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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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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스토리, 액션은 아쉽지만 담백한 마무리가 좋았던 영화

썬도그 2021. 7. 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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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철저히 감독 놀음입니다. 최근에 기획영화는 제작사 놀음이 되어버렸지만 명성 있는 감독들의 영화들은 철저히 감독의 영화입니다. 류승완 감독은 에너지가 넘치는 감독입니다. 각본도 쓰고 연출도 하고 배우로 출연도 하고 제작까지 합니다. 아내가 대표인 외유내강이라는 영화제작사는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많이 제작합니다. 

류승완 감독은 타율이 들쑥날쑥합니다. 
베테랑으로 천만 감독이 되었고 베를린이나 짝패, 부당거래 같은 굵직한 영화들도 있지만 군함도 같은 혹평을 받은 영화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최고의 액션 영화감독이기에 <모가디슈>를 큰 고민 없이 선택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모가디슈. 남북한 사이에 흐르는 동포애를 담다

영화 <모가디슈>는 1991년 1월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1990년부터 시작하는데 당시 한국은 UN 가입을 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아프리카는 한국보다 먼저 진출해서 탄탄한 인맥을 구축한 북한의 입김이 더 강했습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건물과 동상들이 북한이 지어준 것들이 많았습니다. 

당시는 외교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아프리카에서 남북한 모두 더 많은 나라와 수교하려고 경쟁을 하던 시대였습니다. 
소말리아에서 한국의 한신성 대사(김윤석 분)과 보안 담당자인 강대진(조인성 분)과  북한 대사인 림용수(허준호 분)는 서로 견제를 사이였습니다. 한신성 대사가 대통령과의 만남을 3년 만에 잡고 서울에서 보내온 선물을 들고 대통령 궁으로 향하던 중 무장 강도의 습격을 받고 대통령에게 줄 선물까지 털립니다. 

한신성 대사는 단번에 림용수 북한 대사의 짓이라고 생각하죠. 이렇게 한신성 대사가 뭔가 좀 하려고 하면 항상 북한 대사인 림용수 대사가 선수를 칩니다. 그러다 소말리아에 반군이 득세를 하게 되고 반군이 모가디슈를 장악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영화 <블랙 호크 다운>에 자세히 그려져 있습니다. 반군들은 현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이라고 판단한 반군 지도자는 각국의 대사관에 팩스로 현 정부와 협조하지 말라고 경고장을 보냅니다.

북한 대사관의 행동대장 같은 태준기(구교환 분)은 자신들의 정보원으로 활약한 소말리아 청년들을 대사관에 들였다가 청년들의 배신으로 북한대사관 전체가 털리게 됩니다.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쫓겨난 북한 대사관 사람들은 중국 대사관도 습격을 당한 것을 보고 목숨을 부지하고자 한국 대사관에 의탁합니다. 

그리고 남북한 대사관 사람들은 반군과 정부군을 뚫고 이탈리아의 도움으로 모가디슈를 탈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영화 <모가디슈>입니다. 

이야기 소재 자체는 별로였던 <모가디슈>

영화의 결은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를린>과 비슷합니다. 남과 북이 이역만리 아프리카에서 함께 손을 잡고 탈출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한국과 북한은 서로를 증오하고 미워하고 전쟁이 나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교류가 거의 없다 보니 서로를 무서워했고 꼭 이겨야 하는 대상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88 올림픽에 출전도 안 한 것이 북한입니다. 

그런데 이 남과북이 손을 잡는 이야기는 너무 많았고 지금은 이런 이야기가 딱히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서로 미워해도 우리는 남과 북이고 한민족 동포다는 너무 식상하죠. 그것도 한국이 아닌 별 관심이 없는 아프리카라뇨.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가 감동스럽기만 하지만 영화로 만들 정도의 소재는 아닙니다. 딱 MBC '서프라이즈' 소재로 적합합니다. 이야기도 매력 없지만 누구나 다 뻔한 결말을 예상하고 있기에 영화 초반부터 이거 뻔한 결말로 가겠네라는 생각이 살짝 머리가 아파왔습니다. 

게다가 영화 초반은 상당히 지루합니다. 1시간 동안 액션은 거의 없습니다. 간간히 웃기긴 하는데 아프리카 내전 사태의 묘사가 뛰어나긴 하지만 아프리카 내전을 내가 왜 봐야 하나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소재 자체가 주는 매력이 무척 떨어지다 보니 초반은 지루하게 봤습니다. 

북한 대사의 갑작스러운 한국 대사관 방문 이후 흥미도가 급상승하다

모나코에서 촬영한 영화 <모가디슈>는 총제작비 225억에 손익분기점이 600만이 넘는 대작입니다. 영화 초반에 많은 흑인 배우와 차량, 허공에 쏘는 총알값으로 다 사용했나? 할 정도로 돈을 애먼 곳에 썼나?라는 생각이 깊은 실망감이 밀려왔습니다. 이야기는 재미없고 소말리아 살풍경만 나오니 수시로 시계를 봤습니다. 딱 1시간 정도 지나자 영화의 결이 달라집니다. 

북한 대사 림용수가 대한민국 대사관으로 피신해 온 겁니다. 이 과정에서 실강이가 있었습니다. 한신성 대사는 반대했지만 안기부 출신 참사관인 강대진은 이들을 귀향시키면 대박이 될 수 있다면서 받아들이자고 합니다. 그렇게 북한 대사관 대가족을 대사관에 머물게 합니다. 

남과 북의 만남이 자유롭지도 흔하지도 않고 만나면 서로 으르렁 거리던 사이라서 두 대사는 어색한 식사를 합니다. 이에 한신성 대사가 밥을 바꾸고 자기가 먼저 먹자 그제야 북한 대사관 사람들이 밥을 먹습니다. 독을 탔을까 봐 의심하던 모습이 딱 당시 남북한의 풍경이었습니다. 두 대사는 어른들 답게 서로 존중하고 거부할 것과 협조할 것을 구분하지만 그 밑에 있던 강대진과 태준기는 남북의 열혈 청년들이라서 그런지 몸으로 대화를 잠시 나눕니다. 그러나 한국 대사관 앞을 지키던 용병들이 철수하자 두 대사관 사람들은 공동운명체가 되어서 각자 살길을 모색하게 됩니다. 

화려하지만 다소 과하고 납득이 안가는 액션 장면이 안타까웠던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각본이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나쁜 각본도 없습니다. 오히려 베테랑이나 베를린 같은 영화는 각본이 화려한 영화는 아니지만 웃겨주고 부셔주고 때려주는 타이밍이 아주 좋은 각본입니다. 그래서 류승완 감독의 영화들은 웃기는 장면도 꽤 있고, 놀라운 액션 장면도 참 많습니다. 부당거래 같은 영화는 명대사도 많고 놀라운 반전도 참 많아서 아직도 즐겨보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류승완 감독 영화의 최대 장점은 액션이죠. 
모가디슈는 액션이 나올 구멍이 많지 않습니다. 대사관 직원인 강대진을 연기하는 조인성이 태권도 선수 출신이라서 멋진 발차기와 화려한 액션을 구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사관 직원이 반군이라고 해도 함부로 죽일 수 없죠. 
하물며 민간인에 아이들 여자까지 있는 사람들이 반군이나 정부군과 대결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구도에서 무슨 액션이 나올 수 있을까요? 

먼저 반군과 정부군의 총격 장면은 할리우드 멱살을 잡을 정도입니다. 초기에 대사가 탄 차량을 세우고 총으로 갈기는 장면은 그 총의 반동과 소리와 구멍이 뚫리는 장면 하나하나가 엄청나게 리얼합니다. 물론 요즘 한국의 총격 액션 영화나 드라마가 꽤 많아져서 이 정도로 놀랄 것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총격 장면들은 할리우드급입니다. 보다 보면 이게 한국 영화야 미국 영화야라고 할 정도이니까요. 다만 그게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하기 어려운 게 그런 총도 한국 시가지에서 쏴야 더 쫄깃하지 아프리카라는 배경은 딱히 와닿지 않네요. 

가장 핵심 액션은 4대의 차량에 탄 남북한 대사관 사람들이 반군과 정부군을 뚫고 달리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꽤 화려합니다. 롱테이크를 이용해서 차량과 차량 사이를 카메라가 이동하는 장면 등 새로운 시도들도 꽤 보입니다. 그러나 이 액션 시퀀스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먼저 소총과 함께 중기관총이 대놓고 차량을 쏘는데 차량은 맞을지언정 총알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오!하고 보다가 한 수천 발을 쏘는데도 내부 탑승자들이 멀쩡한 것이 판타지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너무 과합니다. 멀리서 쏘는 것도 아니고 지나가는 차량을 바로 옆에서 수십 명의 반군과 정부군과 중기관총이 쏘는데 그냥 달립니다. 여기에 화염병까지 등장하지만 그냥 달립니다. 이런 다소 황당한 액션 시퀀스의 변명을 위해서 차량 바깥에 책과 각종 총알을 막아줄 장치를 주렁주렁 달고 달립니다. 그러나 책이 아무리 두꺼워도 총알을 막기 역부족이고 특히나 유리창은 책이 없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보다 보면 말도 안 돼!라는 생각이 자주 많이 듭니다. 

그렇다고 조인성이 화려한 무술이나 총격술로 반군들을 위협하는 것도 아닙니다. 무슨 디펜스 게임 같이 총알을 맞고 달립니다. 이런 장면을 만들 때 한명도 이게 가능합니까?라는 질문을 안 했나요? 물론 영화가 다큐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현실 기반이지 않으면 그냥 황당무계한 이야기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액션 장면을 기대했는데 화려하지만 너무 황당무계해서 재미가 확 떨어지네요. 

어깨에 힘을 쭉 뺀 마지막 장면은 예상외로 상당히 뭉클

영화 <군함도>는 상당히 신파적인 요소도 많고 황당함이 많아서 혹평이 참 많았습니다.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습니다. 류승완 감독은 역사물보다는 그냥 툭툭 던지는 농담처럼 가벼운 영화 만들어야 성공합니다. <베테랑> 보세요. 거기에 무슨 역사적, 사회적 의미가 있겠어요. 그냥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으니까 피부에 확 와닿죠. 

영화 <모가디슈>를 보면서 제 2의 <군함도> 느낌이 꽤 낫습니다. 이 이야기가 그렇게 중요하고 놀라운 사실일까? 별로 와닿지 않습니다. 남북한 대립의 시절에 남북한이 함께 탈출한다는 내용? 그냥 가십거리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다시 남북 화해무드에서 잠시 멈칫한 시기라서 이 당시의 분위기를 오롯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은 40대 이상입니다. 

소재 자체도 딱히 매력적이지 않고 액션도 화려하긴 한데 너무 황당무계하고 군함도 생각이 번쩍 떠올라서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 마음속 무언가가 뭉클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남북 대사관 사람들이 남한과 북한이 보낸 정보원 사람들 눈을 피해서 수송기 안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은 암울했던 남북한 대립 시기가 떠올라서 무척 뭉클하네요. 여기에 신파적인 요소나 꾸밈의 연출도 없습니다. 너무나도 담백하게 그렸고 그게 오히려 더 마음을 흔들어 놓았네요. 

영화 <모가디슈> 볼만합니다. 초반에 좀 지루하지만 1시간 지난 후 지루한 구간은 없습니다. 다만 액션은 화려하지만 좀 과한 느낌입니다. 출연한 배우들의 묵직한 힘도 좋습니다. 두 남북한 대사관 사람들의 반목과 함께 함께 손을 잡는 모습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과 맞닿자 감동이 발화되네요. 볼만하지만 꼭 보라고는 못하겠네요. 

별점 : ★★★
40자 평 : 하락하다가 후반 5분 급상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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