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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몰래 촬영한 행위에 대한 논란이 일다

by 썬도그 202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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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년 전인가요? 한 꽃축제 현장에서 인간 벌이 되어서 꽃을 열심히 촬영했습니다. 사진 좋아하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사진을 편하게 찍을 수 있는 피사체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요. 저를 포함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을 몰래 촬영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저 같은 생각을 하지 않고 예쁜 사람 그러나 전혀 모르는 사람을 몰래 촬영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진 찍어서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전 촬영하지 않습니다. 

아니 생각해 보세요. 모르는 사람 촬영해서 어디에 사용합니까? 크게 프린터해서 집에 걸어 놓으려고요? 블로그 같은 공공 게시물에 올리려고요? 그랬다가는 초상권 침해로 고소 먹을 수 있습니다. 

유명인의 퍼블리시티권, 일반인의 프라이버시권 

많은 사람들이 초상권 침해라고 말합니다. 전국민이 초상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내 얼굴의 소유권은 나에게 있는데 내 허락도 없이 내 얼굴을 담은 사진을 세상에 배포하는 행위를 불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걸 한 마디로 초상권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에 관련된 법이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비슷한 법이 있긴 한데 그게 바로 서태지가 이끌어낸 '퍼블리시티권'입니다. 

퍼블리시티권은 이름이나 초상, 목소리 등 특정 개인이 가진 요소를 재산권으로 인정하는 법으로 내 얼굴, 목소리를 허락도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권리입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내용이 상업적 이용입니다. 서태지가 화를 낸 것은 자기 허락도 없이 상업적인 용도로 자신의 얼굴을 사용했기 때문이죠. 만약 서태지 사진을 언론 뉴스나 블로그에 올렸다면 화를 내지 않았을 겁니다. 화를 낼 수도 없습니다. 법적으로 비상업적 용도로 이용하면 문제가 없기 때문이죠. 

그럼 유명하지 않은 일반인들을 몰래 촬영하는 건 어떨까요? 먼저 몰래 촬영하는 행위 자체가 좋은 행위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잘하는 말이 있죠? '법대로 해 법대로' 그럼 몰래 촬영을 금지하는 법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초상권이라는 법이 없습니다. 다만 프라이버시 권리는 있습니다. 즉 내 신체나 음성을 노출하고 싶지 않은데 강제 노출이 되어서 고통을 받는다면 이는 프라이버시 권리에 저촉이 됩니다. 따라서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면 민사 소송을 통해서 고통에 대한 피해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변호사를 누굴 쓰느냐 판사가 누구냐에 따라서 판결이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판례를 보고 대충 판단을 할 뿐입니다. 재미있는 건 개인은 프라이버시권리가 있지만 유명인 즉 정치인, 연예인들의 공공장소에서 촬영된 사진은 프라이버시 침해가 아닙니다. 그래서 기자분들이나 팬들이 공항 입출국 장면을 촬영하거니 길거리에서 촬영하거나 사생팬들이 비싼 카메라로 연예인들을 몰래 촬영해도 그 자체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촬영한 유명인들의 사진을 돈 받고 팔면 바로 퍼블릭시티 관련 법에 걸립니다. 

그럼 공공장소 스케치 사진, 군중을 촬영한 사진은 어떨까요? 기본적으로 공공장소 길거리에서 군중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들은 프라이버시 침해가 아닙니다. 특히 군중은 더더욱 아닙니다. 점처럼 작게 나오고 메인 피사체가 아니면 초상권 침해가 아닙니다. 그러나 군중에서 내가 나온 영상이나 사진은 바로 알 수 있죠. 이에 피해를 호소하고 민사 소송을 할 수 있지만 거의 이기지 못합니다. 

특히 언론사가 그냥 전통 시장 풍경, 시위 장면을 촬영해도 시위자가 초상권 침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미 공공장소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이고 그 공간에 나왔다는 건 미디어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촬영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나간 것이기에 초상권 침해가 아닙니다. 

다만, 단독 샷이거나 내 얼굴이 크게 나온 뉴스 사진이나 영상물은 초상권 침해가 맞습니다. 이는 언론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단독 샷이면 초상 허락을 꼭 받거나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아니면 모자이크로 얼굴을 가려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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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군중으로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들도 최근에는 모자이크로 다 가려주고 있습니다. 이는 법에는 없지만 민사 소송이라는 골치아픈 일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사전 차단입니다. 그래서 요즘 리얼을 빙자한 예능들이 길거리 시민들의 얼굴을 한 땀 한 땀 모자이크로 가려주고 있습니다.

초상권에 대한 판례를 보면 

초상권에 관련된 법은 없지만 판례는 있습니다. 2006년 법원 판례에 보면 자기의 초상이 허가 없이 촬영되거나 또는 공표되지 않을 권리라고 초상권을 정의하면서 남의 초상을 허가 없이 촬영, 공표, 전시하거나 그림 엽서에 사용하여 권익의 침해가 발생하면 침해받은 자는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유명 사진작가 중에는 초상권을 무시하고 촬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 사진작가는 자신의 전시장에 사진 속 주인공이 찾아와서는 내 허락 없이 찍었다며 초상권을 달라고 하자 돈이 없다면서 이 사진을 주겠다라고 퉁쳤다는 이야기도 있고 한강 풍경을 촬영했는데 그 사진이 워낙 크게 프린팅 되다 보니 점처럼 보이는 사람도 크게 담겨서 누군지 확실히 알 수 있었고 작가에게 다가가서 내가 여기 나왔다고 했다고 말을 인터뷰에서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손해배상 요구가 아닌 신기하고 재미있다면서 넘어갔다고 하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상권 침해지만 사진을 내려달라는 식으로 마무리하고 그게 가장 원만한 마무리입니다. 문제는 내 얼굴이 나왔으니 내려달라거나 모자이크 처리 해달라고 하면 그걸 따라야 하는데 끝끝내 초상권자의 요구를 거부하면 민사 소송을 통해서 손해를 배상해 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뒷모습도 그 사람임을 누구나 알 수 있고 주변인이 알 수 있어서 피해를 받았다면 그것도 초상권 침해로 민사로 피해금을 지급해야 할 수 있습니다. 

불법 촬영에 관대했던 유럽 서서히 불법 촬영법을 만들기 시작하다

10년 전 꽃축제에서 인간 벌이 되어서 꽃만 들입다 찍고 있는데 옆에 한 남자도 사진을 열심히 찍기에 쳐다봤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향하는 피사체는 여자였습니다. 졸졸 따라다니면서 촬영하는 모습이 이상해서 지켜봤습니다. 그렇게 10초 정도 지켜보니 감이 오더군요. 불법 촬영. 몰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하지만 몰래 촬영하는 행위가 모두 불법이 아니기에 지금은 불법 촬영으로 단어가 바뀌었습니다. 바로 신고를 했고 경찰이 체포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법으로 체포를 했을까요?

한국은 불법촬영이 참 많이 일어나는 나라이고 이런 일이 수시로 유럽과 미국 등에서 소개될 정도로 관심 있게 보도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하철에서 불법 촬영을 하면 경찰에 체포당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지하철 수사대가 체포를 하면 촬영 순간에 잡지 못하면 불법 촬영자가 증거가 있냐고 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이나 카메라에 자신의 행위가 그대로 기록되어서 어떤 사건보다 쉽게 체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불법촬영 중에 여자의 치맛 속을 촬영하는 촬영 행위도 위법할까요? 아시겠지만 한국은 판사, 경찰까지 지하철에서 불법 촬영하다가 체포당하는 아주 강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은 다릅니다. 이런 공공장소의 신체 불법 촬영을 업스커팅(upskirting)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행위가 불법이 아녔습니다. 

그러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영국은 2년 전부터 업스커팅 행위를 범죄로 취급해서 처벌을 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2020년에야 업스커팅 행위를 범죄로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했습니다. 여기에 죽은 사람을 허가 없이 찍거나 배포하는 행위도 최대 징역 2년에 처벌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영국의 엄마가 모유 수유 사진 촬영 금지 청원을 시작하다 

영국에서 최근 이슈가 된 사건이 있습니다. 영국에 사는 줄리아 쿠퍼는 공공장소에서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있었습니다. 모유 수유를 공공장소에서 하는 행위는 잘못된 행위가 아닙니다. 모유를 먹이는 행위는 인간 보편적의 행위죠. 다만 그걸 거북스럽게 보는 분들도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유 수유를 거리에서 하는 걸 거의 못 봅니다. 그러나 모유 수유를 공원 벤치에서 한다고 해도 그게 불법 행위는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자연스러운 행위죠. 

이렇게 모유 수유를 하던 줄리안 쿠퍼는 저 멀리서 망원 렌즈로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사진 찍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나 그 촬영자는 법대로 하라면서 거부를 했습니다. 

출처 https://www.met.police.uk/advice/advice-and-information/ph/photography-advice/

영국 경시청 법에 따르면 일반인과 미디어는 공공장소에서 촬영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럽은 테러 공포증이 많은 나라들이라서 경찰이 아무나 막 찍어도 그게 테러 방지 목적이면 초상권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초상권보다 상위법이 2000 테러리즘 법입니다. 

녹화나 촬영을 중지해달라고 요청을 해도 강제로 지울 수없다고 하네요. 모유 수유를 하는 사진을 촬영한 사람은 그렇게 법대로 아무런 제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일은 해외에서 빈번합니다. 

한 틱톡커는 한 할아버지가 자신을 몰래 촬영하는 걸 발견하고 녹화를 하면서 촬영자에게 사진을 지워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 초상권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든 사람들이 카메라가 있고 SNS 같은 공유 서비스가 발달하다 보니 세계 곳곳에서 초상권 침해 문제가 수시로 터지고 있지만 법은 그걸 따라가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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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스커팅 행위도 2년 전까지만 해도 영국에서는 불법이 아니고 독일도 작년까지 불법이 아니었던 걸 보면 얼마나 서방 국가들이 이런 관음적인 사진 촬영 활동에 관대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촬영 제한이 언론의 보도권을 침해하거나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공공의 목적이 아닌 한 사람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행위는 금지해야 합니다. 그게 언론이라고 하더라도요. 

줄리아 쿠퍼는 이런 몰상식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관음증 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Change.org에 온라인 청원을 게시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사람이 모유 수유하는 장면을 몰래 촬영하지 못하게 법으로 막아야 한다는 청원에 35,000명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줄리안 쿠퍼는 모유 수유 몰래 촬영 행위는 업스커팅 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영국에서 공공장소 촬영을 관대하게 보고 있지만 이런 관대함 속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여기저기서 불법 촬영이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네요. 

정리해보자면 공공장소 촬영 중 군중샷으로 촬영한 사진은 판례도 있지만 민형사 처벌을 받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한 사람 또는 특정인을 크게 부각한 주 피사체가 된다면 그 사진은 최소 민사 소송을 당할 수 있고 벌금을 낼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공공장소에서 모르는 사람을 촬영할 때는 초상권을 얻어야 합니다. 그래서 전문 사진가는 항상 초상권 서류를 들고 다니면서 싸인을 받습니다. 좋은 사진작가는 만약에 이 사진을 통해서 수익이 발생하면 그 수익의 일부를 초상권자에게 주겠다는 내용까지 적습니다. 

뉴스 멸종의 시대라고 하고 저널리즘이 점점 사그라지는 세상입니다. 예전에는 몰래 촬영했지만 그 사진을 통해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롭게 한다는 믿음이 있어서 사진기자의 사진을 너그럽게 봤다면 요즘에는 언론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사진 1장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 점점 사라져서인지 예전만큼 편하게 사진 촬영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러다 보니 다큐 사진작가들이나 보도 사진기자들이 위축되고 있다고 하죠. 실제로 사진기자들의 숫자는 10년 내내 동일하고 신입 사진기자도 없다고 할 정도로 예전만 못한 환경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초상권을 통한 소송들이 늘어나다 보니 덜 찍게 되는 것도 있겠죠. 

전 그래서 10년 넘게 모르는 사람은 안 찍습니다. 찍어서 뭐해요? 모르는 사람 찍어서 뭐하냐는 생각으로 오늘도 풍경만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물도 저작권이 있다는 거 아세요? 일반인들이 촬영하는 건 괜찮은데 상업 용도로 촬영하면 건축저작권 침해라서 허락을 받아야 하네요. 다만 모든 것이 그렇듯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기에 사전 허락을 받으면 복잡할 건 없습니다. 허락 없이 찍는 게 문제지 허락받고 찍는 건 문제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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