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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시나리오 작가는 어떻게 복수하는가를 보여준 영화 맹크

by 썬도그 2020.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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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니아들은 영화 <시민케인>이 얼마나 위대한 영화인지 잘 아실 겁니다. 해외 많은 매체들이 수시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를 선정하는데 이중에 자주 등장하는 영화가 1941년 제작된 영화 <시민케인>입니다. 이 <시민케인>을 위대하게 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감독이자 주연 배우였던 26살의 천재 감독 '오슨 웰스'입니다. 

'오슨 웰스'는 영화 감독이 되기 전에 소설 '화성침공'을 라디오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이 형식이 아주 놀라웠습니다. 정규 방송을 끊고 화성인들이 침공했다는 뉴스 형식으로 라디오 드라마를 진행했고 이에 놀란 시민들이 혼비백산했다는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를 비판하는 연극을 연출하는 등 총명함과 반항끼가 가득했습니다. 이 '오슨 웰스'를 다 쓰러져 가던 RKO 픽쳐스가 영화감독으로 모시고 전권을 줍니다. 

영화 시민케인이 위대한 이유

이 박수 짤방은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한 중년의 남자가 눈에 힘빡 주며 열정적으로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영화 <시민케인>의 한 장면으로 아주 유의미한 장면입니다. 영화 <시민케인>은 영화 관련 서적을 사면 꼭 소개되는 영화입니다. 왜 이 영화가 유명하냐면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거론될 것은 영화 형식입니다. 영화에서 창문 밖과 창문 안쪽을 동시에 초점을 맞추는 딮포커스를 기가 막히게 활용합니다. 보통 배경은 아웃포커스로 흐리게 하는데 반해 이 영화는 전경과 후경에 인물을 배치해서 전경의 인물이 더 도드라지게 하는 등 딥 포커스로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 묘사를 잘 담고 있습니다. 또한 플래시백을 사용해서 과거 이야기를 회상하는 장면도 잘 사용한 영화입니다. 

그다음은 연출입니다. 연출가이자 주연 배우인 '오슨 웰스'가 대서사시 같은 영화의 연출 및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합니다. 특히 20대의 나이에 20대부터 노년까지 모두 어울릴 정도로 연기를 잘합니다. 뭐 지금 보면 흑백 영화 치고는 좀 세련되었네 정도로 보일 수 있지만 당시는 센세이션 했을 겁니다. 

그리고 시나리오입니다. 영화 <시민케인>의 이야기는 한 재벌의 성공과 몰락과 삶에 대한 회환을 담고 있습니다. 케인은 어린 시절 어머니 소유의 광산으로 큰돈을 벌게 되자 아들인 케인은 촌동네를 떠나 도련님으로 키워집니다. 도련님으로 자란 케인은 어머니의 재력을 바탕으로 자그마한 신문사를 운영합니다. 젊고 패기 넘치던 케인은 발행인의 맹세라면서 정직한 기사만 담겠다면서 신문에 실어 독자들과 약속을 합니다. 그렇게 케인은 서서히 성장을 하게 되고 전국구 신문사 사장이 됩니다. 

케인은 유명 신문사 사장을 발판으로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지만 스캔들이 터집니다. 주지사가 꿈을 접은 케인은 이혼 후 수잔과 결혼을 합니다. 수잔은 3류 가수였지만 이런 수잔에게 케인은 건물을 지어주고 유명 가수 선생님을 붙여서 수잔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수잔은 미쳐가게 되고 결국 수잔마저 케인을 떠납니다. 동물이 뛰어노는 거대한 성에 사는 케인은 서서히 외로움에 지쳐 괴물처럼 변해가면서 몰락을 합니다. 스토리 자체는 흔한 흥망성쇠의 이야기이지만 영화 초반에 케인이 죽으면서 '로즈버드'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기자는 과연 유언인 '로즈버드'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케인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합니다. 그러나 끝내 '로즈버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영화 라스트 장면에서는 케인이 사는 대저택에서 필요 없는 물건들을 태우는데 케인이 어린시절 타던 썰매 이름이 클로즈업됩니다. 로즈버드는 케인이 유년 시절이었습니다. 넘치는 돈으로 세상 모든 것을 살 수 있었던 케인이지만 주변에 아무도 없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후회와 회환이 영화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듭니다. 이야기 형식이 재미있습니다. 영화 초반 케인의 유언을 던져 놓고 로즈버드라는 미끼를 영화 내내 끌고 다니면서 케인의 삶을 비춥니다. 그리고 미끼를 영화 후반에 회수하는데 이 장면에서 아~~ 하는 탄식이 나옵니다. 전 세계를 주름잡는 언론 왕이지만 죽을 때는 유년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품고 떠납니다. 

아카데미 상을 노린 넷플릭스 영화 맹크

넷플릭스가 12월에 야심 차게 내놓은 영화 맹크는 전형적인 아카데미를 노린 영화입니다. 넷플릭스는 매년 겨울이 되면 작품성 높은 영화를 선보입니다. 올해는 영화 <세븐>, <조디악>, <소셜 네트워크>를 연출한 영상미의 대가인 '데이빗 핀처'가 연출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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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맹크>는 영화 <시민케인>의 시나리오를 쓴 유명 시나리오 작가인 맹키위츠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명작 영화 <시민케인>의 놀라운 스토리가 어떻게 나왔는지를 담은 이야기입니다. 영화 맹크는 다양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나옵니다. 

맹크 역에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게리 올드만'이 시민케인에서 마리오네트 같은 수잔의 롤 모델이 된 메리언은 '아만다 사이프리드' 그리고 맹크를 옆에서 돌봐주는 리타 역에는 넷플릭스의 새로운 여왕이 된 '릴리 콜린스'가 맡았습니다. 이렇게 화려한 제작진을 포진하고 이 영화는 아카데미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모르겠습니다. 확신이 서지는 않네요. 영화가 전체적으로 너무 지루하고 어둡습니다. 영화 후반 만찬 자리에서 맹크가 팩트 폭격하는 장면만 보면 될 정도로 영화가 너무 지루하네요. 

영화 맹크의 줄거리

영화가 시작되면 1940년 RKO 픽쳐스는 26살의 천재 감독 '오손 웰스'에게 영화 제작 전권을 줬다는 자막이 흐르고 맹크가 외딴 집에 실려옵니다. 하반신이 크게 다쳐서 걸을 수 없는 맹크를 1명이 간호하고 1명은 맹크가 시나리오를 쓸 수 있고 돕습니다. 맹크는 최근에 자동차 사고로 크게 다칩니다. 

맹크는 60일 안에 '오손 웰스'에게 납품해야 할 시나리오를 써야 합니다. 맹크는 한 때 MGM 영화사 시나리오 작가였지만 최근에는 퇴물이 되어서 돈이 궁합니다. 이에 '오손 웰스'의 손을 잡습니다. 맹크는 직설가입니다. 글도 잘 쓰지만 글 보다 말빨이 좋습니다. 같은 말도 천박하지 않으면서도 송곳같은 날카로움으로 그 상황이나 상태나 사람에 대한 평가가 날카롭고 예리합니다. 이런 날카로움이 맹크의 장점입니다. 얼마나 이 직언이 뛰어난지 직언을 듣는 사람이 더 이야기를 하라고 놓아둘 정도입니다. 

여기에 익살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직언은 맹크를 돕는 타이프라이터인 리타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영화 <맹크>는 수시로 플래시백을 해서 맹크가 하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줍니다. 맹크는 말이 거칠지만 히틀러를 피해서 독일 마을 사람 전체를 미국으로 입국하게 도와주는 선한 면이 많습니다. 또한, 위선자에게 독설을 하는 맹랑함도 있습니다. 이런 맹랑함과 뛰어난 말솜씨를 눈여겨보던 언론 재벌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찰스 댄스 분)에 들어옵니다. 

워너브라더사에서 빌빌거리던 맹크를 MGM으로 이적하는데 도와주고 변변한 시나리오도 만들지 못하는 맹크를 후원하는 사람이 이 윌리엄(윌리)입니다. 이 언론 재벌인 윌리는 기린과 코끼리가 뛰어노는 거대한 대저택을 가지고 있고 연기 능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윌리의 애인이라서 여러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매리언도 있습니다. 그리고 윌리는 선거에 떨어진 전적도 있습니다.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딱 봐도 아시겠죠? 맹크는 이 윌리와 윌리의 애인이자 매리오네트라는 조롱을 받는 매리언을 롤모델로 한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합니다. 아니 맹크를 키워준 윌리를 롤 모델로 쓴 시나리오라면 보통 위대한 인물을 찬양하는 시나리오를 써서 고마움을 표시하나 보다 할 수 있지만 이 윌리라는 인물은 그렇게 아름다운 삶을 산 사람은 아닙니다. 재벌 2세로 태어나서 언론사의 제왕이 되지만 주지사 선거에 떨어지고 점점 쇠락해 갑니다. 

이게 실제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성적입니다. 하원의원에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이 됩니다. 이 영화의 배경인 1940년대 전후에도 소련의 공산주의와 미국의 자본주의가 전 세계를 휘어잡고 있었습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공화당보다 진보적이라서 사회주의적인 노선을 타고 있었고 이를 공화당은 빨갱이라면서 손가락질했습니다.

이 윌리라는 인물은 젊은 시절에는 민주당의 진보 노선을 타다가 늙으면서 점점 공화당원으로 변합니다. 이런 사람들 한국에도 참 많죠. 젊은 시절 시위 행렬 맨 앞에서 깃발을 휘두르다가 중노년이 되어서는 보수정당에서 국회의원을 하고 도지사를 한 사람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진보에 있다가 보수 정당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윌리는 왕 같은 존재라서 MGM 회장도 함부로 대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맹크는 술에 취해서 윌리에게 직언을 합니다. 

맹크는 영화 초반의 대사처럼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시나리오에 씁니다. 맹크가 윌리와 매리언에 대한 시나리오에 쓰고 있다는 소문은 할리우드에 쫙 퍼집니다. 물론 맹크는 누굴 두고 쓴 시나리오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런 말을 믿을 사람은 없습니다. 이에 동생과 심지어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맹크를 따르던 매리언까지 직접 방문합니다. 맹크를 내친 윌리에 대한 복수심에 시나리오를 쓰는 건 이해가 가지만 매리언은 무슨 죄일까요? 

많은 압력과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 시나리오는 탈고가 되고 맹크 스스로가 인정하듯 최고의 시나리오가 완성됩니다. 이는 리타도 동생도 주변 사람 모두가 인정해 줍니다. 젊은 시절 진실된 기사만 쓰겠다던 케인이 늙어서는 괴팍한 노인네로 변해가는 과정이 마치 언론 재벌 윌리와 너무 닮았습니다. 

영화광들을 위한 영화 맹크, 영화광이 아니면 지루한 영화 

어떤 영화들은 문턱을 일부러 높여서 아는 사람들만 웃고 감탄하게 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수준 높다면 수준 높은 영화인데 맹크식으로 말하면 독선적인 영화로 보일 수 있습니다. 영화 <맹크>가 그렇습니다. 영화 <맹크>를 제대로 이해 하려면 <시민 케인>을 봐야 합니다. 볼 시간도 볼 방법도 모르면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다이제스트 영상물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거라도 보고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혹자는 안 봐도 된다지만 안 보면 이 지루한 영화 더 지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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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맹크>는 꼭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영화 <시민케인>의 놀라운 촬영 기법을 곳곳에서 활용하고 영화 스타일 자체가 1940년도에 제작한 스타일로 제작합니다. 연출, 편집, 자막과 촬영 기법과 스토리 텔링 모든 것이 시민케인의 복제판 같은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서 딮포커스를 활용해서 인물을 배치하는 장면이나 동전 놀이 장면도 전형적인 <시민케인>에서 즐겨 사용한 딮포커스 방식입니다. 플래시백을 통한 플롯 전개 방식도 비슷하죠. 이는 시민케인 형식을 따라 하면서 명작에 대한 오마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형식미는 영화광이나 열광하는 방식이지 <시민케인>이 먹는 거에요?라고 생각하는 영화를 오락의 도구로 여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참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형식입니다. 시종일과 어두워서 배우 얼굴이 잘 안 보이는 것도 참 지루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나름 영화광이지만 이런 감독이나 영화광이나 열광하는 형식은 영화를 떠먹는데 너무 힘이 드네요. 

마치 꽝꽝 언 아이스크림을 물었다가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느낌이네요. 결국 몇 번을 보다 말다 보다 말다 하다가 겨우 다 봤습니다. 다만, 영화 후반 점점 이야기가 구체화되고 이야기의 핵심이 드러나면서 재미가 살아나지만 전체적으로 봐도 추천할만한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 시나리오로 빅엿을 먹인 맹크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로 꼽히는 영화 <시민케인>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당연히 받았을 것 같지만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윌리가 압력을 넣어서 받지 못하게 했다는 소리가 많습니다. 그러나 워낙 각본이 뛰어나서 각본상은 받습니다. 각본상에는 오손 웰스와 맹크 둘이 공동 각본으로 두 사람 모두 받았지만 영화에서는 맹크가 다 쓴 각본으로 나옵니다. 영화 맹크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합니다. 

이 맹크의 시나리오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아버지인 '잭 핀처'가 쓴 각본으로 영화평론가 폴린 카엘이 쓴 <시민 케인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가?>의 평론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주관적 시선이지 이게 사실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다들 시민케인의 각본은 맹크가 썼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오손 웰스'가 길고 나는 천재 감독이지만 초짜 감독이 모든 것을 다 하기에는 엄청난 각본을 쓰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시민케인> 이야기가 맹크가 본 세상을 반추하는 영화이니까요. 

영화 <맹크>는 지루하고 문턱이 있지만 영화 후반은 꽤 흥미로운 장면과 내용이 좀 있습니다. 특히 오르간 연주자와 원숭이 이야기는 윌리가 맹크에게 빅엿을 먹이는 이야기인데 이걸 그대로 받아친 맹크가 홈런을 날립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너무 젠척하고 지루한 영화입니다. 영화광들이나 딱 좋아할 만한 영화. 영화광이라면 추천하지만 <시민케인>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비추천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영화광의 영화광에 의한 의한 영화광을 위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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