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기대를 안 했습니다. 이번 주에 넷플릭스에서 오픈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슬럼버랜드>가 떠 있길래 그냥 눌러서 봤습니다. 처음에는 CG가 엄청나게 좋아서 보다가 스토리에 푹 빠지게 되네요. 서두에 말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중에 가장 재미있게 본 가족영화입니다. 정말 강추합니다.
등대지기 아빠를 잃은 어린 딸이 꿈에서 아빠를 찾는 여정을 담는 슬럼버랜드
슬럼버랜드는 1989년 제작된 '리틀 네모' 애니를 리메이크한 영화입니다. 각색이 많이 들어가서 주요 설정만 따오고 완죤 새롭게 만든 영화입니다.
10대 소녀 니모 (말로 바클리 분)은 등대지기 아빠와 단 둘이서 삽니다. 엄마는 어린 시절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외부와 단절되어서 둘이 살지만 매일 밤 아빠가 들려주는 플립과의 모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날도 아빠의 플립과 함께 경험한 이야기를 듣고 자려는데 아빠가 긴급 호출을 받습니다. 아빠가 떠난 밤에 니모는 악몽을 꿉니다. 잠에서 일어나니 문 앞에 있던 것은 아빠의 죽음이었습니다.
아빠와 함께 사는 삶이 전부였던 니모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위탁 가정에 갈 위기를 아빠의 동생인 필립 삼촌(크리스 오다우드 분)이 키우기로 합니다. 필립 삼촌은 평생 혼자 살고 있습니다. 도어락 제조업체 사장이지만 세상과 문을 닫고 사는 사회성이 없는 사람입니다. 이는 니모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교를 가지만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아빠가 죽은 후 피어난 꿈속 세상인 슬럼버랜드 여행을 좋아합니다.
슬럼버랜드는 꿈속 세상입니다. 이 꿈속에서 아빠의 동화 같은 이야기 속 주인공인 플립을 만납니다. 플립은 무법자로 여러 꿈속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방랑자입니다. 니모는 죽을 것을 각오하더라도 아빠를 만나고 싶다고 말하자. 플립이 말하길 아빠가 준 지도를 보고 심연을 지나서 진주를 찾은 후 그 진주에게 소원을 말하면 들어준다는 말을 합니다.
이렇게 플립과 니모는 꿈속 탐험을 합니다. 아빠를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니모와 양뿔을 한 플립과의 여행이 펼쳐지는 영화가 <슬림버랜드>입니다. 동화 같은 아름다운 영화이자 가족영화로 강력 추천합니다.
넷플릭스 가족 영화 슬럼버랜드가 재미있는 이유 5가지
1. 아쿠아맨 제이슨 모모아의 깜찍 발랄 연기에 웃음이 콸콸
아쿠아맨을 안 봤지만 저스티스리그에서 몸짱으로 나오는 아쿠아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쿠아맨은 '제이슨 모모아'라는 배우가 연기를 하는데 모모아의 눈을 보면서 이 배우는 강인함과 함께 장난끼가 가득한 눈빛을 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DC에서 토르를 담당하면 딱 어울릴만한 배우입니다.
예상대로 '제이슨 모모아'는 살짝 배가 나온 몸으로 각종 몸개그와 유쾌한 대사와 행동을 잔뜩 보여주네요. 애어른이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제이슨 모모아'의 연기가 엄청납니다. 원래 이런 캐릭터는 보통 사이드킥으로 조연 역할을 하고 원작도 조연으로 등장하는데 이 <슬럼버랜드>에서는 주연급 활약을 합니다. 박장대소하는 장면은 거의 없지만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네요. 여기에 니모와의 캐미도 엄청 좋습니다.
2. 올해의 발견 아역 배우 말로 바클리
니모로 나오는 '말로 바클리'를 보고 '시얼샤 로넌'인가 했네요. 최소 여동생인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외모가 '시얼샤 로넌'과 참 비슷합니다. 이 꼬마 배우의 연기가 엄청납니다. 보다 보면 성인인가? 하는 신묘한 외모도 외모지만 연기도 엄청 잘합니다. 장담하지만 앞으로 이 '말로 바클리' 배우는 할리우드 여러 영화사에서 출연 제안이 쏟아질 듯합니다.
제이슨 모모아와 말로 바클리 커플이 올해의 커플이 아닐까 할 정도로 삼촌과 조카의 유쾌한 모험이 마음을 흔들어 놓을 정도로 너무 좋네요. 보면서 삼촌 미소 짓고 있는 나를 발견할 정도입니다.
3. 꽤 많은 CG와 정교한 CG
넷플릭스 제작 오리지널 영화들은 영화관에서 개봉하기엔 좀 아쉬운 규모의 예산으로 만듭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릅니다. 이거 영화관에서 봤어야 하는데 할 정도로 영화 퀄이 아주 좋네요. 꿈속 모험을 담고 있어서 CG 분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CG가 어마어마하게 좋네요. 물론 물속 연기를 CG 캐릭터로 대체하고 티가 꽤 나지만 후반 물속 장면은 실사인지 CG인지 구분이 안 가네요 꿈속의 화려한 세상, 상상의 세상을 놀랍고 깔끔한 CG로 잘 구현했습니다.
4. 감정선을 잘 조절하면서 화려함과 짜릿함을 잘 섞은 균형 잡힌 스토리
많은 영화들이 실수하는 것이 주인공의 감정을 관객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객이 주인공의 감정을 이해 못 하고 행동을 이해 못 하면 주인공을 배척하고 따라가지 못합니다. <슬럼버랜드>는 전체적으로 감정선을 잘 조율했습니다.
초반에 아무 잘못도 없는 처음 보는 삼촌 필립에게 짜증 내는 것이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빠를 잃은 슬픔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니모라서 이해 못 할 정도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니모가 슬픔을 느끼면서도 아빠를 꿈속에서라도 만나겠다는 강인함과 모험을 통한 재미와 웃는 법과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자 아빠 말고도 아빠 같은 함께 해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걸 플립을 통해서 배웁니다. 이 스토리가 아주 좋아요.
설정도 좋습니다. 내가 꾸는 꿈에서 다른 사람이 꾸는 꿈으로 넘어간다는 설정이 비록 인셉션을 떠올리고 꿈속 괴물을 만나서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몬스터 콜의 스토리와 유사하지만 여러 영화에서 영감을 받고 그걸 아주 잘 섞은 유쾌한 가족 영화를 만들었네요.
재미있었던 점은 억압된 욕망을 꿈속에서 펼친다는 설정으로 다른 꿈에서 화려한 댄서, 트럭 운전수 등등을 만나고 그 꿈의 실제 주인공을 보여주는 후반 장면도 꽤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삼촌과의 데면데면하던 필립과 니모의 갈등 해소 과정도 좋네요. 모험을 통해서 니모는 아빠 같은 사람들을 알게 되고 필립도 변합니다.
단점이라면 갈등이 없다는 겁니다. 문어 모양의 악몽이 추격하고 그린 요원이 플립을 체포하는 관리자로 나오지만 위기를 조장하는 역할이라기보다는 보호자 역할로 나옵니다. 몇몇 비평가는 갈등이 없고 빌런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데 모든 영화가 빌런이 등장해야 재미있어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넷플릭스 드라마나 영화는 왜 이리 악마와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마들이 많은지 보면서 지겹다는 생각도 듭니다.
무슨 온통 핏빛 자극만 가득한 영화나 드라마가 많은지 모르겠어요. 이런 영화 더 많이 자주 만들어줬으면 해요.
너무 재미있게 봐서 지금도 이 영화 관련 자료 찾아보고 관련 영상 보고 있네요. 정말 추천하는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분들은 더 깊게 느끼시면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연말 추천 영화이자 가족 영화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보세요.
40자 평 : 꿈과 등대에서 벗어난 세상을 만나러 가는 유쾌한 니모의 꿈속 여행기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