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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14개 출판사 거절한 외국 작가가 쓴 삼성전자에 대한 책 삼성 라이징( Samsung Rising)

by 썬도그 2020.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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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보면 이 나라는 국민이 아니라 백성이 사는 나라라고 생각이 납니다. 민주주의 국가라면 정부나 지도자가 잘못하면 시위를 해서 자신들의 의견을 담은 민심을 전달해야 하는데 시위가 없습니다. 그냥 나라님 하는 일을 그냥 믿고 따릅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사태를 올림픽 때문에 방치하고 천 마스크 2장 배포나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 자신은 책임질 것이 없다는 말을 하는 등 지지율이 급락하자 결국은 시위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나온 사람은 100명 도 안 됩니다. 

한국처럼 수백만 명이 광화문 일대에 모여서 촛불 시위를 하는 모습은 일본에서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런 모습은 일본 뿐이 아닙니다. 한국처럼 100만 명 이상이 모이는 것도 어렵지만 질서 정연하게 시위를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를 한국이 잘 막아내자 한국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나라들이 많지만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것이 다른 나라에 없는 놀랍고 뛰어난 시민의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 정부 지시 안 따르고 협조 안 하면 한국식 방역 모델을 쉽게 따라 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대의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정부나 지도자가 마음에 안 들면 시위를 자주 하는 나라이고 대통령 탄핵까지 이끌어내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광장 민주주의는 만랩이지만 경제 민주주의나 사회 속의 민주주의는 약한 나라입니다. 그 방증 중 하나가 삼성입니다. 삼성그룹은 한국호의 엔진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한국 수출의 1등 공신입니다. 그러나 수십년 간 노조를 인정하고 인권 탄압을 하는 등의 문제점도 안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 삼성에 대한 기사 중에 비판적인 기사가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진보 언론이 삼성을 비판했지만 광고를 주지 않은 등으로 언론을 다루기 때문에 쉽게 비판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언론사마다 과잉 충성을 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언론만 그럴까요? 출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이 기사를 번역해서 소개하는 이유는 이 책을 한국 출판사 14곳에서 출판 거절을 했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무서우면 삼성에 관한 책을 피할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고 이 책이 삼성 비판서라기보다는 분석서 같은데 왜 이리 출판을 피할까요?

외국 작가가 쓴 삼성에 대한 책 삼성 라이징( Samsung Rising)

2020년 3월 17일 삼성에 관한 책인 삼성 라이징(Samsung Rising)이 출판되었습니다. 저자는 Geoffrey Cain(제프리 케인)입니다. 검색을 해보면 꾸준하게 삼성에 관한 분석과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는 분으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입니다. 이 제프리 케인이 IT 뉴스 미디어인 The Verge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https://www.theverge.com/2020/4/10/21216092/samsung-rising-book-interview-geoffrey-cain

 

Samsung Rising goes deep on corruption, chaebols, and corporate chaos

An interview with author Geoffrey Cain

www.theverge.com

이 내용을 번역해서 소개하면서 제 의견도 중간 중간 넣겠습니다. 먼저 이 삼성 라이징(Samsung Rising)은 나올 때까지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 기업의 폐쇄적인 모습입니다. 이는 일본에서도 볼 수 있는 기업 문화로 대기업의 경영자를 외국인 기자가 인터뷰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는 외국인 기자뿐이 아니라 한국인 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대기업뿐 아니라 한국의 2개의 대형 포털사 경영자들의 인터뷰를 담은 기사가 1년에 1개 나오면 많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인터뷰에 인색합니다. 경영자는 이 회사를 앞으로 어떻게 경영하겠다. 어떻게 경영했다고 스스로 나와서 밝히거나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서 알려야 하는데 이런 문화가 한국 기업들에게는 거의 없습니다. 있어도 홍보성 인터뷰 내용이라서 용비어천가 내용이 대부분이죠.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과 그 송곳 같은 질문에 대응하면서 기업의 신뢰성을 높여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한국은 경영자가 오너인 경우도 많고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도 인터뷰가 거의 없고 홍보부서를 통해서 보도용 자료를 내놓는 정도가 많습니다. 

기업이야 그렇다고 치고 여러 비판적인 또는 분석적인 책을 내는 출판사들의 민낯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 제프리 케인은 이 삼성에 관한 분석 도서인 삼성 라이징(Samsung Rising)을 한국에서 출판하기 위해서 14개 이상의 출판사를 방문했는데 모두 거절 당했습니다. 대형 출판사가 모두 삼성 라이징(Samsung Rising)출판을 거절했습니다. Just Books라는 인디 출판사를 통해서 한국에서 출판 되었다고 하는데 검색을 해봐도 이 Just Books 출판사 홈페이지도 없고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검색을 하면 Just Books가 검색이 되지만 이 책은 안 보이네요. 출판 전인가요? 아무튼 대형 출판사들이 삼성에 관한 책을 피하는 모습이 한국 속 일본 풍경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정부는 안 무서워하지만 돈은 무서워하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정권은 5년마다 바뀌지만 기업은 평생 안 바뀐다고 하잖아요. 

추가 : 5월달에 한국어 번역판이 나온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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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성공 이유는 상명 하복식 군대 문화

저자 제프리 케인은 애플은 다양한 책들이 나오지만 애플과 달리 한국에서는 간행물조차 삼성의 실태를 밝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전 조사하는데 오랜 세월과 끈기가 있어야 했다고 말합니다. 케인은 원래 이 책의 제목은 삼성 공화국(Republic of Samsung)이라고 지으려고 했습니다. 이는 한국인의 삶의 모든 장면에 삼성이 관련되어 있기에 비판적인 의미로 삼성 공화국이라고 지으려고 했으나 글로벌 기업 삼성을 다루는 내용도 많아서 적합하지 않았고 2번째 제목은 "The Battle for Silicon Valley (실리콘 밸리의 싸움) '으로 하려고 했지만 아시아 기업인 삼성과 미국 실리콘 밸리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이 책은 삼성이 일본 기업을 롤 모델로 삼고 빠른 추격자 전력으로 소리를 따라잡을 때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한국 분들이라면 잘 아는 내용이죠. 삼성전자뿐이겠습니까? 현대자동차는 미쯔비시 자동차와 협업 관계였고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는 일본 기업과의 협업이 많았습니다. 특히 전자 쪽은 일본에 큰 영향을 받았고 한일관계 경색 전까지도 일본의 부품이나 재료를 많이 이용했습니다. 생각나네요. 80년대 한국인들은 우리는 언제 소니 워크맨 같은 걸 만들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런데 한 세대가 지난 후 소니를 메다꽂아 버렸네요. 제 기억으로는 삼성전자 매출이 소니를 뛰어넘은 것이 2천 년 대 초 중반으로 기억됩니다. 역사적인 날이죠. 

삼성의 성공 요인을 묻는 질문에 저자 제프리 케인은 일본 기업을 롤 모델로 삼은 것을 성공 요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의 경영 스타일은 신과 같은 리더가 하향식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전하는 왕이 통치하는 모델이고 이걸 그대로 삼성이 따라 합니다. 따라서 삼성 직원들은 어떤 의문도 가지지 않고 일을 했습니다. 즉 상명 하달의 경영 방침이 삼성의 성공을 이끌어냈다고 말합니다. 

이 부문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군대식 문화라고 하는 왕이 지배하는 시스템에서 그 왕이 저 산에 오르자라고 하면 군소리 없이 빠르게 올라야 그 성취를 모두 나눌 수 있습니다. 빠르게 추격하는 전략에서는 군대만큼 효율적인 조직이 없습니다. 문제는 그 왕이 산에 오른 후에 이 산이 아닌가 보다일 때 문제가 생기죠. 한 사람의 선택이 모든 조직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고 그 마저도 자기 입으로 인정하지 않고 슬그머니 산에서 내려가라고 지시하고 군소리 내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킵니다. 

제프리 케인은 이런 군대식 상명 하달 문화를 재벌 문화라고 명명했습니다. 특히 가족이 대대로 경영하는 재벌 기업 리더십의 특징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10년 삼성전자의 성장을 뒷받침한 것은 OLED 스크린을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 등의 고급 스마트폰의 성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반도체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80년대 전자레인지를 만들던 3류 가전 업체에서 애플과 소니에 대항할 수 있는 고급 스마트폰 제조사가 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군대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의 문제는 기술의 세계를 뒤 바꿔 놓을지도 모르는 AI, 얼굴 인식 기술, 생명 공학 등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그 개발이 더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난 10년 간 중국은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메신저 앱인 위챗에서 자국민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또한 중국은 반도체도 만들고 있습니다. 즉 한국에 있는 것은 중국에 있다는 것이 지금 한국의 문제입니다. 

한국이 일본을 벤치마킹해서 빠른 추격자 전략을 펼쳤는데 이걸 중국이 한국을 벤치마킹해서 따라오고 있습니다. 이미 몇몇 분야는 중국이 한국보다 한 수 위라고 하죠.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와 AI 쪽 기술은 한국보다 중국이 더 앞선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위기에 강했던 삼성전자

군대는 위기에 강합니다. 위기에 대비해서 평소에 훈련을 하죠. 그리고 그 위기가 터지면 일사불란하게 대처를 합니다. 삼성전자도 위기가 많았습니다. 굳이 이건희 회장의 휴대폰 몽땅 태우는 일이 아니더라도 최근에도 일어났죠.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문제가 터집니다. 전 세계에서 갤노트7을 폭발물 취급하고 패러디하는 조롱꺼리가 됩니다. 삼성전자는 과감하게 생산 중단과 리콜을 결정합니다만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는 크게 훼손되지만 적절한 조치로 빠르게 브랜드 이미지는 회복합니다. 케인은 이 사례는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이 회복력이 좋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합니다.  케인은 삼성은 위기 속에서 성공하는 회사라고 말하면서 간부들의 부패와 정치 스캔들, 제품 결함, 횡령, 탈세, 주식 거래, 금융 문제 등등 다양한 종류의 죄로 법정에 섰지만 무사히 극복해 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 체력이 좋은 것만이 아닙니다. 소비자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를 금방 잊어버리고 다음 대처에 집중합니다. 삼성전자는 갤 노트7을 전량 회수하고 이 이슈를 잘 마무리합니다. 이는 시스템입니다. 재난이나 위기를 막고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로 잘 설계되었고 빠르게 진행하는 회사가 삼성입니다. 또한 삼성은 스마트폰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실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서 큰 위기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삼성 라이징의 저자 제프리 케인은 이 책을 쓰고 있을 때 삼성의 치부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 삼성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 부분은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삼성이라는 회사가 언론을 다루는 행동과 비슷합니다. 물론 대놓고 하지 않고 은밀하게 하겠죠. 

최근의 삼성전자의 위기는 갤럭시 폴드에서 나왔습니다. 갤노트7 배터리 폭발 게이트와 달리 소비자에게 풀리기 전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되었을 때 붉어져서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시중에 판매된 후 문제점을 알았다면 큰 후폭풍이 있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새로로 접히는 폴딩 폰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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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를 지원하는 삼성

삼성 라이징에는 영화 '기생충'을 필두로 한 한국 문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역사에 기록될 일인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제프리 케인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에 큰 힘을 실어준 인물로 이병철 전 삼성 창업자의 손녀인 이미경 씨를 다룹니다. 이미경은 한국의 대기업이자 식품회사인 CJ 그룹의 부회장입니다. CJ는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제당이었습니다. 제당 업체였던 CJ가 90년대 스필버그 감독 등이 뭉쳐서 만든 영화사 드림웍스와 손을 잡고 영화 산업에 진출합니다. CGV와 CJ ENM이 바로 CJ가 식료품 회사가 아닌 문화콘텐츠 회사임을 각인하게 했습니다. 

아카데미 수상도 CJ의 지원이 없었다면 어려웠다고 할 정도로 CJ의 도움이 컸습니다. 기생충에도 삼성 재벌가 사람이 오른 것은 삼성이 얼마나 한국 문화 전반에 큰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 퍼져 나가는 데는 삼성의 역할이 큽니다. 

또한 삼성은 정치에 큰 영향력을 지녔습니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고 방북했을 때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데리고 북한에 갑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가 2심에서 풀려난 상태였습니다. 이는 마치 거액 사기범인 '버니 매도프'를 동행하고 북한에 간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생각할 수 없다도 지적했습니다. 이는 삼성이 한국의 정치와 사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전자의 회장은 이건희입니다. 그러나 무려 6년 동안 의식이 없는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삼성 속사정을 잘 아는 사람에 의하면 확실히 사망한 사람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민감한 부분일 수 있어서 원문으로 소개합니다. 

I’m hearing from a lot of people who are familiar with this at Samsung that he is essentially seen as a corpse.

케인은 만약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의식 불명이 되어서 생명 유지 장치로 6년 이상 지낸다는 건 상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지고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케인은 이건희 회장의 지시가 없어도 삼성전자는 잘 돌아갈 것이라고 말합니다. 삼성전자의 경영은 창업자 가족들이 아닌 최고비전책임자(CVO)같은 유능한 간부들이 경영을 하고 있다면서 창업자 가족들이 비전을 정하지만 삼성의 일상 업무는 고위 간부들이 창업자 가족들의 지시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 재벌 기업들과 비슷합니다. 

케인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도 말을 했는데 거대 IT 기업을 이끄는 분 치고는 정보가 많지 않은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주주들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서 질문을 할 수 없다면 회사 리더십의 미래가 걱정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이재용 부회장은 꽤 똑똑한 사람임에는 틀림없지만 eSamsung이라는 비즈니스 벤처 기업을 이끌다 파산한 경험을 보면 경영 능력에 대해서는 미지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선은 한국에서도 많이 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을 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이 경영 경험이 많지 않고 있는 것도  eSamsung인데 이 회사가 파산을 했다는 것에 경영 능력이 있나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죠. 그러나 이 삼성 라이징의 저자의 말처럼 삼성전자는 부회장이 독단적으로 움직이는 회사라기보다는 큰 투자 결정을 하는 큰 방향만 만들고 나머지는 유능하고 똑똑한 삼성전자 고위급 임원과 임직원들이 만들어가기에 경영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 

흥미로운 책인데 이 책을 한국에서 쉽게 출판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놀랍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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