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삼양 렌즈 총판인 삼양 테크에서 삼양의 새로운 렌즈를 구경하고 왔습니다. 구경하면서 몇 마디 하소연을 했습니다. 니콘 풀프레임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하는데 삼양 렌즈는 언제 니콘 Z 마운트 AF 렌즈를 낼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자신들은 총판이지 스케줄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쉽다고 했습니다. 삼양은 오로지 소니 렌즈만 만드는 것이 아쉽다고 했습니다. 사실 삼양 렌즈는 수년 전에 캐논 허락도 없이 RF렌즈 만들었다가 캐논이 고소하겠다고 하자 RF 렌즈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최근에는 빌트룩스가 캐논 RF 렌즈 출시 준비하다가 캐논이 그러 혼난다~~라고 하니 다시 꼬리를 내렸습니다.
캐논은 RF 렌즈를 오로지 자신들이 다 만듭니다. 삼양,탐론, 시그마 같은 유명한 서드파티 렌즈 제조를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리 같은 내구성으로 유명한 캐논 렌즈는 약간의 충격에도 모터가 나가고 렌즈가 박살 나서 악명이 높죠. 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100만 원짜리 렌즈 수리비가 120만 원 가까이 나와서 어떻게 신제품보다 수리비가 더 비싸게 나오냐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저세상 공임비와 수리비입니다. 전 몰랐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캐논 렌즈가 좋긴 좋은데 내구성이 약해서 떨구지도 않고 긴 경통을 누가 쳐도 고장 난 다고 하더라고요.
그럼에도 캐논 EOS R 카메라용 RF렌즈는 캐논만 만드니 대안도 없습니다.
니콘은 최근 탐론, 시그마 같은 서드파티 렌즈 제조를 허가하고 있습니다. 니콘이 이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쓸만한 렌즈도 많지 않고 가격도 오지게 비싼 니콘 렌즈
니콘 Z5는 사진용 풀프 미러리스로는 최고의 가성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니콘 Z5를 사려고 수차례 시도를 할 때마다 걸리는 것이 니콘 F렌즈를 니콘 Z5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FTZ II 렌즈 어댑터가 저세상 가격입니다. 무려 25만 원 내외인데 이게 초기에는 36만 원 했습니다.
렌즈 어댑터가 렌즈 1개 가격이나 합니다. 너무 비싸요. 캐논은 10만원이면 되는데요. 게다가 쓸만한 렌즈도 많지 않습니다. 최근에 니콘 Z 26mm, 40mm, 85mm 단렌즈 시리즈가 나왔지 이전에는 바디만 있고 렌즈가 없어서 난감했죠. 결국 비싼 FTZ II 사고 니콘 F렌즈 사서 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Z마운트 렌즈들 가격이 후들후들입니다.
가장 인기 화각인 35mm f1.8 Z마운트 렌즈가 90만 원대나 합니다. 엄청 비싸요. 경통도 오지게 길고요. 정말 렌즈 가격이 캐논 빰을 치고 남을 정도로 비쌉니다. 그렇다고 서드파티 렌즈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제가 삼양에서 Z 마운트 렌즈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 정도입니다.
니콘은 볼수록 뭘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드네요. 이런 하소연을 니콘 코리아 본사에서 했는데 알고 있다는데 알면 뭐해요.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줘야죠. 저렴한 렌즈 좀 내놓고 아니면 서드파티 렌즈 빨리 더 많이 내놓았으면 하네요. 그리고 하루빨리 FTZ II 렌즈 어댑터 가격 좀 내렸으면 합니다. 너무 비싸요.
일본 내 카메라 렌즈 판매 순위 1위 캐논, 2위 시그마, 3위 탐론
위 그래는 일본 BCN 랭킹입니다. 일본 판매점 포스 단말기 데이터를 이용한 랭킹으로 실구매 순위를 알 수 있습니다. 보시면 2023년 1월, 2023년 2월 순위(구글 번역기 돌려서 2013년으로 표시됨)가 흥미롭습니다.
2023년 2월 현재 카메라 렌즈 판매 순위
1위 17.1%인 캐논
2위 16% 시그마
3위 15.1% 탐론
4위 14.2% 소니
5위 13.8% 니콘
6위 4.6% 파나소닉
7위 4.2% 후지필름
입니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카메라 렌즈 판매 순위에서 시그마와 탐론이 2,3위를 차지했네요. 전통적인 카메라 제조사이자 렌즈 제조사인 소니, 니콘이 4~5위로 밀렸습니다. 놀라운 일이네요. 다시 말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렌즈 나오면 팍 올랐다가 살 사람 다 사면 확 떨어지고 그러니까요.
그럼에도 서드파티 업체가 2위와 3위를 한 것은 기존 카메라 제조사들인 캐논, 니콘, 소니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소비자들이 렌즈에 대한 저항감이 크다는 것이죠. 솔직히 이 카메라 시장은 마운트끼리 호환이 안되다 보니 캐논 바디를 사면 캐논 렌즈를 살 수밖에 없습니다. 경쟁이 없다 보니 비싸도 울면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저같이 아예 카메라 구매를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상황도 나오고 있죠.
사진이 생업인 분들은 울면서도 사야겠지만 취미 사진가들은 안 사도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으니까요. 실제로 많은 취미 사진가들이 사진 취미를 접고 있는데 그 이유중 하나는 비싸진 카메라 렌즈 가격의 영향이 큽니다. 다들 그래요. 캐논 RF 렌즈 가격 사악하다고요. 물론 싸고 좋은 가성비 렌즈군을 잘 갖추고 있지만 빨간 띠 둘러진 거 사려면 큰 각오를 해야 합니다.
이런 점을 파악한 서드파티는 소니, 캐논, 니콘이 안 만드는 화각이나 F1.4 같은 큰 조리개 값, 보다 저렴한 렌즈를 만들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제 삼양에서 나온 35~150mm 표준 망원 줌렌즈 보면서 독특한 화각이다 했네요. 보통 24mm에서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저 시그마, 탐론 렌즈 대부분은 소니 E 마운트 렌즈입니다. 소니는 캐논과 달리 렌즈 프로토콜을 개방해서 누구나 소니 미러리스 렌즈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니 G마스터 렌즈들이 성능도 높고 가격도 높아서 가성비 렌즈 찾는 분들이 탐론, 삼양, 시그마 렌즈 찾습니다.
지난 2023년 2월 소니 E마운트 렌즈 중 판매 1위는 탐론 28-200mm F/2.8-5.6 Di III RXD(Model A 071이고 2위는 소니 FE 20-70mm F4 G(SEL2070G)입니다. 서드 파티 전천후 여행용 줌렌즈가 1위를 차지했네요.
마운트별 카메라 렌즈 판매 점유율
2023년 2월 현재 카메라 렌즈 마운트별 점유율
1위. 소니 E마운트 32.6%
2위.. 마이크로포서드 13.8%
3위.. 캐논 EF 11.4%
4위. 니콘 F 9.3%
5위. 후지필름 X 8.8%
6위 니콘 Z 8.5%
7위 캐논 RF 7.7%
8위 캐논 EF-M 2.4%
카메라 렌즈 마운트별 점유율을 보면 소니 E마운트가 압도적으로 높네요. 캐논은 풀프 DSLR용인 EF, 풀프 미러리스용인 RF, 크롭 미러리스인 EF-M으로 분산되어서 낮게 나왔네요. 캐논이 열심히 밀고 있는 캐논 EOS R 시스템의 RF 렌즈 마운트는 니콘 Z마운트보다 낮네요.
캐논, 소니, 니콘 일제 카메라 3대장이 렌즈를 너무 늦게 내고 적게 내고 비싸게 내고 있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탐론, 시그마, 삼양 렌즈 인기에 반영된 느낌입니다. 카메라 제조사들이 예전보다 카메라가 덜 팔리지만 렌즈 가격, 바디 가격이 크게 올라서 매출액은 늘어가고 수익도 늘어가는 느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