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나서 지방에서 살려고 생각하고 있지만 몇몇 이유로 서울을 떠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문화생활입니다. 지방에 가면 영화 보기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 각종 문화 행사를 체험할 수 없습니다. 한국이 서울 공화국인 점도 있고 서울이 문화, 사회, 정치, 경제의 수도이기도 하죠.
예를 들어서 영상자료원 처럼요.
영상자료원은 영화진흥위원회와 또 다른 곳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부산에 있지만 영상자료원은 한국 영화를 보관 관리를 하는 곳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제작된 모든 영화는 그 영화 필름 또는 디지털 파일을 영상자료원에 2개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는 영상자료원에 또 하나는 파주 보관서고에 저장을 합니다. 2중 백업을 해 놓아서 갑작스러운 재난이나 화재로부터 보호를 합니다. 그리고 이 영상자료원 건물 지하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는 시네마테크가 있습니다.
가정의 달 5월 영상자료원 기획전 무료 상영 영화
영상자료원 뉴스레터를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영화 관련 소식을 전해줍니다. 영상 자료원은 유튜브 채널로 다양한 영화 정보와 이야기를 전해주고 영화 비평 글도 자주 올라옵니다. 시네필들에게는 아주 좋은 서비스입니다. 오늘 아침 도착한 뉴스레터에는 '오랜만에 극장에서'라는 5월 상영 소식을 알려줬습니다. 그런데 5월 상영작들이 꽤 좋은 영화들이 많네요.
아카데미 6관왕을 차지한 에에올이 상영을 하네요. 양자경이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이 가장 기뻤습니다. 양자경은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에서 큰 상을 받을 때 진심으로 축하했고 사비를 털어서 파티까지 마련해 주었다고 하죠. 그 누구보다 할리우드에 먼저 진출해서 지난한 긴 세월 동안 영화 조연 등을 하면서 견디고 견뎠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멋진 성과를 거두었네요. 에에올이라고 줄여서 부르는 <에브리씽 에브레웨어 올 앳 원스>는 CG 대신 특수 촬영, 특수 효과를 적극 활용해서 놀라운 영화를 만듭니다. 멀티버스 소재 영화이지만 기존 멀티버스와 달리 우주의 섭리와 가족의 섭리를 아주 잘 결합한 놀랍고 센세이션 한 영화입니다. 아이디어가 엄청 좋아서 꼭 볼 것을 추천합니다.
베트남 난민 출신의 아역 배우였던 '키 호이 콴'이 <인디아나 존스>와 <구니스>를 지나서 중년의 나이에 상을 받은 것도 화제였죠. 그것도 해리슨 포드와 포옹하는 장면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권위가 세계 최고라고 하긴 좀 어렵지만 시상식 퍼포먼스는 세계 최고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장면이죠. 반면 한국 영화 드라마 시상식은 뭔 그리 감사한 사람 호명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시청자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 이름 듣고 있는게 지겹고 지루하거든요.
여기에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케이트 블란체' 연기가 좋았던 <타르>도 상영합니다. 이 영화는 안 봐서 꼭 보고 싶네요. 성추문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실화를 담은 <그녀가 말했다>도 보입니다.
이외에도 색감 마법사라고 하는 비주얼 리스트인 '웨스 앤더슨'의 3개의 영화가 상영합니다. <프렌치 디스패치>도 안 본 영화인데 무료로 볼 수 있네요.
영상자료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시네마테크 KOFA >> 상영일정을 누르면
상영 리스트가 나옵니다. 예매하기를 눌러서 무료로 예매를 하고 보셔도 되고 평일은 꽉 차지 않을 듯 하니 그냥 시간 맞춰서 가셔서 보시면 될 듯하네요. 다만 1초라도 늦으면 입장 불가능하니 시간 맞춰서 가야 합니다. 영화관람료 1만 5천원의 혹독한 시기에 공짜로 영화 볼 수 있는 그것도 최근에 개봉한 영화들인 <더 웨일> 같은 작품도 볼 수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들려 보세요.
상영 시간과 일자는 https://www.koreafilm.or.kr/cinematheque/schedule 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영상자료원은 상암동 MBC 맞은 편에 있고 영상자료원 건물 지하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일찍 도착해서 1층 영화 박물관도 돌아보세요. 볼만한 게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