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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강의

보도 사진과 다큐멘터리 사진의 차이점

by 썬도그 2020.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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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라는 도구는 똑같지만 자동차를 타고 경주를 하면 카레이서가 되고 자동차에 손님을 태우고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주면 택시기사가 됩니다. 자동차에 물건을 싣고 물건을 배송하면 택배 기사가 됩니다. 자동차라는 도구는 동일하지만 그걸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직업은 다 달라지고 우리가 보는 시선도 달라집니다. 

사진도 똑같습니다. 사진을 예술의 도구로 활용하면 예술 사진이 되는 것이고 사진을 어떤 사건, 사고나 사실을 증명하는 도구로 활용하면 보도 사진, 기록 사진, 다큐멘터리 사진이 됩니다. 

사진이라는 도구만 같을 뿐 예술 사진과 보도/다큐 사진 문법은 다르다

우리가 영화를 보면 영화의 장르에 따라서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다릅니다. 전쟁 영화에서 한 병사가 쓰러져 죽었는데 그 병사가 적의 총이 아닌 외계인이 쏜 레이저 광선에 죽었다면 영화 장르가 헛갈리게 됩니다. 이게 전쟁 영화야? SF 영화야?라고 갸우뚱하게 하죠. 그래서 보통 영화는 한 장르라는 영화적 문법을 따라야 보는 관객이 영화를 이해하기 편리합니다. 전쟁 영화에서는 전투 과정에서 나오는 머리싸움과 용맹스러움과 자기희생을 통한 전투의 승리를 통해서 감동을 받습니다. 이런 전쟁 영화에서 갑자기 외계인이 연쇄 살인을 하고 다니면 신선하긴 하지만 영화가 복잡해집니다.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술을 목적으로 한 사진은 사진은 사진은 하나의 표현 도구로 활용되기에 연출, 사진 합성, 사진 보정 등에서 자유롭습니다. 하지만 같은 사진이라도 인증샷으로 대표되는 뛰어난 재현성과 증명성을 무기로 하는 보도 사진과 다큐멘터리 사진에서는 사진 합성이나 피사체를 지우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연출은 사진을 보는 사람이 연출 사진임을 인지하는 선에서만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연출을 하고 사진 합성을 하면 기록이라는 속성이 깨지기 때문에 사진 안에 있는 피사체를 지우고 반대로 없던 피사체를 넣으면 보도 사진 또는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예술 사진과 다큐 사진의 차이를 담은 글을 이전에 제 블로그에 소개했습니다. 

다큐 보도 사진과 예술 사진은 시선의 출발부터가 다르다

 

다큐 보도 사진과 예술 사진은 시선의 출발부터가 다르다

'스티브 맥커리'의 포토샵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보정은 물론 수정까지 한다는 고백을 듣고 정내미가 뚝 떨어졌습니다. 사진 보정이야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다큐 사진작가가 수정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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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록 장르인 다큐멘터리 사진과 보도 사진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사진 편집장과 싸운 유진 스미스

제가 이 의문을 가진 이유는 유명 영화배우 '조니 뎁'이 주연을 한 영화 사진가 '유진 스미스(W. Eugene Smith 1918∼1978)에 관한 영화 미나마타 영화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유진 스미스'가 1956년 일본 구마모토현의 미나마타시에서 메틸수은에 중독된 어폐류를 먹고 주민들이 미나마타 병에 걸린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서 전 세계에 알립니다. 이 사진을 본 전 세계 사람들은 충격을 먹고 공해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됩니다. 

지금도 이 미나마타 병은 공해병하면 떠오를 정도로 전 세계에 환경의 소중함과 공업 발전의 폐해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병입니다. 

유진 스미스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는데 이 사진가는 독특한 점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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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스미스는 편집권을 요구한 최초의 사진기자였다는 소리에 눈길이 가네요. 유진 스미스는 고등학생 시절 사진을 시작해서 사진 장학금을 받고 1936년 노트르담 대학에 입학하지만 1년 만에 그만두고 뉴욕으로 이사를 갑니다. 18살 어린 나이에 뉴스위크지의 기자가 된 유진 스미스는 소형 카메라를 사용하라는 편집장의 강요에 맞서다 뉴스위크지에서 나옵니다. 보통은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합니다. 특히 편집장은 권한이 막강해서 그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는 건 사진기자 일을 그만두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입니다. 

1939년부터 1942년까지 보도사진잡지 <라이프>의 종군 사진기자가 되어서 태평양 전선에서 2차 세계대전을 취재합니다. 이후 1947년부터 1955년까지 <라이프>지를 위해서 50여 건의 사건을 취재하고 촬영했습니다. 그러나 편집과 사진 배치에 관해서 편집장과 수 없이 싸웠습니다. 보통은 고용인이자 막강한 권력을 가진 편집장과 싸우지 않지만 '유진 스미스'는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자기 의도와 다르게 편집을 하거나 사진 배치하는 편집장과 다툼을 했습니다. 그런 다툼에서 나온 사진들은 오히려 대중들의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런 반목은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1955년 유진 스미스는 <라이프>를 사직하고 매그넘 포토스에 가입합니다. 매그넘 포토스는 유진 스미스처럼 각종 보도 매체와 잡지 매체의 편집장이 이래라저래라 간섭함을 넘어서 사진의 진실과 의도까지 훼손하는 매체들의 횡포를 피함과 함께 사진가들의 올곧은 시선, 자유로운 사진 취재를 위해서 만들어진 사진 에이전시입니다. 이 매그넘 포토스는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같은 지금도 칭송받고 있는 보도사진가 또는 다큐 사진가들이 뭉쳐서 만들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도 사진과 다큐멘터리 사진의 차이점

보도 사진과 다큐멘터리 사진 모두 사건을 그대로 담은 기록 매체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습니다. 보도 사진은 신문, 잡지 같은 출판물에 게재되는 것을 목적으로 촬영합니다. 예를 들어서 신문사 편집장이 사진기자들에게 어디 나가서 뭘 촬영해 오라고 지시를 합니다. 아니면 알아서 촬영한 사진을 편집장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합니다. 그리고 편집장이 외부에 나간 사진기자들이 촬영한 사진 중에 가장 좋은 사진이나 입맛에 맞는 사진을 고른 후 신문이나 잡지에 싣습니다. 

이 과정의 장점은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일지 모를 때 경험많은 외부인의 시선으로 사진을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진실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사진이라는 매체는 순간을 기록하기에 사진 1장에 현장 분위기를 모두 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진기자는 그 사건 현장이나 이벤트 현장의 분위기를 잘 담은 사진을 담아야 합니다. 그게 뛰어난 사진기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한 후 본사에 전송하면 편집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진만 고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편집장이 진실 보도보다는 정치적인 편향이 심하게 되면 진실 왜곡 수단으로 보도 사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신문사들처럼 정치적인 편향이 심한 매체들이 가득한 나라에서는 보도 사진이 사실 왜곡의 수단으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반면 다큐멘터리 사진은 매체에 보도를 할 목적으로 촬영하는 사진이 아닙니다. 결국은 어떤 매체를 통해서 소개될 수도 있고 신문사를 통해서 소개될 수도 있지만 사진전이나 주로 사진집을 통해서 세상에 선보입니다. 즉 유진 스미스처럼 사진가 본인의 주관에 따라서 촬영한 사진이지 어떤 매체에 소속되어서 지시에 따라서 촬영하지 않습니다. 

유진 스미스는 다큐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라이프지 같은 잡지 매체에서 지급한 돈으로 사진 촬영을 했기에 초기에는 보도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럼에도 편집장과 수 없이 싸우면서 자신만의 시선을 사진에 녹이려고 시도했습니다. 차이점은 또 있습니다. 보도 사진은 보다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다큐사진은 사진가 본인의 주관을 적극적으로 담아서 촬영합니다. 그렇다고 사실 왜곡을 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어떤 사안을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듯이 보는 시선이 개인적인 시선으로 담고 있습니다. 다만 그 개인적인 시선이 큰 공감을 일으키거나 사회적인 공분이나 관심을 주목을 받게 하면 그 다큐 사진은 인기를 얻을 수 있고 좋은 다큐 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도 사진은 기록성이 좀 더 강하다면 다큐 사진은 사진가 개인의 주관을 통한 작가의 사상을 사진에 넣어서 예술성이 들어갑니다. 

어떤 매체나 그 결과물에 만든 사람의 주관이 또렷하게 들어가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것처럼 다큐 사진들은 기록을 바탕으로 하되 보다 사진가의 사상이 들어가서 예술적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호흡입니다. 보도 사진은 촬영한 후 바로 당일 또는 다음날 신문이나 잡지에 실어야 합니다. 신속성이 무척 중요합니다. 반면 다큐 사진들은 긴 호흡으로 촬영합니다. 한 지역에서 장시간 지내면서 사진으로 그 지역이나 피사체나 사람을 사진으로 담아서 하나의 주제를 이끌어 냅니다. 

보도 사진과 다큐 사진은 둘 다 기록 사진이라는 장르는 동일하지만 출판, 언론 매체에 보도할 목적으로 촬영하면 보도 사진, 내 주관에 따라 내가 찍고 싶은 기록 사진을 촬영한 후 내 시선을 녹이면 다큐 사진입니다. 그래서 보도 사진은 사진기자, 다큐 사진은 사진작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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