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명료하게 말하겠습니다. 사진을 주로 찍는 분이라면 DSLR이 좋습니다. 캐논이나 니콘이 DSLR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축소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DSLR 살 사람은 다 샀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매출이 오르기에 DSLR 사용자들에게 미러리스 시장으로 넘어오라고 손짓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러리스에만 진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게 매출과 영업이익에 도움이 되니까요. 그러나 캐논이나 니콘의 그런 위치 이동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습니다.
미러리스가 장점이 꽤 많지만 동시에 단점도 존재하고 이 단점은 아직까지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극복할 것 같기도 않고요. 그럼 미러리스의 가장 큰 결점은 뭐냐? 바로 속사 촬영입니다.
DSLR의 최대 장점은 OVF(광학 뷰파인더)를 통한 속사 촬영
DSLR 단점 많죠. 전 DSLR, 미러리스 카메라 다 있지만 요즘은 DSLR 거의 안 씁니다. 제 사진 스타일이 거리 풍경 촬영하고 주로 기록 사진 위주라서 한 손으로 들고 다니기 편하고 가볍고 작은 보급형 미러리스를 주로 사용합니다. 카메라 가방 위만 열어 놓고 한 장 촬영하고 다시 가방에 넣습니다. 그냥 정지된 피사체를 주로 찍기에 미러리스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갑자기 셔터 찬스가 발생하면 난감해집니다. 미러리스를 꺼내면서 전원을 넣고 전원이 들어온 걸 확인하고 셔터를 누릅니다. 느립니다. 느려요. 이미 셔터 찬스는 날아갔습니다.
셔터 찬스라고 함은 길을 걷다가 또는 일상에서 결정적인 순간들이 눈 앞에 펼쳐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빠르게 카메라를 들어 올려서 촬영해야 합니다. 멋진 순간은 순간이라서 멋지지 지속되면 멋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멋진 순간을 빠르게 사진으로 담아야 합니다. 그런데 미러리스는 이게 느립니다.
미러리스는 항상 전원을 넣고 다닐 수가 없습니다. 다니려면 다닐 수 있지만 그 시간 동안 배터리는 조금씩 줄어들게 되죠. 그래서 보통은 사진 1장을 찍을 때 전원을 켜고 초점을 맞추고 셔터를 누르니다. 이게 DSLR보다 느립니다. 캐논 EOS R 시리즈 경우 일부러 두 손으로 잡고 촬영하라고 전원 버튼을 왼쪽에 달린 제품들이 있어서 더 느립니다.
DSLR은 그냥 전원 켜고 다니다가 셔터 찬스가 발생하면 가방에서 꺼내거나 어깨에 걸고 있던 걸 들어 올려서 찰칵하면 되는데요. 이 속사성이 미러리스는 무척 떨어집니다. 그래서 전 조류 사진가들 같이 장시간 기다리다가 연속 촬영을 하는 분들이 참 궁금합니다. DSLR이면 전원 켜 놓고 있다가 촬영하면 되는데 미러리스는 계속 켜 놓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속사 촬영이 중요한 거리 사진가, 조류 사진가들은 여전히 DSLR을 선호합니다. 그럼 미러리스가 이 문제를 앞으로 해결할 수 있냐? 있긴 할 겁니다. 초저전력 슬립모드 버튼을 달고 나오면 되죠. 가능하면 카메라가 특정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거나 들어 올리면 전원이 바로 켜지는 스마트 워치 같은 기능이 들어가면 됩니다만 카메라 제조사들의 기술 발전 속도나 상황을 보면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없습니다.
돌아보면 카메라 기술이 혁명적으로 발전하던 시기는 2000년대 중반과 2015년 사이이고 이후에는 기술적 발전의 거의 없습니다. 그때 기술 그대로 이어가는 정도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매년 엄청난 혁신을 하는데 카메라 제조사 기술들은 별 변화가 없습니다. 문제점은 산적해 있는데 해결 의지도 능력도 없어 보이고요. 뭐든 한 생태계가 고도화되면 진화 속도는 더디게 되나 봅니다.
미러리스의 장점도 많죠. 먼저 EVF건 후면 LCD이건 AF 영역이 넓습니다. DSLR은 가운데 몰려 있지만 미러리스는 화면 전체에 가까운 영역 모두를 AF 영역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거의 차이 없지만 미러리스가 좀 더 크기가 작고 가볍습니다.
캐논의 마지막 보급형 DSLR인 캐논 850D
캐논 회장이 캐논 90D 라인만 빼고 풀프레임 DSLR, 보급현 DSLR 라인을 정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내용이라서 확정은 아니지만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미러리스 시장 확대로 인해 캐논이 기분이 살짝 업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물론 카메라 시장 매출이 매년 축소되고 있기에 그렇게 웃음을 지을 것은 아니지만 미러리스 시장에서 소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쾌속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2022년 올해는 캐논 EOS R7 시리즈, RP Mark2, R Mark2를 출시할 예정이라서 확대폭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캐논 세자리수 D 라인은 카메라 보급을 선도한 라인입니다. 캐논 450D가 아마 전 국민의 취미를 사진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고 당시만 해도 신혼 선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매년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서 캐논 800D를 지나서 캐논 850D가 2020년 5월에 출시했습니다. 코시국에 출시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거 나왔는지 모르는 사람도 참 많습니다.
캐논 850D는 APS-C 사이즈 크롭센서를 사용하는 보급형 DSLR 라인으로 같은 센서를 사용하는 90D에 비해서 촬영 편의성은 좀 떨어집니다. 캐논이 워낙 급 나누기를 잘해야죠. 그러나 캐논의 마지막 보급형 DSLR이라서 그런지 선심을 많이 썼네요.
800D와 디자인은 거의 비슷합니다만 셔터버튼 뒤의 전면 휠이 좀 더 고급스러워졌고 촬영 모드 다이얼이 단출해졌습니다. 잘 쓰지도 않는 저 얼굴, 산, 풍경, 꽃 그림이 다 사라졌네요. 초보자들을 위한 아이콘들인데 거의 안 쓰죠.
후면도 많이 변했습니다. 오른쪽 버튼 보세요. 십자 버튼입니다. 나! 보급기에요라는 표식입니다. 그래서 캐논 EOS M5는 휠 다이얼 버튼을 제공하고 M5 보급기인 M50은 십자 버튼 넣어줍니다.
그런데 보세요. 캐논 850D는 십자 휠 다이얼입니다. 고급기에만 넣어주는 십자 휠 다이얼입니다. 여기에 상단의 AF ON 버튼도 넣어줬네요. AF ON 버튼은 AF를 유지하는 버튼으로 AF ON 누른 상태에 있다가 셔터 버튼을 누르면 바로 찍힙니다. 이거 없으면 반셔터로 초점 맞추다가 살짝 꾹 하고 눌러야 하는데 이 시간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피사체 연속 촬영할 때 좋은 버튼으로 보통 고급기에만 넣어주는데 보급기에 들어왔네요.
마지막 불꽃 같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냥 넣어주지는 않고 대신 캐논 800D 출시 가격보다 10~20만 원 비쌉니다. 흠.. 역시 캐논이라고 할까요? 기능 하나 넣어주고 가격도 올립니다. 뭐 수긍 못할 가격은 아니고 이해합니다. 다만 캐논 850D 가격이 100만 원 살짝 넘는 가격인데 조금만 더 비싸면 가장 저렴한 풀프레임 미러리스인 캐논 EOS RP 가격과 하이파이브하겠더라고요. 여기서 고민이 됩니다. 캐논 EOS 850D를 살까? 차라리 풀프레임 EOS RP를 살까 고민이 되죠.
캐논 EOS RP를 살까? 캐논 850D를 살까?
캐논 아니 전체 카메라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풀프레임 카메라는 캐논 EOS RP입니다. 캐논 EOS RP는 캐논 풀프레임 DSLR인 6D Mark2 이미지센서를 사용해서 ISO 100일때 DR이 좁은 것이 문제지만 화질 자체는 APS-C 이미지센서보다 좋습니다. 써보면 압니다. 왜 사람들이 풀프레임 풀프레임 하는지를요. 이는 이미지센서가 더 커서 화질이 좋은 것도 있고 풀프레임 카메라들은 RF, EF 중에 빨간 띠를 두른 L렌즈를 쓰면 화질에 더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카메라 사고 단렌즈 사용하면서 깨달았죠. 사진 화질이 바디빨 보다는 렌즈빨이라는 것을요. 제 경험으로는 렌즈 빨 60~70% 바디 빨 30% 정도더라고요.
그래서 캐논 850D를 사느니 조금 더 보태서 캐논 EOS RP에 가장 저렴하면서도 전천후 화각인 RF 35mm f1.8 단초점렌즈를 끼면 대략 170~18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기에 이걸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캐논 850D가 번들 렌즈 포함 110만 원 정도 하니 가격 차이가 크긴 하지만 화질만 생각하면 캐논 EOS RP가 좋습니다.
다만 캐논 850D가 좋은 점은 서두에 장황하게 설명한 DSLR의 장점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예산 200만원 안쪽에서 사진 화질을 중시한다면 좀 더 비싸도 캐논 EOS RP가 좋습니다. 추천 렌즈는 RF 35mm f1.8 stm 렌즈입니다. 그러나 속사 촬영 같이 어깨에 메고 다니다가 거리 풍경 촬영하다가 멋진 장면 발견하면 바로 촬영하는 속사 능력을 원하시면 캐논 850D가 좋습니다.
OVF라는 광학뷰파인더 달린 DSLR이 좋은 점은 또 있습니다. 미러리스의 후면 LCD를 보고 촬영하는 것보다 사진에 대한 집중도가 높습니다. 이렇게 눈을 대고 사진에 찍히는 부분만 보이기에 사진 프레임 설정할 때 좋죠. 물론 후보정을 필수적으로 하는 분들에게는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사진 찍히는 부분을 집중해서 볼 수 있는 OVF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러가 있어서 부피가 크지만 셔터 누를 때의 그 미러 충격과 셔터 소리가 경쾌해서 좋습니다. 전 이 손맛이 좋아서 DSLR을 좀 더 옹호하지만 크기가 크다 보니 덜 들고 다니게 되니 장점이 있어서도 작은 미러리스를 주로 사용하네요.
캐논 800D와 850D 중 어떤 카메라를 살까?
후속 기종이 더 좋긴 하죠. 다만 가격이 좀 더 비쌉니다. 800D는 80만원대이고 850D는 100만 원 대입니다. 대략 20만 원 차이가 납니다. 그럼 두 카메라가 어떤 차이가 있냐. 디자인적인 차이는 위에서도 설명했으니 넘어가고 기능적 차이를 보겠습니다.
카메라디시젼닷컴에서 비교를 해보니 캐논 850D(캐논 T8i)가 캐논 800D(캐논 T7i)보다 종합 점수에서 2점 더 높습니다.
사진 화질에서 2점 더 높고 영상도 3점 더 높습니다. 비디오가 6점이나 높네요.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좀 있습니다.
캐논 850D는 4K를 지원합니다. 문제는 이게 크롭 4K입니다. AF도 콘트라스트 AF라서 무척 느립니다. 게다가 젤로 현상이라고 카메라를 빠르게 움직이면 화면이 젤리처럼 울렁거리고 피사체가 쓰러져 보이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무늬만 4K라고 하죠. 따라서 4K이긴 한데 완전한 4K가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동영상 촬영 기능은 큰 기대를 할 수 없습니다. 이는 캐논 EOS RP도 마찬가지입니다. 캐논은 이상하게 4K에 무척 인색합니다.
캐논 800D보다 850D가 좋은 점은 연사 속도가 1초에 6장에서 7.5장으로 1,5장 늘었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600장에서 800장으로 늘었습니다. 무게도 17g 가벼워졌습니다. 4K 촬영 기능이 있긴 한데 캐논 EOS M50처럼 큰 가치는 없습니다.
그럼 캐논 850D 대신 캐논 800D 사는게 낫냐? 화질 차이가 있습니다. 캐논 800D는 영상처리 엔진으로 DIGIC 7을 사용하고 있고 850D는 DIGIC 8을 사용합니다. 그거나 그 차이가 엄청 크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가격에 민감한 분들은 차라리 캐논 800D로 입문하는 것이 낮고 가격 상관 없고 사용 편의성을 중시한다면 캐논 850D가 좋습니다. 다만 이 850D 가격이 100만 원 초반대라는 점이 아쉽네요. 보통 캐논 보급형 DSLR은 80만 원대에 출시합니다. 그런데 APS-C 센서 사용하는 DSLR의 상위 기종인 캐논 EOS 90D가 130만 원대로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게다가 120만 원 대에 캐논 EOS RP라는 최저가 풀프레임 미러리스도 있고요. 이렇게 같은 캐논 카메라에서도 여러 대안이 존재하는 가격대이다 보니 애매하게 나와버렸네요.
그래도 캐논 850D 구매를 추천하는 분들은 사진 입문자들에게 추천합니다. 동영상 많이 찍고 주로 찍는다면 차라리 미러리스 특히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동영상에 강점이 아주 높습니다. 4K도 논크롭 제품들이 많고요. 사진을 주로 찍는 분들 중에 사진을 기록용도 일상용도 아닌 작품 사진 활동을 하려는 분들의 입문용으로는 좋습니다.
그렇게 사진 찍는 재미 충분히 익히시고 화질에 불만이 있을 때 상위 레베인 캐논 풀프레임 DSLR이나 미러리스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여러모로 살펴보면 참 애매한 포지션으로 나온 캐논 850D입니다. 가격이 80만 원대로 나와주면 더 많이 팔릴 텐데 출시 가격이 아주 많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