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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실화에 찐덕 거리는 시럽을 잔뜩 부은 영화 타겟

by 썬도그 2023.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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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중고 거래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신뢰도가 떨어져서요. 그럼에도 요즘은 당근마켓에서 중고 거래를 하는 분들이 엄청 많더라고요. 이게 다 신뢰 기반 사회의 한 단면이고 좋은 면이기도 합니다. 당근마켓은 비대면 중고거래의 단점인 얼굴과 제품을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기에 비대면 중고거래의 단점을 해결해 줍니다. 

 

그렇다고 비대면 중고거래가 큰 문제냐 그건 아닙니다. 에스크로 제도가 있잖아요. 판매자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닌 중고거래 사이트가 보증하는 제삼자에게 돈을 맡기고 중고 제품을 받은 후에 만족하면 구매 결정을 누르면 그 3자에 있던 돈이 판매자에게 들어갑니다. 따라서 제품이 문제가 있거나 하자가 있으면 그냥 반품하면 됩니다. 

 

이런 구조라면 중고 거래에서 벽돌을 배송 받는 사기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은 분들도 여전히 많은 가 봅니다. 아니 뭘 믿고 돈을 미리 송금을 해요. 제품 받은 후에 송금하는 게 정상이죠. 그리고 에스크로 제도를 왜 이용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중고 거래를 잘하지도 않지만 중고 거래 사기를 당했다는 분들 이야기 들으면 공감이 안 갑니다. 그러나 한국은 사기 공화국이고 사기죄가 솜방망이 처벌이라서 사기로 한탕하고 빵에 잠깐 있다 나오는 사기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을 최대한 대비하고 피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알의 사기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타겟>

영화 타겟

SBS의 인기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얼굴 없는 그놈'편은 7년 동안 5천 명에게 50억 원의 피해를 입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뉴스를 영화로? 이게 성립되려면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건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라든지 '삼례 슈퍼마켓 살인사건' 등등 많은 국민들이 똑똑하게 기억하는 사건과 함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큰 사건이어야 영화로 만들 수 있습니다. 2009년 개봉한 '이태원 살인사건' 같은 영화가 대표적이죠. 그럼에도 '살인의 추억'처럼 감독의 역량이 엄청나게 뛰어나면 모를까 그냥 사건 재현 수준이라면 안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실화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치고 흥행에 대박을 내거나 성공한 영화는 거의 없으니까요. 그럼에도 실화의 힘을 믿고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다 아는 사건 이야기를 하려면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연기이건 연출이건 재미를 끌어내야 합니다. 아니면 실화지만 잘 모르는 이야기를 하던가요.  <서울의 봄>은 실화이고 중노년은 누구나 잘 알지만 20,30대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이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연출이 엄청났습니다. 이게 역량 있는 감독의 힘이구나를 깨닫게 해주는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실화는 실화대로 별로고 연출은 연출대로 별로라면 그 영화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딱 봐도 재미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직접 보니 재미가 없던 영화가 <타겟>입니다. 다만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힘이 있는데 이는 단순 호기심과 함께 영화가 얼마나 산으로 갈까 하는 궁금증이 다 보게 하네요. 다 보고 나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정말 못 만든 영화가 <타겟>입니다. 

 

중고거래 사기 사건에 연쇄 살인이라는 매콤한 소스를 뿌린 영화 타켓의 줄거리

영화 타겟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는 수현(신혜선 분)은 매일 실장(임철수 분)에게 깨집니다. 그날도 엄청나게 깨진 후 고장 난 세탁기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구매합니다. 영화는 초반에 다른 중고 거래자를 보여주는데 여기서 좀 신선한 반전을 보여줍니다. 이때만 해도 영화 플롯이 꽤 괜찮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어요. 그러나 딱 거기까지입니다. 

 

수현은 중고거래사이트에서 30만 원 주고 산 드럼 세탁기가 고장 난 채로 배송된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 중고 사이트에서 판매자를 찾았지만 잠수 타고 사라졌습니다. 이에 수현은 똑같은 아이디를 사용하는 판매자를 여러 중고 사이트에서 발견하고 댓글에 사기꾼이라는 댓글을 답니다. 이에 중고 사기꾼은 이 수현을 눈여겨보면서 그만하라고 요구하지만 수현은 카톡으로 이 중고 매매 사기꾼에게 극딜을 시전 합니다. 이에 화가 난 사기꾼은 후회할 짓 하자 말라고 경고하지만 수현은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여기에 사기혐의로 고소했다는 말까지 하죠. 

영화 타겟

그렇게 수현의 극딜에 화가난 중고 거래 사기꾼은 수현의 개인정보를 다 털어서 집 주소를 알아내고 배달음식을 보냅니다. 이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수현은 경찰서에 가서 상황을 설명합니다. 형사들은 세탁기 사기 때는 업무 때문에 사건 처리하는데 수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말만 했다가 사기가 아닌 협박까지 하자 태세전환을 합니다. 

영화 타겟

그렇게 형사들이 수현을 안심시키고 보호하려고 하지만 사기꾼은 목숨까지 위협을 합니다. 영화 초반에 이 사기꾼이 살인도 서슴지 않게 한다는 걸 잘 보여줬는데 연쇄 살인도 할 기세입니다. 여기서부터 영화가 사기의 민사가 아닌 형사 사건으로 전환됩니다. 

 

민사 사건을 형사 사건으로 전환한 영화 <타겟> 그 이음새가 매끄럽지 못하다

영화 타겟

이해는 합니다. 서두에도 말했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피해 사기를 당한 중고거래라는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걸 압니다. 다만 전 이 영화 보기 전에는 이런 사건이 있었는지 잘 몰랐습니다. 알았다고 해도 중고거래 사기 사건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20년 전에도 물건 대신 벽돌을 보내온 물건 거래 사기가 많았죠. 20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전 더 놀랍습니다. 에스크로 제도가 없는 중고 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다뇨. 여기서부터 이 사건에 공감이 안 갑니다. 물론 피해자를 탓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주인공의 대응이 답답한 생각도 많이 듭니다. 그렇게 협박을 받으면 호신용 무기라도 사서 집 안에 구매를 하거나 동작 감지기나 각종 보안 치안 도구로 무장을 해야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합니다. 하다못해 현관문 비번 자물쇠 대신 지문인식이나 차라리 열쇠로 돌리는 것으로 바꾸는 게 낫죠. 

 

주인공의 허술한 대처에 한숨만 나옵니다. 폰이 해킹되어서 신상이 털렸다면 번호를 바꿀 것이 아니라 폰을 초기화부터 하거나 기기를 잠시 바꿔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행동도 안 합니다. 이는 경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이버 수사대라고 하지만 주인공에게 몸 조심하라고 하지 이 사기꾼을 찾을 단서나 미끼를 던지거나 역으로 공격할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영화 타겟영화 타겟
영화 타겟

그렇게 바쁘다는 사이버수사대가 형사 사건까지 직접 뛰는 것이 맞나? 할 정도입니다. 사건이 형사 사건으로 변하면 좀 더 달라져야 하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고 오히려 수현의 제안을 통해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경찰이 의협심은 큰데 전체적으로 무능해 보입니다. 주인공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와 비슷한 느낌도 듭니다. 

 

가장 이해가 안 가는 건 중고거래 사기범이 왜 사람을 죽이냐는 겁니다. 이 나라에 법이 없습니까? 사기꾼이 살인까지 하는 것이 영화적 재미를 위한 장치라는 건 알지만 그럴 거면 강력한 동기가 필요합니다. 수현과 사기꾼은 일면식도 없습니다. 다만 수현이 사기꾼을 도발했다고 해도 살인까지 각오할 동기는 아닙니다. 실제 사건도 사기꾼은 살인을 하지 않았고요. 

영화 타겟

개연성 떨어지는 진행과 함께 또 하나의 아쉬운 스토리는 또 있습니다. 스토킹이라는 소재도 활용하는데 이게 참 질척거립니다. 차라리 수현에 집착하는 사기꾼에 대한 서사를 보충하거나 했으면 하는데 스토킹까지 넣어서 영화가 찐덕거리게 됩니다. 여기에 클라이맥스에서 펼쳐지는 카체이싱을 보면서 한숨은 또 나옵니다. 카체이싱을 핸드헬드로 찍는 건 이해는 합니다. 액션 자체가 다이내믹하지 않으면 흔들어서 다이내믹하게 담을 수 있죠. 그런데 이건 비겁한 행동입니다. 차량 전복까지 되는 큰 액션인데 너무 흔들어서 찍었어요. 차라리 담백하게 찍고 원경 촬영과 드론 촬영을 잘 섞으면 훨씬 더 잘 나왔을 텐데요. 

 

마지막 해결 과정도 너무 과장되어 있어요. 연출력이 무척 아쉽네요. 다만 신혜선이라는 배우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연기 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하는 배우 신혜선이죠. 그런데 영화 선구안이 안 좋아요. 신혜선 배우의 필모를 보면 <용감한 시민> 26만 ,< 타겟> 42만, <결백> 89만 등 주연을 한 영화들의 흥행 성적이 좋지 못합니다. <도굴>이 그나마 히트한 영화이고 나머지 3개의 영화가 대작 영화가 아니라서 아주 저조한 성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영화 선택을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드네요.  기획부터 스토리, 연출까지 전체적으로 좀 아쉬운 면이 많은 영화 <타겟>이었습니다. 

 

별점 : ★☆
40자 평 :  잘 알려지지 않은 실화에 가상의 이야기라는 매콤한 소스를 뿌렸지만 맛은 맹맛

 
타겟
나는 오늘 살인자와 중고거래를 했다  평범한 직장인 ‘수현’은 이사 후 세탁기를 중고거래로 구매하지만, 고장 난 세탁기를 받고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대로 넘어갈 순 없다! 잠적한 판매자를 찾아내는데 성공한 ‘수현’은그의 게시글마다 사기꾼이라는 댓글을 남겨 거래를 방해한다.그날 이후 ‘수현’에게는 소름 끼치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진다.‘수현’의 모든 일상은 서서히 파괴되고,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된다.‘주형사’와 중고거래 판매자의 집을 찾아간 ‘수현’은그곳에서 시체를 발견하는데…단 한번의 중고거래, 모든 일상이 파괴된다!당신도 타겟이 될 수 있다!
평점
6.9 (2023.08.30 개봉)
감독
박희곤
출연
신혜선, 김성균, 임성재, 임철수, 이주영, 강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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