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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핑을 좀 더 잘 알게 하는 다큐 블랙핑크 : 세상을 밝혀라

썬도그 2020. 10. 17. 19:07

아이돌 가수 노래를 즐겨 들을 나이는 아닙니다. 그러나 몇몇 아이돌 가수 노래들은 꽤 즐겨 듣습니다. 대표적인 그룹이 트와이스입니다. 트와이스 멤버들의 이름은 대만 출신 쯔위 정도만 알고 다른 멤버들의 이름은 잘 모릅니다. BTS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적인 빌보드 싱글 차트 2주 연속 1위를 하고 몇몇 곡은 꽤 즐겨 듣지만 여전히 BTS 멤버 이름 모두를 알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늙다리 아저씨가 아이돌 멤버를 일부러 외울 필요도 없죠. 

노래를 듣지만 멤버들에게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대형 걸그룹, 보이그룹들이 기획 상품과 같아서 기획사가 심혈을 만든 상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뛰어난 퍼포먼서들이지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에 싣고 전하는 싱어 송 라이터과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한 걸그룹은 푹 빠진 적이 있습니다. 바로 2NE1입니다. 2NE1 활동 당시에는 2NE1을 그렇게 크게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팀이 해체되고 2NE1 노래를 듣다가 2NE1의 노래들이 엄청나게 좋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4명의 멤버들에 대한 관심은 없었습니다. 2NE1이 떠난 후 걸그룹들의 노래들은 대부분 말랑말랑하고 찐득거리는 귀여움이 대부분이었고 그중에서 '트와이스' 노래가 가장 좋았습니다. 마치 일본 애니 배경음 같은 밝고 에너지 넘치는 노래 중에서는 '트와이스'가 가장 좋더라고요.

그러나 너무 달달한 것이 아쉬웠고 2NE1의 매콤한 맛이 그리웠습니다. 흑인 소울이 충만한 2NE1이 떠나고 후계자 같은 걸그룹이 나왔습니다. 바로 '블랙핑크'입니다.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는 YG엔터에서 선보인 대형 걸그룹입니다. YG 엔터의 핵심 엔진은 테디라고 하죠. 원타임의 멤버였던 테디가 마지막 보스라고 할 정도로 연습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영향력이 어마어마합니다. 

'블랙핑크'는 2NE1처럼 금관악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흑인 힙합 음악을 팝에 섞어서 만든 노래들을 참 잘 만듭니다. 특히 리듬감은 다른 걸그룹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납니다. 4년이 지난 지금 '블랙핑크'는 한국을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요즘 BTS가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 블랙핑크도 BTS 못지않게 해외에 많은 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4곡의 싱글을 발표해서 빌보드 핫 100 1위, 아티스트 100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인기의 또 하나의 척도인 블랙핑크의 유튜브 구독자수는 2020년 10월 17일 현재 5130만 명으로 아티스트 중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위는 저스틴 비버로 5770만 명인데 워낙 블랙핑크의 구독자 수 증가가 가팔라서 곧 딸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3개월 사이에 구독자가 1천만 명이 늘었다고 하니 올해 안에 세계에서 가장 구독자 많은 아티스트가 될 것 같네요. 

블랙핑크 4명의 멤버에 대해서 잘 알 수 있는 다큐 <블랙핑크 : 세상을 밝혀라>

블랙핑크 노래는 가끔 듣고 인기가 높다는 걸 잘 알지만 멤버를 1명도 몰랐다가 뮤직 비디오를 보고 이국적으로 생긴 리사만 알고 있었습니다. 리사는 태국 출신 멤버로 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워낙 랩을 잘해서 관심있어서 검색해서 알았습니다. 아! 제니도 압니다. 집 근처 대형마트에 가면 제니 등신대가 감자칩 앞에 있더라고요. 

블랙핑크가 어떤 매력이 있기에 전 세계에서 이런 큰 인기를 끌고 있나 궁금하던 차에 넷플릭스에서 <블랙핑크 : 세상을 밝혀라>라는 다큐가 이번 주에 공개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아주 뛰어나고 재미있는 다큐는 아닙니다. 그냥 흔한 아티스트를 담은 다큐이고 무난하게 담은 다큐입니다. 블랙핑크를 잘 모르는 분들이 보면 좋을 블랙핑크 멤버들의 성장 과정과 개인들의 생각과 이야기가 진솔하게 잘 담겨 있는 80분짜리 다큐입니다. 

다큐는 제니, 리사, 로제, 지수를 차례대로 소개하면서 각 멤버들이 어떻게 YG엔터에 연습생으로 들어왔는지와 어떤 고통을 지나서 블랙핑크에 합류하게 되었는지를 지나서 각 멤버들이 느끼는 고민과 고통과 만족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한 어조로 담고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멤버는 제니입니다. 가장 먼저 연습생으로 입문해서 블핑으로 데뷔하기 전까지 6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했습니다. 제니는 어린 시절 한국에서 뉴질랜로 이민을 갔고 YG 오디션을 통해서 발탁이 됩니다. 태국 멤버인 리사가 빈티지 마니아라는 점도 흥미롭고 유일하게 한국에서 나고 자란 지수의 고민도 들어볼 수 있습니다. 로제는 가장 숫기가 없지만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는 멤버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블랙핑크 : 세상을 밝혀라>는 각 멤버들의 인터뷰도 많이 담겨 있고 고민도 많이 담겨 있습니다.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로제가 호주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YG 엔터 연습생이 합격한 후에 학교를 중퇴했습니다. 한국의 많은 보이그룹, 걸그룹 멤버들이 그렇듯이 빠르면 초등학교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합니다. 연습생 생활은 군대 생활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아니 더 심하고 스트레스의 연속입니다. 매일 같이 합숙 훈련을 하고 부모를 만나고 싶어도 쉽게 만날 수 없습니다. 블랙핑크는 성공해서 그렇지 데뷔도 하지 못하고 데뷔를 해도 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사리지는 수많은 걸그룹, 보이그룹들이 있습니다. 

<블랙핑크 : 세상을 밝혀라>는 한국 K팝의 어두운 이면을 담는 다큐가 아니라서 이런 어두운 모습은 크게 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블핑 멤버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디고 이기고 여기까지 왔는지를 비교적 과감하게 담고 있습니다. 

무엇이 K팝을 만들고 인기를 만들었을까?

초반에는 YG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 프로듀서인 테디의 인터뷰도 꽤 많이 나옵니다. 제가 가장 궁금해 하는 건 K팝 인기 비결입니다. 테디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나온 노래는 다 K팝이냐면서 오히려 K팝이 뭐냐고 질문을 합니다. 

K팝의 팝은 팝송를 줄인 말입니다. 팝송도 popular song의 약자이죠. 쉽게 말해서 서양에서 대중들이 즐겨 듣는 인기 있는 노래를 팝송이라고 합니다. 한국 가요 중에 인기 가교를 서양인들이 K팝이라고 합니다. 테디는 한국 가요와 K팝의 공통점은 언어만 같을 뿐이라고 합니다. 한국 가요와 K팝은 같은 말일까? 한국 가요 중에 해외에서 빅히트를 하거나 조금이라도 알려진 노래만 K팝일까요?

정확하게 말하면 K팝은 한국의 가요 중에 인기 가요를 K팝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그 인기가 한국을 넘어설 때 K팝이 됩니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있고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노래들이 K팝이 됩니다. 2020년 현재 K팝의 선두 주자는 BTS와 블랙핑크입니다.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 빌보드 싱글 차트와 각종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고 있습니다. 

K팝의 인기 비결은 제니가 답합니다. "K팝을 K팝으로 만드는 건 연습생으로 보내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한국의 인기 걸그룹, 보이그룹이 세계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는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뛰어난 군무와 보컬과 태도 때문입니다. 갑자기 만들어진 댄스 그룹이 아닌 4년 이상의 긴 연습생 시간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만들어진다는 말이 맞습니다. 하나 하나 가르치고 연습해서 원석을 보석으로 가공합니다. 이 긴 시간이 다른 나라에서는 엄두도 못 내는 엄청난 퍼포먼스고 가창력과 무대 연출이 나옵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꽤 있죠. 로제가 인터뷰 중간에 학창 시절이 없었다는 말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공을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는 있는 학상 시절이 없습니다. 이는 개인의 삶에서는 불행한 모습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다른 나라에서는 이 한국적인 장 시간 합숙 훈련 연습생 시스템을 따라 할 수 없습니다. 인권 침해의 문제도 있죠. 실제로 많은 기획사들이 아동 노동 착취에 가까운 인권 유린을 자행했고 뉴스에 나오기도 합니다.

YG엔터 보다 깨끗하다는 박진영이 이끄는 JYP 2AM의 조권이 데뷔후에도 3년 동안 한 푼도 집에 가져다준 적이 없다는 걸 보더라도 불합리한 점이 많습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아이돌 표준 계약서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다큐에서는 이런 어두운 면을 깊게 파지 않고 멤버들의 입을 통해서 긴 연습생 시간의 고통을 전해 줍니다. 전 다큐가 용비어천가로 만들어졌을 거라고 짐작해서 온통 성공에 취하고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만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어느 정도 4명의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 힘든 일이나 고통도 잘 담겨 있네요. 물론 YG엔터의 수장인 양현석이나 같은 소속사의 다른 가수들의 문제 등은 전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그냥저냥 볼만하고 그런대로 매끄럽게 만든 다큐입니다. 다큐를 다 보고 난 후 블랙핑크의 미래가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화무십일홍이라고 다른 가수들보다 이 보이그룹, 걸그룹들은 길어야 10년 정도만 활동하다가 사라집니다. 소녀시대처럼 해체도 안 하고 활동도 안 하는 상태로 점점 기억에서 잊힙니다. 이는 블랙핑크의 과거라고 할 수 있는 2NE1에서도 잘 알 수 있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큐를 보니 다른 걸그룹들보다 멤버들 간의 화합이 아주 좋네요. 다큐에서 한 외국 팬이 한국 그룹 중에 가장 화합이 잘 된다는 말에 순간 빵 터졌네요. 

4명의 블핑 멤버들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리사가 랩만 당차게 하는 게 아니라 생각도 참 당차고 4명 멤버 모두 비슷하지만 다른 고민 속에서 지내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블핑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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