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정말 편리합니다. 차 있으면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아주 편하고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차는 많은 문제를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대기오염입니다. 수많은 차가 내뿜는 배기가스는 미세먼지를 만듭니다. 또한 차는 항상 어딘가에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주차장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차가 주는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을 다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차는 빠르고 무겁습니다. 그래서 사람과 충돌하면 사람이 크게 다치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통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차를 운전하는 운전자가 조심해야 할까요? 보행자가 조심해야 할까요? 한국에서는 보행자가 더 조심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골목길 한 가운데로 다녀보세요. 바로 뒤에서 빵빵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멋진 골목길을 사진으로 담고 있는데 차가 오면 비켜줘야 합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골목길의 주인은 보행자인 사람이 아닌 자동차입니다. 이게 국룰이죠. 그래서 '걷기 좋은 길 = 차가 못 다는 좁은 골목길'이라고 하잖아요.
한국은 차가 상전입니다. 차님을 피해서 조심조심 골목을 걸어야 합니다. 이렇게 걸으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는 보행자가 되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보행자가 걷기 좋은 보행로를 확충하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 행정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의 큰 변화는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며칠 전에 집 앞에 있는 금나래 공원 앞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이 작디 작은 공원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애용하는 공원입니다. 서울에서 가장 공원이 적은 금천구에서 작은 숨통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근처에 초등학교도 있어서 어린아이들도 많이 애용하는 공원입니다. 이 공원을 가려면 왕복 2차선 횡단보도를 건너야 합니다.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이라서 기다렸다 파란 불에 건너가면 됩니다. 그렇게 파란불이 켜지길 기다리고 있는데 인공음이 들립니다.
"위험합니다. 뒤로 물러나세요" 나에게 한 이야기인지 몰라서 그냥 있었더니 한 7번 정도 계속 위험하다고 뒤로 물러나라고 합니다. 뭐가 위험하며 왜 물러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혼자 막 떠들다가 멈추기에 어디서 나나 했더니 이 노란 봉이 보입니다. 횡단보도 양쪽에 있는데 여기에 감지센서가 있어서 이 감지센서가 선을 넘어선 보행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내는가 봅니다.
이 보행자 경고 메시지를 들으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차가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이던 없는 횡단보도이던 앞에 횡단보도가 있으면 무조건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그래야 갑자기 건너는 사람들 발견해도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네 운전자들은 어떤가요?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여전히 횡단보도를 무시하고 속도도 안 줄이고 지나가는 차량들이 참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과속방지턱을 설치해서 횡단보도가 앞에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안전턱도 사고가 나야 설치해 줍니다. 10년 전 제가 사는 아파트 바로 앞에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가 있는데 아침 등교길에 한 아이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었습니다. 이 사고 이후 경찰은 과속방지턱을 세웠습니다. 아주 가끔 새벽에 과속방지턱이 있는 걸 모르고 2차선 도로에서 질주하던 택시와 차량들이 과속방지턱을 뒤늦게 발견했는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넘다가 쿵하는 소리가 1달에 1번 이상 들렸습니다. 습관이 안 되니 앞에 횡단보도가 있건 없건 그냥 막 달립니다.
며칠 전 광주의 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아주머니와 아이들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횡단보도가 있으면 사람이 안 지나가더라도 일단 브레이크를 밟아서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트럭 운전사는 스마트폰 보다가 그냥 달렸고 큰 사고가 났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 서보시면 압니다. 한국의 운전자들이 얼마나 보행자를 무시하는지를요.
요즘 교차로에 가면 교통섬이 있습니다. 우회전 차량의 원할한 진행을 위해서 교통섬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교통섬을 가려면 1차선 횡단보도를 지나가야 합니다. 여긴 신호등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 횡단보도 지나가려면 우회전 차량이 보행자가 기다리면 잠시 서 주면 얼마나 좋아요! 안 섭니다. 안서요. 정말 안 서요. 한 10대 지나가면 1대 설까 말까 합니다.
교통섬이 이런데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 서 있으면 차를 세우고 지나가라고 하는 운전자 많지 않습니다. 물론 예전보다는 많아졌습니다. 매너 좋은 운전자들 많아졌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보행자가 나오려고 하면 위혐하거나 오히려 속도를 더 내서 지나갑니다. 파란 신호등이 켜저도 횡단보도 한가운데로 운전해서 지나가는 차량이 있는 나라에서 뭘 기대하겠습니까만 우리 운전자분들 너무 보행자 무시하고 괄시합니다. 차에서 내리면 바로 보행자가 됨에도 보행자를 무슨 장애물로 인식합니다.
이런 이상망측한 보행자 경고 시스템을 보면서 서울시인지 경찰청인지는 모르겠지만 운전자들을 계도하기보다는 보행자 너희들이 조심해야지 어딜 함부로 횡단보로 앞으로 나와서 지나가는 차량들 불편하게 해!라고 느껴지네요. 저거 설치할 예산 있으면 횡단보도를 밝게 비추는 가로등을 따로 달았으면 하네요.
밤에는 횡단보도가 잘 안 보일 수 있지만 대신 횡단보도만 비추는 가로등을 설치하면 멀리서도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아주 잘 보입니다. 건너려는 보행자도 잘 보이기에 멀리서도 속도를 줄여서 대비할 수 있습니다. 세금으로 행정을 하는 분들의 시선이 보행자를 계도하는 모습에 좀 짜증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