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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나쁜 시나리오, 나쁜 액션으로 무장한 나쁜 녀석들 포에버

by 썬도그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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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의 인연처럼 마지막 만남은 만나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세월이 지나서 첫사랑을 보면 반가울 수도 있지만 실망할 확률이 더 큽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80,90년대 히트한 영화들을 리메이크하려면 원작의 추억 팔이를 넘어서 새로움을 담아야 합니다. 다만 추억팔이가 주목적이라면 추억이라도 잘 팔아야 합니다. 그러나 추억도 못 팔고 원작의 이미지까지 훼손시키면 큰 민폐입니다. 

다시 뭉친 나쁜 녀석들? 후덕해진 몸만큼 잡소리가 많아지다.

1995년 개봉한 폭발과 달리 샷 애호가인 '마이클 베이' 감독의 <나쁜 녀석들>은 CF를 보는 듯한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구강 액션과 총격 액션으로 무장한 수다쟁이 두 흑인 경찰의 화려한 액션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화 스토리는 별 거 아닌데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슈퍼카를 모는 두 흑인 형사와 이 둘이 티카 티카 하는 구강액션이 잘 어울려서도 달고 짜고 매운맛이 좋은 액션 영화였습니다. 

무엇보다 웃기는 장면이 꽤 많아서 흡족한 액션 영화였고 2편까지 만들어집니다. 이 영화로 '윌 스미스'는 스타 반열에 오르고 이후 '윌 스미스'전성시대를 구가합니다. 지금은 전성기를 지나 하향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 <나쁜녀석들>이 2020년 다시 뭉쳤습니다. 올 1월, 코로나 19가 창궐하지 전에 개봉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외면했습니다. 외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 20대의 날렵한 '윌 스미스'라서 보는 것이지 50대의 넙적해진 '윌 스미스'를 일부러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딱 봐도 추억팔이 영화입니다. 그렇게 54만이라는 관객만 동원하고 사라집니다. 이 영화가 어제 넷플릭스에 올라와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봤습니다만 기대한 것보다 더 못난 영화네요.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포르셰를 몰고 질주하는 마이크(윌 스미스 분)와 옆에서 구토 직전인 마커스(마틴 로렌스 분)가 마이애미를 질주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나쁜 녀석들>의 핵심 이미지인 스포츠카와 달리 샷을 초반부터 보여줍니다. 마커스는 딸이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아서 할아버지가 되었고 마이크는 여전히 독신입니다. 

마커스는 은퇴할 예정이고 마이크는 여전히 천방지축, 물불 안 가리고 막무가내 행동을 합니다. 은퇴를 앞둔 마커스에게 마이크는 달리기 시합을 제안합니다. 그렇게 야밤에 도로에서 두 사람은 달리기를 하다가 마이크가 오토바이를 탄 괴한이 쏜 총을 맞고 사망 직전까지 갑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나고 마이크는 자신을 쏜 괴한을 직접 잡으려 하지만 경찰서장은 최신식 첨단 수사 기술로 무장한 AMMO팀에게 이 사건을 넘기라면서 손을 떼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50대가 된 두 주연 배우의 몸을 생각하고 기존의 액션을 답습하면 <나쁜 녀석들>시리즈를 좋아하는 관객들도 식상해 하기에 AMMO라는 YB팀을 투입합니다. 그러나 마커스는 마이크를 쏜 괴한을 잡는데 협조하지 않습니다. 마커스는 은퇴를 간절히 원하다가 우연히 마이크가 찾는 괴한을 아는 사람과 연결만 시켜주려다가 같이 엮이게 됩니다. 

이렇게 올드 보이들과 영 보이팀이 만들어지고 알력 다툼을 합니다. 95년 작에서는 몰랐는데 마이크는 정말 민폐 캐릭터라고 할 정도로 무대뽀입니다. 이성적 판단보다는 그냥 지르고 보고 때리고 보는 캐릭터로 AMMO팀이 계획한 것을 혼자 다 깨버립니다. 내가 늙어서인지 이런 미치광이 같은 캐릭터를 견디기 어렵더군요. 점점 마이크의 단독 플레이에 짜증이 날 때쯤 그나마 올드 보이와 영 보이팀의 협동 액션이 시작됩니다. 

이러기까지 무려 1시간 동안 영화 <나쁜 녀석들 : 포에버>는 마이크가 마커스를 설득하는 과정과 AMMO팀과 마이크 사이의 약간의 갈등 등 군더더기들을 잔뜩 집어넣습니다. 마이클 베이가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이나 달리 샷을 보여주는 척하면서 그 상황을 웃음으로 유도하는 장면 등은 그런대로 볼만했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영 아니올시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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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드라마 스토리로 돌아온 <나쁜 녀석들 : 포에버>

<나쁜 녀석들> 시리즈는 스토리가 뛰어난 영화는 아닙니다. 스타일리쉬한 영상과 액션과 입담 좋은 두 흑인 형사의 조합이 좋았죠. 리셀웨폰의 흑인 버전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돌아온 <나쁜 녀석들 : 포에버>는 아주 나쁜 시나리오를 들고 왔습니다. 초중반까지 지리멸렬한 내부 힘싸움을 하더니 후반에 놀라운 비밀이 하나가 튀어나오는데 이 비밀이 참 끔찍스럽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 가장 저질 스토리네요. 마이크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데 듣고 있는데 귀가 썩는 느낌까지 듭니다. 스토리가 워낙 막장이다 보니 액션만 눈에 들어오네요. 

사라진 웃음과 CG와 실내 스튜디오 액션으로 재미가 뚝 떨어진 <나쁜녀석들 포에버>

영화 <나쁜녀석들>의 핵심 이미지는 코믹입니다. 화려한 액션이 감싸는 와중에 두 사람만의 티카티카 대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자아내는 웃음이 꽤 많습니다.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제공하는 재미가 이 영화의 핵심 재미입니다. 그러나 돌아온 <나쁜녀석들 포에버>는 이게 사라졌습니다. 유머를 시도하는 횟수도 많지 않지만 그 얼마 안 되는 웃음 구간도 웃기질 않습니다. 대신 짜증스러운 모습만 많이 보이네요.

예를 들어서 마커스가 오토바이 조수석에 있는 기관총을 쏴야 하는데 하나님과 맹세를 했다면서 주저하는 모습에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답답하네요. 웃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쿠키 영상은 2개나 있는데 2번째 쿠키 영상은 웃음을 시도한 것 같은데 웃음이 한 줌도 안 나옵니다. 영화의 정체성을 분실했습니다. 뭐 그래도 액션만 잘 빠지면 되기에 액션을 기대했는데 액션도 문제가 많네요. 

먼저 CG를 과도하게 사용했습니다. 카 체이싱 장면이 인상적이고 핵심 액션 중 하나인데 자동차 액션도 CG로 만든 장면이 꽤 많이 보입니다. 게다가 다소 황당한 액션도 많이 보입니다. 물론 제가 진짜 액션을 좋아해서 CG 빨 액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곤 해도 액션의 창의성이나 화려함은 크지 않네요. 특히 영화 클라이막스 액션은 거대한 실내 세트장을 만들어서 CG로 만든 액션 장면도 화려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묵직하지는 않네요. 

게다가 두 주연 배우가 50대의 나이라서 그런지 AMMO 팀을 투입해서 액션을 보강합니다. 그러나 신구 조합이 아주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나쁜녀석들 : 포에버>는 가끔 95년 작품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기 위해서 시그니처 영상 장면을 보여주면서 추억을 많이 퍼 올리지만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보다는 막장 드라마에 CG 액션으로 추억을 파괴하는 영화였습니다. 그렇다고 못 볼 정도는 아닌데 추천할 수는 없는 영화입니다. 

영화 <탑건>이 다시 돌아오고 예고편을 보면 전작 못지않게 좋은 영화로 나올 것 같지만 이 영화 <나쁜녀석들>시리즈는 이 영화로 마무리 지었으면 하네요.

별점 : ★☆

40자 평 : 녀석들만 나쁜게 아니라 시나리오, 연출, 액션 모두 나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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