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녹색 일베라는 말이 있는 있을 정도로 극우들의 놀이터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극우 포털이었던 야후코리아가 사라지면서 거기에 있던 중노년층 극우들이 네이버에 자리를 잡은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 뉴스 댓글을 보면 온통 극우 댓글들이 가득합니다.
극우 자체는 그 사람의 세상을 보는 눈이라서 뭐라고 할 것은 아닙니다. 나와 성향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니까요. 문제는 아이들이 보면 안 될 정도의 심한 욕설과 혐오와 쓰레기 같은 댓글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는 네이버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네이버 뉴스 댓글은 성향도 다르지만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쓰레기 같은 댓글들을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안 봅니다. 이에 네이버가 3월 19일부터 댓글 정책을 변경했습니다.
명성 기반 댓글 정책으로 바꾼 네이버
3월 19일부터 네이버는 악플을 줄이겠다면서 네이버 댓글 정책을 변경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네이버 뉴스 댓글러의 닉네임을 공개합니다. 또한 이전에 작성한 뉴스 댓글이 공개됩니다. 이전까지 네이버 댓글들은 아이디의 일부만 노출되고 그 사람이 쓴 이전 댓글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거의 익명에 가까운 댓글 정책이죠. 이러다 보니 악플이 많았습니다.
익명의 장점이 많긴 하지만 최근에는 악플이 너무 심해져서 익명이 주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아졌습니다. 익명 댓글 중에 악플이 많은 이유는 악플을 달아도 자신에게 큰 피해가 없기에 막말과 혐오와 욕설을 하게 됩니다. 즉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 막말을 하고 망나니처럼 행동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공공장소에서는 찰지게 침도 뱉고 휴지도 막 버리다가도 나를 아는 사람이 많은 직장이나 동네에 들어오면 순한 양이 됩니다. 티스토리를 예로 들면 제가 이 블로그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다른 티스토리 사용자가 제 블로그에 악플을 단 껀은 10건도 안 되고 잘 기억나지도 않습니다. 반면 익명으로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초기에는 악플에 대응했지만 지금은 댓글 승인제로 전환해서 무조건 노출되지 않게 했습니다. 그리고 악플은 가차 없이 삭제하고 차단합니다.
이 차이는 바로 명성 차이입니다. 티스토리 유저는 자신의 티스토리라는 명성 기반이 있기에 악플을 달기 보다는 다른 의견을 정중하게 담습니다. 나와 의견이 달라도 정중하고 예의 바른 댓글은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알게 해 줘서 고마울 때가 많습니다. 반면, 자기 의견만 담으면 되는데 꼭 저의 인격까지 모독하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이런 인간들은 대꾸를 하는 것이 에너지 낭비입니다. 익명 댓글 다는 사람들이 막말을 잘합니다.
네이버의 댓글 정책 변경의 핵심은 명성 기반 댓글 제도입니다. 3월 19일부터 네이버 뉴스 댓글 아이디를 클릭하면 위와 같이 닉네임과 뉴스 댓글을 처음 단 날짜와 현재까지 단 댓글, 답글, 받은 공감 및 최근 30일 활동 내역이 나옵니다. 이런 정보들 자체가 저 댓글러의 명성을 나타냅니다.
받은 공감률은 공감과 비공감 비율을 말합니다. 위 댓글러는 44%로 비공감을 더 많이 받고 있네요. 악플러일 확률이 높죠. 물론 이 공감 비공감 비율인 공감률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 댓글러가 단 과거 댓글도 볼 수 있습니다. 보면 전형적인 악플러 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이 분은 공감률 100%이고 댓글도 깔끔합니다. 정부 비판도 점잖게 합니다. 이런 의견은 바른 의견이고 지향해야 할 댓글입니다. 이런 댓글러를 네이버가 키워야 합니다. 이런 깨끗한 댓글러는 더 많은 노출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래야 어제보다 더 질 좋은 댓글을 달려고 하죠.
게임처럼 좋은 댓글 많이 달면 레벨업을 하게 하고 레벨이 높은 댓글을 좀 더 많이 노출하게 하는 방식을 취하면 악플러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레벨이 높을수록 자신의 레벨을 지키기 위해서 명성에 맞는 깨끗하고 좋은 댓글을 많이 달지 않을까요? 간혹 실명제를 해야 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지만 실명제로도 악플을 막을 수 없음을 네이트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네이버 댓글이 깨끗해지기 어려운 이유!
네이버의 이런 댓글 정책은 이전보다 보다 맑은 댓글들을 만들기 위한 노력임은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미 다음이 과거 댓글을 보여주는 정책을 펼치지만 악플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댓글이 노출된다고 해서 내 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악플러들은 명성이라는 것 자체가 없습니다. 따라서 저렇게 단순한 정보 노출로는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 다음처럼 신고하는 족족 욕설, 혐오, 과도한 폭언 등을 사람들이 직접 가차 없이 삭제해야 합니다. 특히 혐오 단어들은 관용을 베풀면 안 됩니다.
현재 다음은 악성 댓글을 신고하면 10분 안에 삭제 처리하고 있습니다. 늦어도 하루 안에 삭제처리하고 그걸 알림을 통해서 통보해 줍니다. 따라서 댓글 신고의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신고해도 처리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이제는 자세히 알려줍니다. 제가 수백 건을 신고해보니 혐오 단어들은 바로바로 삭제해주더군요.
이렇게 해야 그나마 깨끗해지지 현재 네이버처럼 신고 기능도 약하고 신고해도 삭제도 잘 안 되고 통보도 안 해주는 시스템으로는 걸러낼 수 없습니다. 네이버의 댓글 정책 변화를 통해서 악플이 다소 줄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습니다.
네이버는 좀 더 과감하고 영민한 댓글 정책을 펼쳤으면 하는데 규제를 하면 할수록 댓글이 줄고 네이버 뉴스 보는 사람도 줄어서 쉽게 규제를 하지는 못할 겁니다. 그럼에도 현재처럼 운영하면 네이버 뉴스 댓글은 시궁창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