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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고집이 만든 알라딘 중고서점의 인기

썬도그 2021. 4. 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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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삼대장하면 전통적인 강자이자 거대한 오프라인 대형 서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교보문고가 1위 온라인 서점의 대표주자인 예스24, 만년 온라인 서점 2위이자 매출 규모로는 전체 3위인 알라딘이 있습니다. 그런데 매출 3위인 알라딘이 교보문고와 예스24의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쉽게 말해서 책은 덜 팔았지만 대신 책 1권당 벌어들인 이익이 알라딘이 가장 많았습니다.

알라딘이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한 이유는 알라딘 중고서점 

2020년 교보문고 매출은 6942억원으로 전년보다 13.8% 늘었습니다. 예스24도 6156억 원으로 23.4% 증가했고 알라딘도 4295억 원으로 20.3% 증가했습니다. 이는 코로라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사람들이 책을 많이 구매했다는 소리일 겁니다. 

매출만 보면 교보문고 1위, 예스24 2위, 알라딘 3위입니다. 그러나 영업이익만 보면 이 순위는 바뀝니다. 교보문고는 2020년 영업이익이 6억 원 밖에 안 됩니다. 적자가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영업이익이 아주 낮네요. 서울 변두이 아파트 1채 값도 안 되네요. 영업이익에서  순이익은 -45억 원입니다.  

예스 24는 영업이익이 88억원으로 아주 낮습니다. 영업이익률이 1.4% 밖에 안 됩니다. 100만 원 매출이면 이익은 1만 4천 원 밖에 못 벌었네요.  순이익은 -1억 원입니다. 

반면 알라딘은 매출 4295억 원에서 영업이익이 무려 247억 원으로 아주 높습니다. 영업이익률이 5.8%로 교보문고 예스24를 가뿐하게 넘겼습니다. 

새책 가격이 부담스러워 중고 서적을 찾는 소비자들

신간 서적을 알라딘에서 사나, 교보문고에서 사나 예스24에서 사나 가격은 똑같습니다. 심지어 할인율도 동일합니다. 어디서 사나 똑같습니다. 이게 바로 신도서정가제의 위력입니다. 모든 신간 서적을 넘어서 구간 서적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해야 합니다. 할인은 최대 10%이고 이 이하로 팔 수 없습니다. 

신간 서적이야 그렇다고 치고 구간 서적 즉 출간된 지 18개월이 넘은 책도 10% 이상 할인 판매를 할 수 없습니다. 대신 재정가라고 해서 책 가격을 다시 책정해서 판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구간을 크게 할인해서 판매하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책을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늘었습니다.

출판계나 서점계는 책 가격이 수년 째 동결 수준이고 2015년 도입된 신도서정가제 이전보다 신간서적 평균 정가가 내려갔다는 주장을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책 가격들이 꾸준히 오르지 않았고 요즘 책들을 보면 소설책이 1만 4천 원 정도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책 가격은 상대적으로 여전히 비싸게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책을 대체하는 대체 서비스가 많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넷플릭스를 들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표준 모드로 시청한다면 1달 1만 4천원으로 책 1권 가격으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습니다. 

책이 주는 효용과 재미 못지 않은 넷플릭스, 넷플릭스 말고도 책을 대체할 정보 제공 및 재미 제공 서비는 꽤 많이 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신간 서적을 구매하지 않고 구매하더라도 책 가격의 부담 때문에 헌책을 많이 구매합니다. 

저 또한 신간 서적 책 가격을 보고 움찔하고 그 책을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면 3천 원 이상 저렴하게 나와서 중고 책에 더 관심이 갑니다. 물론 그 마저도 근처 공립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고 희망 도서로 신청할 수 있어서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을 빼고는 거의 구매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새책이자 최근에 나온 신간서적이라고 해도 서울 도처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면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서 중고서점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자책과 달리 다 보고 난 후에 다시 중고서점에 판매해서 일부의 돈을 회수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습니다. 

알라딘의 영업익을 크게 높인 알라딘 중고서점, 경쟁 서비스가 없다

영화도 소장하고 주기적으로 보고 싶은 명작이 있는가 하면 2시간만 즐기고 버리는 팝콘 영화들도 있습니다. 책도 소장 가치가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대중 소설처럼 한 번 읽고 다시는 읽지 않은 책도 많습니다. 

다 읽은 책 그러나 소장 가치가 없어서 보관하고 있어 봐야 공간만 차지하는 책은 친구와 책을 바꿔 읽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그냥 쌓아 놓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건 다 읽은 책은 헌책으로 판매하면 좋습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동네마다 헌책을 매입하는 곳들이 있었지만 요즘은 거의 사라졌고 그나마 있는 서점들도 새책 매입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책보고입니다. 몇몇 분들이 헌책방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해서 새책을 들고 가지만 헌책으로 매입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헌책방들이 책 매입을 안 합니다. 

그럼 이 많은 헌책들은 어디서 오냐? 출판사들이 버리는 책, 폐기하려는 책이나 이사하면서 버린 책들을 매입해서 판매합니다. 왜 이렇게 문화가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한 세대 전에는 학교 앞에 헌책방들이 많아서 참고서도 헌책으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매입 자체를 안 합니다. 매입을 할 수는 있지만 이사하면서 버리는 책이나 대량으로 싸게 공급되는 헌책들이 많은데 굳이 일반인들이 다 읽은 헌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로지 수익을 높이기 위한 행동들입니다. 

이러다 보니 헌책방들의 책을 보면 박물관에 가 있어도 손색이 없는 20~30년 책들이 많습니다. 이런 책은 헌책 중에서도 골동품 수준입니다. 이런 너무 오래된 책이 주는 좋은 점도 분명 있지만 헌책방에서 책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나온 지 얼마 안 되지만 정가가 비싸서 주저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1년 전에 비싸서 못 읽었던 책들을 1년 후에 헌책으로 조금 싸게 구매하고 싶은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1~5년 안에 출간 된 헌책들은 시의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아서 구매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서울책보고에 입점한 헌책방들을 보면 골동품 수준의 헌책들이 대부분이고 그 마저도 책 가격이 엄청 비싸게 느껴집니다. 

일반인들의 책을 매입해주는 곳이 없는 건 아닙니다. 큰 서점인 알라딘의 중고서점 서비스는 모든 책을 매입하고 판매합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 동네에 알라딘 중고서점을 만들어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저도 가끔 이용했는데 다 읽은 책을 쉽게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책 매입 가격이 싸고 판매 가격은 책 정가에 근접하는 높은 가격입니다. 

알라딘 중고서점 강남점을 보면 헌책 즉 중고책인데 30%만 할인합니다. 새책이 10% 할인에 각종 혜택 더하면 대략 15%인데 헌책이 30%이고 긱접 가서 산다면 교통비 빼고 뭐하면 가격에서는 큰 매력이 없습니다. 다만 여러 권을 사면 살수록 이득이긴 하죠. 

이렇게 알라딘 중고서점이 생각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는 경쟁이 거의 없습니다. 예스24가 비슷한 중고서점 서비스를 하긴 하지만 많지 않습니다. 전국에 총 7곳 밖에 없습니다. 강남점도 지금 검색해보니 폐업했는지 없네요. 

그러나 알라딘은 현재 서울에 더 늘리고 있지 않지만 꽤 많고 시내 나가면서 잠시 들려서 판매하면 되기에 접근성도 좋습니다. 이렇게 경쟁이 심하지 않다 보니 알라딘 중고서점은 높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1만 6천 원짜리 새책을 판매하면 1천 원이 남지만 중고책을 매입해서 판매하면 1권에 3,800원입니다. 이러니 새책 판매하기보다는 중고책 1개 더 파는 게 더 많은 이득을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소비자는 비싼 중고책 구입비를 내야 합니다. 싫으면 다른 서점에 가면 되지만 다른 중고서점과 가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도서정가제가 키운 알라딘 중고서점

2014년 개정된 신도서정가제로 인해 신간이건 구간이건 할인 판매 시에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졌습니다. 구간은 정가 재책정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18개월 후에 재출간을 할 책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고 안 팔린 책을 싸게 팔 수도 없고 안 팔린 책은 그냥 파쇄됩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들대로 불만입니다. 새책 가격이 오르지 않는 다는 것은 인정해도 여전히 책 구입 가격에 부담을 느낍니다. 책 읽은 사람들이나 더 열심히 있지 책을 가끔 읽는 사람들은 다들 넷플릭스 같은 영상 콘텐츠 월드로 떠나갔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책이 주는 효용을 잘 알기에 가끔 좋은 책을 읽다 보면 이게 책의 묘미지!라는 깨달음이 다가옵니다. 깊이 있는 정보와 정리와 혜안을 얻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렇게 책은 읽고 싶은데 책 가격은 비싸다고 느껴지는 분들이 가는 곳이 알라딘 중고서점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중고서점의 책 가격이 결코 싸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게 최선의 가격이고 대안도 없어서 삽니다. 덕분에 알라딘 중고서점 매출은 크게 늘었습니다. 

2010년 1380억 원이던 알라딘 중고서점은 2020년 무려 4295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도 25억에서 247억 원으로 무려 10배나 늘었습니다. 이 알라딘 중고서점의 높은 수익으로 매출은 교보문고보다 낮지만 영업이익은 더 높을 수 있었습니다. 

신도서정가제로 알라딘 같은 온라인 서점들의 수익이 늘었는데 중고책 시장을 활성화시켜서 알라딘에게 있어서 신도서정자게는 축복 같은 법이 되었네요. 그럼에도 꾸준히 독서 인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문체관광부 국민 독서 실태조사를 보면 성인 독서율은 2013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신도서정가제가 시작된 2015년은 65.3% 2017년 59.9%, 2019년은 52.1%로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신도서정가제가 만든 풍경으로 보이네요. 여러모로 신도서정가제는 알라딘을 살찌우게 하는 정책이네요. 뭐 신도서정가제 덕분에 동네마다 독립서점이 늘었다고 하지만 그건 독립 서점 같이 대형서점과 경쟁하지 않는 책들을 주로 파는 책방들이고 그런 책방 마저 주 수익원이 독서 모임이나 커피 판매 등의 부수입이 더 많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독서율이 떨어지는 속도도 가파르지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입니다. 성인 독서 장애 요인 상위 5개를 보면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 이용이 29.1%입니다. 즉 책 살 돈으로 웹툰 보고 넷플릭스 봅니다. 이북 시장이 웹툰과 비슷하지만 이북 가격 보세요. 종이책 가격 바로 밑입니다. 중고로 판매도 안 되는 책을 그렇게 비싸게 판매하니 누가 사겠어요. 
더 큰 문제는 이북을 기껏 구입했더니 그 이북 제공업체가 망하면 책도 다 사라질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독서 장애 요인 중에는 책 읽는 것이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인데 책의 좋은 점을 경험조차 안 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는 겁니다. 이런 여러문제가 있지만 문체관광부는 신도서정가제를 현행 유지하기로 결정합니다. 
독서 인구 주는 것에 큰 관심이 없고 왜 사람들이 책을 멀리 하는지 혹시 신도서정가제 때문은 아닌지 살펴보지도 않나 봅니다. 현재에 만족한다면 이대로 쭉 가고 알라딘 중고서점은 계속 꿀을 빨고 있게 되겠네요.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알라딘 중고서점 종로점 바로 뒷편에 새로 생긴 중고서점이 있었습니다. 정말 최근에 생겼는지 지도 앱에도 등록이 되지 않았고 탐앤탐스 차양막이 그대로 있을 정도입니다. 

캡슐 커피를 셀프서비스로 판매하고 모든 책은 3천원으로 균일가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픈 기념으로 3천 원 균일가 판매를 하나 보네요. 알라딘 중고서점이 좋은 점도 많지만 이런 중고서점들이 동네마다 많이 생겨서 새책을 순환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면 신도서정가제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알라딘 중고서점 쏠림 현상도 줄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점점 책은 덜 읽게 되는 요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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