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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창신동의 개와 고양이가 가득한 풍경

by 썬도그 2019.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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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사진으로 담고 소개할 만한 동네는 거의 다 가 본 것 같습니다. 별 특색이 없는 서울 지역은 사진에 담기 어렵죠. 그라마 서울에서 다른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이 종로구입니다. 이 종로구는 조선시대의 한양이어서 그런지 한옥 건물도 많고 골목이 참 많습니다. 

창신동은 한양 성곽 바로 너머에 있는 동네로 봉제 공장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창신동을 카메라로 담고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보다 지나가는 오토바이가 더 많아서 깜짝 놀랐네요. 정말 오토바이가 많고 많습니다. 골목이 좁다보니 자동차로 다니기 어렵고 봉제공장들에게 옷감을 배달하기에는 오토바이가 가장 좋습니다. 게다가 어제 주문한 옷이 다음 날 아침에 만들 정도로 빠른 제조가 장점인 지역이죠.

이 봉제공장이 많은 창신동 꼭대기에는 최근에 '산마루 놀이터'가 생겼습니다. 아주 특색 있는 놀이터에요. 작은 야외 공연장이 있고 


안에는 그물망으로 이루어진 미로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안에서 놀기 좋겠는데요. 지붕이 없어서 눈이나 비가 오면 못 놀겠네요. 


이 '산마루 놀이터' 꼭대기에 오르면 남산과 종로의 마천루가 보입니다. 이 창신동은 동대문 패션 센터와 가까워서 동대문 평화 시장에 옷을 많이 공급합니다. 


이 창신동 '산마루 놀이터' 근처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바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계단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서울의 산기슭 동네의 모습입니다. 낡은 건물들이 참 많고 대부분이 70~80년대 전후로 지어진 듯합니다. 이 집은 다른 집과 달리 외벽을 리모델링 해서 색다른 그리고 깔끔한 느낌이 나네요. 우체통과 길냥이들를 위한 것인지 작은 동물 쉼터가 있네요. 

2012년에 오고 7년 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달라진 점은 그전에는 없던 벽화가 많이 보이네요. 이 벽화 문화는 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서울시가 재개발 지역이나 낡고 허름한 오래된 주택이 많은 지역은 벽화를 칠해서 도시 미화를 하는데 벽화가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고 너무나도 많이 벽화를 칠하다 보니 별 특색도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벽화를 유지 관리 못하면 흉물로 전락하죠. 


납득이 계단입니다.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 조정석이 승민이 이제훈에게 키스와 뽀뽀를 설명하던 그 계단이네요. 


그 반대편도 지금은 벽화가 그려졌네요. 

창신동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서  내려가려고 하는데 누가 날 자꾸 쳐다 봅니다. 뭐지 이 시선은? 고개를 돌려보니 2마리의 고양이가 담벼락 위에서 절 보고 있네요. 

데칼코마니인 줄 알았어요. 얼룩 무늬도 코에 무늬가 있는 것도 닮았어요. 다른 점은 높은 곳에 있는 고양이는 성질이 좀 나 있는 표정이고 아래 있는 녀석은 아예 눈을 못 뜹니다. 눈병이 있나?

확실한 건 이 두 고양이는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요. 동네 분위기를 알겠네요. 길냥이들에게 호의적인가 봅니다. 

다른 집 담벼락 위에도 고양이가 있네요. 사실 고양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건물은 아파트에요. 반대로 주택가를 가장 좋아하고 주택가에 가면 길냥이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창신동 채석장이네요. 지금은 폐 채석장이 되었고 이 채석장 위 3층 건물을 서울시가 매입해서 채석장 전망대로 만들고 있어요. 또 하나의 노을 뷰포인트가 생길 듯합니다. 


도시 텃밭도 있네요. 도시 텃밭은 계절을 느끼게 해서 참 좋아요. 


창신동을 돌아보면서 산 꼭대기에도 주차장이 많은 것에 좀 놀랬습니다. 아무래도 산 비탈 주택가가 좋은 점은 전망이고 안 좋은 점은 주차 문제입니다. 특히 눈이나 비가 오면 골치 아프죠. 게다가 주차장도 넉넉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주차장이 참 많았습니다. 심지어 개 주차장도 있습니다. 

개 1마리가 주차되어 있네요. 그런데 선 밖에 주차를 했습니다. 징수하는 개가 못 본 척 하네요. 

사실은 창신고개 주차장입니다. 다른 동네와 또 다른 점은 개들이 목줄에 묶여 있지 않습니다. 골목이 많은 동네에서는 이렇게 풀어 놓고 키웠어요. 지금은 목줄 안 한 개 보면 스트레스 받죠. 대형견이면 저도 무서웠을텐데 소형견들이라서 다행이네요. 그럼에도 목줄 한 개만 보다가 목줄 풀린 개를 보니 좀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제 경계심은 금방 풀렸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무릎을 굷혔더니 개들이 쓰담쓰담 해달라고 다가오네요. 처음에는 낯선 개들의 침입에 놀랬지만 금방 친해졌습니다. 

참 귀엽게들 생겼네요. 다 주인이 있는지 미용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방 또 일어나서 가버렵니다. 왜 그런가 봤더니 싸움이 났네요. 개 3마리가 모두 달려가서 싸움에 가담했습니다. 싸움 내용을 알아보니 길냥이들과의 전투였네요. 개하고 고양이들하고 영역 다툼이 심하네요. 

서울은 돈 많은 도시라서 그런지 골목길마다 화단도 심고 계단도 잘 꾸며 놓았어요. 개들이 놀던 그 길도 최근에 아스팔트를 새로 깔았더라고요. 

채석장을 뒤로하고 내려가던 중에 


숨은그림 찾기 같은 고양이가 날 쳐다 보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도 처음에 여기 있는 지도 몰랐어요. 동네 구경하는데 뭔가 날 보는 느낌이 들어서 위를 보니 이 녀석이 내려다 보고 있네요. 사람 안 무서워해요.

고양이들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것 참 좋아해요. 


재봉틀 소리가 가득한 창신동을 지나서 낙산 공원으로 향헀습니다. 


한양 도성 성곽 바깥쪽 동네가 창신동입니다. 이 성곽 때문에 아파트를 올릴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아파트 안 올렸으면 해요. 만약 한양 성곽 주변에 아파트 올라가면 그 나마도 못생긴 서울이 더 못생겨질 겁니다.


올라가는 길에서 만난 길냥이입니다. 고양이 정말 많은 동네에요. 


이화 마을입니다. 이화 마을에도 고양이가 있네요. 진짜 고양이는 아니고 고양이 조형물이에요. 고양이와 개가 참 많은 창신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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