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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이야기

키오스크로만 주문을 받는 테이크아웃 커피숍에 화가 나다

by 썬도그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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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키오스크로 주문받는 곳들이 많죠. 제가 나이는 많지만 키오스크 사용할 줄은 압니다. 다만 익숙한 키오스크는 잘 활용하고 커피숍 키오스크는 잘 활용합니다. 다만 프랜차이즈나 커피숍마다 UI와 과정이 다 다르기에 초반엔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금방 적응해서 잘 활용합니다.

다만 롯데리아에서는 못했습니다. 롯데리아를 10년에 한두 번 가는 정도로 안 갑니다. 그런데 조카가 햄버거 먹고 싶다고 해서 들어갔다가 너무 많은 메뉴와 복잡한 절차에 어쩔 줄 몰라하니까 조카가 톡톡톡 치더니 내 신용카드를 받고 결제까지 척척척하더라고요. 

그때 알았죠. 노인분들이 키오스크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돌아간다는 것을요. 저도 나름 키오스크 잘 사용한다지만 처음 접하는 키오스크는 바로 익숙해질 수가 없습니다. 

주문 편의를 위해 도입한 키오스크 만능주의의 비정함

키오스크로만 주문을 받는 테이크아웃

커피숍에서 긴 줄을 서서 주문하는 걸 보면 아시겠지만 커피 음료 제조하는 데 걸리는 시간 못지않게 주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특히 혼자 근무하는 1인 커피숍 또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은 주문받는데 한 나절 걸릴 수도 있죠. 

평상시에는 상관없지만 오피스 상권의 점심 시간에는 직장인들이 커피 주문하기 위해서 긴 줄을 서는데 이때는 주문만 받는 사람을 따로 둘 정도로 주문이 생각보다 오랜 시간 및 인력 소모가 큽니다. 실제로 점심시간만 알바를 뛰는 커피숍 아르바이트생도 많죠. 문제는 그렇게 3~4시간만 일을 하려는 아르바이트생이 적습니다. 큰돈을 모을 수도 없고 너무 짧은 시간 일하면 주휴수당이라고 주말에 근무 안 해도 주는 주휴수당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가 커피숍에서 많이 애용하는 것이 키오스크입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 들어오면 주방에서는 커피 음료 제조만 하면 되기에 아주 아주 효율적이죠. 게다가 결제까지 다 끝난 것이라서 오로지 음료 제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키오스크가 정답도 만능이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서 사용하게 하면 좋은데 지난 주에 키오스크 만능주의를 보고 좀 화가 나네요. 

키오스크로만 주문을 받는 테이크아웃

지난주에 큰 행사를 마치고 주인공인 두 분이 밥도 못 먹었다는 말에 급하게 근처 커피숍에 가서 커피라도 사서 줘야겠다고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1,500원짜리 커피를 파는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숍에 구두로 주문을 하니 옆에 있는 키오스크를 톡톡 치면서 이걸로 주문하라고 하네요. 

그래서 키오스크에서 주문 했습니다. 주문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뒤에 아무도 없고 주문하는 사람은 나 혼자인데 이걸 굳이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하나? 그냥 구두 주문을 받고 음료 제조 하는 게 주문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게 더 빠른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 안에 포스 결제 단말기가 없을 수도 있고요. 그러나 키오스크 주문으로만 주문을 받으면 노인 분들은 어떻게 주문을 합니까? 커피 먹고 싶어도 키오스크 작동법 모르는 분들은 어떻게 하는데요. 구조가 주문 받는 분이 나와서 대신 터치해 주는 구조도 아닌 키오스크가 창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럼 필요에 따라서 구두 주문과 키오스크 주문 취사 선택할 수 있게 해야죠. 주문을 하면서 너무 키오스크 만능주의에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문하는 동안 주인 분은 아시는 분과 농담 따먹기를 하던데요. 한가롭다 이거죠. 

그렇게 주문을 하고 캐리어를 달라고 하니 손가락으로 앞을 가르키면서 비닐봉지에 담아 가라고 하네요. 요즘은 또 비닐봉지에 넣어서 많이 담아가더라고요. 종이 캐리어가 단가가 150 원인가로 기억하는데 비닐봉지는 1원이나 할까요. 그래서 비닐봉지에 넣으라고 해요. 3잔이라서 2잔을 넣고 3잔을 넣으려고 하니 따로 담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상당히 불친절합니다. 아니 커피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바쁘지 않으면 좀 더 친절하게 안내 해주면 되고 3잔 나오면 들고 갈 것을 뻔히 알면 자기가 비닐에 2잔 1잔 이렇게 넣어주면 되잖아요. 그냥 구매한 너님이 알아서 해야 해요 태도입니다. 

다시 갈 일도 없지만 상당히 불쾌한 경험을 했네요. 물론 모든 저가 프랜차이즈가 저렇지 않습니다. 저곳만 그러네요.
뭐 이건 특수한 상황이고 키오스크 만능주의는 저곳만 그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러니 노인 분들이 뭘 사 먹으려고 해도 사 먹지 못한다고 하죠. 

편리를 위해 도입된 도구에 맞춰살아야 하는 우리들의 삶

키오스크로만 주문을 받는 테이크아웃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의 단점 중 하나는 융통성입니다. 경험이 없다 보니 매뉴얼 대로만 따르죠. 그러다 현실과 매뉴얼의 차이가 있고 매뉴얼이 원칙이지만 살짝 어긋나서 행동해도 그게 더 빠른 문제 해결과 만족도가 높다면 융통성을 적절하게 발휘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이 없을 때 키오스크에서 쩔쩔 매고 있거나 하면 대신 주문을 해주거나 천천히 알려주면 됩니다. 뭐 사실 천천히 알려줘도 나이 들면 쉽게 따라 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 노인 분들에게는 키오스크 대신 구두 주문도 받게 해야죠. 몇몇 프랜차이즈는 노인 전용 구두 주문대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사람이 편리하고도 도입되는 도구들. 그러나 가만히 보면 도구에 사람이 맞춰서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되는 것 같네요. 도구에 휘둘려서 사는 삶이 과연 옳은 모습일까요? 키오스크 만능주의 세상을 보면서 이게 과연 바르게 가는 것일까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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