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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KBS 다큐3일에서 담지 못한 가산디지털단지의 문제점 3가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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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3일에서 담지 못한 가산디지털단지의 문제점 3가지

썬도그 2019.10.21 19:01

다큐멘터리 3일은 3일동한 한 공간을 다큐 형식으로 담는 KBS 1TV의 방송입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을 합니다. 그러나 이 방송은 다른 방송과 달리 출연자를 섭외하지 않고 즉석에서 캐스팅해서 보여줍니다. 그러나 몇몇 방송을 보면 섭외 티가 꽤 나는 분들도 보입니다. 초기에는 계획되지 않은 출연자를 섭외하고 그 출연자를 매일 만나면서 이야기를 키워나는 형식이 좋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섭외 티가 너무 나는 출연자가 좀 보이네요. 

이번 주에는 제가 사는 집 근처에 있는 가산디지털단지를 다큐3일이 담았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 홍보물 같았던 다큐 3일

우리는 다큐로 보지만 다큐멘터리도 연출이 꽤 많이 들어갑니다. 어느정도 개입이 있어야 다큐멘터리도 부드럽게 흐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을 왜곡하는 행동은 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서 수리 부엉이가 먹이를 사냥하지 않는다고 사냥감을 수리부엉이 앞에 던져 주고 그걸 잡는 영상을 담는다면 이건 다큐가 아닌 예능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 다큐 형식의 예능들은 다큐멘터리처럼 연출 없는 영상물로 오해하고 봐주길 바라는 예능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능이 sbs의 <정글의 법칙>입니다. 관광지를 오지로 묘사하고 거기서 자급자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방송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방송은 개입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큐 3일> 가산,구로디지털단지를 담은 지난 주 방송은 서울시 홍보 방송물 같았습니다. 먼저 사전 섭외를 한 듯한 출연자가 나옵니다. 사전 섭외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제가 의심을 하는 이유는 출연자 반이 서울시가 홍보하고 있는 G밸리 메이커스를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공간은 올해 5월에 생긴 장소로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테스트하고 연구할 수 있는 거대한 차고지 같은 곳입니다. 미국의 유명 IT기업과 회사들이 차고지에서 시작된 것처럼 제조 장비가 없고 테스트 장비가 없는 예비 창업자들이 시행착오를 하는 곳이 G밸리 메이커스입니다. 이 장소 자체는 더 확대되고 늘려야 합니다. 그러나 이 공간이 구로,가산디지털단지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방송은 이 G밸리 메이커스를 방송의 반을 할애해서 보여줍니다. 의류업체를 선보인 건 그나마 가산디지털단지를 대표로 하는 2개 업종인 의류와 IT를 담은 것은 좋은데 너무 지엽적인 시선으로만 담아서 참 아쉽네요.

한 공간을 딱 3일 동안 담는 <다큐3일>은 3일을 담기 위해서 그 지역의 과거와 현재와 여러 이야기를 취재하고 그걸 방송에 녹이면 좋으련만 그냥 3일 동안 섭외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만 담습니다. 이러다 보니 <다큐 3일>은 갈수록 깊이가 사라지고 한 지역을 대충 스케치한 듯한 모습만 보여주네요. 

가산디지털단지의 문제점 3가지

KBS <다큐 3일>은 가산디지털단지를 제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그냥 구로공단이 이렇게 변했다는 식으로 담았습니다. 이 가산디지털단지를 처음 담은 것도 아닙니다. 수년 전에도 담았죠. 수년 전에 방송한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도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나 고민은 담지 않았습니다.

다큐 3일 자체가 깊이 보다는 그냥 한 지역에 대해서 이리저리 스케치만 하는 방송이 컨셉이라서 비판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지역이 가지는 고민은 담지 않고 밝은 면만 담는 다면 그냥 홍보 다큐로 치부될 수 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와 구로디지털단지는 잘 아시겠지만 구로공단이 2천년대 중반에 이름을 바꾼 곳입니다. 최근에는 가산과 구로디지털단지를 묶어서 G밸리로 불리고 있습니다. 구로1,2,3공단이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후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많은 기업들이 인건비가 싼 중국과 동남아로 공장을 이주하기 시작합니다. 구로공단은 점점 활력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에 김대중 정부는 아파트형 공장(현 지식산업센터)을 구로와 가산에 있는 구로공단에 짓기 시작하고 IT업체들과 기존 봉제 공장들이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하기 시작합니다. 


지금 가산디지털단지와 구로디지털단지를 가보면 거대한 빌딩의 숲으로 변했습니다. 테헤란로의 거대한 빌딩 숲 못지 않고 지금도 지식산업센터 건물이 5개 이상 지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지어질 예정입니다. 특히 삼성물산 물류창고에 지어지는 1조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퍼블릭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2009년에는 유동인구가 11만이었던 가산디지털단지역이 2019년에는 유동인구가 20만으로 가장 붐빈다는 강남역을 제치고 서울 1위로 가장 혼잡한 전철역이 되었습니다. 마리오 아울렛을 대표로 하는 아울렛 매장과 수 많은 지식산업센터 건물이 즐비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사람이 늘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 시간이나 퇴근 시간에 가디역(가산디지털단지역)을 지나가려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그 정도로 유동인구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활력이 넘칩니다. 반대로 주말에 가면 좀비 영화 촬영할 정도로 썰렁합니다. 그냥 유령도시가 됩니다. 

이 가산디지털단지는 유동인구가 많아서 활력이 넘치지만 동시에 여러 문제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의 문제점 3가지

1. 교통 지옥 가산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는 구로디지털단지와 섬과 같은 곳입니다. 왼쪽은 안양천이 흐르고 오른쪽은 기찻길이 흐릅니다. 그냥 가산디지털섬이라고 느껴집니다. 구로디지털단지와 달리 지상철인 전철 1호선이 지나갑니다. 이 기찻길은 KTX,  무궁화호, 전철, 고속전철, 화물열차 등등 온갖 열차가 다 지나갑니다.

이 기차 선로는 가산디지털단지를 두 동강 냈습니다. 따라서 가산디지털단지역 오른쪽에 있는 W몰, 마리오아울렛에서 가산디지털단지역 왼쪽으로 이동하려면 육교를 건너야 합니다. 거리는 가까운데 육교가  1개 밖에 없어서 건너가려면 20분 이상이 걸립니다. 또한 자동차가 넘어가려면 수출의 다리를 통해서 넘어가야 합니다. 유동인구 20만이나 되는 가산디지털지를 시흥대로 쪽에서 넘어가려면 수출의 다리 밖에 없습니다. 


<수출의 다리>

막힐 때는 저 다리 건너는데 1시간이 걸릴 정도로 막힙니다. 수출의 다리와 이어지는 서울시에서 2번 째로 가장 막히는 도로가 가리봉 5거리(현 디지털단지 5거리)의 고질적인 정체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고가도로를 철거해서 숨통을 트이려고 했지만 큰 효과는 없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를 들어가기 위해서 수출의 다리가 아닌 좀 덜 혼잡한 다리를 이용해서 시흥대로에서 광명시로 넘어간 다음 다시 다리를 타고 가산디지털단지로 넘어가는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여기에 입주한 업체들은 매일 같이 가산디지털단지 섬에 들여가고 나가는데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차를 놓고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이러니 유동인구가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는 금천구에 있습니다. 그러나 금천구 마을버스가 다니지 않습니다. 대신 경기도 버스가 들락거립니다. 땅은 금천구에 있지만 광명시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더 편리한 참 요상한 곳입니다. 요상한 건 이뿐이 아닙니다. 금천구에 있지만 국가산업단지라서 이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기업들이 내는 세금은 금천구가 아닌 국비로 가져갑니다. 물론 지방세도 내긴 하지만 대부분의 세금은 국가의 주머니로 들어갑니다. 

그럼 그 세금으로 교통혼잡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궁금해서 금천구청 건축과와 서울산업공단에 전화를 해서 대책을 물어 봤습니다. 금천구청은 지금 두산로 지하도로 공사를 하고 있고 그게 개통되면 철길 밑으로 지하도로가 생겨서 시흥대로 쪽으로 나가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나마 나온 대책이지만 근본 대책은 아닙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지상으로 노출된 기찻길을 지하로 넣는 것이 방법이지만 수조가 들어가는 사업이라서 매번 거부되고 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가 매년 이 혼잡한 교통문제로 인해서 길바닥에서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입주했다가 교통지옥 섬을 깨닫고 탈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산디지털단지는 공실률이 꽤 높습니다. 그런데 국가산업단지라서 세금이 싸서 그런지 지금도 지식산업센터 건물이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네요. 

금천구청 공무원에게 거대한 건물 올리면 올리기 전에 교통환경평가 안 하냐고 물으니 하긴 하는데 교통 혼잡하게 해도 건축 허가와는 큰 연관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앞으로도 교통 지옥 가산디지털단지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거대한 빌딩이 올라가는 모습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가산디지털단지에 올라가는 빌딩들은 교통 지옥만 만드는 빨대처럼 보입니다. 교통 대책도 없이 빌딩만 올리는 가산디지털단지. 좀 괴이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2. 먹자 골목과 공원이 없다

가산디지털단지 3단지는 국가산업단지로 공업지역입니다. 주거지역이 아니다 보니 당연히 아파트 단지나 주택은 없습니다. 그나마 오피스텔 건물들이 최근에 좀 지어지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1인 가구를 위한 공간이지 가족이 모여서 살 공간은 아닙니다. 따라서 가산디지털단지 근처에 살만한 집들이 많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먼 곳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산디지털단지 직장까지 출퇴근을 하거나 광명시에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파트나 주택이 없는 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만 유동인구의 가산디지털단지는 공원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빌딩만 가득하고 빌딩 앞 공개공지와 옥상 정원이 공원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점심 시간에 잠시 쉬거나 퇴근 후에 바람을 쐴 곳이 업습니다. 

반면 대기업들이 많은 판교 밸리는 공원이 참 많습니다. 어떤 곳을 개발하려면 이런 식으로 해야죠. 공원이라는 숨구멍을 만들고 개발을 해야 하는데 가산디지털단지는 숨구멍이 없습니다. 그나마 안양천이 있긴 하지만 서부간선도로라는 고속화 도로 때문에 몇 안되는 육교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 육교 이용하려고 가다가 점심시간이 끝납니다. 참 삭막한 공간이 가산디지털단지입니다. 

없는 건 또 있습니다. 먹자 골목이 없습니다. 20,30대 젊은 직장인이 많지만 이분들이 회식을 할 곳이 많지 않습니다. 아무리 회식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축하할 일이 있으면 가끔 회식을 해줘야 회사가 잘 돌아가죠. 그러나 호프집이 거의 없습니다. 아파트형 공장 1,2층에 식당이나 카페는 많지만 회식할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편의점에서 회식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직장인들이 술을 마실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마리오아울렛 쪽에 좀 있긴 하지만 거기도 많지 않습니다.


3. 임금 체불 업체가 많다.

스타트업 회사들이 많은 가산디지털단지입니다. 스타트업이라는 말은 영세하다는 말의 다른 말이기도 합니다. 서울에는 오피스 지역이 여러곳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종로, 강남, 여의도입니다. 최근에는 가산디지털단지와 성수동쪽에 IT기업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가 세금 혜택이 많고 스타트업 회사들이 모여 있어서 가산디지털단지로 많이 옵니다. 돈 많은 IT기업은 강남과 판교에 많고 영세한 스타트업이나 작은 회사들이 가산에 많다고 하죠. 영세한 업체들은 임금 체불이 많습니다. 민주노총이 2016년 조사한 임금 실태를 보면 G밸리의 근로자 322명에게 물어보니 11%가 최저임금 미만의 월급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바생보다 덜 받는 G밸리 직장인이 10명 중 1명이라는 소리입니다. 노동 환경이 아주 열악합니다. 생산직군만 보면 최저임금보다 낮은 월급을 받는 분이 26.9%로 오릅니다. 1970~80년대 구로공단 근로자들이 저임금을 받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건물만 공장에서 20~30층짜리 빌딩으로 바뀌었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월급이라도 받으면 다행입니다. 구로디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를 가끔 지나가보면 임금체불 문의 받는다는 현수막이 자주 붙어 있습니다. 

너무 안 좋은 이야기만 했나요? 방송이 워낙 장미빛 풍경만 답기에 일부러 어두운 면만 담았습니다. 텅 빈 것보다는 분명 좋은 모습이죠. 그러나 섬과 같은 곳에 빌딩만 올리는 모습은 또 하나의 구로공단일 뿐입니다. 직장인들이 편하게 느끼고 편리하게 느끼는 오피스 단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가산디지털단지는 늘어가는 유동인구에 대한 대책이 없이 덩치만 키우고 있습니다. 

서울 산업단지공단의 난개발로 인해 지역 전체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네요. 그 많은 세금 거두어서 가산디지털단지를 좀 더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나요?


 가산디지털단지에 가면 인도도 좁고 잡초도 뽑지 않은 공간이 꽤 많습니다. 관리를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모를 정도입니다. 1층짜리 공장이 20층짜리 건물형 공장으로 변한 곳이 가산디지털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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