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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방탈출 게임 같은 꿀잼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

by 썬도그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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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앨리스라는 영어 단어를 아리스라고 합니다. 그래서 보자마자 '앨리스 인 원더랜드(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변형한 제목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무슨 장르인지 모르고 그냥 1화부터 달렸습니다. 참 '아리스 인 보더랜드'는 이번 주에 오픈한 넷플릭스 드라마로 일본에서 제작한 일드입니다. 총 8부작으로 되어 있는데 단 이틀 만에 다 봤네요. 

어리숙한 삼총사 이상한 나라에 떨어지다.

아리스(야마자키 켄토 분)는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게임 폐인입니다. 부유한 집안이고 원하면 취직을 할 수 있지만 오로지 게임만 하는 게임광입니다. 문제는 떡진 머리를 하고 게임만 합니다. 가루베(마치다 케이타 분)는 주점에서 근무하지만 주인의 애인을 가로챘다가 사장과 싸우고 바로 직장을 그만둡니다. 츠타(모리나가 유키 분)는 건실한 회사원이지만 사이비 종교에 빠진 엄마에게 돈을 뜯기는 청년입니다. 

아리스, 가루베 그리고 츠타는 친구입니다. 셋은 말하지 않고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정도의 절친입니다. 츠타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던 중 여자들에게 인기 높은 가루베와 게임에 미쳤지만 머리는 좋은 아리스에게 참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날 좋은 오후 아리스, 가루베, 츠타는 스마트폰으로 챗을 하다가 시부야 역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그렇게 셋은 시부야 역에서 만나서 뻘짓을 하다 교통사고를 유발하자 지하철역 화장실에 들어가 숨습니다. 잠시 정전이 발생하고 화장실에서 나온 3명 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집니다. 

일본에서 가장 붐비는 공간인 시부야역 앞이 텅 비어 버립니다. 여기까지보고 전 좀비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28일 후>가 주인공이 병원에서 깨어났는데 사람들이 좀비로 변한 아포칼립스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좀비물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해하던 3명은 밤이 되자 출근 안 해도 되고 잔소리 안 들어도 된다면서 아주 좋아합니다. 

그러나 거대한 광고 전광판에 불이 들어오고 게임에 참가하라고 합니다. 영문도 모른채 이 3명은 화살표 방향을 따라서 도착을 하게 됩니다. 거기엔 다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입구에 스마트폰이 있고 스마트폰을 집으면 얼굴 인식을 합니다. 그리고 게임의 룰과 게임 시간이 스마트폰에 표시됩니다. 영문도 모른 채 게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제한 시간 안에 이 건물에서 탈출해야 합니다. 건물에서 벗어나면 하늘에서 레이저빔이 내려와서 즉사합니다. 또한, 게임을 풀지 못해도 죽고 게임 중간에도 죽을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죽음의 게임입니다. 

삼총사는 웃음끼가 사라졌습니다. 죽음의 게임을 겪고 나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천국이 아닌 지옥에서 탈출하고 싶어합니다. 

방탈출 게임 같은 '아리스 인 보더랜드'

죽음의 방탈출 게임을 게임광이자 머리가 좋은 아리스의 활약으로 탈출한 아리스, 가루베, 츠타 그리고 은행원은 다음 게임을 준비합니다. 이 게임은 죽음의 게임인데 통과하면 비자가 발급되고 비자가 만료되면 다시 게임에 참여해서 통과해야 생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게임을 통과하면 트럼프 카드가 주어지는데 게임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는 두뇌게임, 클로버는 협동게임, 스페이드는 체력 게임 그리고 하트는 가장 살벌하고 무시무시한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배신 게임입니다. 여기에 각 숫자는 난이도입니다. 그렇게 이 삼총사와 은행 여직원에게 하트 7 게임이 시작됩니다. 게임의 난이도와 종류는 게임장에 입장한 후 스마트폰으로 얼굴 인식을 한 후에 나오기에 어떤 게임이 나올지는 모릅니다. 

그렇게 4명은 1명만 살아 남는 양, 늑대 게임이 시작됩니다. 이 게임은 늑대인 사람이 눈을 마주치면 마주친 사람에게 늑대 권한이 넘어갑니다. 따라서 늑대가 숨어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게임들이 수시로 펼쳐지는 드라마가 '아리스 인 보더랜드'입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게임은 복도식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탈출 게임으로 클로바 협동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암벽 등산을 잘하는 우사기(츠치야 타오 분)와 협동 플레이로 어려운 난관을 미션 클리어합니다. 

방탈출 게임을 해결하는데 아리스의 뛰어난 머리가 대활약을 합니다.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게임 폐인이다 보니 어떤 게임이든 게임 개발자의 머리속까지 파고드는 뛰어난 공략법을 잘 알아냅니다. 아리스의 머리와 뛰어난 운동 신경의 우사기는 뛰어난 듀오가 됩니다. 각 미션들은 하나의 공간인 복도식 아파트, 지하터널, 거대한 리조트, 식물원, 빌딩 등의 특정 공간에서 일어나는 풀기 어려운 퍼즐 같은 미션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 자체가 하나의 방탈출 게임 같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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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청소년 관람불가인데 잔혹한 장면 보다는 피가 터지는 장면들이 많아서 온 가족이 볼만한 드라마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습니다. 영화 액션 표현력이 아주 뛰어나네요. 특히 총격 액션 장면은 아주 잘 만들었습니다. 

'아리스 인 보더랜드'의 원작은 일본 만화입니다. 이 만화를 각색해서 드라마로 만들었네요. 만화를 안 봐서 얼마나 같고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꽤 잘 만든 드라마입니다. 

게임 속 고인물들을 만나다 

여기까지 읽다가 이런 의문이 들겁니다. 아니 주인공들은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세상에 오게 된 거지? 모든 도쿄 사람들이 사라지고 게임에 강제 참여하지 않으면 하늘에서 내려온 레이저를 맞아서 죽는 등의 모습에 어리둥절할 겁니다. 저도 처음에는 어떤 일이 발생한 지 궁금했지만 나중에는 어떤 게임이 또 나올까 그게 더 궁금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드라마 시즌제로 이어갈 것 같아서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후반에 이 게임의 운영자 즉 GM들이 있다는 식으로는 나옵니다. 영화 <케빈 인 더 우드>의 드라마 버전이라고 할까요? 그런 느낌입니다.  

아리스와 우사기는 게임을 클리어 하다가 고인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비치에 사는 고인물인데 게임들을 통달하고 있어서 게임 공략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리스와 우사기는 이들 뒤를 쫓게 되고 비치라는 곳에 도착합니다. 이 비치는 작은 왕국으로 모든 카드를 다 수집하기 위해서 서로서로 게임법을 공유하지만 절대왕정 같은 곳이라서 간부나 우두머리에게 대항하거나 배신을 하면 즉결 처형이 됩니다. 

이 비치에는 잔혹무도한 조폭 같은 파벌과 보스가 이끄는 파벌 싸움이 일어나는 등 좀 흥미를 떨구는 장면이나 모두 무기를 감추기 위해서 모두 수영복을 입는 등 다소 흥미유발성 요소들이 오히려 너저분한 느낌이 들지만 액션 장면들도 많고 화려해서 그런대로 볼만합니다. 중반 이후 초반의 흥미도는 좀 떨어지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꽤 재미를 쫀쫀하게 잘 담았네요. 특히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과 각 캐릭터들이 이전에 살던 세상에서의 이야기도 적절하고 적당히 넣으면서 게임 참가자들의 캐릭터 형성도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특히 어떻게 촬영했는지 모르겠지만 유동 인구가 많은 도쿄의 주요 거리를 텅빈 모습으로 담은 모습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촬영술도 액션도 스토리도 모두 꽤 좋습니다. 스토리텔링 강국 일본답게 놀라운 소재의 드라마라서 더 좋았습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일본 콘텐츠들 대부분이 애니인데 오래만에 일본 드라마다운(?)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가 나왔네요. 이 험한 겨울밤을 잠시 잊게 해 줄 정도의 흥미로운 드라마 '아리스 인 보더랜드'입니다. 시즌 2가 벌써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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