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콘텐츠는 그 콘텐츠를 담는 그릇과 내용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콘텐츠를 담는 그릇은 사진, 영상, 그림, 음악, 조각 등등이 있고 그 내용물은 세상의 감정이나 스토리나 각종 소재와 주제를 다양한 형식으로 버무린 내용물이 있죠. 영화는 영상이라는 그릇에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든 콘텐츠를 담습니다.
영화 <서치>는 이 형식이 아주 독특한 영화였습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내가 보는 노트북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을 녹화해서 편집해서 담은 아주 신박한 형식의 영화였습니다. 이게 가능해라고 하지만 실제로 가능하다고 보여준 것이 <서치>였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2018년 개봉한 <서치>는 한국계 미국 배우인 '존 조'가 주연을 했고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감독은 한국 감독은 아니고 '아니쉬 차간티'라는 감독으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있는 감독입니다. 이 <서치>가 2023년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2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이라서 오후 7시에 7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서치2>는 7천 원을 내고 보기엔 황송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너무나도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보면서 뒤통수를 하도 맞아서 뒤통수가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따라서 아무런 정보를 보지 말고 보시거나 앞부분만 알고 보면 아주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미리 말하지만 <서치2>는 아주 재미있는 영화고 <서치 1>보다 3배는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감독은 바뀌었습니다. '아니쉬 차간티'는 각본만 참여하고 다른 두 감독이 연출을 했네요. 그런데 이 영화는 연출보다는 스토리가 흥미로운 영화라서 각본의 힘이 아주 좋은 영화입니다.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난 엄마가 돌아오지 않다
<서치 2>도 <서치 1> 처럼 실종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어 제목이 Missing입니다. 그러나 영화적 형식이 동일해서인지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국 개봉명은 <서치 2>네요. 영화의 형식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1편과 이어지는 내용은 아닙니다. 다만 1편의 이야기를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든 것을 주인공과 친구들이 보는 설정으로 나옵니다. 맥북, 아이폰의 화면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고 수많은 SNS와 데이트앱 채팅 기록이 등장합니다. 전작과 다른 점은 틱톡이 나온다는 점과 함께 애플워치가 큰 활약을 한다는 점이 좀 다릅니다.
이런 노트북 화면과 아이폰 화면만으로 구성된 형식이 주는 재미는 아주 큽니다. 재미라기 보다는 우리가 세상을 보는 형식이 종이신문, TV와 잡지를 보던 시대를 지나서 모니터로 모든 일상을 들여다보고 공유하고 업무를 하는 2023년 지금 이 시대의 세상을 보는 창을 이용했다는 점이 아주 독특합니다.
또한 한 사람을 추억하고 저장하고 삭제하는 걸 구글 계정, SNS 계정 삭제 및 녹화한 영상 후반을 트리밍해서 버리고 저장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 요즘의 디지털 세상 속에서 인간이 세상을 인지하고 기록하는 방식과 디지털 기기를 통한 일상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공감대가 아주 높은 화면들이 가득합니다.
다만 스마트폰도 잘 활용하지도 SNS도 거의 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혼란스럽고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어서 거북할 수도 있습니다만 저같이 하루에 2시간 이상 SNS를 하거나 모니터를 쳐다보는 분들이라면 모든 장면이 내 일상과 비슷해서 쉽게 깊게 빠질 수 있을 겁니다.
주인공은 고등학생인 준(스톰 레이드 분)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를 병으로 여의고 엄마 그레이스(니아 롱 분)와 둘이 삽니다. 엄마의 잔소리가 지긋지긋했는데 엄마의 새 남자친구인 케빈(켄 렁 분)과 콜롬비아로 여행을 떠납니다. 준은 엄마가 없는 사이에 신나게 파티를 하고 놀다가 엄마가 휴가 마치면 공항으로 픽업하러 오라는 날 피켓을 들고 엄마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엄마가 공항에 나오지 않습니다. 메시지도 보내고 영상 통화를 시도해도 엄마는 응답을 안 합니다. 그리고 뭔가 일이 터졌다고 생각하죠. 준은 엄마가 묵기로 한 콜롬비아 호텔에 전화를 해서 CCTV를 봐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나 호텔에서는 직접 와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도 영상이 덮어쓰기가 되기에 빨리 와야 한다고 하죠. 이에 준은 콜롬비아 심부름 서비스에 올라온 자비라는 사람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부탁을 합니다.
자비는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준이 자신의 아들같아 보여서 준을 도와줍니다. 그렇게 엄마의 마지막 날 행적을 하나하나 뒤지기 시작합니다. 그 뒤짐은 모두 노트북에서 이루어집니다. 엄마의 구글 계정을 뒤지고 엄마의 남자 친구인 케빈의 계정을 뒤집니다. 그렇게 검색을 하면 할수록 케빈이 이상한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케빈은 전과가 있는 사람으로 케빈이 모든 것을 계획한 납치극으로 인지하게 되죠. 그렇게 케빈의 구글 계정을 해킹해서 케빈이라는 인물을 추적합니다. 그런데 캘수록 이상한 내용이 나옵니다. 예상과 달리 케빈은 전과가 있지만 엄마를 진짜로 사랑한 이웃 아저씨로 다가옵니다.
여기까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이후부터는 반전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데 이걸 알고 보면 정말 재미없습니다. 따라서 여기까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예고편에서는 더 많은 내용이 나오지만 그 마저도 안 보고 보시길 추천합니다.
내 삶을 증명하고 기록하는 디지털 세상을 통한 추리극 <서치 2>
영화 <서치 2>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오픈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와 참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스마트폰 속에 내 모든 정보와 내 정체성이 담겨 있다는 점과 <서치 2>에서 SNS와 구글 계정과 데이트 서비스를 통해서 남에게도 하지 못하는 속내까지 담기는 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어제 제가 돌아 다닌 타임라인입니다. 구글 지도에 가면 내가 이동한 거리를 실시간으로 기록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기록을 허락한 사람들은 이렇게 매일 내가 어디에 갔고 어디에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알리바이 증명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걸 까면 되니까요. 최근 거기 갔느냐 안 갔느냐로 말들이 많은 뉴스가 있는데 그냥 자기 기록 까면 됩니다. 실제로 안 갔다고 했다가 구글 지도에 청와대가 찍혀서 거짓말이 들통나기도 했었죠.
준은 엄마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노트북으로 엄마의 실종 사건을 추적하죠. 여기에는 친구의 도움도 있지만 FBI 요원도 함께 합니다. FBI 요원인 '일라이자 박'은 '다니엘 헤니'가 연기를 합니다. 아쉬운 건 많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지는 않고 나와도 영상 통화나 부분만 담겨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인터넷 서비스나 SNS 화면이 많이 나오고 웹캠 앞에 주인공 준이 많이 있기에 준이 가장 많이 나옵니다.
준은 심부름 서비스, 온라인 송금 서비스, 라이브 CCTV 서비스, 데이팅 앱, 구글 지도, 구글 메일, 구글 검색 등을 통해서 과거의 벌어진 일을 추적하는데 이게 참 흥미롭고 공감이 갑니다.
디지털 세상은 아날로그 세상과 아주 다르죠. 아날로그 시대는 한번 떠들면 바로 휘발됩니다. 누가 헛소리를 해도 그 당시만 시끄럽다 말고 널리 퍼지지도 않죠. 그러나 디지털 시대는 다릅니다. 누가 헛소리를 하면 그 당시는 조용하게 넘어갔어도 10년 후에 회자되고 널리 펴져서 10년 후에 욕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게 다 휘발되지 않는 디지털 시대의 삶입니다.
반전, 반전, 반전, 반전의 <서치 2>
20년 전만 해도 반전 영화라고 하면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 영화를 반전 영화라고 했는데 1999년 <식스센스> 이후 반전이 없으면 김치 없이 고구마를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뭔가 허전합니다. 그래서 요즘 영화들은 반전을 참 많이 넣습니다.
그런데 <서치 2>는 반전이 엄청나게 많이 나옵니다. 아! 저 사람이 범인이구나 하면 아닙니다. 또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나오고 나옵니다. 후반에는 입틀막까지 나옵니다. 뒤통수를 하도 맞아서 뒤통수가 남아나질 않을 정도입니다. 나중에는 너무 얻어맞아서 허무함도 느껴지지만 그래도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그게 가장 좋은 결말로 보입니다.
뛰어난 반전 스토리와 독특한 영상이 잘 섞인 <서치 2> 추천 영화
요즘 보는 영화마다 추천하는 영화가 없어서 영화 보는 것을 줄여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 <서치 2>가 나왔네요. 이 영화는 모든 연령층에 추천하긴 어렵고 SNS를 자주하고 웹 서핑도 많이 하는 10~50대까지의 활발한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추천합니다. 보다 보면 내 일상과 비슷해서 몰입하면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표현력이 전작보다 더 좋아져서 리듬감 있고 창의적인 영상 구성도 아주 흥미롭습니다.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영상이 만나서 숨죽이면서 봤네요.
별점 : ★★★★
40자 평 : 우리가 세상을 보는 창인 모니터로 담은 반전 연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