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책 구입에 20만 원 이상 사용했던 적이 있는데 요즘은 1년에 2만 원 정도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책을 멀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4년에 만들어진 신도서정가제입니다. 출판한 지 18개월 이하인 신간을 넘어서 18개월이 넘은 구간까지도 정가의 최대 10%, 마일리지 포함해서는 최대 15%까지만 할인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는 18개월 지나면 50% 할인도 70% 할인도 마음껏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8개월 지난 책들은 70% 이상도 할인해서 재고 서적을 떨이로 팍팍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못합니다. 구간이건 신간이건 15% 이상 할인 판매를 할 수 없습니다. 단 18개월 지난 구간은 도서 정가를 재정가 해서 좀 더 싼 정가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정가 하는 책을 많이 보지 못했네요.
신도서정가제 전에는 출판사들은 안 팔리는 책을 대폭 할인해서 떨이로 판매했지만 도서정가제 개편 이후에는 안 팔린 책들은 폐지로 넘기고 있다고 하죠. 2014년 이후 책 구입비를 줄이기 시작해서 지금은 책 구입비용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책을 안 읽는 건 아니고 도서관에서 대여해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점점 줄어서 책 대여도 거의 안 하고 있네요. 가끔 그래도 책 읽어보자고 도서관에서 책 대여하고는 넷플릭스만 보고 있네요.
도서정가제 이후 책 구입할 돈으로 OTT 서비스 이용하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책이 제 지식의 유일한 소스였는데 이제는 유튜브와 OTT 서비스 등이 정보의 창구가 되고 있네요. 책 말고도 지식재가 늘어가면서 책은 더 안 읽게 됩니다.
신도서정가제 이후 도서출판계는 많이 변했습니다. 먼저 한국 성인 독서율은 꾸준히 내려가고 있고 1인당 도서 구입비도 꾸준히 내려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좋아진 점은 책의 출판량이 확 늘었습니다. 그러나 1 권당 찍어내는 부스는 2천 권 정도에서 1천 권 정도로 줄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독립출판물이 늘었다는 겁니다. 메이저 출판사의 인기 소설가 인기 작가 책이 아닌 신인 소설가 신인 작가들의 책들이 소량으로 찍어내는 독특하고 다양하고 주제의 독립 출판물이 확 늘었습니다.
실제로 이는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가면 예쁜 독립서점들이 꽤 많이 늘었습니다. 그 작은 서점들 들어가 보면 베스트셀러보다는 대형서점에서 판매하지 않은 책들을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메이저 영화가 아닌 독립 영화들을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독립 영화관들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독립 서점들이 독립 출판물만 판매하는 건 아니고 베스트셀러 책도 판매합니다. 없으면 주문해서 갖다 주니까요. 그러나 누가 독립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사겠습니까? 알라딘, 예스24에서 10% 기본 할인 5% 마일리지에 무료 배송까지 해주는데요. 다만, 동네 서점(독립 서점)에서 다양한 독서 모임이나 행사를 하면 비싸도 사겠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독립 서점들은 독립 출판물을 구매하기 위해서 애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장황하고 긴 이야기를 했네요. 그럼에도 이걸 해야 독립 서점이 늘어났고 이 독립 서점의 생존 방식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금천구 예쁜 독립 서점 올오어낫싱
금천구에는 대형 서점이 딱 1개 있습니다. 원래는 규모가 좀 있는 서점들이 몇 개 있었어요. 그러나 다 망해서 사라졌습니다. 대형 온라인 서점이 성장하면서 가격 경쟁을 못하다 보니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5년 전에 마리오아울렛 3관에 '영풍문고'가 새로 생겼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마리오아울렛에서 앵커 시설로 집어넣었다고 해요.
마리오아울렛 영풍문고를 빼면 금천구에는 서점의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있는 서점들도 참고서나 잡지 정도를 파는 곳입니다. 신기하게도 로또 판매도 같이해서 서점 들어가면 로또 하는 분들로 꽉 차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동네 서점이 없냐. 아주 드물게 있습니다. 그 드문 동네 서점이자 독립 서점인 '올오어낫싱'을 소개합니다.
여기 알게 된 게 한 3년 됐습니다. 원래는 다른 곳에 있었는데 독산 1동 롯데캐슬 3단지 상가 건물로 이사 온 게 한 2~3년 된 거 같아요. 위 사진에서 2층에 '올오어낫싱'이 있어요. 전부 아니면 전무? 이름 재미있네요. 디지털인가요 1 아니면 0인가요? 위치를 더 소개하자면 금천구청역에서 내려서 금나래 공원 지나서 롯데캐슬 3차 상가에 있습니다. 바로 옆에 공군부대가 있고 위로는 시흥대로가 있습니다.
롯데캐슬 3차 상가는 초기에는 텅 비어 있었는데 작년부터 하나 둘 매장들이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2년 전만 해도 이 많은 상점들을 어떻게 다 채우나 했는데 하나둘씩 채워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상점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계단을 통해서 2층으로 올라가면 '올오어낫싱'이 나옵니다.
그런데 뭔가 좀 변했습니다. 예전에는 옆에 있었는데 다른 상점으로 이전을 했네요. 2칸 이동했습니다. 이 '올오어낫싱'에 들린 이유는 '동네서점바로대출'서비스 때문입니다. 지역서점, 동네서점 살리기 위해서 지역 공공 도서관의 '희망도서' 신청을 도서관이 아닌 동네 서점에 의뢰하면 동네 서점은 책을 자비로 구입하고 그 구입한 책을 저에게 대출을 해줍니다. 서점은 책 구입비를 나중에 지역 도서관에서 정산을 받고 책 1 권당 일정량의 수익을 얻습니다. 아주 좋은 제도입니다.
소비자인 저는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하면 1달 후에 신청한 책을 대출받을 수 있는데 '동네서점바로대출'은 바로 3일 만에 책을 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 크게 변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옆에 있을 때는 1층만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계단을 만들어서 2층으로 운영하네요. 이 롯데캐슬 상가들은 좀 문제점들이 많습니다. 먼저 쓸데없이 천장이 높습니다. 대신 상점 하나하나의 크기가 너무 작습니다. 큰 곳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작습니다. 천장이 높으면 냉난방비가 더 많이 들어갑니다. 대신 위가 확 트여서 공간이 더 넓게 보이긴 하죠.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천장이 너무 높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2층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올오어낫싱' 사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공간 구경 좀 했습니다. 딱 분위기가 도서모임 하기 좋고 모임하기 좋은 다락방 같은 공간으로 연출했네요.
'올오어낫싱' 사장님 엄청 친절하세요. 여기는 책도 팔지만 커피와 주류도 판매해서 저녁에 술 한잔 하면서 수다 떨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2층 공간에 의자를 마련해 놓았네요.
빈티지 샵 같기도 하네요. 에코백에 다양한 옷이 있어요. 파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안락의자도 있습니다. 다락방 컨셉 제대로네요.
이런 문화 공간이 금천구에는 많지 않아요. 독산 4동 쪽에도 하나 있더라고요. 퇴근 후에 책 한잔 마시면서 피로를 풀 수 있는 공간. 동네마다 하나 있으면 좋죠.
계단 위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왼쪽은 1,2층에 책장이 있고 오른쪽은 카페분위기입니다. 가운데 긴 장테이블이 있고 티 테이블도 있습니다.
책들은 독립 출판물들이 대부분입니다. 베스트셀러를 구매하길 원하면 바로보네 서비스로 2~3일 안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공간이네요. 이 근처에서 이런 갬성의 공간이 많지 않거든요.
다양한 음료와 주전부리도 파네요.
칵테일도 판매하는데 가격은 7,000 ~ 7,500원이네요. 수정과도 있고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도 판매하는데 가격은 3,000원 3,800원으로 비싸지 않습니다.
다양한 굿즈도 있는데 심지어 라이터도 보입니다.
'올오어낫싱'은 다양한 문화 모임을 합니다. 장소가 협소하다 보니 독산역 근처에 있는 '예술의 시간' 속 '카페 독산'에서 도서 모임과 문화 모임도 많이 하더라고요. 한 번은 독산 4동 학교 밖 아이들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로스팅 수업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금천구의 민간 문화센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네서점바로대출' 서비스로 신청한 1990년대 한국영화라는 책을 받았습니다. 2주 동안 읽고 여기에 다시 반납하면 됩니다.
독립출판 서적이 많은 '올오어낫싱' 홈페이지도 있어서 어떤 책이 있는지 어떤 행사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https://allornothing.modoo.at/
그런데 베스트셀러나 대중적인 책은 없나? 그런 책들은 바로보네 서비스를 이용하면 됩니다. 위 사진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URL이 나오는데 여기서 회원가입한 후에 책을 주문하면 집으로 택배로 받거나 단골 서점에서 책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알라딘처럼 최대 15%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고 전 도서 무료 배송입니다. 따라서 동네 서점 살리고 싶으신 분들은 알라딘이나 예스24가 아닌 이 바로보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https://www.barovone.com/kr/index/index.lime
그나저나 바로보네를 네이버에 검색하면 홈페이지도 안 뜨네요. 다음에서는 잘 뜨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