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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악마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를 담은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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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를 담은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썬도그 2020. 9. 17. 09:43

톰 홀랜드, 세바스찬 스탠, 로버트 패틴슨, 헤일리 베넷, 제이슨. 마블 슈퍼히어로물에 출연했던 배우와 판타지 영화 남주로 유명한 배우가 출연합니다. 출연 배우가 이 정도면 안 볼 수가 없습니다. 9월 16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화려한 출연 배우 리스트를 보고 재생 버튼을 눌렀지만 영화를 보다가 멈추길 반복해야 했습니다. 영화가 너무 어둡고 혐오스럽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보기 힘든 영화는 오랜만이네요. 미리 말하지만 이 영화 꽤 힘들고 혐오가 스멀스멀 자주 피어나서 추천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다만, 톰 홀랜드가 나오는 중간부터는 숨이 막혀서 괴로워하고 있는 저에게 숨구멍을 내줘서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역겨움에 보기가 쉽지 않았던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 사나이가 내레이션으로 미국의 촌동네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시작됩니다. 2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윌라드 러셀(빌 스카스카드 분)'은 악마인 히틀러가 자살할 때 사용한 독일군의 루거 권총을 기념품이라면서 삼촌에게 줍니다. 윌라드는 어머니가 점지한 아가씨 대신에 카페 종업원인 샬럿(헤일리 베넷 분)과 결혼을 합니다. 윌라드는 외딴 마을에서 세 들어 살면서 착실히 돈을 벌어서 세 들어 사는 집을 살 생각이었습니다. 

윌라드와 샬럿은 아빈(톰 홀랜드 분)을 낳고 알콩달콩 살았지만 아빈은 아이들에게 매일 맞고 오고 동네 사냥꾼은 집 바로 뒤 산에서 기도를 드리는데 윌라드 아내에 관한 심한 말을 합니다. 이에 윌라드는 기회를 보고 있다가 두 사냥꾼을 흠씬 두들겨 패줍니다. 그러나 이런 평범한 가정이 아내 샬럿이 암으로 죽자 파괴되기 시작합니다. 윌라드는 기도를 하면 하늘에서도 이 기도를 받아주고 아내가 살아날 것이라면서 기도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들 아빈의 머리를 때립니다. 

기도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이 기도를 하겠죠. 윌라드는 자신의 기도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아내가 죽자 희생양이 없어서 그렇다면서 아들 아빈이 사랑하는 개를 죽입니다. 그리고 자신도 죽습니다. 졸지에 고아가 된 아빈은 외삼촌과 할머니가 키우게 됩니다. 아빈과 같은 불쌍한 아이는 또 있습니다. 화재로 가족과 집을 잃고 고아로 자란 윌라드와 결혼시키려고 했던 헬렌(미아 와시코우스카 분)이 광신도 로이와 결혼을 하고 낳은 리노나도 엄마처럼 고아가 됩니다. 

잘못된 믿음으로 파괴된 2개의 가정

여기까지의 보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미친 어른들이 가득나오고 특히 광신도가 아내를 죽이고 부활시켜 달라는 말을 보고 있으면 역겨워서 구역질이 날 정도입니다. 잔혹한 장면이 좀 있긴 하지만 비주얼이 역겨운 것보다는 등장인물 중 반이 악마 같은 인간들입니다. 이는 천성이 악독한 악마라기보다는 잘못된 믿음과 신념으로 주변인을 파괴함을 넘어서 스스로도 파괴합니다. 

미국 촌동네들은 2개의 종교가 있다고 하죠. 하나는 개신교, 또 하나는 총입니다. 보이지 않은 신을 믿지만 자신을 지키는 건 신이 아닌 총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율 배반적인 행동입니다. 아빈의 아버지인 윌라드도 그렇습니다. 독실한 신자가 아니었지만 점점 신에 집착합니다. 의사가 포기하자 신은 아내를 치료해줄 것이라고 믿지만 그 믿음이 하늘에 닿지 않자 스스로를 파괴합니다. 

리노나의 가정도 비슷합니다. 하나님의 권능을 받고 거미를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면서 머리 위로 거미를 뿌린 로이. 그런 로이에 반해서 결혼한 헬렌은 거미에 물려서 머리에 거대한 혹이 생기자 방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혹이 사라지자 하나님의 계시라면서 아내를 죽이고 부활시켜달라고 합니다. 그렇게 로이는 아내를 죽이고 도망치다가 연쇄살인마 커플에 걸려서 죽습니다.

보고 있으면 한심해서 한숨이 나옵니다. 동시에 한국의 광신도들이 떠올렸습니다. 예배가 중요하다면서 이웃들이 전염병에 고통받던 말던 국민들이 하루하루 힘들게 살던 말던 내 믿음과 종교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종교인들과 로이와 윌라드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광신도 현상이 더 영화로 만들기 좋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악마를 막아줘야 하는 사람들이 악마라면?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개신교 비판 영화입니다. 미국에서 개신교는 국가의 종교라고 할 수 있고 촌에서든 더 열렬하게 믿습니다. 특히 영화의 배경이 된 1950~60년대는 개신교를 믿는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지금은 유럽을 포함해서 전 세계에서 개신교 신자가 줄고 있고 믿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중노년층입니다. 또한 개신교도들이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만 봐도 알 수 있죠. 

개신교도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지나서 개신교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신임 목사 프레스턴(로버트 패틴슨 분)은 돈이 없어서 닭의 간을 요리해온 아빈의 할머니의 음식을 욕보입니다. 평생 이런 모욕은 처음이라는 아빈의 할머니에게 아빈은 목사도 아니라고 비판합니다. 

아빈은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기도를 해도 어머니의 병이 낫지 않고 기도만 들이던 아버지가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개를 죽인 이후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개신교의 리더인 목사가 사람을 욕보이는 행동을 하다니 더더욱 종교에 대한 믿음은 사라집니다. 여기에 이 목사가 아주 타락한 목사입니다. 친동생처럼 여기던 리노나까지 건드립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악마라는 존재가 있어서 가장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악마로부터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해야 할 보안관은 뒷돈이나 받고 여동생 부부가 이상한 행동을 함에도 숨기려고만 급급하던 모습. 악마로부터 영혼을 구원해야 할 목사나 개신교도인들이 악마같은 행동을 합니다. 

악마는 기도가 아닌 총으로 막을 수 있다 (스포 있음)

이 단락은 스포가 있으니 보실 분은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세요. 

아빈은 리노나가 자살하자 총을 듭니다. 아버지가 삼촌에게 선물한 악마인 히틀러가 자살할 때 사용한 루거 총을 성인이 된 생일날 받습니다. 루거를 든 아빈은 악마를 찾아 나섭니다. 이때부터 영화는 그나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나도 모르게 아빈의 모든 행동에 응원을 하게 되네요. 비록 그게 살인 행위라고 해도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죽이지 못하고 방치하는 신보다는 확실히 보복하는 걸 응원하게 됩니다. 물론, 그 행위 자체는 잘못된 행동이지만 잘못된 행동을 하는 악마들이 처벌도 안 받고 잘 사는 세상 자체가 잘못된 세상이라서 아빈의 행동에 큰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게다가 아빈이 의도해서 죽인 사람은 목사 1명일 뿐입니다. 

세상을 만든 조물주가 악마들이 활동하는 걸 방치하는 것 보다는 총을 든 심판관이 악마를 기도가 아닌 총으로 죽인다는 메시지 하나 만으로 우리가 얼마나 신의 의탁하고 사는 지를 잘 보여줍니다. 

우연의 연속인 세상이 신을 만들어 내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줄고 있습니다. 종교를 믿는 이유는 우리의 삶이 너무나도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불안은 우연이 많을 때 더 커지죠. 어떤 사건 사고나 현상이 일어나도 그걸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다면 우리가 불안할까요? 바로 앞의 미래도 모르고 그게 왜 일어나는지 모르기에 불안합니다. 종교는 그 불안을 먹고 자랍니다. 

종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세상 현상을 설명하거나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그걸 잘 다독입니다. 교회를 다니는 분들 중에 신을 믿기보다는 그 포근한 커뮤니티의 온기를 느끼기 위해서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이 쉽게 종교에 심취하는 것이 그 이유죠. 아빈은 종교를 열심히 믿었던 아버지의 기도가 먹히지 않는 것을 보고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처지의 고아이자 여동생 같은 리노나는 항상 죽은 어머니를 위해서 기도를 합니다. 그런데 그 기도는 역으로 타락한 목사의 먹이가 됩니다. 이는 어머니의 삶의 굴레와 연결됩니다. 

아빈은 비록 기도는 안 하지만 아버지의 삶의 굴레를 떠올리며 아버지처럼 군대에 입대할 것을 꿈꿉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우연의 연속입니다. 리노나가 죽은 것도 아빈의 행동도 의도가 아닌 우연의 결과물입니다. 우연이 기본이고 필연은 일부입니다. 종교는 그 우연을 묶어서 필연이라고 속삭이고 현혹합니다. 

영화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왜 악마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는지를 잘 담고 있습니다. 악마는 우리 안의 불안과 공포를 먹고 자라기에 사라질 수가 없습니다. 악마는 외부에서도 오지만 내 자신이 악마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잘못된 신념에 사로 잡힌 사람들도 악마입니다. 다만 스스로 악마인지 모를 뿐이죠. 

아빈이 아버지에게 물어보던 것 대사가 기억에 남네요. 아버지는 세상엔 인간 말종들이 많다는 말에 아빈은 
"100명도 넘어요?"
"최소한 그 정도는 되지"

악마는 원래 악마도 있겠지만 우리가 만들어낸 악마들도 많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악마가 되기도 합니다. 아빈은 악마들이 가득한 세상에서 악마에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서 루거 권총을 듭니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답답하고 다 보고 나서도 기분이 썩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추천하기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보고 나면 우리 주변의 악마들을 돌아보게 되는 힘이 있는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악마는 기도가 아닌 총으로 쏴야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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