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장을 보고 이게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인지 초등학생이 촬영한 사진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는 사진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일상을 기록한 스냅사진은 유치원생이 촬영했는지 사진작가가 촬영한 지 구분하기 쉽지 않지만 열악한 환경 또는 매크로 사진처럼 전문 장비나 구도 및 조명 세팅이 필요한 사진은 경력과 연륜이 필요합니다. 특히 매크로 사진은 매크로 렌즈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조명 기술도 좀 알아야 좋은 접사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전 이 사진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정도 크기로 파리를 담으려면 좋은 매크로 렌즈가 필요합니다. 더 중요한 건 배경을 깔끔하게 처리했는데 이 정도면 프로 중에서도 곤충 사진만 찍는 프로의 수준입니다. 그런데 제가 놀란 것은 이 사진 자체가 아닌 이 사진을 찍은 학생이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사실입니다.
국립 대만 대학 곤충 식물관에서는 매년 7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곤충 생태 사진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올해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곤충 생태 사진 공모전을 개최했고 그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특별상 1개, 우수상 5개, 입선 10명을 선정 발표했습니다.
위 사진이 대상 받았을까요? 아닙니다.
대상은 이 작품이 받았습니다. 매미가 껍질을 벗고 나오는 모습이네요. 핀 조명을 적절한 위치에 때려서 배경은 어둡게 잘 처리했네요. 그런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게 초등학생이 촬영할 수 있는 사진일까요? 사진 잘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이건 초등학생 혼자 촬영한 것이 아닌 아빠 찬스나 엄마 찬스를 사용한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다른 사진들은 그마나 일반인도 촬영할 수 있지만 몇 작품은 너무 뛰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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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찍어준 사진이라는 비판이 일자 국립 대만 대학 곤충 식물관에서는 부모의 손길이 닿은 사진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다면서 대충 넘기고 있습니다. 역시 한국이나 대만이나 사진 공모전의 공정성 문제가 있네요. 보통은 이런 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진공모전을 하면 너무 뛰어난 작품은 아빠의 손길이 닿은 사진이라고 오히려 빼내는데 대만 곤충 식물관은 이걸 간과했네요.
이런 해명에도 많은 대만인들이 불공정한 결과라면서 많은 비판을 가하고 있네요. 사진 공모전은 심사위원들이 중요합니다. 이런 의심이 드는 사진은 일부러 빼고 몇몇 분들이 아빠 찬스를 쓴 사진들이 있다고 비난 성명을 내거나 그런 사진들은 수상할 수 없다고 해야 합니다. 아마추어 같은 사진공모전 개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