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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by 썬도그 2023.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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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넷플릭스 밖에 없네요. 가끔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가 없어서 구독을 끊은 적도 있지만 요즘은 영화관에서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고 한 달 4편 이상 보던 영화를 줄이고 영화관람료 아껴서 넷플릭스를 보는 게 더 개이득이라고 생각되네요. <더 글로리> 이후 또 좋은 드라마 한 편이 지난주에 오픈했네요. 바로 <퀸메이커>입니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소재로 한 드라마 퀸메이커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배우들을 보고 놀랬습니다. 다 중년들입니다. 김희애와 문소리라는 두 배우는 최근에도 많이 본 배우지만 다른 배우들을 보면 평소에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운 배우들도 많고 드라마에서 잘 안 나오던 배우도 볼 수 있었습니다. 보면서 한물 간 배우들을 모아서 만든 액션 영화 <익스펜더블>을 보는 느낌입니다. 

이는 양가적인 느낌입니다. 올드하다라는 비판도 있지만 오래된 배우들을 한 드라마에서 모두 만날 수 있는 반가움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다 반가운 얼굴들이지만 20,30대 들에게는 올드하다는 느낌이 강할 것 같아서 이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게다가 정치 드라마는 차고 넘칩니다. 제목도 그래요 영화 <킹메이커>가 있고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들이 대통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활약을 하는 선거본부장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도 꽤 있었습니다. 이미 익숙한 소재. 결과가 다 보이는 소재를 들고 나온 자체가 보기도 전에 지쳤고 실제로 1화 보면서 더 봐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그러나 1화가 끝나면서 달리기 시작하는데 회를 진행할 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집니다. 물론 뻔한 스토리인데 기존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진하게 담았습니다. 그리고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경선 과정이 핵심이라서 이 과정이 주는 짜릿함이 가득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들이 아주 좋은데 김희애와 문소리는 물론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대기업 오너인 손영심을 연기하는 서이숙이라는 배우가 하드캐리합니다. 이 배우의 포스며 연기가 엄청나네요. 실제 주인공은 서이숙이 아닐까 할 정도로 드라마 전체에서 엄청난 역량을 보여주네요. 여기에 류수영에 후반에 퀸메이커의 김희애의 대항마로 투입되는 '칼 윤'을 연기하는 수염 기른 이경영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서울시장 경선 과정의 놀라운 디테일이 매력인 드라마 <퀸메이커>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말도 안된다고 하기엔 제가 기억하는 서울시장 경선에서 놀라운 일들이 꽤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 남는 서울시장 선거는 2012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였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2012년 10월 26일 오전 12시 59분부터 디도스 공격이 서울시 선관위 홈페이지에 가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디서 선거를 해야 하는지 어느 투표소로 가야 하는지 검색하려고 하니 홈페이지가 다운되었습니다. 

이에 전화를 걸어서 이게 뭐냐고 한참 따지듯 물었더니 당시 전화받은 직원이 연신 죄송해하던 일이 기억나예요. 선거가 시작되면 별 일들이 다 발생합니다. 각종 테러가 일어나고 한 유명 여성 정치인의 얼굴에 칼을 그은 사건으로 인해 당시 보수 정당에 표가 몰려서 선거에 쉽게 이기기도 하죠. 

반면 동일한 테러를 당했는데 조용히 넘어가기도 하고요. 이렇게 같은 테러인데 반응이 다른 것은 언론의 영향이 큽니다. 언론이 나팔수가 되어서 일을 증폭하거나 축소하거나 하면 우민들은 그걸 찰떡같이 믿습니다. 그래서 전 선거철이 되면 보수, 진보 언론 모두 믿지 않습니다. 정말 정치인들은 언론과 유착 관계가 심하고 언론은 이걸 잘 알기에 많은 것을 정치인들에게 바라게 됩니다. 전형적인 후진국 형태의 정치 시스템을 가진 나라가 한국입니다. 

이러니 드라마 작가들은 소재 찾기 아주 쉬운 나라가 한국입니다. 로맨스라는 소재에서 벗어난 한국 드라마는 물만난 물고기가 되어서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드라마를 만들고 있습니다.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퀸메이커>는 손영심 회장이 이끄는 대기업의 미래전략기획팀장이었던 황도희(김희애 분)가 재벌가의 각종 비리와 악행을 덮어주는 놀라운 이미지메이커로 활약하다가 손영심 회장의 사위인 백재민의 악행을 덮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인 수행비서 이슬이 자살을 하면서 충격을 받습니다. 자신의 눈앞에서 추락사로 죽은 이슬을 보면서 황도희는 마음속에서 요동치는 양심과 아버지에 대한 대우를 지켜보고 손영심 회장을 부숴버리겠다면서 뛰쳐나옵니다. 

그리고 인권 변호사인 오경숙(문소리 분)를 찾아가 서울시장을 날려버리고 자신의 사위를 서울시장으로 만든 후 각종 이권을 취득하겠다는 손영심 일가를 박살 내자면서 오경숙에게 손을 내밉니다. 물론 처음에는 오경숙은 뚱딴지 같인 제안이냐고 발끈하지만 백재민의 진짜 모습을 보고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합니다. 

이 과정에서 황도희의 활약은 대단합니다. 먼저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오경숙은 개혁당의 서민정(진경 분)과 경선을 지나서 백재민과의 대결을 약간의 과장과 함께 진솔하게 잘 담고 있습니다. 이런 정치 드라마는 조금만 오버하면 비현실적이라서 TV를 끄게 하는데 <퀀메이커>는 좋은 시나리오와 함께 배우들의 연기로 이런 들뜸과 이격을 잘 막아내면서 전진합니다.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처음에는 언제적 김희애야 언제 적 문소리야 언제 적 류수영이야 했는데 오히려 이 노련한 중년 배우들의 연기력이 모든 단점을 지긋하게 밟고 지나갑니다. 특히 문소리는 미스 캐스팅 아닌가 했는데 후반에 역시 문소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솔한 연기를 잘합니다. 

여기에 김희애와 문소리 시너지가 후반으로 갈수록 폭발합니다. 여기에 3번의 짜릿함을 선보이기도 하죠. 김희애가 연기하는 황도희가 매번 이기고 승승장구하는 먼치킨 캐릭터가 아닌 수시로 쓰러지고 위기에 넘어지면 오경숙 시장 후보가 일으키고 오경숙이 쓰러지면 황도희가 일으키면서 전진하는 과정이주는 캐미가 엄청납니다.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여기에 악역 연기를 너무나도 잘 합니다. 서이숙은 물론 백재민 시장 후보를 연기한 류수영은 한 대 치고 싶을 정도네요. 

퀸메이커는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가 좋은 정치드라마

진행시켜!라는 유행어로 유명한 수염 기른 이경영이 연기하는 '칼 윤'은 워낙 능구렁이 같아서 황도희와의 진검 승부가 쫄깃하고 짜릿합니다. 수시로 졸리게 하는 모습에 <퀸메이커>를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넷플릭스 1위를 찍어버린 <퀸메이커> 늙다리 배우들이 잔뜩 나와서 재미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신다면 일단 보세요. 정말 잘 만든 드라마입니다.물론 20,30대보다는 40대 이상 분들이 보면 더 좋은 내용과 공감대가 많은 드라마입니다. 드라마가 과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드라마와 달리 현실은 악인이 승리하고 진실은 영원히 묻어지는 경우가 많지만요. 드라마에서도 나오지만 어차피  역사는 승리자들이 쓴 기록이라고 하잖아요. 좋은 정치드라마 <퀸메이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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