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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북한산이 풍경 병풍이 된 은평한옥마을 서울추천여행지

by 썬도그 202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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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모빌리티쇼에 깊은 빡침을 안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뭔 전시회가 입장료는 1만 2천 원 받으면서 10개도 안 되는 자동차 브랜드가 참여해서 조악한 전시회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서울 모터쇼 아니 모빌리티쇼를 안 가겠다고 다짐을 하고 2시간만 돌아보고 바로 나왔습니다. 

너무 볼 게 없어서 예정보다 4시간 일찍 나온 서울 모빌리티쇼. 일산 킨텍스에서 서울로 오는 전철 안에서 남은 시간 동안 가볼만한 곳을 찾다가 은평 한옥마을을 찾았습니다. 여기는 10년 전인가 북한산 자락에 지어진 한옥마을입니다. 이명박 서울시장 당시 뉴타운 개발 붐이 한창이던 시절 지어진 것으로 기억됩니다. 역사적인 공간은 전혀 아니고 그냥 한옥풍 마을입니다.

은평한옥마을 찾아가는 방법

교통편이 아주 좋은 건 아닙니다. 전철역에서 꽤 떨어져 있어서 전철에서 내린 후 버스를 타야 합니다. 못 걸어갈 거리는 아니지만 버스를 타는 게 좋습니다. 

서울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내린 후에 4번출구로 나온 후 7723 버스를 타면 됩니다. 아니면 3호선 연신내역 3번 출구에서 7211번을 타도 됩니다. 

교외 조용한 타운하우스 느낌의 은평 한옥마을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데 작은 탄성이 나왔습니다. 작은 터널 밖 풍경이 서울 풍경이 아닙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검색해 보니 북한산이네요. 그제야 기억났습니다. 20년 전에 북한산 초등학교에 일이 있어서 들렸던 기억이요. 그때 무슨 학교가 산속에 있는 느낌이냐라는 생각과 학교가 너무 작고 학급수도 작아서 좀 놀랬습니다 당시는 이 근처가 밤이 되면 가로등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개발이 되었네요. 

여기가 은평둘레길 중 한 곳이군요. 북한산 둘레길들이 그렇게 예쁘다고 하는데 한 번 돌아봐야겠습니다. 

서울 교외의 한적한 타운하우스 느낌입니다.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인 빌라와 아파트 이 2개만 피해도 색다르게 보이는데 2층 높이의 주택들이 가득합니다. 이런 곳에서 누구나 살고 싶어하죠.뒤에는 북한산이 있고 앞에는 작은 강도 흐르고요. 작은 마당도 있어서 개와 아이들과 뛰어놀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출퇴근. 근처에 지하철이 없어서 도심으로 출퇴근하려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 이런 곳은 은퇴한 후 남은 여생을 책 읽고 음악 듣고 운동하면서 지내는 분들이 많을 듯하네요. 

살아보니까 자연이 가장 저렴한 치료제더라고요. 자연을 옆에 두고 사는 삶은 평온하고요. 

여기는 뉴타운의 대명사 은평뉴타운의 한 지구입니다. 저층 아파트들을 쭉 심다가 여기만 타운하우스 개념으로 서양식 현대 건축물과 한옥을 섞어 놓았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SH는 잘 알 듯 하네요. 

바로 옆에는 은평한옥마을이 있습니다. 면적은 65,500m2이고 한옥은 무려 156필지나 있습니다. 모두 2층 이하이고 규모는 40평에서 120평으로 균일한 크기는 아닙니다. 

한옥은 1층이 대부분입니다. 2층짜리는 가끔 있지만 흔하지 않습니다. 땅도 넓은데 굳이 2층으로 올릴 필요도 없고 목재 건물이라서 더더욱 2층으로 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땅 값 비싼 곳에서는 2층이 좋고 2층에서 보는 뷰도 다르기에 대부분이 2층 건물을 지니고 있네요. 

은평역사 한옥박물관은 1천원에 관람할 수 있는데 제가 찾아갔던 시간이 오후 5시로 문을 닫았더라고요. 오후 5시까지 입장해야 오후 6시까지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인 하나고등학교가 있네요. 여기가 그 유명한 하나고등학교네요. 신문에서 각종 고위층 비리 사건이 가득했던 그 학교요. 학교 이름이 하나인 이유는 하나은행에서 지원을 하는 학교네요. 나무위키에서 보면 정말 다양한 사건 사고가 있는 학교네요. 명문고라고 하기엔 추문이 너무 많네요. 

이때가 4월 초순이었습니다. 4월 초에 예쁜 꽃나무들이 담장 너머 행인들을 반겨주네요. 

예쁜 꽃정원도 좋고요. 전 한옥은 아니더라도 이런 정원이 있는 집에서 사는 게 꿈이에요. 그런데 막상 또 정원 있으면 귀찮아할 것 같기도 하고요. 편하기는 아파트가 최고죠. 

은평한옥마을에는 갤러리도 있습니다. 

작은 전시 공간이 있네요. 

전체적으로 둘러보니 한옥풍 타운하우스 느낌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이라면 경기전이라는 역사적인 공간이 있고 최명희 작가의 혼불 문학관이 있고 다양한 체험 공간이 있는데 여기는 그냥 타운하우스에 역사적인 공간도 없고 심지어 한옥 체험 공간조차 없습니다. 따라서 그냥 골목 구경하고 한옥 구경하면 끝입니다.  

그럼 여길 추천할 수 없냐? 아닙니다. 그 한옥 풍경, 한옥 골목이 주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그 유명한 북촌한옥마을과 또 다른 느낌인데 여기는 평지라서 골목 구경하기 좋습니다. 또한 좀 더 다양하고 풍성한 한옥을 볼 수 있고요. 

보면 하나하나가 예쁜 한옥들이 많습니다. 맞배 지붕에 팔짝 지붕 한옥 등등 다채로운 한옥이 가득합니다.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나무들이 황톳빛이네요. 중간중간 텃밭도 있어서 경작도 하나 봅니다. 합법인지는 모르겠어요. 여기 필지가 서울시 소유이고 땅이 판매되고 한옥 올릴 수 있거든요. 실제로 주변을 보니 이제 짓고 있는 한옥도 있더라고요. 한옥 지으면 서울시에서 1억 가까운 건축비를 지원해 주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통한옥은 절대 아니에요. 저런 구조는 일제 강점기 시절에 지어진 개량 한옥이에요. 전통 한옥은 유리창문 안 쓰고 창호지 쓰거든요. 

마을 가운데는 작은 습지가 있는데 비가 오면 여기서 물을 저장하고 그때는 작은 호수가 됩니다. 나무 데크로 둘러 볼 수 있게 해 놓았네요. 

모양이 다 달라서 한옥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그래서 수시로 올해의 한옥 건축상을 여기서 다 휩쓸기도 했었어요. 한옥에 대한 사랑이 늘고 있지만 한옥 자체는 하나의 건축풍이지 정답은 아니에요. 한옥이 그렇게 좋으면 다들 한옥 짓고 살겠죠. 불편한 점도 엄청 많아요. 목재 건물이라서 관리도 잘해야 하고요. 에어컨 달고 전기선 랜선 넣고 해야 하는 현대인의 삶에게는 아파트가 딱이죠. 주차도 엄청 편하고 보안도 좋고요. 

그러나 한옥이 주는 운치와 불편하지만 자연과 좀 더 길게 접할 수 있는 걸 생각하면 전 한옥에서 살고 싶네요. 

곤충 호텔도 있네요. 다양한 자연의 재료를 쌓아서 넣으면 곤충이 알아서 숨쉬고 숨어서 사나 봅니다. 

주택만 있는 건 아니고 상업 공간도 약간 있더라고요. 

여기는 사진관 같더라고요. 한옥 배경 가족 사진 찍기 좋아요. 

한옥의 매력 중 하나는 이런 꽃담들입니다. 담장이 일단 높지 않아서 위압적이지 않습니다. 성북구 부촌에 가면 사람 3명 높이의 높은 성벽 같은 담장이 가득해서 걷다 보면 날 누가 감시하는 느낌까지 드는데 반해 한옥 담장들은 대체적으로 낮습니다. 또한 꽃담으로 다양한 패턴을 넣고요. 

대문 앞에 조화와 생화 그리고 쿠팡 박스가 있네요. 오른쪽 튤립이 조화더라고요. 

갑자기 양옥 건물도 있고 

주차장인지 아닌지 모를 공간도 있습니다. 그냥 공터인데 주차를 한 듯하고 이런 모습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개발을 어떻게 이렇게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차량 올리기 위해서 나무 턱받이를 달아서 주차하네요. 한옥의 단점 중 가장 큰 단점은 주차 공간입니다. 한옥에 주차장이 있을 리가 없죠. 그래서 마을 앞 공터를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데 그게 넉넉하지 못하거나 넉넉해도 마트 가서 사 온 물건 들고 한참 걸어가느니 집 앞에 세우는 게 낫죠. 이러니 아파트 살려고 하잖아요. 최신 아파트들은 주차 지옥이 아파트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주차 공간이 없는 대신 마당이 있고 나무와 꽃을 심을 공간도 있고요. 

전 자동차 대신 나무를 심고 싶어요. 차가 주는 편의보다 자연이 주는 평온이 좋아요.

여기가 한옥마을 주민용 주차장입니다만 꽉 찼네요. 주차장을 너무 적게 지었네요. 지하주차장이나 2,3층으로 올리면 될 텐데 그러면 저 풍겨이 사라집니다. 해가 지는데 북한산의 바위들이 붉게 물드는데 이게 또 절경입니다. 한참을 봤네요. 사실 은평 한옥마을은 이곳만 보기에는 뭔가 심심합니다. 이 글에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바로 뒤 진관사까지 함께 봐야 완성이 됩니다. 

그냥 전국에 있는 흔한 한옥마을일 수 있지만 저 북한산이 보이는 한옥마을은 여기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 북한산이 주는 온기는 그냥 병풍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옥마을 곳곳에서 갑자기 북한산이 보일 때마다 놀라곤 하네요. 

진관사와 묶어서 봐야 하는 곳이 은평한옥마을입니다. 

돌담 구경하는 재미가 엄청 좋네요. 여기는 기와를 그물망처럼 만들어서 속을 볼 수 있는데 안에 은은한 조명이 있어서 운치가 콸콸 쏟아나네요. 

유럽에 가면 집 벽 일부를 파서 성모마리아를 넣고 유리로 막아 놓은 간이 갤러리 또는 간이 전시 공간에 놀랐어요. 유럽인들의 예술적 감성에 놀라고 동네를 너무나도 잘 가꾸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집집마다 화분을 걸어 놓고 있는데 화분이 깔맞춤 되어서 정갈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여기서 보네요. 보면 돌담 아래 꽃이 심어져 있어요. 이 돌담을 간이 정원으로 하면 좋은 점이 많아요. 식물이 눈과 비를 막아줘서 외벽 내구도 떨구는 것도 막아주고 자연의 느낌도 나고요. 

여기는 작품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네요. 

수묵담채화 같기도 하고 펜화 같기도 한데 묘사력이 뛰어난 걸 보니 수채화 같기도 하네요. 작품 구매자는 연락처로 연락할 수 있게 전화번호가 남겨져 있네요. 참 좋은 아이디어죠. 한국에서도 이런 아이디어 늘렸으면 해요. 관리도 안 되는 벽화만 그리지 말고 돌담 갤러리 같은 공간 만들어서 돌담 갤러리 전시회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도시 재생이라는 것도 아이디어 싸움이지 그냥마냥 예술가들의 아틀리에 만들어주고 벽화 그리고 하는 것 지긋지긋해요. 

한옥 상가도 있는데 커피숍과 CU도 있습니다. CU 창가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모습이 아주 좋네요. 

해가 지평선 아래로 내려갔고 저도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밤도 참 예쁠 것 같은 은평 한옥마을. 날이 추워서 돌아왔지만 기온이 오르는 6월에 또 들려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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