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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세계에서 주목 받는 20대 한국 사진작가 안명현 본문

사진작가/국내사진작가

세계에서 주목 받는 20대 한국 사진작가 안명현

썬도그 2019. 12. 12. 15:37

연말이라서 세계적인 사진공모전이 수상자를 계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소개할 사진공모전 수상작들이 많아서 사진 관련 글이 풍성해집니다. 오늘은 부다페스트 국제사진공모전을 소개할 생각이었습니다.  수상작의 퀄리티가 아주 높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소개할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역시나!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몇 번 이 블로그를 통해서 말했지만 이런 국제적인 사진공모전에서 유독 한국과 일본 사진작가들의 이름이 없습니다. 물론 따지면 없는 나라가 더 많죠. 그런데 사진을 취미로 하는 인구가 꽤 많은 한국과 일본입니다. 특히 일본은 카메라 제조 강국 아닙니까? 그런데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수상하는 한국, 일본 사진작가가 없습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두 나라는 카메라 문화가 발달한 하드웨어에 천착하는 것과 함께 사진 매뉴얼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메라 조작 스킬이나 스펙이나 각종 카메라 관련 지식들은 엄청난데 비해 사진 문화가 발달하지 못하고 사진들도 전형적이고 10년 전에 본 그 사진 같은 사진들만 찍는 모습입니다. 물론 그런 전형적인 사진을 찍는 저도 할 말이 없고 사진 잘 찍는 법을 소개하고 있어서 이 비판은 나를 향한 비판이기도 합니다. 

사진은 카메라가 찍지만 그 사진의 시작은 내 머리에서 시작되고 주제와 소재에서 출발합니다. 현실에서 발견한 메시지를 내 머리로 정리하고 내 방식대로 담게 도와주는 것이 카메라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해외의 유명하고 멋진 출사 포인트를 단체 관광하듯 찾아가서 비슷한 사진들을 찍고 있는 것이 과연 좋은 사진을 만드는 방법인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부다페스트 사진공모전 사진집 은상을 받은 안명현 사진작가

부다페스트 국제사진공모전 (https://budapestfotoawards.com/winners/bifa/2019/) 수상작들을 보다가 당연히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혹시나 하고 KOREA로 검색해 봤습니다. 그런데 1명이 걸립니다. An Myung Hyun. 가끔 중국이나 대만 작가 이름이 한국인 이름과 비슷해서 다른 나라 작가가 한국에서 촬영한 사진인가 했는데 누가 봐도 한국 이름이네요.

이름 An Myung Hyun(안명현)으로 검색을 해보니 많은 기사가 나옵니다. 

부다페스트 국제사진공모전 사진집 부문 은상에 안명현 작가의 사진집이 선정되었네요. 

사진집에 담긴 사진들은 한국 서울의 전통 수산시장인 노량진 수산 시장에서 일어난 충돌을 담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량진 수산시장은 구 시장과 새로운 시장 사이에 다툼이 3년째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협은 2004년 노량진 시장 현대화를 계획하고 새로운 시장이 구 시장 바로 뒤에 생겼습니다. 그러나 구 시장에서 장사하던 상인들 중 일부가 새로운 수산시장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이전을 반대했습니다. 이 갈등이 무려 3년이나 지속되었고 올해 8월 명도집행을 시행해서 모두 폐쇄시켰습니다. 

새로운 시장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새로운 시장이 공간이 좁고 장사하기 불편해서 이전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수협은 2018년 11월 단전,단수 조치를 해서 강제 이전을 시도합니다. 상인들은 전기와 물이 공급되지 않는 구 수산시장에서 촛불을 켜고 단전을 견뎠습니다. 이 과정을 안명현 사진작가가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놀랍게도 이 안명현 사진작가는 26살의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학생입니다. 작년에 4학년이었으니 올해는 졸업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 다큐 사진작가인줄 알았는데 학생 시절에 촬영한 것도 놀랍지만 사진학과나 언론에 관련된 학과가 아닌 사회복지학과 학생이라는 점에 좀 놀랬네요. 하기야 사회복지학 자체가 힘들고 고된 삶을 사는 분들을 바라보고 살펴보는 학과이니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네요. 

안명현 사진작가는 사진을 찍는 이유가 사회의 불의와 사회적으로 약자인 분들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어서 사진을 찍는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방과 후에 항상 카메라를 들고 3자의 눈으로 이 노량진 수산시장의 갈등을 기록했습니다. 안명현 작가는 밝고 반짝이는 물체에는 항상 감탄하고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초점을 맞추지만 어둡고 슬픈 울음에는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없다면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카메라를 들고 오늘을 기록한다고 수상 소감을 마쳤습니다.

이 사진들은 2018년 IPA 2018 사진공모전에서 가작상을 받았으며 도쿄국제사진전에서도 다큐멘터리 아마추어 부분에서 금상을 수상했습니다.  최근에는 러시아 Editorial-Conflict MIFA 은상과 프랑스 PX3 다큐멘터리 부분 동상등 많은 사진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국제사진 공모전을 혼자 알아서 공모하는 것 같지는 않고 누가 도와주는 느낌도 듭니다. 사실 우리가 세계적인 국제사진공모전의 흐름이나 접수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것도 많습니다. 따라서 에이전시 같은 곳에서 유망한 사진가나 사진작가를 발굴해서 꾸준히 해외에 소개해야 세계적인 한국 사진작가가 나올 수 있는데 그런 문화가 안 보이네요. 

다행스럽게도 이 안명현 사진작가의 노량진 수산시장을 기록한 사진들이 12월 31일까지 '천안 인더갤러리'에서 휴관일 없이 오전 11시부터 8시까지 '기록해야만 하는 것' 사진전시를 합니다. 총 53점의 사진을 전시한다고 하네요. 저도 기회 되면 천안 여행을 하면서 가봐야겠습니다. 

안명현 작가의 수상 축하드립니다. 오랜만에 좋은 젊은 사진작가를 알게 되었네요. 앞으로도 좋은 활동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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