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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공적 마스크 구입기와 구입 요령

by 썬도그 202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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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가 없습니다. 제가 지금 사용하는 마스크도 필터를 사용하는 고급 마스크인데 이걸 지금 1달째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래 15일 이상 사용하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 마스크 빨아 쓰는 분들이 많은데 찬밥 더운밥 가릴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오래 쓰니 냄새가 많이 나기에 수시로 햇볕에 말려서 곰팡내를 지우고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 19가 비말 감염이라서 길거리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니다가 실내 들어가고 주문하거나 사람과 대화를 할 때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사용하지만 고령의 부모님들은 마스크를 자주 바꿔줘야 합니다. 마스크를 안 팔아서 천 마스크를 사서 드렸더니 그걸 또 제 동생 놀러 왔을 때 주셨더라고요. 천 마스크로도 충분하긴 하지만 KF80, KF94가 더 위생적이고 확실히 막을 수 있기에 좋죠. 특히 엘리베이터나 버스에서도 마스크 안 쓰면 에어로졸 형태로 전파된다고 하잖아요. 

마스크의 원래 목적은 확진자의 침방울을 막는 역할이지만 코로나19가 1%이긴 하지만 무증상 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어서 아는 사람이라도 무증상이어도 마스크를 사용하고 대화를 해야 하는 요즘입니다. 

여러 사례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마스크를 사용한 사람은 코로나19를 피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초기 확진자인 홍콩 가족도 딸아이만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딸만 안 걸렸고 대구 결혼식 갔던 30대 남성분은 아내와 아들만 마스크를 썼는데 아내와 아들만 코로나 19에 안 걸렸다고 합니다. 이 정도로 마스크가 중요합니다. 

다만 마스크는 침방울을 막으면 되기에 KF94가 아닌 KF80으로도 충분하고 천 마스크도 수시로 세탁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식약처가 초기에 천 마스크보다는 KF94를 권유하는 우(愚)를 범하면서 마스크 사태를 부축인 것도 있습니다. 지금 천 마스크도 괜찮고 재사용도 괜찮다고 해도 이미 그 말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잠에 들었는데 문자 메시지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오전 12시에 올 정도로 급한 메시지였나 봅니다. 금천구 주민들 중에 이 메시지에 많이 깼을 겁니다. 

먼저 가산동 여성분이 확진 판정을 받았네요. 이분은 어제 일어난 집단 감염이 일어난 신도림동 콜센터 직원과 연관되어 있는 분입니다. 그보다는 그 다음 메시지에 놀랬습니다. 금천 01번 마을버스 기사님이 확진 판정을 받았나 봅니다. 이는 꽤 충격적입니다. 금천구 01번은 5분마다 버스가 올 정도로 버스가 수시로 다닙니다. 독산역, 금천구청 역을 지나서 시흥동 벽산 아파트까지 올라가는 금천구의 동맥과 같은 버스입니다. 버스가 5분마다 오는 이유는 그만큼 자주 다녀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황금 노선이라고 할 정도로 금천 01번 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가 하루 1천 명이 넘습니다. 

부모님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라서 잠이 안 오더군요. 확진자의 동선이나 활동 시간을 알아야 부모님이 금천 01번 버스를 타고 내린 시간과 비교해서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간혹 너무 과도한 확진자 동선 공개로 사생활 피해가 있다고 하지만 확진자 동선과 내 동선을 비교해서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한 사람은 기침 발열에 코로나19부터 의심을 하고 선별 진료소로 향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초기에 빨리 잡아야 중증으로 가지 않지 중증으로 가면 치료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망자가 많은 나라들은 초기가 아닌 중증 환자들이 병원에 찾는 경우가 많은 나라들입니다. 

공적 마스크 구입기

마스크가 다 떨어졌습니다. 1개 가지고 1주일 이상 사용하시는 부모님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서 약국을 찾았습니다. 3월 9일부터 정부는 공적 마스크를 배포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1주일에 2개를 살 수 있습니다. 1주일에 2개로 어떻게 버티냐고 하지만 지금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서 어쩔 수 없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아예 1달 전부터 마스크를 구입하기 어려워지고 일본도 마스크를 구입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는 전 세계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날 일로 보입니다. 

3월 10일 오늘은 생년이 2와 7로 끝나는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어제는 1과 6으로 끝나는 분들이고 내일은 3과 8로 끝나는 분들이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전 생년이 2로 끝나서 오늘 살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5부제입니다. 평일에 구입 못한 분들은 토,일요일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구입할 때는 신분증인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이나 여권이 있어야 합니다. 

어제저녁 5시에 동네 약국을 돌아다녀보니 입구마다 마스크 없다는 안내문을 붙여 놓았더군요. 아무래도 마스크 문의가 많아서 붙여 놓은 듯합니다. 이게 낫죠. 들어가서 서로 불필요한 대화 할 필요 없으니까요. 

비가 오는 화요일 아침 일찍 약국을 찾아가 봤습니다. 금천 01번 마을버스 기사님이 확진 판정을 받고 모든 기사님이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따라서 금천 01번 버스는 운행하지 않습니다. 대신 다른 버스가 금천 01번 마을버스를 대신해서 다닙니다. 나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이 갑자기 내 일상 속으로 파고들면 우리는 겁을 먹게 됩니다. 저도 좀 두렵고 좀 짜증이 나긴 했지만 마스크 잘 쓰고 다녔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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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찾아간 약국은 마스크 품절이고 소형만 있다고 밖에 써 붙였습니다. 소형이라면 아이들 용이네요. 마스크 아직 안 왔다고 하는데 이게 배송이 한 지역에 몰아서 되는 것이 아닌 약국마다 배송 시간이 천차만별인가 봅니다. 그래서 배송시간을 알면 오후 늦게라도 살 수 있습니다. 

이게 문제네요. 아침 일찍 나온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배송 시간을 알아야 하는데 배송 시간 물어보러 들어가기도 그렇고 실제로 몇몇 분들은 안에 들어가서 언제 오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도 귀동냥으로 들어가서 들었는데 오전 1번, 오후 1번 배송받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약국에서 물어보니 하루 1번 배송받는다고 해요. 배송 시간을 알면 그 시간에 맞춰서 갈 수 있을텐데요. 첫 약국은 배송 전이라서 구입 실패했습니다. 

길 건너편 약국에 줄이 있어서 가봤습니다. 여기는 파네요. 파는데 제가 줄을 서려고 하는데 바로 앞에서 직원이 여기까지만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 또 탈락이네요. 

바로 옆 약국은 오늘 공적마스크 판매 끝났다고 하네요. 이때가 오전 10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벌써 다 팔렸네요. 

이러다 마스크 못사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마트 안에 있는 약국에 들어가려고 하니 문을 잠구었습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소독 중이라고 하네요. 혹시 확진자가 여기 왔었나요? 물었더니 그렇다고 합니다. 아! 확진자 동선이 아직 나오기 전이라서 언제 몇 시에 왔다 갔는지 알 수 없어서 애타네요.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 들리는 마트인데요.

방금 새로운 소식을 들어보니 오후 4시에 오픈한다고 하네요. 확진자의 동선이 짧았나 봅니다. 그나마 다행이네요. 확진자라고 해도 요즘 마스크 쓰고 다니고 마트에서도 마스크 안 쓴 사람을 본적이 없어서 큰 걱정은 안 됩니다. 이런 상가들이 하루 영업 안 하면 그 손실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나마 다행입니다. 

마트가 있는 건물에 2개의 약국이 있는데 혹시나 하고 갔는데 마스크 있냐고 물으니 있답니다. 순간 얼어 붙은 마음이 푹 녹았습니다. 마스크가 뭐라고 사람 마음을 이리 흔들어 놓는지 신분증을 주니 제 주민번호를 입력하더라고요. 한 번 등록된 주민등록번호로는 이번 주에는 더 이상 못 삽니다. 

1장에 1500원 2장 3천원을 내고 샀습니다. 그런데 포장도 안 된 벌크네요. 뭐 이거라도 어딥니까. 그런데 KF94인지 KF80 인지도 모르겠네요. 이야길 들어보니 포장된 제품을 먼저 팔고 그게 다 떨어지면 이렇게 벌크 제품을 준다고 합니다. 

바로 부모님 드렸습니다. 의료 관계자에 따르면 마스크 공급이 부족해서 약국에서 구입하지 못할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약국을 잘 파야 한다고 하죠. 대로변 1층 약국은 사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아서 금방 떨어지고요. 그럼 어딜 파냐? 약국인데 병원에 붙어 있으면서 1층이 아닌 3층 이상 높은 곳에 있으면 사람들이 잘 들리지 않는 곳이라서 이런 곳을 찾으라고 하네요. 제가 간 약국도 3층에 있었습니다. 

공적 마스크 구입처를 알려주는 굿닥 마스크 스캐너

약국에 간다고 마스크를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운이 좋으면 살 수 있습니다. 짜증 나죠. 이에 굿닥이라는 앱을 설치하면 마스크 스캐너가 있습니다. 이 마스크 스캐너는 내 주변 약국의 마스크 재고량을 알려줍니다. 

오늘 3월 10일 서비스 시작한다고 하는데 지금도 열리지 않고 있고 실제로는 다음 주나 되야 서비스가 가동될 것 같습니다. 이 굿닥 앱을 통해서 마스크 재고량을 파악하고 재고가 있는 약국으로 직진하면 좋을 듯하네요. 약국 전산화가 아주 잘 되어 있네요. 마스크 2개를 들고 오면서 잠시 하늘을 봤습니다. 1달 전 풍경과 1달 후 풍경이 너무 달라졌습니다. 살면서 이렇게까지 활동이 위축되고 사회적 우울증을 앓아본 적도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해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이 시간이 지나고 맑고 파란 하늘 아래 마음껏 공기를 마시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할 날이 올 것입니다. 조금만 더 참고 견뎌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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