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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상징하는 2개의 사진과 뒷 이야기

썬도그 2020. 8. 31. 13:31

2차 세계대전은 끔찍했던 전쟁으로 올해로 75년이 되는 해입니다. 2차 세계대전은 독일, 일본, 이탈리아의 삼국 동맹을 맺은 추축군과 영국, 미국, 소련, 프랑스의 연합군의 전쟁으로 파시스트의 세계 정복 야욕을 분쇄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연합군의 핵심 국가였던 미국과 소련은 이념 전쟁인 냉전으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를 2개의 세계로 나눠버렸습니다. 

서로 미워하는 관계도 공공의 적인 파시스트의 세계 침공에 맞서서 전 세계에서 추축군을 막아냈습니다. 이 추축군을 막는 데는 미군과 소련군의 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연합군을 대표하는 두 나라가 일본과 독일을 물리친 상징적인 사진 2장이 있습니다. 

이오지마 섬에 휘날린 성조기

제 28연대 제 5사단 미 해병다가 이오지마 섬 정상에 성조기를 꽂고 있다 / 1945년 2월 23일 AP통신 사진기자 '조 로젠탈' 촬영

작은 화산섬인 이오지마 섬의 전투는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에서 담겼듯이 36일 동안 격렬한 전투가 일어났습니다. 이 이오지마 전투에서 6,500명 이상의 미군과 21,000명 이상의 일본군이 사망했습니다. 

미 해병대는 이오지마 섬에 상륙한지 5일 후인 1945년 2월 23일 수리바치산 정상에 6명의 해병대원이 합심해서 성조기를 꽂습니다.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상징하는 이 사진은 AP 통신 기자였던 '조 로젠텔'이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승리를 상징하는 사진은 1945년 퓰리처 사진상을 수상했으며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 있는 미국 해병대 전쟁기념관에 실물 크기의 동상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는 흥미로운 뒷 이야기가 있습니다. 위 사진은 이오지마 섬 수리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최초로 꽂을 때 촬영한 사진이 아닙니다. 

AP 통신 사진기자  조 로젠탈 

수리바치 산에 성조기를 꽂는 결정적 순간을 사진기자가 담아야 하는데 AP 통신사 사진기자인 '조 로젠탈'의 카메라가 물에 빠져서 결정적인 순간을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작은 성조기를 큰 성조기로 교체하고 있는 미 해병대

낙담하고 있는 '조 로젠탈'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대대장은 수리바치 산에 꽂아 놓은 성조기가 크기가 너무 작다면서 진주만 기습 공격으로 침몰한 전함에서 건져 올린 1.4m 크기의 거대한 성조기를 가져오라고 한 후 큰 성조기를 6명의 해병대가 꽂습니다. 

이 해병대 중에 성조기를 꽂는 사진에 담긴 3명의 해병대원은 미 전역을 다니면서 미군 홍보 활동을 합니다. 

독일 의회에 걸어 놓은 소련 국기 

1945년  5월 2일 독일 의회 건물 옥상에 걸린 소련기 / 사진 에브게니 칼데이

미국과 함께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나라는 소련입니다. 독일의 정예 부대를 붕괴시킨 것은 미군이 아닌 소련이라는 소리가 많죠. 동부 전선에서 엄청난 인명을 희생하면서 소련은 독일을 격퇴합니다. 서쪽에서 진군하는 미군과 동쪽에서 진군하는 소련은 누가 먼저 베를린을 점령하느냐의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연합군으로 함께 싸웠지만 동시에 서로 경쟁을 하고 있었습니다. 

소련은 1945년 2월에 촬영한 미국의 '이오지마 섬의 성조기' 사진을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소련 해군 중위였던 28살의 '에브게니 칼데이'는 친구에게 거대한 소련기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한 후 그 큰 소련기를 들고 베를린으로 날아갑니다. 

1945년 5월 2일 이른 아침 칼데이는 라이카 카메라와 거대한 소련기를 들고 베를린에 있는 독일 의회 건물 옥상에 소련 병사들과 함께 올라갑니다. 그리고 거대한 소련기를 주면서 들고 있으라고 합니다. 자세히 보시면 소련기를 꽂을 수 없었고 그냥 들고 있어야 하는 공간입니다. 에브게니 칼데이는 그림만 잘 나오게 담으면 되기에 여러 포즈를 취하라고 요구하게 되고 가장 드라마틱한 포즈의 사진을 촬영합니다. 

다소 위험해 보이는 포즈까지 요구하면서 폐허가 된 베를린 도심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합니다. 전형적인 연출 사진입니다. 선전을 위한 사진이라서 이 정도의 연출을 크게 지적할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진에 손을 댄 일은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원본 사진>

이게 원본 사진입니다. 보시면 폐허가 된 베를린 건물들 뒤로 연기는 안 보입니다. 그러나 포연이 가득한 베를린이 더 드라마틱 하기에 포연을 집어넣습니다. 이건 엄연한 사실 왜곡입니다. 

여기에 병사를 잡고 있는 소련 병사가 손목에 찬 시계가 약탈을 한 전리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팔목에 찬 손목시계를 지웁니다. 이 사진은 러시아 잡지 Ogoniok에 처음 게재되었고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상징하는 사진이 됩니다. 

독일군에게 아버지와 3명의 형제가 살해당한 칼데이는 독일인을 용서하지만 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유대인이었던 칼데이는 유대인이라서 이름을 바꾸고 미국에서 활동한 로버트 카파와 여러모로 비슷해서 러시아의 로버트 카파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2차 세계대전을 기록한 2장의 상징적인 사진 모두 연출이 가미된 사진이지만 이 2장의 사진이 연합군의 승리를 압축한 사진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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