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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잠수함 영화의 3대 명작. 90년 개봉작 붉은 10월

by 썬도그 202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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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영화는 하나의 장르라고 할 정도로 꾸준히 나오고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잠수함 영화는 잠수함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공동운명체라고 할 수 있는 함장과 수병들이 거대한 공포감을 공유하는 쪼는 재미가 있습니다. 시각적인 정보가 차단된 바닷속에서 음향으로만 적의 위치와 어뢰의 접근 및 피해야 합니다. 따라서 잠수함 액션만 잘 표현하면 그 자체로 엄청난 몰입감을 줍니다. 

미니어처나 CG로 잠수함 액션을 구사해야 해서 많은 제작비가 들어갈 수 있지만 우주나 항공 액션보다는 제작비가 덜 들어가기에 꾸준히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잠수함 영화의 최고봉은 1981년 제작한 볼프강 페터슨 감독의 특전 U보트입니다. 이 영화를 뛰어 넘는 잠수함 영화는 없고 앞으로도 나올 것 같지 않습니다.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U보트라는 깡통에 갇혀서 같이 전투를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엄청난 공포가 밀려옵니다. 지금도 잠수함 탐지하는 소나 소리가 공포스럽습니다. 독일에서 만든 영화라서 독일군 찬양 영화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전쟁에 대한 미화보다는 전쟁 비판 영화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와 함께 잠수함 3대 영화 중 하나가 바로 이 글에 소개하는 붉은 10월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개인적으로는 '크림슨 타이드'를 꼽지만 사람마다 다른 것입니다. 잠수함 영화를 참 좋아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붉은 10월>을 보지 못했습니다. 가끔 TV에서 할 때도 후반만 조금 보다 말다 해서 다 보지 못했네요. 개봉 영화도 많지 않고 넷플릭스가 <붉은 10월>을 추천해주기에 봤습니다. 

톰 클랜시 원작의 1990년에 개봉한 영화 <붉은 10월>

톰 클랜시는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군 시절 군대의 진중문고에 톰 클랜시 소설이 많았는데 모든 작품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고단한 내무반 생활에 큰 활력이 되었습니다. 뛰어난 군사 지식을 바탕으로 쓴 많은 군사 소설은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참 많이 만들었습니다. 

<붉은 10월>을 필두로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 명령>과 FPS 게임의 명작 '레인보우 식스'의 원작 소설을 지었습니다. 9.11 사태 당시 미국 정부가 조언을 구할 정도로 뛰어난 군사 지식을 가진 분입니다. 그렇다고 이분이 군인 출신은 아니고 군사 마니아입니다. 소설 <붉은 10월>은 스웨덴으로 망명을 시도한 소련 잠수함에 대한 기사를 보고 그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쓴 소설입니다. 

수중 제트 엔진을 단 무소음의 소련의 핵잠수함 붉은 10월

잠수함은 스쿠루와 엔진이 있기에 필연적으로 소음을 냅니다. 이 엔진 소음을 듣고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얼마나 정숙을 요하는지 잠수함 내에서 떠드는 소리까지 적에게 발각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소음 엔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련은 수중 제트 엔진을 단 신형 핵잠수함 '붉은 10월'을 개발합니다. 이 기술은 최근에 중국이 비슷한 시스템을 장착한 무소음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는 뉴스를 들었지만 대부분의 잠수함은 여전히 후미에 달린 스크루를 돌려서 앞으로 전진합니다. 

수중 제트 엔진은 기존의 스크류 방식과 달리 물을 빨아들이고 이를 배출하면서 추력을 얻는 기술로 진동, 소음이 적습니다. 최근에 건조하는 고속정이나 전함에 이 새로운 해상 추진 엔진을 달고 있지만 잠수함은 구현된 잠수함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톰 클래시의 놀라운 선견지명은 아주 놀랍네요. 수중 제트 엔진이라는 신기술을 달아서 잠항해서 미국 해안가에 도달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 '붉은 10월'이 세상에 등장하자 호전적인 소련 군사 세력은 미국과의 전쟁을 계획하는 매파가 있었습니다. 

이 '붉은 10월' 잠수함의 함장은 라미우스(숀 코너리 분)입니다. 라미우스 함장은 소련 잠수함장들의 스승이자 뛰어난 교관으로 소련의 잠수함 전술을 모두 꽤 차고 있습니다. 라미우스 함장은 붉은 10월을 몰고 대서양으로 나갑니다. 이 잠수함에는 소련의 정보국 요원이 함께 탑재하고 있습니다. 인간 CCTV로 함장을 감시하고 잠수함 장교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이 정보 장교를 라미우스 함장이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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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우스 함장은 이 '붉은 10월'을 몰고 미국으로 망명할 계획입니다. 망명의 이유를 똑 부러지게 말하지는 않지만 게임 체인저인 이 잠수함이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수 있어서 내린 결정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라미우스 함장의 계획을 미국이 알아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이 수중 제트 엔진을 단 붉은 10월호가 소련 잠수함 기지를 떠나서 대서양으로 나간 것까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소나로도 탐지가 되지 않아서 당황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라미우스 함장의 의도를 간파한 사람이 바로 주인공 '잭 라이언(알렉 볼드윈 분)'입니다. 톰 클래시 소설에서 주인공으로 자주 나오는 인물이 '잭 라이언'으로 CIA 소속의 군사 정보 요원입니다. CIA 소속이긴 하지만 직접 전투를 하는 전투요원은 아니고 책사 같은 전략을 잘 알고 구사하는 인물입니다. 잭 라이언은 붉은 10월 격침 명령이 내린 미국 정부를 설득해서 3일만 시간을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나 소련 대사가 라미우스 함장이 보낸 편지의 내용을 역이용해서 라미우스 함장이 단독으로 최신예 잠수함을 몰고 미국 본토를 공격하러 간다고 미국 정부에 말하자 미국 정부는 발칵 뒤집힙니다. 이에 잭 라이언은 라미우스 함장의 망명 의도를 물어보자며 붉은 10월호 근처에 있는 댈러스 미국 잠수함에 탑승해서 붉은 10월과 접촉을 합니다. 

잠수함 전투의 쪼이는 맛이 좋은 붉은 10월

붉은 10월은 잠수함 영화 답게 어뢰 공격을 피하기까지의 쪼이는 맛이 참 좋습니다. 항공기나 전차는 포탄과 미사일 속도가 빨라서 쏘고 폭발까지 일어나는 과정의 재미가 없습니다. 반면 잠수함 영화들은 어뢰와 잠수함 모두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어뢰를 피하고 공격하는 과정이 꽤 길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스토리와 재미와 잠수함 함장들의 두뇌싸움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치 장기나 바둑처럼 한 수 한 수를 지켜보는 관전하는 재미가 좋습니다. 

붉은 10월은 어뢰를 피하는 다양한 방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뢰와 박치기를 하거나 디코이라는 미끼로 회피하는 방법도 나오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장면이자 지금도 붉은 10월 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이미지인 잠수함의 수면 위 급부상 장면은 압권입니다. 

영화의 CG와 미니어처 기술도 아주 뛰어납니다. 기포들을 어떻게 그려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CG로 구현할 수 없는 기포들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을 통해서 실제 잠수함을 보는 느낌이 듭니다. 뛰어난 CG와 미니어처 촬영 여기에 액션 영화 장인인 '존 맥티어넌' 감독의 뛰어난 연출이 돋보입니다. 존 맥티어난 감독은 1987년 프레데터, 88년 다이하드, 그리고 90년 붉은 10월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에는 흥행작이 없네요. 그러고 보면 영화감독도 배우처럼 한 10년 정도 절정이었다가 사라지는 느낌이네요. 

숀 코너리의 카리스마가 좋았던 영화 <붉은 10월>

영화 <붉은 10월> 재미 지분의 5할은 숀 코너리에게 있습니다. 덥수룩한 턱수염이 아주 잘 어울리는 배우죠. 숀 코너리가 소련 제복을 입은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립니다. 영화에서 라미우스 함장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초대형 잠수함을 사로잡습니다. 숀 코너리의 눈빛으로 모두를 제압하는 모습이 높은 설득력을 제공합니다. 

한치의 빈틈도 없는 고증과 뛰어난 연출, 실제 잠수함을 이용한 촬영과 쪼는 맛은 이 영화가 왜 잠수함 영화하면 떠오르는 영화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잭 라이언을 연기한 '알렉 볼드윈'도 핸섬하고 샤프한 이미지가 정보 장교로 무척 잘 어울립니다. 이후 영화에서 잭 라이언은 '해리슨 포드'가 연기를 했는데 해리슨 포드나 첫 번째 캐스팅 후보에 오른 '케빈 코스트너'가 했다면 이미지가 썩 어울려 보이지 않네요. 두 배우 모두 카우보이 스타일인데 반해 알렉 볼드윈은 엘리트 느낌이 많이 나네요. 캐스팅도 참 적절했습니다.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영화 초반에 붉은 10월 호에 배신자 또는 남은 정보국 요원이 있다는 설정이 있고 그 수수께끼 인물이 수중 제트 엔진의 주요 부품을 파괴했다는 설정으로 잠수함 안과 밖에서 조여 오는 스릴이 좋았는데 이 인물이 너무 허무한 인물, 설득력 없는 인물로 나온 점은 좀 아쉽네요. 

대신 미국 잠수함 음파 탐지병의 활약은 아주 좋네요. 소리만 듣고 소련 어뢰인지 미국 어뢰인지 알 정도이고 이 무음 잠행 능력이 있는 붉은 10월호를 탐지하는 방법을 직접 알아냅니다. 여기에 미군 잠수함 함장의 뛰어난 판단력도 좋네요. 

그리고 음악

youtu.be/Ac2L6-RpN0c

이 음악은 지금도 많이 들릴 정도로 엄청난 음악입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이 노래가 이 영화의 무게감을 꽉 잡아줍니다. 음악 감독은 바질 폴두리스로 로보캅, 프리 윌리, 스타쉽 트루퍼스 등의 음악을 연출했습니다. 아주 뛰어나고 유명한 음악 감독은 아니지만 이 노래는 정말 아름답고 뛰어나네요. 지금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잠수함 액션 영화 붉은 10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뛰어난 스토리, 연출, 음악, 연기가 잘 뭉친 잠수함 영화의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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