공이라는 정의도 돈 많이 버는 것만 성공이라고 인정하는 편협한 시선도 문제죠. 

 

그러니 SNS에서 돈 자랑하는 인간들이 넘치고 그걸 쫓는 부나방들이 가득하고 그걸 보면서 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유교의 체면문화로 인한 남들을 항상 의식하고 비교하는 수치심의 나라

한국은 가장 우울한 나라

엄친아라는 말 자체가 잘 보여줍니다. 엄마 친구 아들과 딸은 어떻게 저떻고 하면서 성공한 이웃에 대한 품평을 넘어서 그걸 우리 가족에게 강요합니다. 성공하면 자랑스러워하는 것이야 뭐라 할 것은 아니지만 넌 왜 성공 못하냐고 지적하는 건 잘못된 행동입니다. 모두가 성공할 수가 없죠. 

 

이로 인해 실패는 무능과 잉여 인간이라고 스스로 굴레를 만듭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충 하는 그 단어 자체가 다 그걸 반영하고 있습니다. '마크 맨슨'의 영상에는 유교에는 개인이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건 곁가지이지만 쌀 문화권은 두레나 품앗이처럼 협동하지 않으면 쌀 수확을 할 수 없다 보니 개인보다 집단 문화가 발달했고 이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이런 좋은 협동 문화는 사라지고 남들과 비교하는 수치심만 남았습니다. 

 

공동 경작을 하다 보니 누구네 집은 쌀을 얼마나 생산했고 누군 얼마나 못했는지가 눈으로 확인되고 이게 비교 문화의 뿌리라고 하는 소리도 있더라고요. 이 비교 문화와 함께 눈치 문화도 참 발달했죠. 어른을 공경하는 것을 넘어서 상사가 퇴근 안 하면 부하 직원이 할 일이 없어도 퇴근 못하는 문화가 여전히 있습니다. 

 

또한 상사의 말만 옳고 부하 직원의 말은 니가 몰라서 그러는데 같은 아랫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삼성이라고 다를 것 같나요? 아닙니다. 여전히 한국의 대기업들은 상명하복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죠.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상사의 눈치를 보고 상명하복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목표가 명확하고 갈 길이 뚜렷하면 이 군대식 상명하복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만 한국은 이제 누굴 추격할 대상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창의력을 높이려면 수평적 관계를 지향해야 합니다. 

영어 이름을 부르고 직급을 부른다고 그게 변할까요? 다 겉모습만 바꾼다고 그 속이 바뀌는 건 아닙니다. IT 대기업들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최근 카카오의 내부 사태를 보고 있으면 전형적인 80~90년대 한국 대기업의 문화가 그대로 이전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도 잘 안 되는 걸 보면 여전히 한국의 작거나 크거나 상관없이 상명하복 문화가 기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에게 직언 하나 못하는 나라가 무슨 수평적 문화를 만들겠습니까?

 

유교의 체면 문화는 사회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일본보세요. 남들을 너무 의식해서 남들에게 폐 끼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죠. 이는 공동 사회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만 이걸 넘어서 남들과 비교하는 문화로 변질되면  내 자식이 남들 기준에서 성공 못했다면 부끄러워하는 수치심이 발현되고 그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마크 맨슨'은 한국은 협동과 가족이라는 유교 문화의 좋은 점은 점점 사라지고 개인주의는 집단 문화에서 무시되며 체면 문화를 통한 수치심만 키운다고 지적하고 있네요. 여기에 물질 만능주의까지 더하다 보니 전 세계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많고 그래서 우울한 사람이 많은 나라라고 말하고 있네요. 

 

이런 지적을 외국인이 해야 눈길을 돌리는 게 더 한심하게 느껴지다

한국은 가장 우울한 나라

 

이런 분석과 지적은 전에도 많이 나오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책이 유튜버들이 지적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 말에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유명한 외국인이 지적하자 언론들이 앞 다투어 다루네요. 이게 다 자존감이 낮은 나라의 특징이죠. 

 

해외에서 유명한 상을 받으면 그제서야 떠받을고 좋아하는 모습. 자기 객관화를 하지 못하고 항상 외국인의 시선으로 우리를 돌아보는 이 자체가 우리는 참 자존감이 낮은 나라라고 느껴지네요. 우리 스스로 평가하지 못하고 남의 시선으로 평가받는 문화 그래서 세계 1위, 동양 최고 이런 단어에 잘 현혹되죠. 

 

이런 지적은 이미 20년 부터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서 우리를 돌아보고 있네요. 그럼에도 더 중요한 건 이런 지적을 받으면 고쳐야 하는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겁니다. 사회 전체의 정신 개조를 해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다만 희망이 있는 건 현재의 중년들인 40대를 기점으로 40대 이하 분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고 이 사람들이 좀 더 사회의 주류가 되면 변할 듯합니다. 

 

50대 이상 장노년층에게 기대는 것은 당분간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중노년이라도 젊은 세대들이 그렇게 하겠다면 또 따라주는 문화도 있으니 점점 주류가 되어가는 세대들이 이 나라를 잘 이끌어주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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