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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난 후 알면 더 좋은 정보들

by 썬도그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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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이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갑작스럽게 떨어진 혜성으로 표현해 대형 재난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을 기억하게 하는 애니였다면 <스즈메의 문단속>은 좀 더 적극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재난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자 재난을 환기시키고 동일본 대지진을 모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하는 <스즈메의 문단속>은 다 보고 난 후 알면 재미있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아래 글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말한 내용을 정리해서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후 보셔도 좋고 알고 보셔도 좋은 글입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난 후 알면 좋은 정보들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난 후 알면 더 좋은 정보들

1.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변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세계관

많은 한국분들도 기억하고 일본인들은 평생 잊지 못할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대형 재난을 보고 애니메이션 감독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의 결과가 재난 3부작을 통해서 이 대형 재난을 앞으로 자라고 태어날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재난 3부작을 계획하고 만든 것은 아니고 만들다 보니 3개의 작품이 재난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담았다고 합니다. 이 재난 3부작에서는 '신카이 마코토'감독의 전작들과 크게 달라진 점이 있는데 바로 남녀 주인공의 연결입니다. 이전 작품들은 남녀 주인공이 연결되지 않고 끝납니다.

이는 만나서 결실을 이루는 인연보다 헤어지는 인연이 더 많고 그게 더 현실적이라서 헤어지는 내용을 담았다고 하죠. 그러나 대형 재난 이후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서 어렵고 힘들게 만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울고 있는 사람들에게 헤어지는 쓰라린 고통보다는 손을 잡아주고 싶다는 생각에 남녀 주인공이 다시 만나게 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난 후 알면 더 좋은 정보들

2. 재난의 문이 발생하는 지역은 과거 대형 재난이 발생했던 곳

주인공 스즈메는 여러 일본 도시를 이동합니다. 이 이동하는 지역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산사태가 일어나서 사라진 마을이라고 하는 중학교가 있던 곳은 5년 전인 2018년 7월 일본 서부 폭우 재해 지역인 히로시마 에히메 지역으로 105명이 사망하고 80명이 실종된 재난 지역입니다. 전 이건 몰랐는데 고베에서 알았습니다. 

스즈메는 소타와 함께 고베로 가는데 고베 대지진은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1995년 1월 17일 고베에서 진도 7.2 규모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고 무려 6,300명이 사망한 대형 지진입니다. 고베로 향할 때 대형 재난이 있던 지역만 다니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도쿄로 향합니다. 도쿄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곳이고 앞으로 대형 지진이 올 것이라는 공포에 떨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스즈메가 자신의 고향으로 향하는데 그 고향은 바로 태평양을 맞대고 있는 도호쿠 지역에 있는 동일본 대지진 후 해일 피해를 입었던 후쿠시마 지역입니다.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경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15,895명 사망 6,156명이 부상했습니다. 실종자는 2,539명입니다. 

애니 중간에 소타의 친구로 나오는 안경끼고 낡은 오픈카를 타는 세리자와가 잠시 언덕에 올라서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인지 몰랐다고 한 곳이 바로 후쿠시마입니다. 이 지역은 '귀택 곤란 지역'으로 방사능이 많이 있어서 장시간 머무를 수 없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안에 스즈메의 집이 있어서 세리자와와 이모와 스즈메는 함께 갑니다. 이 세리자와의 목소리는 <너의 이름은>에서 타키를 연기한 '카미키 류노스케'가 목소리 연기를 합니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난 후 알면 더 좋은 정보들

아무도 살지 않은 후쿠시마를 낡은 자전거를 이모가 스즈메를 태우고 가는 모습은 어른이 아이들을 인도하고 이끄는 모습으로 보여서 무척 좋았습니다. 그리고 두 마리의 고양이도 인상 깊었죠. 

3. 오픈카를 타고 달리던 해안가 거대 장벽은 도호쿠 지역의 400km 길이의 거대 방파제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난 후 알면 더 좋은 정보들

소타의 친구인 세리자와의 낡은 오픈카에 이모와 스즈메가 타고 후쿠시마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80,90년대 일본의 인기 가요인 쇼와 가요가 나옵니다. J팝이 인기 많았던 시절이자 좋은 곡들이 많습니다.

마코토 감독은 어두운 소재의 애니이다 보니 고양이 의자와 같은 캐릭터를 넣고 흘러간 가요를 넣어서 젊은 세대들과 나이 든 세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80,90년대 일본 인기 가요를 넣었습니다. 요즘 MZ 세대들은 신곡만 듣지 않고 흘러간 노래도 즐겨 듣는다는 소리에 적극적으로 넣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후쿠시마를 지나다보면 거대한 장벽을 끼고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장벽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지진 해일을 막기 위한 도호쿠 지방의 방파제로 그 길이가 무려 무려 400km 길이의 실제 존재하는 방파제입니다. 한국은 부산의  한 초대형 건물 앞 방파제 올리면 풍광 방해 된다고 반대해서 매년 파도 피해를 받는데 일본은 어떻게 이걸 다 합심해서 만들었는지 놀랍기만 하네요. 

4. 다이진은 한국으로 치면 해태 같은 존재이자 자연의 양면성을 담았다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난 후 알면 더 좋은 정보들

스즈메라고 부를 때마다 심쿵하게 되는 고양이 다이진은 요석이었습니다. 우리로 치면 화재를 막기 위한 해태와 비슷한 석상입니다. 이 다이진을 스즈메가 뽑아버리자 고양이 변신합니다. 고양이는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개와 달리 길들일 수 없는 존재입니다. 또한 화나면 무서운 발톱을 내밀죠. 

마코토 감독은 고양이로 묘사한 이유는 고양이가 자연과 비슷해서 선택했다고 합니다. 자연은 평상시에는 우리에게 안식과 평온과 힐링을 제공하지만 화가 나면 집과 사람을 집어삼킵니다. 요즘 지구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성난 자연을 자주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성난 다이진의 모습과 비슷하죠. 
스즈메가 다이진에게 사랑으로 대하면 다이진은 통통해지지만 막 대하거나 화를 내면 홀쭉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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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우리가 자연을 사랑하면 자연도 사랑스러워지고 자연을 훼손하면 자연도 비 맞은 고양이처럼 변합니다. 많은 분들이 소타가 변한 다리 3개인 유아용 의자에 대해서 궁금해하는데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다리가 3개인 이유는 지진 해일로 쓸려갔다가 다리가 하나 사라진 채 스즈메가 다시 발견합니다. 이는 재난의 상징입니다. 또한 다리가 3개여서 잘 때는 앞으로 쓰러져서 귀여움을 표현할 수도 있고 달릴 때도 항상 역동적이고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어서 다리를 3개로 했다고 하네요. 

스즈메 엄마와 소타의 연결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묻는 분도 있는데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스즈메와 꽃미남 소타가 같이 이동하면 소타에게 시선이 분산되기에 소타를 의자로 만들어서 주인공 스즈메를 돋보이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하네요. 

5. 인구 소멸의 공포와 폐허가 된 공간에 대한 애도

스즈메의 문단속을 보고 난 후 알면 더 좋은 정보들

일본은 초고령 사회입니다. 이는 한국보다 먼저 시작했고 더 심합니다. 그러나 한국이 더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행되기에 한국이 더 극심한 사회 문제가 될 것입니다. 초고령 사회와 함께 인구 소멸 단계에 들어가고 일자리가 없어서 도시로 도시로 이동하는 젊은이들로 인해 사라지는 마을이 늘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라진 중학교, 사람이 사라진 유원지는 온기를 잃고 폐허가 됩니다. 마코토 감독은 사람이 죽으면 애도를 하는데 공간도 죽으면 애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폐허에서 문이 발생하는 설정을 넣었다고 하네요. 최근 마코토 감독의 애니는 일본 사회의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그 공간에서 웃고 떠들던 온기와 목소리의 힘을 받아서 재난을 막는다는 설정을 정말 놀라운 설정입니다. 

6.  일본 지진을 형상화 한 미미즈

<스즈메의 문단속>은 대형 재난 구체적으로는 지진을 막기 위해서 동분서주하는 스즈메와 소타의 모험을 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로드 어드벤처 무비 형식을 따르고 있죠. 스즈메에게만 보이는 미미즈는 일본어로 지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과학이 발달하기 전에는 땅 속에 거대한 메기나 지렁이나 용이 산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대한 지렁이가  꿈틀거리면 지진이 일어난다고 믿었죠. 그걸 형상화 한 것이 미미즈입니다.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은 다소 지브리 애니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보다 역동적이고 마법은 아니지만 신화에 기댄 흔적이 많습니다. 이는 지브리가 잘하는 분야죠. '신카이 마코토'는 이에 대해서 자신이 젊었을 때는 편의점이나 전철이나 벚꽃만 담아도 마음이 동요되고 흔들리는 감성이 가득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그런 일상의 반짝이는 것에 대한 감흥이 많이 떨어졌다고 해요. 그래서 이미지보다는 좀 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러다 보니 서사가 강한 신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지 전작들의 아름다운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을 담은 장면은 많지 않고 이야기와 활동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너의 이름은>보다는 감성은 좀 떨어집니다만 대신보다 역동적인 장면들이 많네요. 

그리고 <너의 이름은>은 결정적인 장면 에너지가 뿜어져 나올 때 레드윔프스의 노래로 치고 달리는 장면이 많고 이게 시그니처였지만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은 영화 시작과 끝에만 가사 있는 노래를 배치해서 좀 더 담백하게 담았습니다. 전 이 연출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노래가 더 오래 길게 기억되네요. 물론 노래가 엄청나게 좋고 특히 가사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이건 소소한 팁인데 홍대에 있는 '비온카페 홍대점'은 4월 9일까지 <스즈메의 문단속>과 콜라보를 진행합니다. 스즈메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스즈메 카페라고 해요. 스즈메의 감동을 이어가고 싶으면 들려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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