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진은 많이 찍지만 동영상은 많이 찍지 않습니다. 찍어도 소질도 없고 크게 관심도 없어서 공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유튜브 쪽에 관심을 가지면서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떤 주제로 꾸준하게 올릴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진는 일반인들의 평균 수준 이상으로 찍고는 있지만 영상 쪽은 젊은 분들 감각과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겠더라고요. 영상 시대라고 영상 편집술이며 아이디어며 카메라 앵글의 변화무쌍과 현란함은 보면 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뛰어난 영상 제조술사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유튜브가 더 빛나는 것도 있겠죠. 이 영상 쪽을 공부하다 보면 가끔 만나게 되는 의문이 있습니다. 이 카메라는 24p(24fps)을 지원 안 하네? 왜 지원 안 할까? 지원 좀 해주지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제가 영상 문외한이지만 24fps는 압니다.
영화는 사진의 연속 촬영물이다
<에드워드 마이브리지 / 1878년 촬영>
동영상은 사진을 엮어서 만든 연속촬영물입니다. 사진과 동영상이 카메라라는 같은 도구로 촬영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다만 사진 촬영 전용 카메라가 있고 동영상 촬영 전용 카메라가 있습니다. 카메라 초창기에는 사진만 찍는 카메라가 전부였습니다. 그러다 1878년 에드워드 마이브리지가 달리는 말의 4개의 다리가 모두 공중에 뜨는지 아니면 1개의 다리는 항상 땅에 있는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 연속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제조합니다. 그렇게 해서 말의 다리가 잠시 동안 4다리가 모두 공중에 뜨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연속 촬영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의 움직임을 촬영해서 재생하는 영화가 탄생합니다.
영화는 사진들의 연속이기에 1초에 10장으로 사진을 보여주는 것보다 20장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이 1초에 10장, 1초에 20장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fps라고 합니다. 그래서 보통 24fps(24p)나 30fps, 60fps라고 하는 것이 1초에 24장이냐 30장이냐 60장의 사진을 보여주느냐의 차이입니다.
당연히 1초에 보여주는 사진이 많을수록 영상은 더 부드럽게 보여집니다. 어린 시절 시간 때우려고 교과서 끝에 그림을 그려서 넘기면서 보는 플릭북 애니의 원리가 바로 동영상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이 fps의 차이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분야가 애니입니다. 영화와 달리 애니는 일일이 사람이 셀애니메이션을 그려야해서 1초에 보여주는 장수가 적을수록 인건비나 제작비가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너무 줄이면 동영상이라기 보다는 사진을 연속으로 보여주는 뚝뚝 끊어진 느낌이 납니다. 참고로 영화의 표준 fps 프레임은 24p(24fps)입니다.
일본 애니는 영화의 24p를 그대로 재현했다가는 제작비가 커지기에 1초에 8장에서 16장을 넣는 16fps로 제작해서 전세계에 수출을 합니다. 그래서 일본 애니를 보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납니다.
반면 천조국 미국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디즈니는 영화의 24fps에서 더 많은 30fps로 제작을 했습니다. 그래서 평일에 해주던 일본 애니를 보다가 일요일 아침에 해주던 디즈니 애니를 보면 움직임이 너무 부드러워서 좀 더 몰입하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영화가 24p(24fps)가 표준이 된 이유는 비용 때문
<영화촬영 필름 카메라 /촬영자 Ovchinnkov Vladimir/셔터스톡>
영화의 표준 프레임 수는 1초에 24장인 24p입니다. 그런데 왜 24p가 되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너무 적으면 일본 애니처럼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고 너무 많으면 필름 사용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영사 시스템의 비용도 증가하기에 끊기는 느낌없이 볼 수 있으면서도 비용도 적은 접점이 1초에 24장인 24p입니다.
그러나 이런 의문이 듭니다. 필름 시절이나 필름 비용 때문에 24p로 정했어도 디지털 카메라는 메모리 카드나 디지털 저장매체를 이용하기에 많이 촬영해도 큰 비용이 들지 않은데 좀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촬영할 수 있는 60p로 촬영하지 않고 왜 디지털 촬영, 영사 시스템에도 24p가 기본 프레임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죠.
<디지털 영화촬영 카메라/작성자: gnepphoto/셔터스톡>
이 이유도 비용 때문입니다. 디지털 동영상 카메라 또는 영화 촬영 전문 디지털 영상 카메라는 24p(24fps)가 아닌 30p(30fps), 60p(60fps)로 촬영해도 비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디지털 영사기 때문입니다. 현재 거의 모든 영화들은 디지털로 촬영 제작 됩니다. 한국에서는 설국열차가 필름으로 촬영한 마지막 영화였습니다.
디지털 영상 카메라로 부드러운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60p로 촬영해도 현재의 대부분의 디지털 영사기들이 60p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60p를 지원하는 영사기를 도입하려면 많은 돈이 듭니다. 또한 24p는 국제 표준이라서 필름이건 디지털 영화건 24p를 지원해야 합니다. 이는 TV의 영향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의 TV의 표준 프레임은 일본과 미국이 30fps(30p)이고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25fps(25p)입니다. 따라서 60p로 촬영해도 TV를 위해서 30p로 영화관 상영을 위해서 24p로 프레임 수를 낮추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 프레임 수를 낮추는 작업 과정에서 균질하지 못하게 프레임 수를 낮추다 보니 화면이 선명하지 않고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24p로 찍으면 바로 영화관에서 영사할 수 있고 TV의 30p로도 쉽게 변환이 가능합니다. 즉 비용이 덜 듭니다.
<필름 영사기/작성자: Lukas Gojda/셔터스톡>
영화 제작에도 60p는 더 많은 비용이 듭니다. 요즘 영화들은 CG의 힘을 빌리는 영화들이 엄청 많습니다. CG와 특수 효과를 영화에 삽입하려면 1초에 24장인 24p보다 1초에 60장인 60p가 CG 제작비가 150%나 늘어납니다. 생각해 보세요 1초에 24장의 사진을 일일이 보정하고 수정하고 합성하는 비용보다 1초에 60장을 보정, 합성, 수정을 하면 인건비가 2배 이상 더 듭니다.
또한 우리 인간은 48fps(48p)이상의 고프레임 영상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즉 30fps나 60fps를 구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물론 움직임이 많고 고속의 피사체나 액션 장면이 많거나 익스트림 스포츠 영상 장면은 30fps보다는 60fps가 더 좋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상은 24fps(24p)로 충분합니다. 48fps 이상 넘어가면 사람들이 60fps인지 48fps인지 구분도 못하는데 괜한 돈을 들일 필요가 없죠.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30fps를 지원합니다. 캐논도 이 30fps(30p)를 지원합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24fps(24p)를 꾸준히 요구했습니다. 30p와 24p 차이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24p는 셔터스피드가 1/60초라서 약간의 잔상이 있습니다. 이 잔상이 영상물을 보는데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인물 영상 촬영을 할 때는 24p를 많이 사용합니다. 반면 사실적인 영상, 좀 더 명확하게 보여줄 피사체 예를 들어 제품 리뷰 영상은 30p가 더 낫고 대부분의 방송사들도 30p로 촬영하고 보여줍니다.
60p는 더 선명하게 보이고 더 부드럽고 사실적으로 보입니다. 너무 사실적으로 보여서 영상이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현실과 비슷해서 꺼림직한 느낌이 나는 '언캐니 밸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60p가 익숙해지면 이런 꺼림직함이 줄어들겠지만 지금은 24p 영상에 익숙해져서 너무 현실적으로 보이는 영상물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24p에 대한 요구가 높다 보니 캐논 카메라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 주요 카메라에 24p 프레임을 추가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