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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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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올해의 작가상 2019

썬도그 2019. 11. 4. 14:59

국립현대미술관은 매년 올해의 작가를 선정발표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비공개로 하는 것이 아니고 최종 후보에 오른 4분 또는 4팀을 선정한 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전시를 한 후 이중 1팀 또는 1분을 올해의 작가로 선정합니다. 심사위원들이 선정을 하지만 관객 반응도 심사에 영향을 주기에 대중들의 선택도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대중성만 추구하면 포퓰리즘이 되기에 권이 있는 심사워원들의 격론을 통해서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올해는 11월 28일 올해의 작가상 2019를 발표합니다. 지금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른 4명의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MMCA 올해의 작가상 2019

올해는 팀이 없고 4분이 선정이 되었네요.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홍영인, 박혜수, 이주요, 김아영 작가가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주요 작가가 사진이 없지만 여자 분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한 것이 올해로 8회 째인데 MMCA 올해의 작가상 최초로 후보 4분이 모두 여자분이네요. 미술계도 여성 파워가 거세지고 있네요. 

또 하나의 특징은 보통 미술이라고 하면 전통적으로 회화, 조각, 사진과 같은 정형화 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분들이 많이 선정이 되었는데 올해는 미디어 아트나 퍼포먼스, 영상 등의 보다 확장된 개념의 미술 작가 분들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이는 미술계도 큰 변화가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저 같은 대중들은 여전히 회화나 조각 사진 같은 틀이 잡힌 미술품을 좋아하죠. 그러나 접할 기회가 적어서 그렇지 영상, 미디어 아트, 퍼포먼스 작품들도 자주 접하면 미술 못지 않게 큰 공감과 감동을 줍니다. 


홍영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2관에서 전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19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작가는 홍영인입니다. 홍영인 작가는 유럽과 한국을 오가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전시는  설치 예술과 영상물을 전시하고 있네요.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게이지가 보입니다. 게이지가 천장까지 덮다 보니 내가 게이지에 들어가는 건지 게이지가 있는 건지 구분이 안 갑니다.

<새의 초상을 그리려면 / 홍영인>

우리는 새를 새장에 가두고 새를 바라봅니다. 그러나 새는 새장에 있기 보다는 날아 다녀야 하는 존재이죠. 그러나 그걸 가두어 놓고 봅니다. 반대로 생각해보죠. 우리가 새장 안에 갇혀 있고 그걸 새들이 바라본다면 어떨까요? 이 <새의 초상을 그리려면>은 가벼운 전복을 가져옵니다.  작은 사파리 같은 생각도 드네요. 동물들이 사람을 구경하는 모습이요.  


새장 밖 아니 우리가 들어간 게이지 안에는 서양의 문장이나 공예 자수 등이 함께 전시되고 있습니다. 

<하얀 가면 / 홍영인>

영상물도 있었습니다. 음악가에게 음악을 통해서 동물 되기를 시도합니다. 음악가들은 스스로 동물로 생각하고 그걸 표현했습니다. 


<비-분열증 / 홍영인>

여성의 저임금 노동, 젊은 여성들의 비정치적 주체를 여겼던 관습을 반영한 안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술관 1층에서 불특정 하게 퍼포먼스를 펼칩니다. 요즘 이런 무용을 접목한 퍼포먼스들이 미술 범주로 구분되어서 소개되어 있네요. 설치 예술, 영상, 퍼포먼스를 함께 선보인 홍영인 작가의 작품은 다소 낯선 장르들이라서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지는 않아 보이네요. 저도 크게 관심 가져지는 작품은 없었습니다. 


박혜수

미리 말하자면 4분의 작가 중에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고 관심이 있었던 전시입니다. 코너를 도니 거대한 벽이 있고 그 벽에 무슨 종이들이 가득 붙어 있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설문조사지네요.  이 전시회는 <당신의 우리는 누구인가>입니다. 우리는 우리라는 개념을 너무 좋아합니다. 친한 사이가 되면 보통 우리라고 합니다. 우리는 또 다른 나를 부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너이지만 나인 사람들을 우리라고 하죠. 여기에는 가족이 있을 수 있고 친구도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생면부지한 SNS 이웃도 같은 성향이나 비슷한 면이 있으면 우리라고 하죠. 우리는 '같은 편'이라는 동의어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편이 아니면 다 나쁜편인 세상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우리 안에 속하지 못하는 남들은 적으로 묘사되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는 수 많은 우리짓기를 합니다. 그 우리짓기를 준거집단이라고 합니다.

학교에 있을 때는 동창생들을 우리라고 말하고 집에서는 가족을 우리라고 말하고 직장에서는 직장 동료를 우리라고 합니다. 특히 한국은 어떤 집단에 소속되어야 편안함을 느끼기에 그렇게 과T를 입고 다니고 단체행동을 좋아합니다. 다만 요즘은 좀 덜해지고 개인주의가 증가하고 혼자 즐기는 수 많은 우리들이 늘어서 좀 더 관계들이 느슨해서 좋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반목하고 그 반목이 아주 심해지고 있습니다. 젠더 전쟁도 다 우리들 끼리 전투를 하는 모습입니다.

설문지에 응답을 하고 작성한 설문지를 놓고 가면 전시가 될 수 있나 봅니다. 영문 설문지, 한글 선물지가 있습니다. 


우리라는 단어는 포근하지만 동시에 차별의 시초이기도 합니다. 우리라는 크기가 작을수록 세상은 각박해 집니다.

설문지를 통해서 본 우리에 대한 개념을 연령별로 실로 표현해 봤습니다. 아주 흥미롭고 놀라운 작업이네요. 설문 통계를 시각화 한 작품이네요. 이런 것도 작품이 될 수 있냐고 할 수 있지만 요즘 미술들이 이렇습니다. 경계가 없어요. 오히려 전 이 작품이 놀랍고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형형색색의 실은 우리라는 개념을 지납니다. 우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우리는 우리나라, 우리민족, 우리가족, 우리회사/학교를 표시합니다. 

 

1위는 예상대로 우리가족입니다. 전 연령대가 5점,4점을 주네요. 반면 가장 낮은 점수를 받는 우리라는 준거 집단은 우리회사/학교네요. 어쩔 수 없죠. 같은 학교 나왔다고 동창이 되고 그렇게 동창이라는 이유로 감옥에 있는 동창생 모시고 검찰청에서 짜장면 시켜 먹는 나라인데요. 

여전히 학연, 지연이 강한 나라에요. 그래서 그렇게 기를 쓰고 학연 만드려고 명문대 가잖아요. 그렇게 명문대라는 서울대 학연을 보면 시궁창이 따로 없습니다. 온갖 지능형 비리 범죄 보면 서울대 출신이 엄청 많아요. 정치, 법원, 행정 곳곳에 학연으로 엮인 카르텔이 많아요. 국민들은 점점 느슨하게 보는데 이 권력자 놈들은 더 심해지네요.


우리라는 단어를 다각도로 비판하고 곱씹어 보게 하는 아주 좋은 전시네요.


<(주) 퍼팩트 패밀리 / 박혜수>

주식회사 퍼팩트 패밀리는 가족을 렌탈해주는 서비스를 통해서 현대 사회의 고독사, 가족 관계를 재조명해주고 있습니다. 

요즘 유사 가족을 다룬 영화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이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족이 같은 DNA를 타고나서 가족이 되지만 다른 성을 사람들도 함께살면 그게 가족 아니겠느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던 전시였습니다. 전 박혜수 작가의 작품에 한표 던집니다. 


이주요

<랩(방송국, 미디어랩, 5층 타워) / 이주요>

한층 내려가면 거대한 설치 작품이 있습니다. 랩(방송국, 미디어랩, 5층 타워) 인데 높이가 아주 높습니다. 

무슨 작업 공간 같은데 실제로 이 공간에서 작가가 만든 작품을 온라인으로 송출한다고 하네요. 


<러브 유어 디포(Love Your Depot)>/ 이주요>

옆방에 가면 창고 느낌의 전시품들이 있습니다. 마치 미술관 수장고를 보는 느낌이네요. 작품 수장고를 꺼내와서 전시를 했네요. 기발하긴 한데 기발하기만 하네요. 이주요 작가는 많은 예술품들이 수장고에서 썩고 있는 것을 비판하나 봅니다. 실제로 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이나 매년 많은 작품들을 세금으로 구매한 후 그걸 수장고에 넣어 놓습니다. 그러다 가끔 꺼내서 전시를 하죠. 공간이 협소하니 매번 보여주는 작품이 다릅니다. 

그럼 그 예술품은 무슨 가치가 있을까요? 남들이 직접 봐야 예술이지 수장고에서 먼지만 쌓인다면 세금 낭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네요. 이주요 작가는 예술품을 수장고에 넣다가 필요 없는 예술품을 파괴하지 말고 공유할 수 있는 색다른 대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뭐 사실 요즘 유명한 사진이나 그림 직접 보나요? 모니터로 보는 것이 대부분이죠. 


김아영

녹색 벽을 지나면 김아영 작가의 작품이 나옵니다.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2017) / 김아영>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2019)> / 김아영>

무슨 SF 영화 포스터인 줄 알았습니다. 김아영 작가는 데이터와 이주를 접속 시킨 작품인 <다공성 계곡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난민과 데이터를 접속한 작품인데 외계인도 이주민일 수 있어서 외계인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2019)> / 김아영>

특히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건지 외계인과 대화하는 건지 모를 이 영상은 흥미롭네요.

<2019 올해의 작가상>의 후보 네분 모두 여자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페미니즘 열풍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촌스러울 정도로 여성 파워가 강해졌다면 강해졌다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아카데미 시상식이나 이런 시상식도 여론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게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시대와 동떨어진 축제를 하면 그것 또한 더 추잡스럽죠.

한국 미술이 아름다움만 추구한다면 아주 저렴했을 겁니다. 사회 변화의 반영을 하는 문학, 미술, 사진 작품들이 그 시대와 함께 진화를 합니다. 그런면에서 여성 네분의 작가가 후보에 오른 것도 고무적이지만 네 분 모두 사회와 세상을 비판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긴 사회 메시지와 담론과 비판을 담아서 무척 좋았습니다. 비록 대중성은 떨어지는 영상, 퍼포먼스, 설치예술이 많지만 작품을 통해서 나를 그리고 우리를 투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네요

<올해의 작가상 2019>는 2020년 3월 1일까지 전시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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