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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가볼만한 곳 짜장면 박물관

by 썬도그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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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 분들이 코에 바람 넣는 기분 느끼려면 경기도 쪽으로 반나절 여행하기 딱 좋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복닥거림을 피해서 대형 카페와 유원지와 관광지로 이동을 합니다. 그러나 경기도 쪽 여행을 제대로 하려면 차가 있어야 합니다. 전철이 원주까지 가는 시대지만 모든 경기도 관광지가 대중교통이 좋은 것도 전철이 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차가 없는 제가 주로 찾은 곳은 수원화성과 인천입니다. 둘 다 대중교통편이 좋은 편이죠. 수원은 조선시대로 시간 여행하는 느낌이고 인천은 개화기로 시간 여행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코로나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찾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인천행 급행열차를 타고 동인천역까지 가려고 했는데 제물포에서 내렸습니다. 이 인천 급행이 종착역이 동인천입니다. 제가 가려는 인천 개항지 관광지는 인천역으로 동인천 다음 역입니다. 

구로역에서 동인천까지는 20분도 안 걸리는데 인천역 가려면 일반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데 이 일반 열차 기다리는데 20분이나 기다렸습니다. 와~~~ 순간 이러면 급행이 의미가 없잖아라고 순간 분노가 살짝 올라오네요. 뭐 어쩌겠어요. 제가 운이 없었다고 봐야죠. 

짜장면 박물관

인천역에 도착했습니다. 월미도 은하열차 탑승 터미널이 있네요. 솔직히 인천 여행에서 바다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하지만 월미도 나가지 않으면 바다를 눈앞에서 보기 어렵습니다. 전 바다는 포기하고 차이나타운 쪽만 둘러보고 왔습니다. 물론 월미도까지 갈 수 있지만 반나절 여행이라서 거기 들렀다가 다시 오긴 시간이 걸리고 월미도에 딱히 볼만한 것이 없어서 안 갔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인천역입니다. 오래된 역사입니다. 변하지 않았어요. 여기는 안 변했으면 해요. 이게 딱 좋아요. 

짜장면 박물관

한국철도 탄생역이 인천역이네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생긴 철도가 경인선으로 19세기 말 강제 개항한 후에 서울까지 연결하게 됩니다. 경인선을 통해서 사람과 물건 등을 실어 날랐습니다. 처음에는 증기 기관차가 달렸는데 증기 기관차 굴뚝에서 나온 불티가 철길 옆 초가집에 옮겨 붙어서 불이 나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짜장면 박물관

반대편은 차이나타운입니다. 화교들이 정착해서 살던 곳으로 지금 여기에 진짜 화교가 많은지는 모르겠어요. 보면 살아 있는 차이나타운이 아닌 박물관 형태의 꾸며진 차이나타운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실질적인 차이나타운은 대림동과 가리봉동이죠. 이쪽은 조선족 분들이 많이 있고 중국인 상대로 장사를 하다 보니 현재 중국인들이 먹는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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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박물관

인천역 차이나타운은 짜장면과 탕후루와 공갈빵이 많이 있습니다. 진짜인지 꾸며진 건지 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사진 찍기 위해서 많이 찾고 중국음식 맛만 좋으면 되죠. 다만 이곳이 인천의 유명 관광지였는데 코로나 2년으로 황폐해졌습니다. 정말 많은 상점들이 폐업을 했더라고요. 안타까운 현실이죠. 그러나 서서히 관광객이 찾아들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젠 거의 다 사라졌잖아요. 

짜장면 박물관

제가 찾은 곳은 짜장면박물관입니다. 차이나타운 입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박물관 주변은 볅돌로 된 중국풍 건물이 많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여기가 짜장면박물관으로 공화춘이라는 간판이 보이네요.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은 공화춘이라는 한국 최초의 중국집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박물관입니다. 관람료는 1천 원으로 아주 저렴합니다. 관람 팁을 드리면 짜장면박물관, 근대건축 전시관, 개항박물관, 한중문화관, 대불호텔 전시관 통합 관람료가 3,500원인데 이걸 이용하시길 권합니다. 모두 짜장면박물관 근처에 있고 아이들과 함께 둘러볼만한 박물, 전시관입니다. 19세기 말 인천 개항지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입구에는 공화춘의 옛 간판이 전시되고 있네요.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간직한 간판입니다. 청나라 사람들은 황색과 빨간색을 무척 좋아했나 봅니다. 그래서 황비홍이 나왔나요?

짜장면 박물관

1층에는 짜장면과 짬봉을 만드는 재현 공간이 있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은 만드는 걸 대충은 알겠는데 짬뽕은 몰랐어요. 그런데 짬뽕 제조법이 상당히 복잡하고 손이 오래가네요.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아니 중국음식은 기름을 많이 사용하고 물을 덜 사용해요. 그리고 거대한 프라이팬인 웍을 이용해요. 중국은 수질이 좋지 못해서 물을 이용한 국물요리가 많지 않다고 해요. 그래서 물 없이 음식을 익히다 보니 기름으로 음식을 요리하는 문화가 발달했어요. 그래서 웍이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됩니다. 몰랐는데 세계에서 물을 그냥 먹을 수 있는 나라가 한국, 일본, 뉴질랜드 정도라고 하네요. 국물요리가 천박하다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는데 유럽의 석회질 물 때문에 국물요리를 만들 생각 조차를 못했던 거네요. 

짜장면 박물관

오래된 주방 요리도구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2층은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중국집 느낌이 가득 나네요. 

짜장면 박물관

화교는 외국에 사는 중국인들을 통틀어서 말합니다. 대만 사람도 화교이고 중국 사람도 화교입니다만 한국에서 화교 2,3세들은 대부분 대만에서 건너온 분들입니다. 하희라가 화교라는 소리에 좀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화교들은 전 세계에서 막강한 경제력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유대인과 함께 상업에 대한 촉이 좋은 분들이죠. 한국도 화교가 경제력이 대단할 뻔했지만 박정희 정권 당시 화교들의 경제를 제한하는 법이 생기면서 다른 나라와 달리 화교들이 거대한 경제세력이 되지 못했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한국 화교 1세대는 19세기말 혼란기 때 청나라 사람들이 인천항 청나라 조계지에서 거주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청나라 사람들이 무역을 하고 대한제국의 여러 일을 하면서 대한제국에 정착하게 됩니다. 

짜장면 박물관

그 청나라 사람들이 인천항에서 일을 할 때 3분 컵라면처럼 먹었던 짜장면 팔았던 장부네요. 

짜장면 박물관

차이나타운이라는 곳이 한국에서 성립되지 못했다가 1990년대에 한중 수교를 하면서 차이나타운이 생기고 인천역 근처는 한중 수교의 상징물이 늘어가게 됩니다. 지금은 한국과 중국 사이가 좋지 못해서 예전만 못하고 중국에 대한 혐오가 짙어지고 있어서 예전만큼 인기는 없는 듯합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죠.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면에 자장을 부어서 먹던 간편 요리 짜장면. 중국 산둥반도에서 넘어와서 한국화 되었다고 하죠. 그래서 중국에는 비슷한 음식은 있지만 똑같은 짜장면이 없습니다. 중국도 짜장면은 한국음식으로 인정하니까요. 국물이 없고 삶은 면에 자장만 부으면 먹을 수 있어서 지금도 인기가 높습니다.  

짜장면 박물관

저 애나멜 단무지 그릇, 투박한 물컵 지금은 면 음식이라서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어렸을 때는 특별한 날만 먹을 수 있어서 소중했던 짜장면. 

짜장면 박물관

지금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졸업식날 짜장면 집에서 동네 친구들 다모여서 함께 짜장면을 먹던 기억이 나네요. 

짜장면 박물관

호크 교복 입은 세대가 아니라서 저 일본식 교복에 대한 추억은 없지만 저 풍경만은 기억이 또렷하네요. 

짜장면 박물관

배달의 민족이라는 말이 나온 건 짜장면 때문입니다. 가장 빠르게 배달되는 중국음식, 회사 생활하면 중국음식 참 많이 먹었습니다. 외근하고 들어와서 식사시킬 때 지금은 아예 배달이 안되고 배달료를 2~3천 원 이상 내야 하지만 20년 전에는 1개도 배달을 해주긴 했어요. 다만 가끔 쓴소리를 듣긴 하지만 단골 중국집은 불평불만 없습니다. 어차피 자주 시켜 먹으니까요.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자전거로 배달하던 시대를 지나 80년대에는 스쿠터가 등장하고 이 스쿠터나 대림 오토바이의 시티가 배달 오토바이의 대명사가 됩니다.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인 제품에도 선정된 철가방, 80년대 인기 코미디 tv프로그램이었던 순악질 여사에서 김미화가 철가방이라고 명명한 후 지금도 철가방으로 불리는 배달통. 정말 실용성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이야 배달용기가 발달했지만 대량의 음식을 배달할 때 아주 좋은 배달통입니다. 철가방 열리고 현관에서 음식이 쭉쭉 들어올 때의 환희란 이루 말할 수 없죠. 

짜장면 박물관

짜장 종류도 참 많아요. 전 간짜장이 참 좋았어요. 

짜장면 박물관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이 뭔지 몰랐는데 이게 보니까 글루텐 함량에 따라서 분류하더라고요. 글루텐 함량이 많으면 제빵용이고 중력분은 국수용으로 사용하는 밀가루입니다. 위에 잘 쓰여 있네요. 그래서 밀가루 심부름시킬 때 잘 시켜야 합니다.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가장 흥미로웠던 코너가 짜장라면 코너입니다. 짜장면은 중국집에 가거나 배달을 해서 먹죠. 그러나 80년대는 지금처럼 새벽에도 배달이 되던 시절이 아니였습니다. 또한 짜장면을 매일 시켜먹을 수도 없고요. 그래서 나온 것이 짜장 라면입니다. 80년대 중반 농심 짜파게티 나왔을 때 아직도 기억나요. 수많은 라면이 나오지만 특정 라면 탄생을 기억할 정도입니다.

짜장면 박물관

짜장라면은 기존 라면과 달리 면을 끊인 후 물을 버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냄비는 양은 냄비가 많아서 물만 따라내기 어려웠어요. 따라낸다고 해도 물이 좀 남아 있고 여기에 짜장 라면 수프를 비비면 짜장라면이 아닌 짜장 국처럼 되어서 너무 맹탕이었습니다. 

지금은 짜장라면 종류가 많아지다 보니 물 따르기 편한 냄비들이 많고 저도 짜장라면 먹으려고 따로 하나 샀어요. 

짜장면 박물관

70년대도 짜장라면이 있었지만 짜장라면의 시조새로 느껴지는 라면은 농심 짜파게티입니다. 

짜장면 박물관

하지만 농심이라는 기업이 너무 싫어서 농심 라면 끊은지 10년이 넘어가네요. 이번 라면 값 인상도 재벌 3세의 어리숙함이 원인인데 애먼 라면 가격을 올리네요. 

짜장면 박물관

짜장라면 종류가 엄청 많았지만 살아 남은 건 농심 짜파게티, 삼양 짜짜로니 정도네요. 오뚜기는 뭔지도 모르겠어요. 오뚜기는 3분 짜장이 더 유명해요.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

2004년에 짜짜로니가 650원이었네요. 

짜장면 박물관
짜장면 박물관짜장면 박물관

한류다 뭐다 김치, 비빔밥, 떡볶이 등등만 해외에 소개하는데 진정한 한국 음식은 짜장면이 아닐까요? 중국집이라는 곳에서 만드니 중국 음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시초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한국에서 완성시켰으면 한국 음식이라고 하지 않고 해외에 알려도 되죠. 꼭 전통만 추구할 필요 있나요? 한국 드라마, 한국 가요가 다 서양에서 들어온 문화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더 잘하잖아요. 

그래서 가끔은 한국화된 중국 음식들은 한국의 음식으로 소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북공정으로 혐중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서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짜장면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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