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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카메라

갯마을 차차차의 김선호 카메라 라이카 IIIF에 관한 이야기

by 썬도그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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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이라는 엄청나게 긴 제목의 영화를 이미 봤습니다. 이미 다 아는 이야기를 또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고 그래서 리메이크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를 안 봤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에서 <오징어 게임>을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하는 모습에 그렇게 재미있나?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지금 동남아시아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밀어내고 신민아, 김선호 주연의 <갯마을 차차차>가 1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 세계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 7위까지 올랐습니다. 뭐가 이 드라마를 7위까지 올려놓았을까? 궁금해서 봤습니다. 그리고 푹 빠졌습니다. 드라마가 참 달달합니다. 달달해요. 가뜩이나 웃을 일 없는 요즘 세상에 미소 짓게 하는 장면들이 참 많습니다. 

갯마을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가 참 달달하네요. 여기에 카더가든의 '로맨스 선데이'라는 주제곡은 올해 들은 노래 중 가장 좋았던 노래였습니다. 요즘은 힘들 때 이 노래를 들어요. 드라마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갯마을에 사는 홍반장은 슈퍼 오지라퍼이자 만능인입니다. 작은 어촌에서 홍반장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홍반장은 택배, 부동산 중개, 커피숍 알바, 어부 등등 마을의 거의 모든 일을 다 합니다. 또한 머리도 똑똑해서 마을 주민들의 고민이나 문제를 다 해결해 줍니다. 

이 어촌에 서울에서 사고 치고 지방에 치과를 차린 윤혜진이 등장합니다. 시골을 무시하던 깍쟁이 서울 여자가 홍반장으로 인해 마을과 융화되어가는 과정을 달달하게 담고 있습니다. 보면서 신민아가 이렇게 매력적인 배우였나라고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신민아가 나온 드라마나 영화를 그러고 보니 많지 않네요. 인성 좋은 배우로 유명한 신민아의 인생 드라마가 아닐까 할 정도로 매력을 발산하네요. 여기에 김선호라는 연극배우 출신의 인기 배우의 연기가 일품입니다. 김선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캐논 카메라 광고 때문입니다. 

코믹 광고 잘 만드는 돌고래유괴단이 만든 캐논 EOS M50 광고를 보면서 이 배우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를 잘하네요. 

이 표정에 반했습니다. 어이 없는 상황을 보고 얼이 빠진 이 표정이 일품이네요. 몰랐는데 요즘 가장 핫한 남자 배우라고 하네요. 이해합니다. 정말 매력적인 배우예요. 

어제부터 봤는데 이제 5화까지 봤네요. 앞으로 많이 남아서 너무 좋아요. 아껴봐야겠어요. 

갯마을 차차차를 보다 보면 홍반장(김선호 분)이 카메라를 자주 들고 나옵니다. 캐논 카메라 모델이라서 캐논 카메라겠지 했는데 아닙니다. 필름 카메라 같더라고요. 캐논이 협찬을 안 했구나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5화에서 카메라 이야기가 길게 나옵니다. 

등대 앞에서 사진을 찍던 홍반장은 외지인이 사진 찍다가 바다로 떨어지는 걸을 카메라 스트랩을 잡고 구해줍니다. 
고맙다는 말에 홍반장은 사람은 말리면 되지만 카메라는 바로 죽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카메라는 방진, 방적은 되지만 방수가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단 한 문장에 카메라에 대한 식견이 뚝뚝 묻어 나오네요. 방진, 방적, 방수 이거 구분하시는 분 몇이나 될까요? 카메라 모르는 분들은 방수는 알지만 방진, 방적을 잘 알까요? 대부분이 모릅니다. 방수는 말 그대로 물속에 넣어도 되는데 방수 카메라를 빼고는 수백만 원이나 하는 풀프레임 카메라도 방수 기능은 없습니다. 따라서 카메라는 물에 닿으면 죽습니다. 
방진은 먼지에 대한 방어 기능으로 사막과 같은 모래가 풀풀 날리는 곳에서도 카메라 내부로 먼지가 들어가는 것을 막아 줍니다. 방적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죠. 방적은 물방울에 대한 저항으로 비나 눈이 카메라에 묻어도 안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폭우가 아닌 비 속에서도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이걸 보고 방수 카메라라고 오해하는데 방수 카메라는 물속에서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말합니다. 

그런데 홍반장이 든 카메라를 유심히 봤습니다. 어! 이거 설마 라이카인가?라고 카메라를 든 장면만 자세히 봤습니다. 
라이카가 맞네요. 

 라이카 IIIf

홍반장이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는 라이카 III F입니다. 필름 카메라로 후면에 LCD가 없습니다. 필름 구하기도 어려운 요즘인데도 필름 카메라를 고집하네요. 이 라이카 IIIf는 1950~1956년까지 생산된 라이카 카메라의 3번째 카메라였습니다. 

라이카는 1925년 라이카 I이 출시되었습니다. 첫번 째 35mm 카메라는 아니었지만 35mm 카메라의 대명사이자 휴대성 높은 카메라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크기가 작은 카메라라서 코트 안에 넣고 있다가 일상의 결정적 순간을 촬영하기 딱 좋은 카메라였습니다. 이 라이카 카메라가 나온 후 사진관에서 다소곳하게 앉아서 촬영하던 정물 사진 같은 인물 사진 대신 야외의 일상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전투가 끝난 후에 삼각대를 세우고 초대형 카메라를 장착해서 죽은 주검과 나뒹구는 포탄을 촬영하던 전쟁 사진을 군인과 함께 뛰면서 전쟁터의 살벌함을 바로 옆에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라이카 카메라로 인해 놀랍고 무서운 생생한 전쟁터 사진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라이카 카메라로 인해 전쟁 보도 사진이 탄생했다고 할 정도로 라이카 카메라는 뛰어난 광학 성능과 휴대성으로 시대를 선도한 카메라였습니다. 라이카 카메라를 발명한 사람은 1911년 라이츠 광학 회사에 입사한 오스카 바르낙(Oskar Barnack)입니다. 1925년 라이프치히 봄철 박람회에서 대중에 첫 라이카 카메라를 공개합니다. 라이카는 '라이츠의 카메라'라는 뜻으로 라이츠에서 라이를 따오고 카메라에서 카를 따서 라이카가 됩니다. 

라이카 카메라는 당시 영화 필름이 사용하던 상하단에 뚫린 구멍을 통해서 필름을 이동시키는 방식을 그대로 이용합니다. 이 구멍을 퍼포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이걸 발명한 사람은 에디슨입니다. 에디슨은 영사기와 함께 이 필름 상하단에 구멍을 뚫고 이 구멍에 톱니바퀴가 들어가서 필름을 빠르게 돌아가게 했습니다. 

초기에는 셔터스피드가 느린 문제점이 있었지만 이를 점점 개선했고 1931년에는 렌즈와 바디를 분리해서 다양한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렌즈 분리형 카메라를 만듭니다. 접사 렌즈부터 망원렌즈까지 다양한 화각의 렌즈를 통해서 우리가 본 세상의 시각을 확장합니다. 

라이카 카메라 I은 내장형 거리계가 장착된 라이카 II가 1932년에 나오면서 자리를 내줍니다. 이후 1933년에 라이카 III 시리즈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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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IIIf

라이카 카메라는 SLR 카메라가 아니라서 뷰파인더가 보이는 그대로 사진에 담기지 않는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거리계 연동식 카메라)입니다. 위 사진에서 보면 전면을 바라볼 수 있는 파인더가 있습니다. 이 파인더로 보는 것이 실제 카메라에 담기는 화각과 살짝 다릅니다. 따라서 처음 만지는 분들은 무척 불편합니다. 

그러나 장점도 많습니다. DSLR과 SLR과 달리 미러가 없기 때문에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고 콤팩트 카메라처럼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미러가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생기는 진동인 미러 쇼크가 없습니다. 또한, 미러가 올라가는 동안 잠시 잠깐 뷰파인더가 검게 보이는 블랙아웃이 없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인데 블랙아웃으로 뷰파인더가 가려지면 작은 빡침이 생기는데 이게 없어서 좋습니다. 또한 조리개 밝기 수치가 낮은 렌즈를 끼던 밝은 렌즈를 끼던 상관없이 항상 똑같은 뷰파인더 밝기를 제공합니다. 뷰파인더 창은 2개인데 오른쪽 창은 1.5배 확대해서 보여줘서 초점 맞추기에 용이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창 하나로 초점을 맞추고 다른 하나의 창으로 눈을 움직여서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눌러서 촬영했습니다. 

라이카 IIIf

이 라이카 III 중에 1950~1956년 사이에 생산된 라이카 III가 라이카 IIIf입니다. 여기서 f는 플래시의 약자입니다. 

라이카 IIIf

보면 상단에 플래시 마운트가 있어서 여기에 플래시를 끼우고 플래시를 발광시킬 수 있습니다. 내장 플래시 동기화 기능이 있었는데 플래시 전구를 사용해서 최대 1/1,1000초의 속도까지 플래시 동기화가 가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카메라가 라이카 IIIf입니다. 전면에는 셀프 타이머가 있어서 삼각대 위에 올려놓고 사진 촬영도 가능했습니다. 

초기 라이카 IIIf는 셀프 타이머 기능이 없었지만 1954~57년 사이에 출시한 라이카 IIIf는 셀프 타이머가 추가되어서 출시됩니다. 1950년대 출시 당시 3,500달러라는 고가의 가격이었지만 워낙 인기가 높아서 몇 년을 기다려서 카메라를 받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라이카 IIIf

라이카 M 시리즈가 나오면서 단종이 되었지만 라이카 M 시리즈보다 정숙성이 좋았습니다. 또한 무게도 410g으로 라이카 M시리즈보다 2/3으로 적어서 휴대성이 더 좋습니다. 출시 당시는 3,500달러로 고가였지만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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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0유로로 판매되고 있네요. 물론 렌즈 포함 가격입니다. 카메라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에서는 대략 130만 원 내외에 판매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홍반장(김선호 분)이 든 라이카 IIIf는 레드 다이얼 버전으로 셔터 다이얼 주변에 붉은 숫자가 들어가 있습니다. 라이카 IIIf의 후기 버전으로 레드다이얼 셀프타이머 버전으로  보통 라이카 IIIf RDST라고 합니다. 

귀한 카메라를 알아본 외지인은 자신에게 팔라고 말하자 렌즈가 500대 한정판이라면서 판매를 거부합니다. 렌즈가 자세히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도 엘마 50mm f3.5가 아닐까 하네요. 표준 화각 렌즈가 렌즈의 기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바디 한정판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업체와 콜라보를 하거나 기념으로 한정판을 만들지만 렌즈는 한정판을 못 봤습니다. 바디는 소모품이지만 렌즈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꾸준히 생산하기에 렌즈만 500개 따로 나올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건 드라마 속의 설정 같네요. 

외지인이 들고 있는 카메라도 라이카 카메라입니다. 이 카메라는 라이카 최초의 터치 기능이 들어간 라이카 M10-P 카메라로 보입니다. 

갯마을 차차차에서 바디와 렌즈 포함 2천만원이 조금 넘는다고 하죠. 라이카 M10-P는 라이카의 디지털카메라로 2,400만 화소의 풀프레임 디지털 레인지파인더 카메라입니다. 바디만 1,100만 원 정도 하고 렌즈도 1천만 원이 넘는 렌즈들이 많습니다. 엄청난 가격이죠. 라이카 카메라들은 수공예품이라고 할 정도로 고급 인력들이 한 땀 한 땀 만들어서 가격들이 어마어마합니다. 

캐논 카메라의 전 모델, 현 모델인 신민아, 김선호

라이카 카메라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지만 너무 자세한 설명에 혹시 라이카 카메라가 PPL을 했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단종된 필름 카메라를 PPL 하는 게 이상하죠. 드라마 후원업체 리스트를 보니 라이카 코리아가 없네요. 그럼 협찬 없이 촬영한 것이네요. 홍반장의 집에는 이 카메라 말고 많은 클래식 필름 카메라들이 많습니다. 아마 카메라 마니아인가 봅니다. 

흥미로운 점은 김선호는 서두에도 말했지만 현재 캐논 카메라 모델입니다. 캐논 EOS M50 광고에서는 <갯마을 차차차>의 주제곡을 부른 카더가든도 나옵니다. 이 둘의 만남은 광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캐논 카메라의 이전 모델이 신민아였습니다. 

여자 분들이 좋아하는 캐논 EOS M100 보급형 미러리스 모델로 활약했습니다. 두 배우 모두 캐논 카메라와 인연이 있네요. 그런데 드라마에서는 정작 라이카 카메라가 자세히 나옵니다. 캐논코리아가 이 드라마에 PPL 했으면 대박 났을 텐데요. 아쉽네요. 

다시 <갯마을 차차차> 정주행 하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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