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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광화문 광장은 백지다! 그릇만 만들고 서울시에서 채우지 말라! 본문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광화문 광장은 백지다! 그릇만 만들고 서울시에서 채우지 말라!

썬도그 2019. 11. 22. 16:57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고 서울의 수도는 종로구와 중구입니다. 이중에서도 중심은 광화문 광장과 서울 시청 광장이 대한민국의 배꼽입니다. 특히 광화문 광장은 서울시청 광장과 청계천 광장보다 규모가 크고 넓어서 많은 행사와 시위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이 광화문 광장을 서울시는 재구조화, 쉽게 말해서 리모델링을 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을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박원순 시장의 계획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국제설계공모전 당선작 'Deep Surface'(딥 서피스) 투시도>

2019년 1월 초에 서울시장 박원순은 광화문 광장을 재구조화 하겠다면서 국제설계공모전 당선작을 소개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광화문 광장을 3.7배까지 확장하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보시면 중앙분리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차선을 한쪽으로 몰고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를 지우고 여기를 광장으로 흡수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세종문화회관 보도와 결합이 되고 지금은 거의 놀리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정부종합청사 앞 공원도 공연이나 각종 행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광화문 앞 도로를 막고 여기도 작은 광장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정부 서울청사, 이순신 장군 동상, 광화문 시민 열린 마당을 서브 광장으로 만들고 각종 행사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생각인가 봅니다. 


현재 이 공간은 도로가 점령해서 단절된 느낌입니다. 여길 광장으로 만들고 도로는 정부종합청사 뒤쪽으로 우회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광화문 광장을 보행자 친화적이고 행사 친화적인 지금보다 큰 광장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계획은 광장의 넓이만 커지는 것이 아닙니다. 


총 5개의 노선이 지나가는 GTX역까지 만들고 시청에서 광화문역까지 지하로 다닐 수 있는 지하 통로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 지하 통로는 동대문까지 이을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면 박원순 시장님은 지하를 너무 사랑합니다. 광명에서 파주까지 이어지는 서서울고속도로도 지하 50m로 뚫고 서부간선도로도 지하화 하고 있죠. 지하로 도로 만들고 길 만드는 것 기후변화가 심한 요즘에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하화 하면 지반 침하나 싱크홀 같은 문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은 다 지하로 다니는데 무슨 문제가 있냐고 하는데 서울시의 싱크홀 대부분이 지하철 따라서 생기는 걸 보면 지하 공간은 필연적으로 싱크홀이 동반됩니다. 다만 그 문제를 쉬쉬할 뿐이죠. 석촌호수 물이 빠지자 롯데월드타워 때문이라는 소리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근처로 지나가는 8호선 지하철 공사 때문이라고 했잖아요. 

이렇게 지하로 파는 건 여러모로 안 좋은 점도 있고 무엇보다 돈이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가뜩이나 서울의 서울이고 오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들 꾸역꾸역 잘 가는 곳이 광화문 일대인데 이 일대를 대규모로 개발해서 유동인구를 더 끌어 모으겠다는 발상은 너무 아쉽고 아쉽네요. 엄청난 개발비를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서울 중심지에만 투입하겠다는 자체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광화문 광장을 보다 넓히는 작업은 찬성합니다.

원래 이 광화문 광장은 세종대로였습니다. 가운데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어서 가을마다 노랗게 물들었었죠. 이곳을 오세훈 전 시장이 이명박 전 시장이 청계천을 만들었는데 자신도 뭔가 하나 업적을 남기려는 것인지 광장으로 만듭니다. 전 광장으로 만든다기에 물개 박수를 쳤습니다. 사실 서울시는 거대한 광장이 없습니다. 인구 1천만 위성 도시까지 합치면 무려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서울 인근에 살고 있습니다. 이런 메가 시티에 거대한 광장이 없다는 것은 좀 부끄러운 일입니다. 

몇몇 학자들은 동양은 광장 문화가 없고 길의 문화라고 하지만 그건 다른 말로 말하면 동양은 민주주의 국가가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맨날 길만 있으니 민의가 모이지 않고 그냥 불만만 흐르는 물이었죠. 불만이 모이고 뭉치면 거대한 호수가 되고 왕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습니다. 성난 민심으로 뒤집어진 나라들이 유럽에 많은 것도 광장의 역할이 컸죠. 

오세훈 시장이 광화문 광장을 만들어서 평상시에는 문화 공연과 버스킹 무대도 만들고 노을을 보면서 하루의 피곤을 문화 예술과 각종 행사로 달낼 수 있을까 했는데 놀랍게도 광장이 아닌 중앙 분리대를 만들었습니다. 차량을 못 다니게 하거나 한쪽으로 몰아야 하는데 양쪽을 다 다니게 해서 큰 공연을 하기도 사람을 많이 모으기도 쉽지 않습니다. 

양쪽 모두 5차선이라는 큰 도로가 있고 이 차량들이 지나가는 소음과 매연 등등으로 인해 광화문 광장은 소음과 매연의 광장이 되었고 평상시에는 그냥 지나가는 통로 역할 밖에 못했습니다. 가끔 지자체나 몇몇 행사가 열리지만 중앙분리대에서 행사하는 것이 한계가 있죠. 위 사진에서 왼쪽 5차선 도로만 지우고 여기만 광장으로 확장해서 보다 큰 규모의 행사를 좀 더 편하게 진행하고 광화문에 가면 항상 공연과 행사가 있다는 이미지가 박힐텐데 이게 지금은 없습니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은 이 왼쪽 5차선을 광장으로 결합하려고 시도했습니다. 

이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를 없애면 세종문화회관 계단은 자연스럽게 스탠드가 되어서 이 앞에서 수시로 음악 및 다채로운 공연을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됩니다. 광장 문화의 단점은 광장에서 공연을 하면 앞 사람들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고 뒷 사람들은 관람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스탠드가 있으면 수백 명이 동시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서 좋죠. 

이렇게 지상 공간을 넓히는 것은 적극 찬성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지하 공간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모습을 개선하기 위해서 지하도 공연이 가능한 공간을 넣을 생각에 있습니다.

지하 공간과 지상 공간에 다양한 문화 공연과 행사가 가능한 공간을 만들 계획을 올 1월에 공개했습니다. 이런 문화 공간을 넓히는 것은 찬성하지만 GTX 역을 연결하고 동대문까지 지하 도로를 만들고 서울 시청에서 광화문까지 350m 지하 도로를 만드는 것은 반대합니다. 돈도 많이 들지만 그런 것 안 만들어도 올 사람들 다 오고 지금도 유동인구가 차고 넘칩니다. 각종 행사다 시위다 해서 엄청난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배꼽에 또 유동인구 늘리는 대중교통을 늘리고 지하도로를 만든다고요? 그만 좀 지하로 팠으면 합니다. 지하 소리만 나도 지긋지긋하네요. 그럼에도 문화 공간의 확장하는 모습은 보기 좋고 전 찬성합니다. 

교통 문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야 한다

광화문 광장 확장은 문화 공간을 좋아하는 저는 무조건 찬성, 대찬성이지만 광화문 광장이 확장되면서 생기는 불편도 있습니다. 서울시청 광장이 로터리였던 시절에 차를 몰고 세종도로를 지나서 배화여고로 가려는데 서울시청에서 배화여고까지 무려 1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때의 충격으로 도심을 갈 때는 차를 놓고 가거나 우회해서 가는 지혜를 얻었습니다. 지금은 시청광장도 생기고 버스 전용차선까지 생겨서 더 막힙니다. 이 광화문 광장은 원래 도로였습니다. 엄청나게 큰 도로여서 세종 대로라고 불리웠습니다. 이 도로를 점점 지우고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바람대로 광화문 광장을 확장하면 교통 편의성은 더 나빠질 겁니다.  저는 이 지역에 안 사니까 별 느낌이 없었는데 주말마다 태극기를 흔드는 집회가 광화문 광장을 꽉 매우자 삼청동 가는 마을버스가 움직일 수가 없더군요. 마을버스 기사님은 삼청동 가는 길이 막히자 서촌으로 우회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청와대 앞에서 마을버스를 못 지나가게 하자 할 수 없이 청와대 앞에서 내려서 삼청동까지 걸어가야 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시위를 하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곳은 서촌과 삼청동입니다. 이쪽으로 향하는 대중교통이 끊기다 보니 관광객이 접근하기 어려워서 관광객이 뚝 끊기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삼청동에 사는 분들에게는 큰 불편이 있습니다. 따라서 삼청동 가는 대중 교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마을버스도 작고 허름해서 타고 내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따릉이가 대안이긴 하지만 보행 전용 도로가 많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삼청동 서촌 상권이 붕괴 중인데 광장으로 인해 더 추락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광화문 주변 상권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은데 상권 살리는 게 서울시가 할 일인지 의문이 드네요. 광화문 상권 살리자고 서촌이나 삼청동 상권 더 죽이면 안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죽어가는 서울 상권이 한 둘 입니까? 왜 세금 투입해서 광화문 주변 상권을 살려야 합니까? 그 많은 유동인구에도 상권이 죽어간다면 높은 임대료가 더 문제 아닐까요?


광화문은 백지다!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원하는 풍경은 이런 것이죠. 저녁이 있는 삶을 사는 서울시민이 퇴근 길에 또는 주말에 아이들 손잡고 문화 공연과 각종 행사가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붉은 노을을 보면서 공연을 보고 웃고 쉬고 떠들고 담소를 나누고 환하게 웃는 서울 시민을 만나고 싶은 것이 박원순 서울시장님의 바람입니다. 

이는 제 바람이기도 합니다. 아니 서울시민이라면 문화가 흐르는 이런 거대한 광장을 사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요?

광화문 광장은 현재 시위의 광장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시위가 있어서 주말에는 광화문 광장 쪽으로 안 가려고 노력합니다. 이것도 모르고 국립현대미술관 가려고 시청역에서 걸어가려다가 시위대에 막혀서 빙 둘러 갔네요. 


그렇다고 저 태극기를 흔드는 시위대를 비난할 수 없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광화문 광장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많은 시위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 광화문 광장을 민주주의 성지라고 표현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촛불 시위대는 옳고 태극기 시위는 틀리다고 할 수 없습니다. 각자 자기 주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행정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는 옳고 그름은 각자 서울시민 각자 판단하게 하고 동일한 잣대로 그릇만 제공하면 됩니다. 다만 그 시위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불만도 해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1시간 이상 높은 데시벨로 방송을 하거나 시위를 하지 못하게 시간과 장소 소음 기준을 철저하게 정해 놓고 그 기준을 넘으면 바로 제지를 하거나 시위 신청을 할 때 패널티를 물려서 못하게 하거나 사용료를 내게 해야 합니다. 권리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게 하되 시위로 인한 피해는 철저하게 받아내야 합니다. 

제가 예상해보자면 박원순 서울시장님 원안대로 문화 광장으로 만들어 놓으면 문화 공연도 많아지겠지만 매주 주말마다 시위대들이 시위를 하는 공간으로 이용될 것이 불보듯 뻔합니다. 특히나 지금같이 이념 갈등이 첨예해지고 갈수록 더 심해지는 상황에서는 이벤트, 행사, 문화 공연의 공간보다는 시위의 공간으로 이용될 것입니다. 

간혹 왜 시위를 광화문광장에서 하냐고 하는데 청와대에서 가깝고 광화문에서 해야 사람들이 많이 보고 관심 가지기 때문이죠. 여의도 광장에서 백날 꽹과리 치고 시위해봐야 관심도 가져주지 않고 언론도 보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규모 인원이 시위를 할 공간이 서울에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여의도 광장이 빈 백지 상태로 두었으면 시위와 민의의 광장 또는 문화 행사의 광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여길 졸속 개발을 하는 바람에 지금은 별 볼일 없는 공원으로 전락했습니다. 주변 건물의 직장인들이나 점심 시간에 잠시 들리는 공간으로 변질되어서 이용 가치가 확 떨어졌습니다. 

그냥 자전거타고 인라인 타는 공간으로 두었다면 여의도 가자!라는 말이 쉽게 나올텐데 요즘 누가 여의도로 놀러가자고 합니까? 여의도로 놀러 가자고 함은 여의도 한강지구를 말할 뿐이죠. 그러고보면 광장 개발의 실패사례가 여의도 광장이네요. 그때도 조순 서울 시장이 그냥 밀어 붙였다가 지금 같은 결과가 나왔네요. 

마찬가지입니다. 박원순 시장님이 원하는 그림이 문화가 흐르는 광장으로 만들고 싶겠지만 그게 계획대로 되겠습니까? 내일 일도 계획대로 안 되는데 원한다고 그렇게 될까요? 그냥 시위의 공간으로 전락하고 매주 시위대들이 모여서 시위를 하겠죠. 그렇다고 시위 못하게 할 수도 없잖아요. 여기가 중국은 아니잖아요. 화분을 빼곡히 배치해도 시위대가 시위할 공간이 없고 대안이 없으면 광화문 광장을 이용할 것이 뻔합니다. 

그냥 시선을 바꾸면 어떨까 합니다. 시위도 하고 문화 공연도 하고 길거리 응원도 하는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그냥 큰 그릇만 제공해 주세요. 채우는 것은 시민들이 알아서 공연을 하던 시위를 하던 알아서 할테니 큰 지상 공간만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또한 홍대처럼 공연을 신청하면 누구나 쉽게 하고 관람하기 편하게 이동 스탠드라도 제공해서 공연 관람하기 편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겠죠. 다만 너무 간섭 안 했으면 합니다. 

광화문은 백지입니다. 백지로만 만들어주세요. 칠하는 건 시민들이 알아서 칠하게 냅두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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