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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이야기

싸다고 아무 원두나 사지 마세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by 썬도그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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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커피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요즘 커피 원두 가격이 너무 올랐습니다. 제가 주로 사 먹는 롯데마트의 PB 원두인 '온리 프라이스 1kg 원두'가 2020년에는 1만 원 하던 것이 작년에는 1만 2천 원으로 올랐더라고요. 이해했습니다. 원두 가격이 올랐으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이 원두가 안 보이더니 짜잔 하고 돌아왔습니다.

'오늘 좋은'이라는 새로운 PB 네이밍과 함께 가격이 무려 1만 6천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무려 4천 원이나 올랐습니다.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왜냐하면 커피 원두 가격이 올해는 많이 떨어졌거든요

커피 생두 가격은 내려가는데 왜 한국 커피 원두 가격은 오르지?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커피 생두 가격은 2022년 1월에 피크를 찍었습니다. 브라질 냉해와 가뭄 등등 세계 최대 아라비카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에 기후 재난으로 인해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커피나무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가 있는데 아라비카 원두는 재배하기가 까다롭고 병충해에 약합니다. 그러나 맛이 좋아서 비쌉니다. 병충해에 강하고 고산지대가 아닌 낮은 곳에서도 잘 자라는 로부스타는 병충해에도 기후 변화에도 좀 더 강합니다. 그래서 저렴해요. 

그래서 대부분은 아라키바 원두를 갈아서 드립 커피나 에스프레소로 머신으로 내려서 먹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원두가 되기 전의 안 볶은 커피 생두 가격이 올해 크게 내렸습니다. 특히 6월 전후로 크게 내렸네요. 그런데 원두 가격이 크게 올라서 놀랬네요. 물론 '오늘 좋은' 저 롯데마트 PB 원두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커피 원두 가격이 조금씩 오른 느낌이네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롯데마트 PB 원두가 저렴해서 사먹었는데 이제는 가격이 너무 올라서 다른 브랜드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오늘 좋은은 여러 나라 원두를 섞은 블랜드 원두가 아닌 하나의 원산지의 원두만 담은 싱글 오리진 원두도 판매하네요. 그러나 저 가격은 다른 브랜드 원두들보다 비쌉니다. 아니 이건 PB 상품을 포기한 느낌이네요. 가격이 싸서 PB 상품 먹는데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2021년 촬영한 사진입니다. 롯데마트 PB원두 가격이 1만원 시절이 그립네요. 원두 가격이 내려도 석유, 가스, 모든 것이 올라서 오른 것은 이해를 해도 너무 올랐네요. 

1kg 1만원 이하의 원두를 집어보니 베트남 로부스타 원두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롯데 맥스 창고형 매장에 갔더니 1kg에 10,980원하는 저렴한 원두가 있네요. 뭐지 왜 이리 저렴한가 봤더니 베트남 G1이네요. 세계에서 커피 생산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브라질입니다. 아라비카 원두의 대표적인 생산지이죠. 이외에도 우리가 흔히 아는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등 커피 벨트에서 나오는 커피는 다 아라비카입니다. 

그리고 커피 생산지 2위는 베트남으로 로브스타 원두의 대표적인 생산지입니다. 베트남은 커피 강국입니다. 정말 커피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로부스타의 최대 생산국이니까요. 

커피나무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아라비카와 로브스타. 이중 로부스타는 세계 원두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 원두에 비해서 저렴합니다. 이유는 재배가 쉽습니다. 먼저 연 강수량 2~3,000mm가 내리고 기온은 20~30도에서 잘 자랍니다. 특히나 저지대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병충해에도 강해서 수율이 엄청 좋습니다. 게다가 빨리 자라고 빨리 수확이 가능합니다.

베트남이 이 로브스타 재배의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재배합니다. 맛은 터프한데 쓴맛이 많이 납니다. 카페인이 1.7~4.0%로 아라비카 커피의 0.8~1.4%보다 높습니다. 카페인이 높아서 병충해가 적은 것도 있을 겁니다. 카페인이 동물에게는 독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커피 먹으면 몸은 커피를 독으로 인식해서 빨리 몸에서 배출하려고 하기에 오줌이 자주 나옵니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 커피가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 우리가 주로 먹던 커피로 캔커피와 자판기 커피의 주원료이고 커피 하면 쓰다는 인식을 심은 원두이기도 하죠. 쓴맛이 강한것이 로부스타입니다. 저렴하다고 맛이 없다는 건 아니고 쓴맛을 강조하고 싶을 때는 아라비카 원두와 섞어서 마시기도 합니다. 저렴한 블랜드(여러 원두를 섞어서 만든 원두) 원두를 보면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들어가는데 이게 거의 로부스타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만델링이라는 네이밍 원두는 아라비카 원두입니다. 따라서 베트남이 들어가면 거의 백퍼 로부스타이지만 인도네시아는 로브스타일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최근 아라비카 원두들이 병충해와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로 재배 면적이 줄고 생산량이 줄고 있습니다. 근 미래에는 좋아도 싫어도 로부스타 원두를 더 많이 먹을 것 같네요. 커피를 맛이 아닌 카페엔 때려 먹기 위해서 마신다면 로브스타 원두가 더 좋고 실제로 요즘 커피숍들이 로부스타를 많이 섞거나 아예 로부스타 원두로 커피를 만들기도 합니다만 대부분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를 섞어서 낮은 생산단가를 맞추고 있습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이번엔 15,980원 짜리 1.3kg 원두를 봤습니다. 용량이 높은데 가격은 그리 높지 않네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뒤를 까보니 원산지가 나오네요. 브라질산은 아라비카 원두이고 베트남산은 로부스타로 25%를 섞었네요. 이렇게 로부스타는 주로 아라비카와 섞어서 먹고 이런 블랜딩 커피가 요즘 늘고 있네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아라비카 원두는 둥글고 길쭉하고 가운데 줄이 살짝 S자이고 로부스타는 둥굴둥글하고 가운데 줄이 직선입니다. 위 사진에도 딱 보이네요 갈색의 길쭉한 아라비카 원두와 직선이고 좀 더 검고 둥글둥글한 로부스타가 있네요. 이렇게 둘을 섞어서 많이 먹습니다. 

가격은 로브스타 비싸지만 맛이 좋은 아라비카 원두 

한국에 아라비카 원두를 본격적으로 소개한 업체가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아라비카 원두를 이용한 원두커피를 한국에 전파했고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라비카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다만 스타벅스 원두는 너무 바싹 태워서(유통기간 늘리고 맛의 균질화를 위해서) 문제가 많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안 좋은 물질이 나온다는 소리도 있고요. 그래도 하루 한두 잔 마시는 건 뭘 마시든 큰 영향은 없습니다.

아라비카 원두는 재배가 쉽지 않습니다. 
먼저 아라비카 원두는 고산시대에서 재배를 해야 합니다. 온도도 민감해서 15~25도 안에서 자라고 연중 강수량이 1500~2,500mm로 적당해야 합니다. 이 조건을 맞출 수 있는 곳이 적도 내외에 있는 고산 지대로 해발 900~2000m에서 커피나무가 자랍니다. 병충해에도 약하고 생육 기간도 길고 생산량도 많지 않고 고산지대다 보니 재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커피 벨트라고 해서 특정 국가에서만 자랍니다. 

우리가 아는 콜롬비아, 에디오피아, 브라질,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등의 유명 커피 원산지들이 다 적도 인근에 있고 이 나라들이 각 나라의 기후와 토양의 질에 따라서 맛이 조금씩 다릅니다. 로부스타는 쓴맛만 강하지만 아라비카는 꽃향기가 나고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콜롬비아의 대표적인 커피인 수프리모는 오렌지 과일 향미가 나고 과데말라는 화산지대라서 스모키 합니다. 물론 대부분은 원두의 원산지에 따라서 맛을 느끼지 못하고 구분도 못하지만 저같이 대충 때려 마시는 커피 좋아하는 사람도 꽃향기가 나는 게이사 커피를 마시면 이게 커피 맛나할 정도로 맛이 확연히 다릅니다. 고급진 원두를 갈아서 드립 커피로 마셔보세요. 맛 자체가 다르다는 걸 확실히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죽어도 아아 문화가 발달해서 커피맛을 음미하기 보다는 숭늉이나 식곤증 물리치는 카페인 음료수로 먹고 있네요. 커피는 뜨거운 커피가 진짜 커피이지 식혀 마시는 커피는 맛을 다 죽여 버립니다. 그래서 유럽은 아직도 아이스커피 문화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요즘 너무 더워져서 유럽도 아이스커피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저도 가끔 손님이나 기분 낼 때 게이샤 커피 같은 커피를 찾지만 매일 먹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카페인은 최대 1.4% 정도라서 로부스타보다 적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로부스타와 아라비카는 둘 다 커피를 만들어 내지만 유전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품종입니다. 

커피는 로스팅한 후 2~4주 사이의 커피가 가장 맛나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점

같은 원두도 로스팅하는 강도에 따라서 맛이 다르고 추출할 때 추출시간을 조절해서 맛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커피 좋아하는 분들은 커피 생산국도 보고 로스팅 강도도 챙겨봅니다만 그거 다 떠나서 갓 볶은 원두가 가장 맛 납니다. 튀김도 식으면 맛없잖아요. 그럼 언제 로스팅한 커피가 맛나냐 커피 생두를 로스팅을 하면 커피 원두 사이에서 숙성 과정이 일어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그렇게 익어가는 과정이 2주 정도 지나면 가장 맛 좋은 커피가 됩니다. 

이때 마시면 좋고 1달 정도까지 마시면 좋고 그 이후에는 커피맛이 서서히 떨어집니다. 드립 커피로 갈아서 먹어보면 압니다. 물을 부으면 맛 좋은 잘 숙성된 원두는 기포가 폭폭폭 올라오면서 커피빵이 봉긋하게 오르지만 오래된 원두는 이산화탄소가 다 빠져서 부풀어 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커피 좋아하는 분들은 로스팅 카페에 가서 2주 치 먹을 250g만 사서 마시죠. 

로부스타가 싸고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로부스타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카페인 함량이 높고 쓴 맛이 강한 터프한 품종입니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죠. 커피 맛보다는 저렴한 커피를 각성제로 먹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습니다. 요즘은 로부스타의 재발견이라고 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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