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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그림같은 장현주 사진전 죽향에 취하다

by 썬도그 2022.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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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의 공통점은 시각을 이용한 예술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두 장르는 서로 경쟁하고 보완하고 공존하면서 공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둘 다 시각매체라면 담는 태도는 다릅니다. 미술은 빈 백지에 내가 그리고 싶은 걸 그대로 그리던 상상 해서 그리던 채워 넣어야 합니다. 창의력이 크게 필요로 하죠. 

반면 사진은 채워져 있는 세상을 카메라로 바라보면서 최대한 줄이고 덜어냅니다. 그래서 미술은 더하기, 사진은 빼기라고 하죠. 그런데 묘하게도 미술과 사진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사진의 뛰어난 재현성을 넘어서 사진보다 더 뛰어난 묘사를 하는 극사실주의 그림과 함께 사진을 그림같이 담이 담는 시도도 있습니다. 이 사진전은 그림인가? 할 정도로 뛰어난 색과 놀라운 풍경에 놀랬던 사진전입니다. 

좀 늦게 소개했습니다.  5월 3일 오늘까지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는 장현주 사진전 <죽향에 취하다>가 전시됩니다. 내일부터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는 수요일이라서 오후가 되면 전시가 철수 되겠네요. 그럼에도 너무 좋은 사진전이라서 소개하겠습니다. 

죽향에 취하다는 사진전입니다. 그런데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이게 사진? 그림 아닌가?

액자 프레임도 대나무 느낌 가득하네요. 엄청난 정성입니다. 

몇번을 확인했습니다. 사진 맞아? 그림 아닌가 했는데 전시회 서문에 보니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낸 사진이더라고요. 

사진 맞습니다. 딱 카메라 앵글이에요. 사진 많이 보다 보면 눈이 아닌 카메라 렌즈 앵글을 보는 눈이 생깁니다. 저 까치 보고 사진 맞구나 알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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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임을 알고 보면서도 그림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사진과 그림의 경계를 깨버린 느낌이네요. 

물론 후보정을 했을 겁니다. 다만 이게 합성까지 한 것인지 아니면 후보정만 한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작가님만의 노하우겠죠. 

이런 사진은 사진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란하네요. 저 눈송이를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림은 쉽지만 사진은 배경이 검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대단하네요. 

전시공간에 대나무를 소재로 한 그림 같은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장현주 사진작가 잘 모릅니다. 이 전시회로 처음 알았습니다.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니 대나무 숲으로 유명한 담양에서 사진 촬영을 하시는 듯 하네요. 이름만 보고 여성 사진작가인 줄 알았는데 남성 사진작가시네요. 

유화처럼 사진을 담아보고 싶다는 열망을 결국 완성시키셨네요. 사군자를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시작점이었는데 사군자 중에 대나무에 꽂히셨네요. 

장현주 사진작가는 대나무 사진만 찍어온 것은 아니고 생태사진을 찍다가 사군자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피사체만 평생 담는 사진작가도 많은데 여러 소재를 촬영하시네요. 

유튜브에 올라온 4년 전 인터뷰 내용을 보니 먼저 깔끔한 배경앞에 있는 대나무를 촬영하고 흑백으로 촬영한 후에 한지에 인화를 했다고 해요. 그런데 그건 4년 전이고 이번 2022년 전시회는 컬러입니다. 또 다른 노하우가 생겼나 봅니다.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시네요. 좋은 사진작가 한 분 알게 되었네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예술 도구 사진, 그러나 누구나 담지 못하는 사진을 담는 분들이 사진작가가 아닐까 합니다. 

멋진 사진을 보고 그림 같다고 하죠. 그 그림같은 사진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던 <죽향에 취하다> 사진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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