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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소박한 웃음을 주는 소박한 코미디 영화 육사오

by 썬도그 2022.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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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영화 중에는 한 줄로 설명이 되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딱 하나의 재미있는 컨셉을 끝까지 가면 그게 대박이 날 때가 많죠. 예를 들어서 <극한직업>은 형사가 잠복근무하기 위해서 치킨집을 운영하다가 대박 난 사건이라는 단 한 줄로 정리되며 이 한 문장이 꽤 흥미와 웃음을 자아냅니다. 

코미디 영화 육사오

<육사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방 철책 근무를 하던 병사가 57억 로또를 맞았는데 그 로또가 북으로 넘어가면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기발하죠. 북으로 넘어간 로또 종이를 북한 병사가 줍습니다. 그러나 남한 복권이라서 북한군은 쓸모가 없습니다. 이에 남북한 병사가 만나서 당첨금을 나눠갖자는 내용이 담깁니다. 

코미디 영화 육사오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메가박스 소하점에서 조조로 봤습니다. 관람객은 대략 10명 정도 되었습니다. 지난여름 흥행 대작 영화들이 지나간 후에 개봉하는 영화라서 주목도는 높은 영화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관람객은 꽤 보이네요. 

초반의 빠른 진행에 어설픈 장면도 획 넘어가게 하는 <육사오>

코미디 영화 육사오

<육사오>는 예고편만 봐도 영화가 어떤 내용이고 어떻게 전개될지가 예상이 됩니다. 코미디 영화에 무슨 반전이 있고 큰 변화가 있겠어요. 코미디는 플롯을 꼬거나 복잡하게 하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코미디는 골 때리는 상황을 수시로 넣어서 점점 일이 커져야 웃음의 눈 뭉치가 점점 더 커지게 됩니다. 

<육사오>는 병사가 주운 로또가 1등이 당첨되었는데 바람에 북한으로 날아가게 되고 그 로또를 주운 북한 병사들과 함께 당첨금을 나눠갖는다는 다소 간단하지만 상황 자체가 너무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다만 <극한직업>처럼 빵빵 터지는 대박 코미디 영화는 아니고 가끔 미소가 지어지는 소박한 코미디입니다. 이 코미디라는 것이 취향을 꽤 탑니다. 비극은 모두가 울 수 있지만 같은 코미디 영화를 봐도 누군 웃고 누군 안 웃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관에서 앞 줄에 앉았던 관객 분은 너무 웃어서 저게 웃기나 하고 쳐다봤을 정도입니다. 

제가 웃음이 박한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냥저냥 볼만한 소박한 웃음을 주는 명랑한 영화였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소개해보죠. 

코미디 영화 육사오

영화가 시작되면 전방부대에서 흔히 있는 서로 허공에 총을 쏘면서 자존심 싸움을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대형 스피커를 틀어서 선동 방송을 하는 남북한 최전선을 보여주는데 서로 방송을 통해서 댓글, 대댓글을 다는 말대꾸 방송까지 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현실 무시, 개연성 무시 성향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위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DMZ에 저런 철책선이 있다는 설정과 함께 남북한 병사가 로또 들고 흥정을 하는 자체가 개연성이 높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연성이나 현실성 없음을 참지 못하는 분들은 이 영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 초반 좀 무리한 설정은 가볍게 무시하고 넘어가야 영화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말년 병장인 병장 천우(고경표 분)는 근무를 서다가 로또를 줍습니다. 그런데 이 로또가 1등 당첨이 됩니다. 헤죽헤죽 웃고 지내던 병장 천우는 로또 찾을 생각만 합니다. 그러나 경계근무 중 책 사이에 꽂아둔 로또가 바람에 북한 쪽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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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영화 육사오

이 로또를 북한 하사 용호(이이경 분)이 줍습니다. 컴퓨터를 잘하는 부하 철진(김민호 분)에게 보여주니 남한의 645(로또)라고 알려줍니다. 645 번호만 봐도 아는 분들은 아시죠. 45개 번호 중에 6개의 번호를 맞추면 1등이 되는 로또입니다. 그런데 북한 하사가 주운 로또 용지에 적혀 있는 번호가 1등 번호라는 것을 알게 되죠. 

그렇게 로또를 주우러 철책선을 넘어서 지뢰 매설 지역까지 들어간 천우는 로또를 주운 북한 하사 용호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둘은 거래를 합니다. 처음에는 거래가 잘 되지 않았다가 

코미디 영화 육사오

강대위(음문석 분)과분)와 상병 만철(곽동연 분)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거래에 같이 뛰어듭니다. 북한도 비슷합니다. 용호와 상사인 승일(이순원 분)과 부하 철진(김민호 분)까지 알게 되면서 서로는 협상 테이블을 마련합니다. 

코미디 영화 육사오

공동 수로 구역이라고 물을 공급받는 수로에서 만나서 협상을 합니다. 마치 제목도 그렇고 <공동경비구역 JSA>를 연상케 합니다. 그렇게 공동 수로 구역에서 로또를 어떻게 나눌지를 협상하죠. 북한은 벼랑 끝 전술을 펼치고 남한 병사들은 어차피 로또 용지만 받으면 다 먹고 튀어도 북한이 어쩔 수 없을 것을 알기에 북한에게 유리한 조건을 허락합니다. 이때 이 수로를 관리하고 북한 병사와 안면이 있었던 남한 보급 상사의 중재로 5대 5로 나누고 서로를 믿을 수 없으니 남한 병사와 북한 병사를 맞 바꾸기로 합니다. 서로에게 인질이자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으니까요. 

여기까지 진행이 아주 빠릅니다. 질질 끌지 않고 빠른 전개는 매력적이네요. 다만 웃음 구간이 꽤 있는데 전 1번 피식하고 웃었네요.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유쾌하기에 웃음은 터지지 않지만 미소 지으면서 볼 수 있습니다. 

남한 병사, 북한 병사의 상대 군대 체험기

코미디 영화 육사오

영화 <육사오>는 후반에 병장 천우가 북한 군대에서 생활하는 모습과 북한 하사 용호가 남한에서 지내는 문화 충격에서 오는 재미를 담뿍 담습니다. 여기에 제가 가장 크게 웃었던 상병 만철이 로또를 찾으러 가면서 겪는 자충우돌 재미가 꽤 재미있네요. 자세한 내용은 스포라서 설명하지 않지만 후반에도 웃음 구간이 꽤 많고 꽤 유쾌하게 봤습니다. 

코미디 영화 육사오

그런데 이런 영화들이 항상 짜증났던 것이 선을 너무 넘을 때 웃음이 아닌 혐오감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적당해야 하는데 너무 과한 행동들과 억지 설정과 스토리 진행이 눈살을 지푸리게 됩니다. <육사오>도 그런 부분이 약간 있긴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오버하고 설득력 없는 스토리 진행은 없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상황과 남북한 병사들의 왕래가 자유롭다는 자체가 무리수지만 이 설정 말고는 대체적으로 오버스러운 모습은 거의 없습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일이 점점 커져야 하는데 영화가 제작비 때문인지 더 크게 진행될 수도 있지만 중간에서 멈추는 건 아쉽네요. 일이 커질수록 웃음도 커지는데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어서 멈추네요. 

하드 캐리 하는 북한군 연희 

코미디 영화 육사오

영화 <육사오>에서 인지도가 높은 배우는 많지 않습니다.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곽동연은 드라마에서 많이 봐서 알지만 처음 보는 배우도 꽤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보는 배우들이 하드 캐리를 합니다. 주인공보다 더 강렬해서 이 배우 누군가 했네요.

이 <육사오>의 실질적인 주인공이자 가장 강력한 매력을 제공하는 캐릭터는 북한군 선전 병사 연희입니다. 아니 연희라는 캐릭터 자체는 별 매력이 없지만 연희를 연기하는 박세완이라는 배우가 너무 매력적입니다. 먼저 언어 연기가 대단합니다. 전 북한 여군인 줄 알았습니다. 말투가 딱 북한군이에요. 여기에 북한군 장교인 승일 역을 연기한 이순원 배우도 <스윙 키즈>에서 중공군 연기를 한 김민호라는 배우도 눈에 들어오네요. 

남한 병사들인 음문석이나 곽동연도 연기를 잘 했지만 북한군 3인방의 연기가 너무 좋네요. 영화가 제작비 때문인지 너무 허술한 재현이나 작은 공간만 나오는데 이 3명의 북한군 배우 덕분에 허술한 배경이나 표현이 덜 느껴지네요. 

온 가족이 가볍게 볼만한 코미디 영화 645

코미디 영화 육사오

대박 웃음 구간은 없고 전체적으로 평이하게 진행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특히 결말이 좀 생뚱맞아서 뭔가 더 있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그냥 끝내버립니다. 다소 황당한 결말 전개가 아쉽긴 해도 전체적으로 온 가족이 가볍게 볼만한 소박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요즘 코미디 영화가 멸종되었는데 그나마 편하고 긴장 풀고 본 영화 <육사오>네요. 

꼭 보라고 추천은 못하지만 볼만한 영화 없으면 좀 유치한 구석이 있지만 <육사오> 볼만한 영화입니다. 
감독 박규태는 <북경반점>, <달마야 놀자>, <박수건달>의 시나리오 작가였던 분으로 육사오 영화의 감독과 각본을 담당했습니다. 좀 심심한 면이 있지만 이 정도면 무난하게 볼만한 온가족 코미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톡특하고 매력적인 상황이 주는 웃음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소박한 웃음 유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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