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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한국 사진계의 역사를 담은 전시 명동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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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진계의 역사를 담은 전시 명동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

썬도그 2019. 11. 11. 23:29

한국에 사진계가 있을까요? 몇몇 사진 관련 단체들이 있긴 하지만 하나의 구심점을 만드는 협회나 단체는 없다고 봅니다. 그냥 친한 사람끼리 모여서 활동하는 동아리 같은 동호회나 단체가 있을 뿐이죠. 사진 자체는 인기가 높지만 사진을 직업으로 삼는 분들의 구심점이 되는 협회가 없다는 건 대외 활동을 할 때 큰 힘을 낼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쉽네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서울시가 사진미술관을 2021년에 도봉구에 만든다고 하는데 여기가 하나의 구심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여기도 위치가 서울 끝 쪽이라서 접근성이 좋지 못합니다. 이점은 참 아쉽네요. 

 명동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

어제 끝난 <서울사진축제>는 올해로 10년이나 지속된 전시회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는 이 <서울사진축졔>를 작년만 빼고 매년 찾아가서 살펴봤습니다. 초기 3년이 가장 화려하고 웅장하고 거대했습니다. 당시는 정말 다양한 사진, 의미 있고 화려한 사진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매년 규모가 축소되고 북서울미술관으로 전시 공간이 이전 되면서 자주 찾아가지 못하고 재미도 뚝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내년에는 전시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마저 듭니다. 

돌아보면 사진 전성 시대는 2009~2013년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는 카메라 판매량도 어마어마하게 많았고 전국에서 사진축제와 전시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영상 시대가 되어서 사진 배우려는 사람들 보다 동영상 배우려는 분들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쑥 꺼졌습니다. 그러나 사진은 예전의 인기를 다시 찾기는 어렵지만 종이책처럼 꾸준하게 소구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사진이 주는 편리함, 즉시성, 뛰어난 복제 능력이 영원불멸의 사진을 이어갈 것입니다.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서울사진축제>는 2개의 전시회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한국 사진계의 역사를 돌아 보는 '명동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입니다. 

전시회 초입에는 한국전쟁 당시 폭격으로 파괴된 명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파괴된 한국을 기록한 사람들은 종군기자와 미군에 고용된 한국 사진가들입니다. 

국방부 정훈국 보도과 사진대 소속의 임인식, 이건중, 최원식, 정성관, 이해복, 이필인, 김원영, 임윤창 등이 사진대에서 활동했고 성두경, 이형록 정범태는 다른 국군부대에서 활약했습니다. 미 국무성 소속의 임응식 사긴가가 화약 냄새가 가득한 전쟁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이분들 중에 임인식, 임응식, 이형록, 정범태, 성두경은 60~70년대 한국 사진계를 이끄는 분들이 되고 이분들이 남긴 한국의 50~70년대 풍경을 담은 사진은 아주 소중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발전 속도가 빠른 나라는 과거의 흔적을 다 파괴했는데 그 과거를 사진으로 박제 한 큰 공헌을 합니다.  

지금은 외국인들을 위한 관광지 느낌이 강하지만 명동은 서울의 중심 상가지대였습니다. 모든 문화가 명동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죠. 명동에는 다양한 사진관들과 사진 관련 상점이 많았습니다.

다른 곳은 잘 모르겠는데 허바허바사장은 이름이 기억나네요. 동양통신사, 합동통신사 등등의 통신사와 사진보도사들도 많았습니다. 지금도 연합뉴스와 뉴시스 같은 통신사 소속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다른 언론사가 돈 주고 사서 신문에 싣는 시스템이지만 당시에도 사진 통신사의 사진을 사서 신문에 싣는 언론사가 많았습니다. 당시는 지금보다 사진의 가치가 더 높아서 통신사와 사진뉴스사가 꽤 많았네요. 

사진관도 많고 사진재료상도 명동에 많았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90년대는 종로 3가에 사진재료상들이 꽤 많았습니다. 거기서 약품 사고 필름 사고 인화지 사서 동아리에 갖다 놓은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사진의 민주화가 되어서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50~60년대는 카메라를 가진 일부 사진가들만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을 기록한 사진들은 아주 소중한 자료들이 되었습니다. 그 사진들은 사진가들이 의뢰를 받아서 촬영한 사진도 있지만 대부분 취미 활동으로 촬영한 사진들이 많습니다. 컬러 사진이 막 보급되던 50년대는 총천연색으로 된 잡지 표지가 컬러로 바뀌면서 잡지 판매 부수도 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잡지 표지 모델들이 다 여자들입니다. 여성 잡지야 여자가 모델인 것이 어색하지 않지만 여성 잡지가 아닌 잡지도 여성을 표지 모델로 삼았습니다. 뭐 지금도 PC 사랑 같은 PC 잡지는 여성 모델을 잡지 표지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여성을 소비하는 시선이 지금과 달랐습니다. 

당시 잡지들이네요. 한문과 한글이 혼용되었습니다. 

한국 사진 역사를 배우면 꼭 만나게 되는 이름이 성두경입니다. https://photohistory.tistory.com/15965  에 성두경 사진가 사진전을 본 체험기를 적었습니다. 성두경 사진가도 군 소속으로 한국 전쟁을 기록한 후에 현재는 사라진 반도호텔(현 롯데백화점 자리에 있던 호텔)에 반도사진문화사를 만들고 사진업을 했습니다. 당시는 사진을 직업으로 한 분들이 많지 않았고 성두경이 사진을 잘 찍는다고 소문이 나서 정부에서 서울시에서 의뢰를 많이 했습니다. 


이런 사진들이 다 당시 활동하던 사진가들이 기록한 사진들입니다. 

1950년대 사진가들은 군이나 정부, 언론 소속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돈을 받고 촬영하는 사진들은 사진작가라는 이름 보다는 상업사진가가 어울렸습니다. 이런 회의감이 들던 분들이 모여서 만든 사진그룹이 '매그넘 포토스'입니다. 1947년 브레송과 카파 등이 모여서 만든 사진에이전시인 매그넘의 영향을 받은 성두경, 이건중, 이경모, 정도선, 정희섭, 조명원, 최계복 7명이 모여서 한국사진작가단을 만듭니다. 

이 7명은 영업사진을 촬영하면서 동시에 한국사진작가협회에 소속이 되어 있었습니다. 영업 사진 즉 사진으로 돈을 버는 행위를 한다는 이유로 '사진 순수성 시비'에 휘말려서 퇴출 당합니다. 

이 퇴출은 오히려 프로 를 주창하면서 본격적인 상업 사진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됩니다. 50년대 만 해도 사진으로 돈 벌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의뢰를 받아서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그 유명한 '루이스 하인'이나 '도로시아 랭'도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아서 사진을 촬영했고 그 사진 중 사진 역사에 길이 남을 사진들이 나옵니다. 보시면 수원 화성과 홍화문이 담겨 있네요. 형태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화성은 언제나 좋습니다.

<명동싸롱과 1950년대 카메라당> 전시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1945~1961년 사진단체사입니다. 

사진단체와 사진통신사, 산하, 상위단체, 지역을 표시했는데 아주 흥미로운 도표였습니다. 


한국사진가협회와 한국미술가협회 사진부와 대립이 심했네요. 한국사진작가협회외 대한사진예술가협회도 대립했고요. 같은 사진을 하면서 대립하고 반목하는 건 여전했네요. 지금은 그 대립마저 없습니다. 토론도 없고 협의도 없고 그냥 각개전투라서 평온하게 보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한국사진작가협회는 현재의 사진작가협회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목해볼만한 사진단체가 신선회입니다. 리얼리즘 포토를 지향하는 단체로 한국의 매그넘을 지향했습니다. 

1950년대 사진 전시 공간은 백화점 화랑, 동방문화회관, 중앙공보관, 경복관미술관 등에서 했습니다. 지금처럼 화랑에서 사진전을 본격적으로 한 것은 80년대 이후라고 들었습니다. 이전에는 사진을 예술로 보는 시선도 약했습니다. 

한국에서 사진전 중에 가장 크게 흥행에 성공한 것은 <인간가족전>이 아닐까 합니다. 에드워드 스타이켄이 기획한 <인간가족>사진전은 전 세계의 사진가들이 촬영한 사진을 모아서 전 세계를 돌면서 전시를 했습니다.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1955년 1월 26일 ~ 5월 8일까지 전시를 했는데 사진전의 주제는 인간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해진 전 세계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줬습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사진이 주는 힘을 알게 되고 많은 국내외 사진가들에게 큰 영향을 줬습니다.  

이 <인간가족>전시회가 한국에는 1957년 4월 3일 경복궁미술관에서 개막합니다. 

1957년 사진전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세련되었습니다. 전 천장 가운데 링으로 된 전시물에 사진이 붙어 있는 전시 방식에 깜짝 놀랬네요. 이런 파격이 당시에 있었네요. 사진도 정형화된 크기가 아닌 5 x 7인치 사진부터 벽면을 가득 채운 사진까지 다양했습니다. 위 사진을 보니 '유진 스미스'의 사진도 보이네요. 

참고로 '유진 스미스'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미나마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주연은 '조니 뎁'입니다. 


한국을 알리는 잡지들 또는 홍보물에는 전형적인 한국 여자들의 모습이 담겨 있네요. 


2층에서는 모더니즘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신선회 소속의 사진가들의 사진들이 선보였습니다. 신선회는 정범태, 이형록, 한영수 등이 소속된 리얼리즘을 표방한 사진단체였습니다. 이 분들은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사진집 '결정적 순간'을 보고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마포 서교동에서 '생 라자르 역 뒤에서' 사진을 따라합니다. 

당시는 사진이 예술로 취급되지도 않았던 시기이지만 해외 유명 사진가들의 사진들을 보고 배우면서 서서히 예술로서의 사진이 싹 트기 시작합니다. 조형성과 대비와 구도 등이 뛰어난 사진들이 이후에 나오기 시작합니다. 

좋은 전시회였습니다. 2021년 서울사진미술관이 개관을 하면 사진을 항상 볼 수 있는 미술관이 생기겠네요. 이 북서울미술관 근처에 생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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