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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을 소재로 한 대규모 전시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

썬도그 2020. 2. 18. 12:39

당일치기 여행도 있지만 여행은 낯선 곳에서 자는 숙박의 재미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숙박 시설에서 요즘 인기 높은 곳은 펜션입니다. 다양한 테마를 지닌 펜션은 그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만 그 비싼 돈을 주고 펜션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서 비싼 가격을 주고도 찾아갑니다. 

그러나 숙박업의 제왕은 호텔입니다. 호텔은 다양하고 뛰어난 편의 시설이 많이 있고 최근에는 호캉스라고 해서 호텔 수영장에서 여름을 나는 분들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호텔은 돈 많은 사람들의 숙박 장소이자 기밀스러운 만남들이 일어나는 은밀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 호텔을 소재로 한 전시회가 현재 문화역서울 284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2020. 1. 8. - 3. 1까지 열리는 호텔사회 전시회

문화역서울 284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전시회를 참 많이 합니다. 구 서울역을 리모델링한 후 거대한 문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공간 자체가 크고 넓어서 다양한 문화 작품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고 공간도 오밀조밀해서 공간을 둘러보는 재미도 높습니다. 

호텔과 문화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사실 크게 연관이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호텔도 분명 하나의 거대한 공간이고 그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향기가 있고 그 향기를 채집해서 구체화하면 호텔을 환기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문화역서울의 호텔을 소재로 한 전시회 <호텔사회 Hotel Express 284>는 호텔을 돌아보게 하는 전시회입니다. 최근의 호텔이 아닌 서양인들이 머물렸던 근대와 개항기 때의 호텔부터 80년대 호텔이 주요 소재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상류 사회의 문화를 호출한 느낌이네요. 입구에는 거대한 붉은 계단과 큰 레드 커튼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문화역서울의 전시회 또는 최근 전시회들은 인스타갬성의 전시회를 참 많이 합니다. 같은 전시회도 배경이 좋고 인스타그램 사진 찍기 좋은 배경을 만들어 놓아서 마음껏 인스타 사진을 찍으라고 권하고 있고 이 전시회도 인스타 그래머들에게 마음이 들게 하는 배경들이 참 많습니다. 이런 모습이 전시회의 경박함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가장 경박한 전시회는 사람이 찾지 않는 전시회입니다. 

사람이 찾지 않은 문화 맛집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시대가 변하면 문화의 접점도 변화해야죠. 

그런면에서 호텔 사회 Hotel Express 284 전시회는 꽤 젊은 취향의 콘셉트로 잘 꾸며 놓았네요. 

1층 라운디에는 근대의 맛 II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매일 13시부터 18시까지 매시 정각 크림 커피 40잔, 마들렌 미엘 10개를 선착순으로 제공합니다. 일요일 갔는데 사람들이 꽤 많아서 줄 서기를 포기했습니다. 평일날 가서 한 잔 먹어보고 싶네요. 

호텔 하면 커피숍이죠. 지금은 커피숍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마저도 고급지지 못했죠. 호텔 커피숍은 약속 장소로도 유명하고 중요한 만남이 있을 때는 호텔 커피숍을 찾았습니다. 지금도 호텔 커피숍은 꽤 고급스럽습니다. 

1층에 큰 화분 같은 곳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분위기 딱 근대 호텔 느낌이네요. 

조화겠죠? 조화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 1층 복도에도 다양한 전시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문화역서울이 서울역이었을 때 여기가 대합실이 아녔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곳곳에 호텔 로비 같은 분위기를 위해서인지 테이블과 의자가 있습니다. 

호텔 로비는 다양한 예술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호텔 로비에 예술품 볼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지만 값 비싼 예술품을 전시하는 곳도 꽤 있었습니다. 

 

문화 서울역 1층은 원래 1,2등 대합실이었습니다. 설국열차가 아니더라도 기차는 신분계급을 표시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돈 많고 특별한 사람들은 1등석을 탔죠. 1,2등 대합실에 들어가 보니 호텔과 사람들이라는 작은 신문이 있네요. 

이렇게 호텔 관련 기록물을 전시하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호텔 소재로 했지만 주로 개항기 시절을 많이 다루고 있네요. 

<SWNA, 빛의 군집>

호텔의 심장인 로비에 있는 샹들리에를 LED 램프로 재현했네요. 이런 조형물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냥 고급진 의자와 테이블도 많이 있고요. 그냥 여기서 수다 떨고 가도 됩니다. 

이런 상들리에도 있네요. 샹들리에는 하늘에 떠 있는 모닥불 같아요. 그래서 항상 포근한 느낌을 주고, 안정감을 줍니다. 

호텔은 다양한 미용시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이발소입니다. 요즘은 바버샵이라고 하는 곳들도 늘고 있죠. 1925년에 완공된 서울역도 안에 이발소가 있었습니다. 여행을 가기 전 또는 출장 가기 전에 기차 시간이 남을 때 이발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 바버샵을 재현했는데 놀랍게도 실제로 머리를 깎고 있습니다.  알아보니 국내 유명 바버샵 원장님들이 날자를 맞춰서 이발을 해주고 있네요. 

전 호텔을 거의 가보지 못했고 몇 년 전에 지방 여행할 때 관광호텔에 머문 적이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베네키아 체인 호텔 중 하나였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꽤 만족스러워서 지방 여행 갈 때 들리고 있습니다. 아침 조식까지 주는 걸 따지면 가성비가 꽤 좋더라고요. 호텔 로비에 있는 관광지도를 집어 들어서 단양의 아름다운 풍광을 다 둘러봤습니다. 

여행 가죽 가방 보니 여행가고 싶네요. 신종 코로나로 이동이 조심스럽긴 하네요. 하루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고 끝나길 바랍니다. 

경성 지도입니다. 일제가 만든 지도인데 보시면 경복궁 안에 서양식 건물이 꽤 많았습니다. 뭐 광화문 뒤에 중앙청이 있었고 청와대 위치도 일제가 만든 공간으로 알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전시회가 꽤 아기자기 잘 꾸며 놓았습니다. 호텔을 소재로 해서 전시할 게 있나 했는데 다양한 호텔 문화와 한국의 호텔 역사를 오밀조밀하고 때로는 거대한 풍경으로 볼 수 있네요. 

2층에는 한국 호텔의 대명사이기도 했던 광진구 워커힐 호텔을 재현한 공간이 있었습니다. 63년 4월 8일부터 21까지 '루이 암스트롱'이 방한해서 공연을 했네요. 당시 금액으로 940만 원의 보수를 받았는데 지금으로 치면 한 3천만 원 받은 것 같네요. 

국내 최초의 극장식당인 '워커힐 퍼시픽 나이트클럽'을 재현한 공간입니다. 실제로는 이렇지 않았겠지만 테이블이 있고 무대가 있고 그 위에서 각종 공연이 있었겠죠.  주한미군을 위한 호텔이었던 워커힐 호텔. 각종 서양식 공연이 많았습니다. 상영되는 영화는 <워커힐에서 만납시다>입니다.  

화분에 호텔의 고급진 소품들을 올려 놓은 전시품도 이채롭네요. 

<호텔, 루시드 드림>

호텔, 루시드 드림이라는 작품인데 안에 들어가 보니 여행용 캐리어가 가득하고 영상물이 틀어져 있네요. 여행자의 상징물인 여행용 캐리어를 보니 다시 여행 욕이 불끈하네요. 

폭신한 침대가 있는 호텔을 재현한 전시 공간도 있네요. 바닥의 러그는 제가 사용하는 러그와 똑같네요. 그럼 이 공간을 채운 가구 전부 이케아? 

1층으로 내려오니 자연 채광이 되는 곳에 각종 전시품들이 선보였습니다. 스티로폼을 잘라서 색을 칠한 것 같네요. 키치적입니다. 

1층에는 오아시스 : 풀바 스파라는 전시공간이 있었습니다. 1960년대에 호텔에 실내수영장이 생기기 시작했고 70~80년대에는 야외 수영장도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이 수영장을 재해석한 공간이 펼쳐지고 있네요. 

요즘 호텔하면 수영장입니다. 호텔 수영장에서 하루 종일 수영을 하고 호텔 객실로 올라가서 여름을 보내는 호캉스가 대세죠. 그 호텔 스파를 재현한 공간입니다. 

여기도 커피숍처럼 15시부터 17시까지 선착순 25분에게 음료를 제공하네요. 작년에 대박을 친 '커피 사회'의 시즌 2 느낌의 '호텔 사회'전시회입니다. 당시 '커피 사회' 전시회는 무료 커피를 제공하면서 커피 문화를 잔뜩 느끼게 하는 아주 소프트하고 대중적인 전시회였습니다. 

이 전시회가 대박이 나자 비슷한 콘셉으로 올해는 호텔을 소재로 했네요. 제안을 하자면 다음에는 '카메라' 또는 '사진'을 소재로 한 전시회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개화기 시절 사진관을 재현해서 사진 촬영을 해주는 공간 80년대 사진관을 재현한 공간, 인스타그램 사진 공간,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 공간 등등 다양한 사진 공간이나 카메라를 전시하면서 사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획 전시를 하면 어떨까 합니다. 

다음에 또 들려보고 싶을 정도로 대중들의 눈 높이에 맞게 잘 만들어진 기획전시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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